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choco에게 묻어가기- 내내 아쉬웠던 하루
1. 만끽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높은 파도때문에 원래 예정보다 1시간 반여 늦게 4번 섬에 오른다.
그나마도 반대편(허니문비치란다)에 배를 댔기 때문에 밥먹는 식당까지 오솔길을 걸어야하는데...
전편에서 말했듯이 데이투어자들은 살뜰이 탑라무 선착장에 신발들을 벗어 놓고 온지라
맨발로 그 거친 숲길을 걸어야 한다.
오늘 같이 스피드보트를 탔던 사람들 대부분은 이 4번 섬에서 1박 이상을 하는 사람이고
나와 choco, 그리고 방콕에서 온 태국처자2명 - 그녀들은 영어가 상당히 유창했던-과
그리고 두 어 명만 다시 그 배로 탑라무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하튼 4번섬의 메인해변에 도착한다.
( 화창한 날씨에 잔잔한 파도였다면...죽음이었을 씨밀란바다)
건기의 태국 날씨가 아무리 미쳤다고 해도
씨밀란바다의 아름다운 장관을 다 숨길 수는 없다.
(이런 바다라니...무꼬 쑤린도 좋았지만 해변에서 물질하기는 씨밀란이 넘버원인 듯)
좀 느릿느릿 걷기도 했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식당엘 갔다.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에 앉으니 구성원이
<나, choco, 선생님 + 홀랜드 수다장이 남자 + 방콕에서 온 영어구사 뛰어난 태국처자 둘>
이렇다.
① 첫번째 아쉬움
사실...
씨밀란 스피드보트 투어를 하면서 좀 친해보고 싶었던 태국청년이 한 명 있었다.
왜 그와 친해보고 싶었냐면...
그 청년은 <되게 멋지고 훌륭해보이는 바디의 카메라에다가 상당히 짱짱한 하우징>을 덮어서
두 차례의 스노클링 포인트마다 수중사진을 찍고 있었다.
난 그 멋진 물속광경이 어찌 나왔을까 너무 궁금하여 그에게 가서 사진 좀 볼 수 있겠냐니깐
선뜻 사진기를 건내는 청년...
오오오!!!
완전 멋진 목소리로 알아듣기 편한 영어구사를 한다!!
* 난 남자목소리에 상당히 예민하다.
친정 어머니가 사윗감을 고르는 기준 중 첫번째가 목소리였다.
무슨 그런 어이없는 기준이 있냐고 비웃곤 했는데...욕하면서 배운 모양이다.
난 그래서 데이빗 베컴한테 별 매력을 못느끼는 사람이고...
차이니스-타이 청년이었는데...
내 취향의 외모는 아니었지만 나 역시 그 청년취향은 아니었을 것이므로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차분한 성격이 너무 맘에 들어 막 친한척을 하고 싶다.
나, 청년 목소리에 완전 반했수다~!!!
라고
대놓고 고백해봤자 비호감 주책바가지 아줌마 취급당할 게 뻔하니
그러한 이유로 점심 먹을때 그 청년이랑 같이 앉아서 이러쿵저러쿵 담소나 나눌까 했더만
이미 다른 태국 사람들과 앉아서 저쪽에서 식사중이네...
쩝...아쉽다~
대신 떠벌이 홀랜드 사내와 방콕녀들의 시덥쟎은 수다를 들으며 밥을 꾸역꾸역 먹는다.
밥 다 먹고, 물 마시고, 후식 먹고...그러고 주어진 시간이 3시까지 보트복귀!
(이번 투어가 날씨와 파도때문에 얼마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지 알 수 있다)
사진기과 짐을 챙겨 후다닥 비치로 나간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비치에서 사진 몇장 찍지도 않았는데 벌써 <맨발로 오솔길지나 배타러>가야한다.
텐트배정을 마친 선생님이 배웅해주시겠다고 하신다.
( 자, 짐 챙겨서 반대편으로 고고씽~)
아니,
우리가 조금 늑장을 부린 사이 씨밀란에서 묵었다가 오늘 육지로 복귀하는 new페이스들이
자리를 죄다 점령하고 앉아있다. 이를 어쩌나...
할 수없이 보트 맨 앞으로 갔다.
앞쪽은 멀미에 더 안좋을텐데...걱정이다.
(발도장만 찍고 돌아가야하는 씨밀란 4번 섬)
맨 앞자리로 가니 스텝 몇명이 앉아있다 자리를 내어준다.
흠...댁들은 내내 서서 갈 것이오?
(진짜 내내 서서 가더군... -_-b)
② 두번째 아쉬움
인천 월미도의 디스코팡팡이 저절로 떠오르는 스피드보트복귀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돌아가는 길에 스노클링 한 번 더 하냐니...그렇다고 했다!
분.명.히.
허나...구라였다.
