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3 ◈ 사랑스런 아유타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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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 마실기 .3 ◈ 사랑스런 아유타야의 밤

Lantian 12 502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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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의 아유타야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옷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그가 틀어주는 음악을 들으며 휙휙 스쳐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저 무작정 달려서 어느 한적한 도로변에 도착했다.




"란티엔 다왔어 내려"
"뭐? 여기 뭐가 있는데.. 암것도 없는데?"
"바보 술집 맞으니까 내려"




얼결에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한적한 도로 한복판이다.
여기에 무슨 술집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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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몇미터 더 걸어나가니 주황색 간판이 황황이 빛나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뭔가 심플하면서도 운치있는 라이브카페 비슷한 느낌의 술집이었다.
술집의 구석에는 밴드가 한창 분위기 좋은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었다.
우리는 가장 구석진 곳에 가서 앉았다. 나무로 된 창문이 반쯤 열려있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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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뭔가 태국스러운 술집이다"
"태국스러운 술집은 또 뭐야?"
"열대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운치있는 술집?"
"그냥 흔해빠진 술집이구만.. 뭘"


그냥 외국인의 감상이라고 짜샤!
맨날 이런데서 노는 너네랑 내가 감흥이 같겠니!
어쨌든 옷은 내가 가져간 플라스틱병 소주를 언제 챙겨왔는지 2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낫의 옆에 앉아있던 뻔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것이 아닌가..



"뭐..뭐야, 한국 소주 처음봐?"
"얘 한국 소주 완전 좋아하거든"





낫이 친절하게 통역해준다.




"아 그래? 그럼 내가 이따가 제조해줄께"
"설..마.. 너..."
"왜이러셔~ 폭탄주는 기본 아니셨나들?"
"못살아..."




종업원이 와서 주문을 받아간다. 낫은 나에게 "씽하"와 "창"중 무엇을 마실건지 선택권을 주었고..
선택성 장애를 갖고 있는 나는 당연히 고민에 빠졌다.
그런 나를 보다 못해 두병을 다 시켜준 고마운 옷 녀석... ㅎㅎ
일단 먼저 "창"을 시음해보기로 했다.
아 이 시원하게 목을 감기며 타고 내려오는 개운한 맛은 뭐단가... 이건 맥주계의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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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맥주가 맛이 있네?"
"그럼 맥주가 맛있지 맛이 없냐?"
"아니.. 내말은 중국 맥주는 아무 맛도 안나거든.. 근데 이건, 먹자마자 마구 뿜어져나와"
"괜히 태국 맥주가 유명한게 아니지~ 암~"
"좋아하기는... 알았어 다음은?! 씽하?"
"자 갑니다~"



두번째 맛본 "씽하"는...
아 이건 좀더 창보다 드라이한 맛이다.
좀더 매끄럽게 흡입되는 이 감촉 최고다.
하지만 난 역시 와일드한 녀성이기에, 씽하보단 다소 거친 느낌인 창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옷과 낫은 씽하가 더 맛있다고 한다.


"창이 더 싼 맥준데"
"미안해 내 입이 좀 많이 저렴해서 그래"
"알고 있어"
"꺼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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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은 영어를 아주 잘하기 때문에 나와 소통하기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미안하게도 나는 영어를 못한다.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점멸 수준이다.
그런고로 나는 초딩 문법 영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 쏘~ 뷰티풀~"
"오! 땡큐~ 앤 유 #&%!ㄸ&(*^~"

그래, 뭐 대충 감만 잡으면 됐다.
화기애애하게 서로 통역도 해주면서 나는 뻔에 대해 점점 더 잘 알아가게 되었다.
그녀는 방콕에서 광고AD로 일하고 있으며, 낫과는 오랜 친구로서 그를 만나기 위해 주말마다 아유타야로 내려온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벌써 10년째 낫을 짝사랑 하는 중이라고..

아 정말 내 친구지만 낫은 참 나쁜남자다 (웃음)






 이것은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 마실기 그 세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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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어"
"누구?"

