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심찬 북남부 16일여행 10. 네버앤딩 드라이브
수요시장에서 산 맛없는 만두를 씹으며.. 미니버스를 기다렸다.
잠시 화장실 다녀올동안 좋은 자리를 다 뺏기고
그나마 운전자 옆옆자리를 차지했는데
내 뒤로 서양청년 한명이 더 타야 했다.
나 : 네가 가운데 앉게?
청 년 : 난 아무래도 괜찮아.
나 : (그 기럭지로 거기 앉아서 가게?) 으음... 좋아.
내가 먼저 여기 앉아서 갈테니 1시간 반있다가 자리 바꾸는 거다.
청 년: 고마워!
앞자리에 앉은 덕분인지 멀미를 하지는 않았지만
가운데 자리는 봉긋 솟은 듯한 불편한 승차감을 자랑했다.
어김없이 휴게소에 도착하고
운명의 시간!!
이 눈치없는 녀석이 또 넓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것이다.
나 : You!! (네 이놈!!)
그리고 손으로 자리를 바꾸는 제스처를 취했다.
You!! 이 한마디에 많은 뜻을 담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내가 먼저 자리를 맡았는데도 불편할까봐 양보해줬더니, 때되면 양심껏 바꿀일이지! 저리 비키지 못해?! ㅡㅡ^)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추린다.
만약.. 가는동안 녀석과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다면
내가 가운데 자리에 앉아서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그런가?
치앙마이 기차역에 도착하자
이 눈치없는 놈은 뚝뚝을 잡아타고 어디론가 갔다.
뚝뚝을 타는 걸 보니 시내 어디론가 가는 모양인데
픽업썽태우로 갈아타면 공짜인 것을..;;
사실 픽업 아저씨가 (태국사람인) 날 버리고 가려는 것을
잽싸게 따라가서 요왕님의 반매텅문 지도를 보여드렸다.
운좋게 제일 처음 반매텅문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자..
주인아주머니께서 여기 코리아맨이 있다고 하신다.
어디?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바로 코앞의 테이블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던
심하게 많이 탄 어린 청년이 인사를 했다.
어린청년: 안녕하세요~
나 : 오옷~ 한국사람인줄 몰랐어요.
어린청년: (씽긋~) 그런 이야기 많이 들어요..
귀염성있는 어린 청년은 무려 3개월의 여정중
2개월째라고 했던가..
오늘 저녁 6시에 픽업되어 방콕으로 간다고 했다.
그 주위를 배회하는 말없는 그의 동행과도 눈인사를 나눴다.
2개월이면 내 방타이 날짜를 다 합쳐야되는 숫자인데
얼마나 이야기 거리가 많겠는가!!
그중에 히트는 싼캄팽 온천에 가는데
그냥 싼캄팽가는 썽태우를 타서 치앙마이까지 되돌아와야 했다는 것이다.
(나같은 사람이 여기 또 있군?)
운좋게도 마침 치앙마이가는 분이
태워다주셔서 편하게 왔다고..
그러면서도 싼캄팽온천을 강추한다며
꼭 핫스프링이라고 써진 썽태우를 타라고 했다.
아쉽게도 빠이에서 양쪽 무릎이 깨진 나는
상처때문에 온천에 갈 수가 없었지만..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간단히 정보를 교환하며
저.. 12월 7일에 쑤린들어가는데요..
하고 떡밥을 던졌다.
어린청년은 쑤린에 가긴 가는데
언제 들어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단 여행 잘하시라고 작별을 하고..
방과 감동의 첫대면을 했다.
아니, 요왕님은 또 어떻게 이런 기가막힌 곳을 알게 되신거야?!
(반매텅문의 303호 에어컨룸, 더블룸.. 이틀 머물꺼라 팬룸가격에 에어컨 리모컨없이 깔끔한 이 방을 주셨다.)
(핸드폰은 통화해봤더니 안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대강 정리하고.. 국수먹을겸 쿠킹클래스 신청하러 나가면서
다시 1층의 청년을 만나 진짜로 작별인사를 했다.
(매핑호텔 앞의 국수집의 쌀국수.. 콜라국수집을 못찾은 것 같다.
5불님의 말씀대로.. 배추가 유명한 치앙마이라서 그런가. 배추가 들어간 시원한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또 길을 헤매어 Gaps를 겨우 찾아
쿠킹클래스를 신청하고
타패앞 스타벅스 건너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렸다.
(타패게이트로 나가는 도중에.. 주말이 아닌데도 장이 서네?)
(명성높은 타패게이트)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바로 수완나폼에서 공항노숙할때
쪽지를 보내 간간히 연락을 나눴던 5불생활자님(이하 5불님)이다.
폼나게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셔서
뒷자리에 얻어타고..
아무나 안해준다는 오토바이 드라이브 시작!!
5불님 덕분에 인기있는 현지음식도 먹고
님만해민의 밤거리도 구경하고
치앙마이에 있는 줄도 몰랐던 강가의 카페도 갔다.
사실은..
5 불 님 : 오토바이있으니까 어디 가고싶은데 있으면 말해요~
나 : 사람들이 하두 이야기를 많이해서 님만해민이 궁금해요.
막상 님만해민에 도착하자..
다른데도 가보고 싶어서 어딜 들어가자는 소리를 안했던 나였다.
결국 시내를 일주하고
강가의 와위커피까지 가게 되었다.
오토바이 타고가면서... 5불님께서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에요..
열심히 설명해주셨건만
나는 5불님이 잠깐 입원하셨다는
병원만 기억에 남았다.
혼자갔으면 또 헤맸을텐데
트래킹도 손쉽게 예약하고
지나가면서 주변의 길도 알려주시고..
숙소인 반매텅문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셨다.
모임에서 한번 얼굴만 뵈었고
인터넷으로만 알게 된 사이인데도
세세하게 챙겨주신 5불생활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설마 나때문에 앞으로 귀찮아지시려나?
이렇게 여행의 넷째날이 간다.
참! 5불님께 재미있는 걸 배웠다.
치앙마이의 K본부, M본부..
혼자만 알고 있기에 너무나 아까운 별칭이다.
<가계부>
가솔린 40, 죽 25, 휴지 13, 만두 20, 국수 25, 쿠킹클래스 900, 트래킹 1300, 커피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