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의 태국 여행기.:..:* -4
2010. 12. 29
철썩-
철썩-...
음....
파도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본다.
으,읏- 으쨔차,
기지개를 켜 본다.
오늘은 후아힌에서 다시 방콕 카오산으로 가는 날-
나갈 채비를 끝내고,
텅 빈 방을 훑어 보며 "안녕-" 하고 인삿말을 건네본다. 후아힌 숙소, 널 기억하겠어, 잘 지내 ㅋㅋㅋ
맥도널드도 싸와디 캅-
그리고 보니...
우리나라 맥도널드는 어떤 모양으로 서있더라...?
차렷을 하고 있었나?
만세? 배꼽인사? 안녕?
...
문득,
이렇게 여행을 떠나오면,
항상 익숙한 것들에는 무관심 했던 내모습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익숙하기에,
눈으로 보면서도 안 보이고...
말을 하면서도 느끼지 못한다.
항상 다니던 길에는 어떤 나무가 서 있었고,
어떤 건물이 있었고,
어떠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매일매일 봤어도...
소흘히 무심했던 내 모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여행을 떠나오게 되면,
조금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익숙해서 소흘하게 지나갔던 것들에 대한 경각심.
그게 물건이건, 사람이건...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마음이건...
그렇기에 난,
가끔 이렇게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혼자이기에 외롭기도 하지만,
외롭기 때문에 날 대면할 수 있고,
익숙해서 몰랐던 소중한 사람들의 빈 자리를 보며,
그 자리를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된다.
숙소에서 나와,
미니버스를 타기 위해 걷고 또 걷고 있다.
하아...
근데 이거 또,
길을 잘 못 찾겠다.
안경점 앞에서 담배를 피며,
쉬는 시간을 갖고 있는 듯한 분에게 길을 물어보니,
와...
...
자신의 오토바이로 직접 데려다 주시겠단다.
나...
오토바이도 타보는 구나 ㅋㅋㅋ
며칠 안되는 짧은 기간내에...
꽤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보는 것 같다.
여기 현지인들을 보면,
오토바이도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이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현지인들은 뒤에 걸터앉아 아무것도 잡지 않고...
편히~ 잘 다니는 모습에 신기했다.
저러다, 저러다...
끽- 하고 잘못서면 뒤로 콰당- 할텐데....
뭐~ 난 오토바이 탈 일은 없을테니까...
싶었는데...ㅋㅋㅋㅋ
여기서 등장한 교통수단이 오토바이가 될 줄이야...
아...
어렷을 때, 아빠 앞자리에 타 본 이후로...
이거 처음 아닌가..? 싶다. ㅋ
미니버스
내가 탄 미니버스-
대부분의 미니버스가 다 새것같다.
오토바이를 쌩쌩 달려,
미니버스 타는 곳으로 왔다.
아... 오랜만에 탄 오토바이가 꽤 시원하고 재미있지만,
난 손 놓고 타기에는 좀 걱정이 되서,
옷자락을 꽉 쥐었다. ㅋㅋ
음료수 한잔 사드리려고 했는데,
That's okay-
라며...
쿨하게 웃어주시며 오토바이를 돌려 다시 일을 하러 가신다.
아...
....
여행을 하며 문득 문득 느끼는 거지만,
태국은 내가 떠나오기 전만큼,
생각했던 것처럼 무섭거나 경계를 해야하는 사기와 바가지가 심한...
그런 '관광지' 라는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그곳이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여행을 하는 여행자의 마음의 눈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현지 사람들과 눈을 마주하고,
경계심을 풀고 다가가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라고 느끼게 되고,
짧은 기간이라 할지라도,
그 나라가 내 동네처럼 편해지게 되는 시점이 찾아 오는 것 같다.
지금의 난 그 시점에 이미 다가선 것 같다.
맛있었던 찰밥 ㅋ
미니버스를 타고
엄청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대며 전승기념탑으로 왔다.
아....
피곤했나 보다. ㅋㅋ
어제 후아힌으로 떠나기 전,
맛있었던 이 간식거리가 생각이 나서,
똑같은 곳에서 하나 더 사 먹었다.
남학생 교복-
양말과 신발도 교복세트인가 보다.
근데 역시나,
남학생 반바지 교복은 참 아니다.
시선을 돌려, 그냥 하늘을 보게 된다. ㅋㅋ
오늘은,
반나절 운하 투어를 할 참이다.
70밧 정도로...
배를 타고 버스를 타고...
야경도 볼 수 있는 저렴한 코스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수단이기 보다는...
현지인들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끌리기도 했었다.
