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리안나이트 1화-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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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리안나이트 1화-1편

죽은시인의수학 5 1845

푸켓에서는 줄 곧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기름 넣고 하루 종일 타도 200밧이면 거뜬한데...택시 타면 편도로 200밧이 주고 다녀야하니 


오토바이를 안 탈래야 안 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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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요로코롬 생긴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데....(요건 동생네 오토바이랑 아롱이)


오토바이를 빌리자마자 운전대는 내가 잡았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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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만 해도 첫 주행 기념사진까지 찍고 집을 나섰다.


동생이 사는 푸켓 빌라 3 단지 내의 조용한 길을 벗어나 도로로 들어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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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몸을 움츠리고 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뒤에 탄 자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신이 났다.


두 팔 벌리고 사진 찍고, 앞에도 찍고, 뒤에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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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밀러까지 맞춰 찍는다 참....(정교하다 정교해)


이 날은 푸켓에서 처음 해를 보는 날이라 동생네 커플이 푸켓을 아예 통째로 한바퀴 돌아가면 가이드를 해주었지만 푸켓의 도로는 여전히 나에게 낯설었다.


눈에 보이는 비치란 비치는 다 들러서 햇살 잘 비추는 곳에서 놀고 또 놀고 또 놀다 보니 해가 지더라.


빠통에서 맥주 한 잔하고 고개를 넘어 푸켓 타운 쪽으로 가다가 길을 잃었다. 앞에서 가이드하던 동생네 오토바이를 놓쳐버린 것이다.


아뿔사...삼거리에서 모습을 놓쳤는데 혹시나 해서 다른 길로도 돌아가보고, 가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보고 1시간 동안 생쑈를 했다.


동생 전화번호도 몰랐다. 왜냐면 배터리가 없어서 핸드폰이 꺼졌기 때문에...아...


어떻게 할까 싶은데 비마저 내린다. 주륵주륵 내리다가 아예 첨퍼덩 철퍼덩 맘 놓고 내려주신다.


아....안 되겠다 싶어 오토바이를 몰아 7일레븐에 가서 우비를 하나씩 장만하고, 근처 pc방에 가서 Facebook 쪽지에 담겨져 있는 동생의 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다. 


뒤따라오던 우리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찾다가 찾다가 집으로 되돌아 와 있단다.


그래 다행이다. 우리는 우리는... 잘 갈 수 있을거야. 걱정마. 뚝...뚝...뚝...


뚝 뚝 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헤치고, 동생에게 들은 대로 길을 찾아 나섰다. 다행히 페스티벌까지는 찾아갔는데 거기서 부터가 문제였다.


아무리 봐도 앞에 펼쳐지는 길들은 동생이 설명해주던 길이 아니었는데...


골똘히 생각하는 찰나 앞에서 오토바이 하나가 불현듯 나타난다. 


철퍼덕~


콘크리트 바닥으로 슬라이딩~ (세이프!)


벌떡 일어나서 오토바이부터 세워서 확인한다. 


오토바이 잘못되면 배상금이 장난아니게 많이 나오기 때문에 다행이 오토바이는 무사하다.


그렇게 정교하게 사진을 찍어대던 빽밀러 하나가 날아가고 다른 곳은 다 멀쩡하다 기적이었다.


하지만...내 무릎에 박힌 빽미러의 미러 조각들은 어쩔소냐...


피가 철철 흘러 넘친...정도는 아니었지만 주륵주르륵 흘러내렸다. 


박힌 조각은 날려버리고, 얼른 약국으로 향했다.


이 때가 푸켓 생활에서 중대한 터닝포인트였다. 바로 이 시점부터는 늘 내 뒤에 타던 그 '자'가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약국으로 사서 소독약, 거즈, 연고를 바리바리 사들고 집으로 헤매고 헤매서 찾아가니


동생이 끔~쩍 놀라서 입이 마르고 닳도록 얘기한다. 


"어머, 오빠 어뜨케요~~ 푸켓까지 와서 이게 므슨 난리야~~ 아이 참 큰 일이네. 아프겠다. 일로 와봐여. 내가 이런거 잘해. 내가 약 발라줄게"


"어머 어뜨케요 오빠 어뜨케 어뜨케" 무한반복이다. 이 문장을 무한반복하면서


정말로 진심으로 


내 파이고, 찢어진 상처들을 뚤어져라 쳐다보면서 온 정신을 집중하고 오만 정성을 쏟아부어서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거즈 덮고,


호~호~~호 해주었다. 아 정말 증말 그 고마움은 정말 형용하기 어렵다. (다시 한 번 고맙다. 가원아)


파인 상처를 보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꿰매야 할 것인가...말 것인가...


아...꿰매면 아플거자나이... 걍 거즈 덮고 지내기로 했으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꿰맨 상처에서 피가 다시 부르륵 부륵~흘러내렸다.


다음 날 바로 푸켓 인터내셔널 호스피털로 직행했다.


수속을 마치고 외과에서 10분 쯤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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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이렇게 이쁜 아기가 앉아서 부르릉 까꿍하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곧 차디찬 진료실로 들어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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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마녀† 2010.12.02 17:10  
ㅠㅠ 사진이 안뜨는데요..
죽은시인의수학 2010.12.03 12:31  
오우...새로고침 한 번 꾹 눌러주시겠어요?^^
플라이 2010.12.03 12:53  
그래도...안보입니다...
죽은시인의수학 2010.12.03 14:11  
아...이상하네...저는 보이는데...이거 어떻게 하면 되죠? 안보이는 각 사진 박스에서 마우스 오른쪽 키를 눌러서 그림보기를 하면 사진별로 따로 볼 수 있긴 하지만...불편 하실텐데... 제가 더 알아볼게요~
태수야 2010.12.05 09:39  
사진화일 이름을 알파벳으로 바꿔보세요.
아마도  지금 화일명이 한글로 되어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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