[Jade in Thailand] 4. 카오산에서 혼자놀기
공포스러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아침이 이렇게 반가운건 이번이 처음인듯한 엄청난 반가움.
7시쯤 눈곱만 떼고 로비로 나가보니
어제 개피곤하다고 자러간 제임스가 있다.
제임스와 눈이 마주쳐 인사한다.
'굳모올닝'
로비에 있는 개와도 인사한다.
'월월'
제임스와의 대화는..
굉장히 힘들다.
나는 영어인이 아니며, 제임스가 아는 한국말은
'안뇽하쉘요, 줘는 쥄쓰 임다, 이거 월뫄에요, 오우~ 비쏴열,'
이런거다.
약 두시간동안 제임스와 정말 힘들게 이야기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임스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선생님을 하고있는 키가 엄청나게 큰 영어인, 아니 미국인이다.
제임스는 방콕이 처음이며 한국에서 방콕 공항만 들렀다 바로 치앙마이 갔다가
비행기타고 방콕에 오는길이었고
카오산 가는 버스 안에서 한국인처럼 보이는 애들이 한국말로 떠들고 있어서 말을 걸었다고 한다.
한참을 영어에 허덕이며 지쳐있을때쯤
J군과 Y군이 배낭메고 내려온다
나: 헐~ 너네 어디가냐?
Y군: 어제 누나 머리갖고 장난치고있을때 우리
돈나 예약해놨어 에어컨룸 투베드 350밧이래
누나말 듣길 잘한듯 어제 방도 봤는데 열라 깨끗하던데?
J군과 Y군은 상황판단력이 빠른것 같다 쫌 짱인듯.
그래서 나도 따라갔다. 내가 먼저 찜해놓은것도 있고(맘속으로)
여기서는 도저히 이틀밤은 잘 수 없을것같았기때문에
걸어서 30초거리를 29초만에 주파하여
돈나 아저씨 한테 말한다
나: 두유해브룸?
아저씨: 노
나: 오마이갓.
태국 초짜에 여행은 예약하고 다닌 여행 하수는
체크아웃시간에 맞춰 빈방이 나온다는 것쯤은 상상도 할수 없었다.
찐따같이 9시에가서 방달라고 하면 어쩔 ㄷㄷ
J군과 Y군은 유유히 에어컨 있는 방으로 입실하시고
(예약한 방 사람이 빨리 나간듯, 젠장 운도 더럽게 좋아)
나는 아침 9시에 방 예약을 했다.
나: "아이윌 웨이트 룸"
아저씨: 그려 이따 11시에 와~
그래서 11시까지 낮이니까 안무서워서 방에들어가 샤워하고
인터넷전화 갖고 씨름하다가 안되서 던져버리고
옆에 인터넷까페에서 엄마보고싶다고 메일보내고 있다가
돈나로 입성했다
후훗
여기가 돈나.
팬룸 투베드인데 혼자쓰면 200밧 둘이쓰면 250밧이다.
난 돈없으니 에어컨 못잔다.
그래도 이만하면 천국~
시트도 매일 갈아주는것 같고, 수건도 주고,
팬룸의 경우 밖에있는 욕실을 사용하지만 이것도 깨끗하니까 매우 만족이다.
햇볕이 잘들어와 낮에 들어와있으면 죽어버릴것같지만,
밤에 샤워하고 선풍기 틀어놓으면 꽤나 시원하다.
여튼 만족
처음에 충격적인 곳에서 묶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지금 나한테 돈나는 완전 천국이다 ㅋㅋ
방문제를 해결하고 거리로 나선다.
오늘은 카오산 집중탐구의 날!!
...은 아니고
그냥 돌아다닐뿐.
개인적으로 좁고 한적한 길을 좋아해서 이런 구석같아 보이는데 있으면 일단 들어간다.
여기는 음.. 버거킹 등지고 쭉 내려가다 가 왼쪽으로 꺾어서 들어간데,
전날 여기 들어가는 입구에서 머리 땋았던걸 분명히 기억한다.
