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비내리는 시엡리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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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쑥. 비내리는 시엡리엡.

Ssook 0 1067
저녁시간.

캄보디아식 볶음국수를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비가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한다...

민이랑 8시에 채팅하기로 했는데
저 비를 뚫고 나갈 용기가 없다
일단 가긴 가야지 하고 걸리버 일층으로 내려왔다.

어느 한국아저씨가 포켓다이 앞에서 큐를 들고
멈칫멈칫
쑥...아무에게나 말 잘건다...^^;

"혼자 하시게요?"
"(?)"
"같이 치죠 비도 오는데"

이리하여 모르는 아저씨와 쑥은 포켓을 치게 되었어요~~~

근데...이놈의 공들이 엉뚱하게 가는건 기본이요
8번공은 아슬아슬 들어갈 듯 말듯...

결론은 3대 2...쑥...패했다...ㅠ.ㅠ
에잇~! 채팅이나 하러 가야지~

쑥 타자; 그래 비행기랑 여권은 다 해결됐어? 푸켓으로 오는 거 끊었지?
민 타자; 응. 근데 직행이 없어서 방콕에서 갈아타...
쑥 타자; 호곡....

만일 민이 푸켓으로 바로 가면,
쑥은 밤버스를 타고 푸켓가서 기다리려 했다
그러나...그러나...
민이 방콕에서 갈아타면,
쑥은 방콕 푸켓간 국내선을 끊어야 하는 것...
이 친구 외국은 커녕 비행기도 처음이라 심히 염려됐다..

쑥...주머니에 돈도 얼마 안남았는데...
이런저런 생각으로 계산을 치르고 밖으로 나왔다.
어라? 비가 얼마 안오네...?
으흐흐~ 하고 10미터를 걸었을까...
비가 쏟아붓다 못해, 강을 이뤘다...ㅠ.ㅠ

보아하니 쑥의 옷차림,
훽 찢어진 원피스에 슬리퍼차림...
게다가 그 길은 비포장이라 온통 진흙밭이다...
가로등도 거의 없고...
직감으로 판단하건데, 쑥 삽됐다...

우산이 뒤집어진다. 그래...머리만 가리자
어라? 신발이 벗겨지네?
다시보니 슬리퍼가 끊어진 것...

어이하나...빗속에 대략 5초있다
우산을 조용히 접고, 신발을 고이 벗어두고
으하하하~~거리며 숙소로 간다...
그래 나 미쳤다. 다 덤벼....으앙~~~

숙소에 돌아왔다.

"어? 저기 오네. 저분이랑 아까 포켓 쳤는데...비 맞았나봐요? 술이라도 한잔하자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까 포켓치던 아저씨다...
아저씨...제 몰골을 좀 보셔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영화 령의 한장면 잠시 연출해주고 내방으로 기어왔다.

피부에 붙어버린 원피스를 떼어내니...
호곡~~~
카오산에서 산 옷이란게 그렇잖은가...
물이 쪽쪽 빠지는...
흰빤쮸가 나염한듯 울긋불긋에
몸에도 붉은 선이 쫙쫙....

속옷을 갈아입으려 주머니를 열어보니,
속옷과 정로환이 눈이맞아 뒹굴고 있다...
정로환을 무심코 넣어놨었는데
뚜껑이 열려 속옷 틈틈히 엉겨붙은 것...

아....정말 울고싶다.....ㅠ.ㅠ
샤워를 말끔히 하고
옥상으로 기어올라가니 백설이 멍하니 비구경하고 있다...
백설...몇시간째 그러고 있었는지...
연구대상이 분명하다...

측은해보여
쑥. 앙코르 맥주 두캔을 사다
뚜껑을 따 백설앞에 내밀었다.

"이게 뭐야?"
"그냥...."

아....비 많이 온다...

그 앞은 사창가였는데, 언니들도 오늘 장사가 안되는지
멍하니 비내리는 걸 보고들 계신다..
사람사는덴 어디나 같다...
저런 슬픈 표정도 어디나 없을 순 없겠지...

말없이 서로 멍하니 맥주만 홀짝
갑자기 미운 아저씨가 등장했다

"여기들 있었어요? 뭐해요 비오는데, 아는 사람집에 놀러갈건데 같이 안갈래요? 심심할 것 같아서 일부러 왔는데..."

이리하여 쑥. 백설, 미운 아저씨는 캄보디아에 사시는 한국분 집에 놀러가게 되었어요~~~~~~

그 집은 차로 5분정도 걸렸는데
굉장히 큰 저택같은 느낌을 주었다.
마당에 있는 오두막에서 술자리가 벌여졌다.
일하는 분이, 쏘세지 야채볶음도 할 줄 아시고....
맛있게 먹는게 최고의 보답인 것...

갑자기 미운아저씨가 기타를 껴안더니
조율을 하기 시작했다...
저건 또 뭘까....

허....ㄱ.......
쑥. 미운 아저씨가 옵빠가 되는 광경을 목겼했다
노래를 하는데 사람이 달리보인다.
끊이지 않는 레퍼토리, 신청곡 받는 여유까지...

미운 아저씨는 사실...
잘나가는 카페 라이브 가수였다!!

술에 취해 노래에 취해 베시시하다
문득 시계를보니 자정이다~

근데...근데....
백설...갈생각을 안한다.
초대받은 집은 앙코르 왓 가이드를 하셨던 분 댁이었는데
백설...앙코르 왓이 뭐 대단하냐며 딴지를 걸기 시작한 것...

"백설...가자. 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지."

"응. 알았어.....(다시 대화하며)그치만 전 그렇게 생각안되요...어쩌고저쩌고~"

"언니야...2탄은 내일 이어서 해라..."

"어. 미안....(다시 대화하며)주관적인 것도 무시....이러쿵저러쿵...."

번개가 하늘에 생채기를 내고 땅에 꽃힌다.
하늘은 힘들게 가래를 뱉어내 듯 그르렁거리고...

여기저기 찌그러진 맥주캔들...

백설...그녀가 밉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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