낫은 갑자기 카운터를 향해 손짓을 하면서 뭐라뭐라 외치자
귀엽게 생긴 남자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의외로 작은 체격에 호리호리한 몸이 마치 무용수를 연상시켰다.
그는 낫과 아주 친해보이는 듯 인사를 하더니 갑자기 나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뭐야?"
"싸왓디캅~^^"
"인사해 여기 마스터이자 내 오랜 친구"
"아아... 싸왓디카~~^^"
"이름은 뻥~이야"
"뭐가 뻥이야?"
"이름이 뻥이라고~뻥~"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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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생겼는데 묘하게 나긋나긋한 몸짓이 수상스럽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낫에게 물어봤다.. 그.. 이쁜남자? 냐고..
낫은 진지한 얼굴로 "게이"라고 하는거다. 설마.. 진짜?

"게이라고?!!!"
"바보 란펑~ 넌 무슨 말만 하면 왜 다 곧이 곧대로 믿어"
"아놔.. 그런 너네는 왜 맨날 거짓말 만해!!"
"그야 너 놀리는게 재밌으니까"
"아.. 네.. 그러세요..쳇"

이 마스터는 정말 친절해서, 나중엔 내가 술집을 떠나기 싫어질 정도였다...ㅠㅠ
낫과는 오랜 친구사이라서 이번에 내가 놀러와서 겸사겸사 같이 만나는거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마스터분은 테이블들이 점점 차기 시작하자 너무 바쁘셔서 자주 우리쪽에 오지 못했다.


태국 술집도 여느 술집과 다를 바 없이 잡상인들이 간혹 나타나기도 했다.
복권을 파는 사람, 꽃을 파는 사람 등...
나는 보통 그런 사람이 오면 잘 상대를 안하는 타입이라 그냥 모른척 하고 있었더니..
뻔이 복권을 골라보란다. 자기가 기념으로 하나 사겠다면서..
그래서 아무 복권이나 골라서 건냈다. 만약 당첨되면 그돈으로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 ㅋㅋㅋ
그리고 좀 있다가 장미 파는 아이가 지나가자 장미 한송이 사서 나에게 주었다.

여자한텐 장미 받아 본적이 없는고로 놀랐지만,
그녀의 따뜻한 환대에 고마워서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곧 이어 낫의 친구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낫은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아이답게, 친구들도 연령대도 직업도 다양했다.
정말 그 좁은 동네에 그렇게 많은 친구를 두고 있으리라곤..

역시 마당발 낫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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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옷과 수다떠느라 신경을 다른데 쓰고 있으면 어느새 모르는 사람이 내 옆에 앉아있는 식이다 (!)
시간이 흐르면서 나와 뻔과 그 친구들은 무서운 속도로 친해져갔다. 
다들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고, 처음 보는 낫의 친구인 나에게도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에'는 내게 꽃 팔찌를 선물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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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남자에게도 꽃선물 받아본게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날 꽃 원없이 받아봤다.. 그것도 여자한테만 ㅋㅋ

이날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 중의 베스트는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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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이 내게 물었다.


"둘이 잘어울리는데 왜 안사귀어?"

"누구랑.. 얘랑나랑?"

"응"

"하이고~ 이사람이 큰일날 소리를... ㅋㅋ"


나랑 옷은 어이없는 웃음을 한바탕 나누고는 내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옷이랑은 오래전부터 친구였고,
옷은 내 전 남자친구의 친구며 나 역시 옷의 전 여자친구의 친구였음을 알려주었다.
그제서야 뻔은 더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 왜 그렇게 강하게 부정했을까..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갈지도 모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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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지만 역시 어메이징 타일랜드는 끝나지 않았던 것일까...
낫 친구중엔 '옴'이라는 친구가 있다.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다.

낫보다 나이가 좀 많은데, 그는 내게 야돔을 소개시켜 주었다.
예전에 유학했을 때 야돔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다.
그는 능숙하게 야돔의 두번째 흡입뚜껑을 열더니 액체를 손에 찍어서는 내 양 옆 관자놀이에 발랐다.

"뭐..하니?"
"이렇게 바르면 시원하고 좋아~"


오~ 그건 참 대단한데?
순간 머리가 개운해 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옴도 낫의 친구 아닌가.. 이 장난끼 많은 친구도 갑자기 씨익 웃더니 내 코 밑의 인중에도 톡톡 발라주는게 아닌가...

