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태국여행기3] 피피섬, 스쿠버다이빙 2일째
오늘 일정은 아침에 일찍 강의를 듣고 다이빙을 나가는 것이었다.
다이빙에 사진기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나는 분실과 바닷물의 위험으로부터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서 숙소에 카메라를 두고 왔다. 그래서 다이빙 모습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전일 가볍게 바닷물에 다녀왔을 뿐인데 이게 왠일인가 아침부터 삭신이 쑤시고 피곤한것이 만성 운동부족인가보다.
1층에 내려가서 조식을 간단히 먹고 샾에 가서 남은 4강과 5강의 DVD를 시청했다. 그리고 바다로 나갈 준비.
부두로 나가 꼬리배를 타고 삐삐섬 근처의 다이빙 포인트로 갔다. 그런데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다. 장비를 점검하고 다이빙을 하기 위해 배 앞에 섰다. 입수 방법을 알려준다.
손가락으로 마스크 잡고 하늘 보고 한발 먼저 멀리 내 딛고 뛰어내리란다! 물론 장비를 다 착용하긴 했지만 수영에 친한 상태도 아니고 폭풍우가 몰아칠듯 잔뜩 날씨의 바다에 갑자기 뛰어들라니 머랄까 내가 왜 사서 이고생을 하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빨리빨리 신호를 보내는 강사님을 보고 풍덩! 오 쿨럭쿨럭 생각보단 괜찮다.
처음엔 줄을 잡고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이퀄라이징 내려가면서 반복해서 해주어야 한다고 몇번 강조를 했기 때문에 줄잡고 이퀄라이징, 공기 빼기 입수...
물속에서 몇가지 교육 테스트를 하고 물속 구경을 떠났다.
안타깝게도 날씨가 너무 흐렸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가 않았다. 강사님을 잡고 물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1차 다이빙을 마치고 배로 올라왔다.
젖은 장비는 어찌나 무거운지... 그런데다 파랑이 너무 심해서 수면위에서도 호흡기를 물고 배가 오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수면으로 올라오자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오히려 밖의 파도와 비바람에 비하면 물속이 평온하고 고요한 것이었다.
미리 주문한 점심을 먹으며 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벌벌떨고 두번째 다이빙에서는 무릎에 찰과상도 입었던 나는 정말이지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강사님은 추운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고 떨었던지라 6시까지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시험을 보자고 하였다. 덜덜.... 2일만에 시험이라니...
나갈때 팁으로 1달러 정도를 두고 나갔는데(태국돈으로는 30바트 정도 되는 돈이다) 팁이 좀 과했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 서비스가 좋은 것일까? 수건이 코코끼리 모양으로 둔갑해 있었다. 띠용!
샤워를 하고 누우니 4시정도 되었는데 그때부터는 공부고 모고 거의 정신이 아득해질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결국 오늘 시험은 포기!! 저녁에 간단한 다이빙 시간 체크표와 수면시간 계산법을 배운 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내가 사랑하게 돈사이 푸드의 입구! 날씨가 흐려서인지 손님이 정말 별로 없었다. 무려 10장에 가까운 메뉴판을 들고 오늘의 메뉴를 검색한다. 누적된 피로에 추위에 떨고, 거친파도의 공포체험까지.. 정신이 아찔할정도로 피곤한 하루였던 지라 맛난것을 먹고 놀아주기로 했다. 휴가이기 때문이다!
당면과 크랩을 간장소스에 쪄서 나오는 형태인데 아 이것은 좀 느끼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잊지 않고 과일을 산다. 열대과일을 원없이 먹어보겠다는 나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마트에 들러서 요거트, 과자등 간식거리도 샀다. 그리고 모기들이 극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뿌리는 모기약까지! 그래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
돈사이푸드에서 좀 걷다보면 비슷한 형태로 요리를 해주는 음식점이 한개 더 있다. 여기 메뉴판의 분량은 돈사이 푸드를 능가한다. 내일은 여기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얀빌랴는 삐삐호텔급의 숙소인데 돈사이 푸드 바로 맞은 편에 있다. 지어진지 얼마 안되어 시설이 훌륭하다고 하는데 하루는 이곳에서 묶어볼걸 조금 후회가 되었다.
삐삐호텔 수영장에 혼자 앉아서 과일을 우걱우걱 먹었다. 잘 놀고 돌아오는데 왠지 피곤하고 비가와서 그런가 갑자기 쓸쓸한 느낌이 든다. 올라가서 시험 공부도 해야되는데 생각해보니 시험공부를 해야되서 슬펐던것 같기도 하다. ㅎㅎ
이 호텔의 수영장.. 머 한번 들어갈 기회가 없다. 내가 생각한 여행은 수영장에서 한가롭게 누워 책도 보고 그런것인데 이건 당췌... 수영장 근처에 얼씬거릴 시간도 없다.
내가 묶고 있던 방은 5층.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 호텔에서 5층은 ... 역시 방값이 쌌던 이유었던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만족했다. 잊지 않고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또한 마운틴 뷰인데... 전망은 포기하도록 하자!
우리층 로비에 있는 쇼파... 정말 누구도 앉아있지 않았다. ㅎㅎ
방에 돌아와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아 정말이지..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친다. 창문을 열자 섬 전체에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코코넛 잎들이 쉭쉭 소리를 낸다.
내일 바다에 나갈 수 있을까. 동남아의 "우기"에 대해 깨닫다. 왜 비수기인가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