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choco에게 묻어가기- 탑라무에서..쳐진다
1. 요왕님의 마법 머리카락
어...?
저기서 choco와 열분들의 질문공세에 열심히 응대하고 있는 양반이 요술왕자님이란다.
태국에서 여행하다 요술왕자님을 다 만나고...참 재미있는 우연이다.
(필리핀님이 올리신 pai에서 국수 잡숫던...그 까까머리는 간데없고 머리카락이 꽤 자란 모습.
난 그게 참 신기했다~ 머리카락이 그렇게 빨리 자랄 수 있는건가...?)
* 난 어릴적부터 머리카락 안자라기로 집안에서 유명한 사람.
그나저나
학구열이 발동한 choco는 요술왕자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너무 분주하다.
난 그녀의 학습능력을 100% 신뢰하니...그냥 나대로 내 볼일을 본다.
이윽고 6시를 향해가는 시각. 방콕버스가 곧 출발하는 시간이다.
바로 코앞이지만 친절한 사비나투어의 직원분은 그 많은 짐과 한국분들을 썽테우에 실어 날라주신다.
3차 작별인사~
또 서로의 안녕과 무탈을 빌어주며 헤어진다.
choco는 요술왕자님과 즐거운 대화를 이어간다.
오늘 자전거청년은 요술왕자님께 의탁할 수 있겠군.
다행이다.
6시20분...사비나 직원분이 투어객도 아닌 우리와 우리 짐까지 터미널로 실어주시겠다고 한다.
아...
다음번 쑤린행엔 꼭!! 사비나투어를 이용하겠어요!!
컵쿤막막 카~!!
@ 어둠이 내려앉은 쿠라부리 터미널
그런데...
이게 왠일이냐...
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떠났어야 할 사람들이 터미널에 앉아있네!
<우리 헤어지기 왜 이렇게 힘든가요??>
버스 도착이 다소 늦어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6시 30분에 방콕행 버스는 왔고 드디어 4차 이별이다!!
이번엔 진짜 헤어질 수 있는거다!!
우리 진짜 오늘은 다시보지 맙시다!!
ㅎㅎ
20분 후 푸켓행 버스도 도착했고
요술왕자님과 자전거청년의 배웅을 받으며 우린 탑라무로 향한다.
자전거청년! 부디 몸 건강히~
그 정도 유머감각이면 어디서든 굶어죽진 않을꺼에요.
그나저나
나는 계속... 요술왕자님의 그 마법(?) 머리카락이 신기하다~
2. 짜증과 피곤...여기는 탑라무
비는 계속 오락가락이다.
정말 지긋지긋한 비다.
올때 들렀던 따꾸아빠, 카오락...그리고 목적지 탑라무.
9시가 거의 다 되니 빨간마후라로 멋을 낸 안내오빠가 내리라고 한다.
여긴...터미널도 뭣도 아닌...그냥 길가다!
겨우 버스타임테이블이 붙어있는 유리창달린 조그마한 건물을 보고 여기가 터미널대신인가보다 한다.
그 앞에서 몇몇분이 여유있게 늦은 식사 겸 맥주한잔씩들 하고 계신다.
낯선 곳, 늦은 시각...비까지 오고 뚤레뚤레하는 우리들을 그들은 물끄러미 쳐다 본다.
choco가 탑라무의 멧씬 여행사로 전화를 하여 픽업가능하냐고 물어봤지만...
여행사에선 그냥 오토바이 택시타고 들어오라는 이야기 뿐이란다.
된장...이곳 여행사에 비하면 tom네는 왕친절이었군!!
어쩔 수 없다.
납짱 아저씨들과 적당한 가격을 흥정한다.
난 왠지 기분이 쎄~해져서 그들과 흥정하는데 흥미를 잃는다.
choco와 선생님이 애를 쓴다.
옥신각신 끝에 각자 50밧? 여하튼 오토바이 한대씩 나눠타고 탑라무 선착장쪽에 있는 멧씬 여행사로 간다.
아, 기분 정말 별로다.
내일 씨밀란 들어가는거...아따긔 날씨로 괜챦을까?
* 멧씬여행사가 제시한 가격은 다음과 같다.
- 원데이투어는 2400밧
- 점심불포함, 점심포함하면 2500밧
- 그럼 장비 빌리는 대여료는? 물론 불포함!
- 이 모든 것은 에누리없이 net price!
히밤...
우린 배타고, 버스기다리고, 느릿느릿 버스타고, 비맞으며 이 야밤에 납짱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도도하고 까칠할 수 있는 겁니까??
난 더이상 deal할 여지가 없음을 눈치챘다. 빈정 제대로 상한다.
choco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선생님은...마지막까지 애를 써보시지만...요지부동이다!
<됐구요~!!!>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 언니, 제가 내일 아침 OO까페 언니들이 알려준 Jack시밀란 여행사에 가서 가격을 알아볼께요."
얼마나 든든한 동행자인가!!!
부지런한 그녀, 많은 정보를 갖고있는 그녀...난 고개만 주억거린다.
우리 얼른 잠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태사랑 요술왕자님이 올려주신 탑라무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해양센터로 간다.
더블룸1개+싱글룸1개+거실+화장실...일박에 700밧!
여기도 에누리없다.
탑라무는 요새 정가제가 유행인가보다.
좀 낡긴 했지만 700밧에 복층구조로 되어 있고 3인이 충분히 쓸 수 있는 넓은 공간...괜챦다.
저녁 먹은게 다 소회되버린 것 같다.
다행히 비가 그쳐 야식먹으러 선착장근처로 걸어간다.
마사지 한 번 받고 싶은데...뭐 샵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
아저씨 두 분이 맥주에 고기안주 잡숫고 있는 식당에 앉아서 국수를 시켜본다.
@ 간단한 누들숩을 원했는데...왠 소뒷다리만큼 커다란 닭다리...?
체력도 고갈, 기분도 다운...맛도 잘 모르겠다. (35밧)
그 옆에 바나나구이를 팔고 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 <쪽>이 유명한가 보더라.
선생님이 주전부리를 사러 들른 그 곳은 나이 지긋하신 부부가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내일 아침을 꼭 먹으러 오라고 하신다.
탑라무에서 처음 만나는 기분좋은 미소다.
그래, 씨밀란 투어를 하든 안하든 내일 여기서 꼬~옥 아침먹어야지!!
아, 지친다, 지쳐~!!
해양센터근처엔 해군숙소가 있나...아니면 여기가 해군숙소도 겸하고 있나 모르겠다.
여하튼 띄엄띄엄 영어를 구사하는 해군 2명과 잡담을 잠시 나누고 숙소로 들어간다.
choco, 선생님과 같이 내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은 씨밀란에서 최소 1박을 할꺼라 하셨고, 우리는...모르겠다.
원래 씨밀란에서 1박하기로 했던 우리 계획이었는데
그냥 데이투어로 갈음할까...?
아예 내일 눈뜨고 어영부영있다가 바로 푸켓타운으로 갈까...?
choco 손에 달렸다.
피곤에 쩔수록 씻는 거, 자는 거를 자꾸 미루게 된다.마침 TV에서 프리미어리그가 하길래 보자....싶지만
그래도 자야지....2층으로 겨우겨우 기어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