일정상 4시 반까지 탑라무복귀인데 이 거친 파도 뚫고 1시간 반만에 복귀하기도 벅찬판에
괜챦다...
이렇게 놀이기구를 태워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고마운(?) 일이다.
너무 펄쩍펄쩍 튀는 보트에서는 차라리 서있는 것도 괜챦다고 하길래 서 있어보기도 하고,
수건 뒤집어쓰고 잠도 청해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물벼락도 맞아보기도 하고...
그렇게 탑라무로~
아까 나를 이끌고 해양생물학습을 시켜주고, 바다거북이도 보여주었던 오라방이 오더니
수영 참 잘하더라며 다른 스텝들한테 내 칭찬이 한창이다.
<에이...Good Swimmer는 무슨...>하며 손사래씩이나 쳐가며 속보이는 겸손을 한 번 떨어본다. ㅋ
나이가 먹어도 칭찬을 듣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야...(으쓱으쓱 )
2. 뭍에 도착! 푸켓타운으로~!!
파도를 뚫고 4시가 조금 넘어 탑라무 선착장에 도착했다.
딱히 누구에게 팁을 줘야할지 애매하여...그냥 tip box에 소정의 팁을 넣고 내린다.
챙겨주는 신발을 찾아 신고, 건네주는 물을 마시고 Jack시밀란 여행사로 가서
맡겨두었던 나와 choco의 짐을 찾으면서...푸켓타운 방향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물어본다.
분명 아침에 choco가 물어보니 200밧이랬는데 지금은 300밧이라는군.
마침 choco는 화장실에 가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고...300밧에 할까 싶지만 그러면 choco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것이 아닌가? 버텨보기로 한다.
그쯤해서 계속 버티는 나를 사무실로 데리고 가더니
무슨 세상에 없는 비밀을 알려주는 것 마냥 소곤소곤...
<정 그렇다면 200밧에 해드릴께요~>이러고...
메모해놓은 rattana residence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건내니
직원과 기사가 서로 거길 아니 모르느니 옥신각신하더니 숙소로 전화까지해서 위치를 알아둔다.
아, 끝까지 재미있는 Jack씨밀란 여행사다. ㅋ
그렇게 탑라무를 뒤로 하고 롯뚜를 타고 푸켓타운으로 gogogo~!!
푸켓타운까지 잠이나 좀 자볼까 했는데 너무 피곤하면 늘상 그렇듯이 잠이 잘 안온다.
방콕에서 온 태국처자 2명도 푸켓타운으로 간단다.
부디 타운으로 직행하길 바랬건만...흠...역시나...방타오비치를 거쳐, 빠통, 까론, 까따를 지나...
(해가 좀 떴을때라면 정말 좋은 해변구경이나 했을 것을...해가 거의 다 져버려서 어둑어둑)
푸켓에 들어선지 또 한시간 조금 지나서야 우리 숙소 Rattana Residence에 도착했다.
* Rattana Residence에 대한 것은 → 여기 를 눌러보시고요.
예약하지 않은 오늘치 방값을 지불하고, check-in하고, 방에서 각자 침대를 정하고 짐을 부린다.
적당히 저녁을 먹어야겠어서 아까 롯뚜를 타고 오면서 지났던 시장통으로 걸어가본다.
굉장히 큰 시장통인 줄 알았는데...가서보니 휑~하다.
그 중 적당해보이는 곳에서 사테 - 무슨 간+닭다리구이+돼지구이- 를 사서 에피타이져로 질겅질겅 씹으며
국수집에 자리잡고 앉아 국수를 시켜 먹는다.
( 여전히 먹는 즐거움이 최고~)
③ 세번째 아쉬움
클럽방문 유경험자 choco로부터 클럽방문을 위한 드레스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한 後
그런 옷 따윈 둘 다 없으니 어쩔꺼냐며... 그냥 입고 있던 그대로
둘이 팀버헛에 가보고자 길을 나섰으나
숙소위치가 조금 외져서 그런지 오후엔 그렇게 많이 보이던 납짱 하나 보이질 않는다...
어쩌겠나...걍 접었다.
대신 저녁 먹으러 가던 길에 동전세탁방을 보았는데 choco가 거기서 빨래를 하겠다며 (1통 돌리는데 20밧)
숙소 베란다에다가 빨래줄을 걸겠단다.
오~!! 나는 감히 생각도 못했을 빨래에 대한 집념!!
근처 마트에 들어가더니 곧 빨래줄을 사들고 나온다.
방에 돌아와 빨래줄 치느라,
전문가의 손길로 이것저것 짐분류작업에 열중하느라 분주한 choco를 놔두고
책과 물통을 들고 슬그머니 난 숙소 로비에 내려와서 한참 영감과 통화를 하고 있는데...
아, 그런데 갑자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