오고가며 볼때마다 이게 뭔가~ 궁금했다.
과일인가?
저거 한 번 먹어봐야지, 먹어봐야지~
했었다. 이렇게 한 봉지에 20바트? 25바트 정도.
속 안은 텅텅 비었다. 색깔은 색노랑~ 이쁘다 ㅋ
이쑤시개에 꽂아,
한입 냠~!
...
...
..... 다시.... 냠~!
... 음..... 읏,
...뭐지...;;
진짜.... 뭐지...
그냥 단맛, 신맛, 쓴맛,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7일은 된 김빠진 콜라처럼,
김빠진 파프리카 같다.
...;;
4시 30분 출발~
타창-> 방야이 (50바트)
현지인은 20바트인가 했지만...
외국인은 50바트다.
이 배를 앉을 때에는 맨 앞자리에 앉아야 한단다.
왜냐구?....
뒤로 갈수록... 물이 엄청 튀거든...
진짜...
엄청. ㅋ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난 또 왠지모르게 중간쯤에 앉았다.
이 사이 공간이 은근 무섭다.
현지사람들은 성큼성큼 배에 잘 올라타지만....
이 사이공간?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은근 무섭다.
출발~!
타창에서 방야이 까지는 40분정도? 가 걸린다....
제일 끝 마지막 정류소라고 해야 할까...
그냥 끝까지 가서 내리면 된다.
오늘 내 여행 루트에서도...
한국사람 얼굴 한번 보기 힘들겠군....
싶었는데, ㅋㅋ
왠일,
앞에 앉은 여자 둘이 한국 여자였다.
아까 산 김빠진 파프리카맛 과일을 주니,
절대 사먹지 말아야 겠단다.
이렇게 되서,
오늘은 우연찮게 동행인이 생겼다.
가볼까??
배가 시동을 걸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 여기가 현지인들이 사는 집이구나~
수상가옥이네.
조금씩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물살이 조금 튀는군~...
좌우로 흔들림이 심하고,
엔진소리도 점점
드르렁 드드렁- 모터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아...
신기하다.
북적거리는 도심에서 아주 조금만 나섰을 뿐인데,
이런 한가로운 듯한 현지인들 집이 있을 줄은 몰랐다.
어어...읏- 모터 터지겠다.
감상에 젖은 것도 찰나.
슈쏴쏴사사사~
사사사사~~
솨앙~~~
......꺅-!!!
아아아악-
물살도 장난이 아니지만,
모터소리가 더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
한쪽에선,
전기톱을 켜서 나이테 500개는 있을 법한 나무를 자르고,
한쪽에선,
잔디깍는 기계를 켜서 위협을 하는 듯한,
그 두 소리가 합쳐진 듯한 모터소리로 인해서,
외국인이라고 티를 내는 것인지 우리 셋만 소리를 꺅꺅! 질러대고 있다.
배 안에 준비되어 있는 스누피 우산을 활짝 폈다.
편안히~
부처님상처럼 앉아있는 현지인들과는 달리,
우리 셋은 야단법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놔,
이 물살 이거 어쩔꺼야 꺄아아악- ㅋㅋㅋ소리가 더 무서워!!!
ㅋㅋㅋㅋㅋ
이러면서...
근데...
나 혼자 왔으면,
혼자 이러고 있었을꺼 아냐? ........ㅋ
아....그건 좀...그랬겠다. ㅋㅋ
이래서 이 배를 탈때는 맨 앞에 앉으라는 것이었다.
후룸롸이드 저리 가란데 ㅋㅋ
내리실 준비-
참 신기하다.
누가 어디서 어느 집에 내리는지...
이 배를 운전하는 아저씨는 다 아시나 보다.
손을 번쩍 들어 내리겠다는 말도 안 하셨는데...
알아서 배를 좌우후진 하시며 잘 세워 주신다.
그리고....
잘못 내딛으면 어쩌시려고....
배에서 집 현관계단? 까지 정말 잘 건너 뛰신다.
심지어 할머니분들도...
헐....
우체통이 있다.
순간,
여기.... 택배는 어떻게 받지?
당일배송까지 가능한 오늘 날 한국, 퀵퀵 서비스에 비해선....
여긴 왠지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배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 수상가옥 특성상...
갑자기 밤 늦게 슈퍼에 가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엄마가 저녁반찬을 하시다가 콩나물 한봉지, 두부 한모 사오라 하면?
건너편 친구 집에는 어떻게 놀러가지?
수영하나?
집 뒤쪽으로는 땅이어서 빙~ 둘러서 돌아가나?
...