-_-으잉?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인중이 활활 타고 있었다 ㅠ0ㅠ

으아악~~~ 소리지르면서 화장실로 뛰쳐갔다. 아 진짜...
관자놀이는 머리카락 위에 덧발라서 그나마 좀 괜찮았지만, 인중은 아니지 않은가;;;
화장실에서 난리 좀 피고 나오니까 옴이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한다.
자기딴에는 살짝 릴렉스하게 해줄라고 한거라고..

난 돌아가서 철저하게 응징해주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똑같이 발라주려고 하자, 아예 인중에 거의 들이붓듯이 바른다;
그러면서 자긴 아무렇지 않다고 어깨까지 으쓱해 보인다. 아 얄미워~~
이녀석은 이제부터 "야돔보이"로 불러주기로 했다.. 본인도 맘에 들어하는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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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이 배가 고픈지 음식을 하나씩 시켰다.

난 이미 술이 상당량 들어간지라 뭘 시키는지 안중에도 없었는데,
화로같은 걸 하나 시키지 않은가..
나는 이게 똠냥꿍인지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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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맛있는거야 먹어봐"

뭐지 하고 먹었는데...으아~ 진짜 이건 뭐라 형용이 안되는 쇼킹한 맛이다.
나는 그때 여태껏 <옌타포>라는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뭔가 이 맛은 불바다가 된 바다에서 헤엄치는 기분이랄까..
역시 이번에도 어김없이 화장실로 뛰쳐갔다.

나 여기 와서 화장실 자주 뛰어갔다. 화장실 가는 길목에 주방이랑 스탭실이 있는데 그들은 이제 날보면 빵~ 하고 터진다.
뭐 안봐도 비디오인게지...ㅡ _ㅜ

맵다. 무지 맵다. 매운건 그렇다 쳐도 정말 뭐라 설명이 안되는 복잡 미묘한 맛은 어쩔 것인가...
아직 태국에 온지 하루도 안지났기에 태국 음식이 영 익숙치 않았다.
뻔이 걱정됐는지 에랑 같이 화장실에 들어왔다. 너무 매워서 눈물까지 그렁그렁 고여있으니 불쌍해보였나보다.
물이랑 휴지랑 주면서 괜찮냐고 걱정해줬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이 무서운 음식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낫이 못먹겠으면 다른거 시켜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뭔가 전투욕이 상승했다. 아마도 술이 들어가서 그랬으리라...-_-;;
결국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시험해 보기로 했다. 국물은 좀 거시기 하니 건더기만 건져먹기로 했다 -_-v


몇 번 먹으니 먹을 만 했다. 아마 맥주 맛에 취해서 거의 취중에 옌타포를 드링킹 한거 같다.
그땐 몰랐다 이 옌타포가 정말 실제로 맨 정신일땐 어떤 맛을 발휘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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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러 갑시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고 배도 부르고 하니 갑자기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들 나와 같은 기분인 듯 하다. 먼저 여자애들끼리 의기투합해서 클럽으로 가기로 했다.
남자애들은 클럽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나중에 데리러 오겠다고 먼저 출발하라고 했다.



"야.. 근데 너네 없이 나 괜찮을까? 말도 안통하는데..-_-;"
"걱정마 뻔이 돌봐줄거야. 그리고 우리도 금방 따라갈게"
"진짜지? 아.. 아니야 나두 그냥 너네랑 같이 있을까.."
"괜찮대도~ 재밌을거야 얼른 따라가봐"



낫은 걱정되서 망설이는 나를 떠밀었다.
결국 애들에게 이끌려 클럽이란 곳에 가게 되었다.
그녀들은 클럽에 가겠다고 하니 일단 집에 들려 의상부터 체인지 해주신다.
높은 힐과 예쁜 화장.. 그래 태국도 똑같구나~
취해서 그런지 안되는 영어로 잘도 떠들어 댄다. 역시 영어 울렁증에는 알콜이 약이다 ㅋ