이길로 들어가서 나오니
왼편으로 요런길이 보인다
쭉 들어가니 또 오나전 좁은 골목길이 보이고
야옹님들은 서로 경계중이셨고
길따라 쭉 나오니 여기가 나왔다.
여기는 공항버스타는데 근처고 앞으로 조금만 더 나가면
카오산로드 초입이 나오고 왼쪽 건너편으로 조금 올라가면
태사랑 지도에 엄청 크게 자리잡고 있는 왓차나 쏭크람이 있다.
카오산 초입 따라 올라가니까 카오산의 유명인 미스터 타일랜드씨가 있고
(이아저씨 다큐멘터리에서 봤음)
어젯밤 봤던 밤길은 환한 낮이 되니 이런모습이다.
뭐 그렇다.
솔직히 혼자서 어슬렁 길거리 쏘다니는거
그렇게 재밌지도 않고
사진만 대충 찍어댈뿐이고
두세시간 계속 돌아다니면 그새 익숙해져서 어젯밤과 같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쳐서 숙소나 갈까하다가
숙소 바로앞에 있는 여기서 커피를 마셨다.
나는 언제나 모카
달달하고 슉슉 살찌는 모카~♡
난 뭘 많이 계획하고 알아보고 준비하고 이런거 잘 안하는 사람이라서
태국 오기전에도 대략적인 루트만 짜고
뭐가 맛있다 뭐가 좋다 이런거 하나도 안알아보고 와서
당연히 태국의 커피도 알았을리 만무했다.
가는길에 마침 커피집이 있고
나도 마침 달달한게 땡겼으니까
말한다
'아이원트모카커피 하우머치 35밧? 오케 컴온'
하고 맛본 첫 커피
(어제 버스터미널에서먹은 캔커피는 빼주기로 하자)
하....
악!!!!!!!!!!!!!!!!!!!!!!!!!!!!!!!!!!!!!!!!!!
어쩔거임!!!!!!!!!!!!!!!!!!!!!!!!!!!!!
대박 맛있어!!!!!!!!!!!!!!!!!!!!!!!!
여태까지 먹어온 모카는 가짜였어
이게 레알이야
완전 맛있어
진심 감동의 물결이 날라왔다 달달~하니 맛있는 모카커피는
어제 엄마찾으며 불안에 떨던 나를 태평양바다까지 날려버렸다.
'맛있어♡ 집에안가도돼♡'
커피먹고 기운차린 나는 또다시 걷는다
돈나 윗쪽으로 쭉~~
걸으니
맥도날드 옆에 학교가 하나 있고(고등학교일듯)
학교앞에 이런게 있다.
링딩동~링딩동~
샤이니~~
사진엔 안보이지만 원더걸스도 있었고
저긴 거의다 한국가수였다.
나도 어릴때 학교앞에서 에이쵸티 사진 사고 필통사고
문희준색깔 털장갑사고 그랬는데 ㅋㅋ
여도 똑같네 ㅋㅋㅋ
하고 한 1분 구경하고
너무 멀리가면 무서우니까 그대로 왼쪽으로 꺾어서 또 쭉 걸어가니
1시간에 20밧짜리 피씨방이 있다.
주저없이 피씨방으로 들어간다.
왜냐면
난
외로우니깐영
아........괜히 혼자왔나...
하며 피씨방에 들어가 약 20분에 걸쳐 네이트온을 설치하고
들어가 엄마한테 나 살아있다고 문자보내고
친구 B양과 대화한다.
나:야~ 뭐하냐? 일하냐? 여기 대~박이야
완전 쩔어 !!! 나 지금 카오산 근처에 있는데
파인애플먹다가 배터질거같아~ 잘생긴 외쿡인 짱많고 먹을것도 짱많고
진짜 쫌 짱인거같아!!!!!!!!!!!
B양: 근데 왜 피씨방에 있냐 나가서 놀지
나: 외로와서,, 위로해줘,,
B양: ㅈㄹ
내가 생각해도 지랄 맞는듯
날도 어두워져가는데
J군이랑 Y군이랑 제임스가 언제올까 기다려진다
묵언수행도 약 6시간만에 지겨워 질라고 한다
걔들은 아까 낮에 왕궁가고 뭐한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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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