혼자 머리 한가득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엄마 왔다~
강아지 두 마리가,
주인이 오자, 꼬리를 살랑살랑 대며 엄청 좋아한다.
주인이 들어가자, 짖어대는...
ㅋㅋ...;;;
근데 너희-
거기서 나한테까지 못오자넝- ㅋㅋㅋ
손님을 내려주고 슬금슬금...
모터가 다시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이젠 이 모터소리로 속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또 소리 커지고 있어. 우산!"
접어 두었던 우산을 다시 펴기 시작한다. ㅋㅋ
뉘엇뉘엇-
해가 지기 시작한다.
신기한게...
이젠 모터소리도 적응이 된 것인지,
우산을 고이 접어 내려 놓는 여유도 부리기 시작했다.
물살도 처음만큼 튀지 않는 것 같다.
...물살이 텃새가 심한데? ㅋㅋ
한가로운 늦은 오후다.
한창 저녁밥을 지을 시간이겠군...
집 앞 물가로 내려와...
목욕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현지인들이 보인다.
나에겐 낯선 장면이지만,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온해 보이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그 한가함이 나른함이 느긋함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방야이
외국인은 찾아 볼수가 없다.
사람들도 한적하고...
왠지 모를 시골냄새가 나는 것 같은...
그런 편안함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버스도 시골버스 같다.
딱히 깔끔하지도 않고 군데군데 뜯어진 곳도 많다.
방야이->타남 7바트
고장난듯한 문에... 군데군데 뜯긴 흔적들을 보며...
정말 시골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으흠........ 씨익...
녹슨 창문, 뜯어진 시트, 편안해 보이는 버스 안...
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왠지.... 미소가 지어진다.
버스 안에 있던 분-
가운데 서서 포즈를 잡으신다.
찍어드리려고 하니, 아니~ 같이 찍자신다. ㅋㅋ
타남의 작은 시장.
딱히 볼만한건 없지만, 배가 고프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념한거...
그러고 보니,
오늘 난.... 찰밥하나랑, 김빠진 파프리카 두입 먹었군 ㅋ
그램을 달아서 판매 하신다.
쩝쩝... 오-
맛이 괜찮다.
타남->논타부리 3바트
바로 건너편으로 가는 배.
1~2분 정도면 도착이다. ㅋㅋ
벌써 날이 어두워 졌다.
반대쪽 의자에는 왠지모를...
사귄지 얼마 안된듯한 커플이 앉아 있다.
한 할머니가 다가오시자,
남자가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한다.
.... 여자는 자리에 앉아 강가를 보고,
남자는 여자친구 옆에 앉은 할머니 옆에 서 있고...
어색한 기류... ㅋㅋㅋㅋㅋ
이 모습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피식' 웃는 난 뭐냐 ㅋㅋㅋ
그냥 이런 모습마져,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똑같구나...
라고 느낀 것 같다.
논타부리-> 방람푸 14바트
이번 배는 꽤 크고 안락하다. ㅋㅋ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하아.... 좋다....
밤에 타는 배는 기분을 좋게 한다.
뭔가...
세상이 뽀샵처리 되며 이뻐보이거든...
라마 8세 다리-
야경으로 보기에 굳-
유럽여행을 하며...
야경은 내 필수코스였는데...
태국 야경도 꽤 멋진 편이다.
쌀국수 맛집?
숙소로 돌아가는 길...
장소는 작지만, 항상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었다.
ㅋㅋ...
오늘 제대로 끼니 먹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꼭 먹어보고 싶었다.
생수 한병 + 쌀국수 小 38바트
가격 무지 저렴하다.
솔직히...
맛은 별로 기대 안했다.
내 입맛에 유독 "정말 맛있다!" 하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그냥 내가 싫어하지 않는 이상.
다 맛있고 괜찮고 그냥 다 똑같다. ㅋㅋ
근데,
와....
깜짝 놀랐다.
처음 먹어 보는 건데, 맛이 꽤 괜찮다.
입에 짝짝 달라붙잖아? ㅋㅋㅋ
오뎅같은 건더기는 입맛에 조금 안 맞긴 했지만,
쫄깃쫄깃한 면이며 국물은...
내가 여기 현지인이었으면,
더 입맛에 쫙쫙 감겼을 것 같았다.
아... 너무 뜨거워서 혀디었다.
든든히 속을 채우고,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밖에서는 카오산에 처음 도착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끄러운 뚝뚝이 소음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소리가,
경계심 가득, 시끄럽게 들리지 않았다.
어느덧,
그 소리에도 익숙해졌는지,
오늘 하루-
여정을 마감하고 꿈나라로 접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