"뻔~ 넌 왜 낫을 좋아하니?"
"왜 좋아하면 안돼?^^"
"내 친구지만 낫은 좀.. 나쁜남자잖아"
"맞아, 나도 알아"
"넌 얼굴도 이쁘고, 너무너무 매력적인데 왜 그를 쫓아다니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아마.. 이게 사랑인가?"
"넌 낫에게 완전 미쳤어"
"응 맞아"



나와 뻔 그리고 에 세사람은 실컷 낫 흉을 보면서 까르륵 웃어 넘긴다. 
뻔은 정말 여자가 봐도 착하고 좋은 여자다. 오늘 만큼이라도 낫이 뻔에게 잘해주면 참 좋을텐데..
아유타야에 있는 클럽은 꽤 크고 넓은 건물이었다.  그리고 외국인은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로 현지인들만 빽빽하니 있었다.



아까 바에서 들었던 음악보다 한층 더 빠른 톤의 음악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이미 정중앙에 길게 늘어진 바의 한쪽을 점령해서 놀고 있었다.
평소엔 부킹을 하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오늘 만큼은 미리 상의를 했는지 여자들끼리만 신나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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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차피 말도 안통하고 흥겨운 클럽 분위기에 취해 옆에서 홀짝홀짝 드링킹만 하고 있었다.
뻔은 내게 많은 친구들을 소개시켜주었고, 나는 인사하랴 밴드 공연보랴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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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시나 어메이징 타일랜드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 테이블에 있던 애들은 대부분 예쁜애들이기 때문에 확실히 남자애들의 시선에 타깃이 된 듯했다.
우리 바로 옆에 있던 3명의 태국 남자애들이 갑자기 몸을 들이대며 같이 춤추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뻔이 정중하게 우리끼리만 놀고 싶다고 분명히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끈질기게 우리에게 들러 붙었다.



"뻔~ 괜찮아? 문제 생겼어?"
"응,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마"
"우리가 너무 재밌게 노니까 그러나봐"
"이상한 애들이야~ 자자~ 절루 가자"



워낙 우리가 재밌게 놀아서 그런가 부다 하고 넘겼다.
근데, 걔들은 잠시 신경끄나 했더니만 또 기회만 되면 자꾸 우리쪽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떻게 된건지 글라스 하나가 떨어져서 깨졌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다운되었다.
친구들은 화가 나있었고, 종업원이 와서 깨진 유리잔을 치워주었다.

그리고 그 깨진 유리 파편 한가운데 얼음처럼 굳어서 서있던 나를 뻔이 다른 테이블로 데려갔다.
정말 국적을 불문하고 진상인 애들은 어딜가나 있나보다...-_-;;
거기서 뻔 친구와 인사하는 사이 낫과 옷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도착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상황을 전부 알게된 낫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클럽 밖에서 그 남자애들이 나올때까지 30분동안 기다렸으니...ㅡ_ㅡ;
(낫은 싸움을 잘하지 못하지만 타고난 파이터다;;)
왠지 내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터지는 거 같아서 좀 미안해졌다.



"낫.. 뻔이 나 때문에 피곤했을거 같아"
"아니야, 그리고 내가 너 잘 돌봐주라고 그랬는데 왜 이런일이 생겼는지.."
"헉, 너 설마 뻔한테 뭐라고 한거 아니지? 진짜 그러지마! 뻔 잘못한거 없어"
"됐어, 나랑 뻔사이 일이니까 넌 신경쓸것 없어"
"너 진짜 뻔한테 화내면 너랑 말 안할거야"
"화 안났다고요~~"



뻔은 속상해서 화장실 가서 울었는지 코가 빨개져서 돌아왔다.
아 진짜 내가 남자였으면 그자식들 다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건데!!
하지만 이내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분위기는 모락모락 타올랐고, 나는 옷이랑 낫이 있기에 좀더 안심하고 분위기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즐기려고 하는 나의 계획은 내일 아침 일찍 깐짜나부리로 떠난다는 낫의 명령하에 ... 무산되고 말았다.


"야 란펑! 가자"
"으엥~ 나 더 놀고 싶은데.. 이제 시작이잖아!"
"우리 내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떠나야하니까 얼른~"
"시러어어어~~~~~더 놀래~~ 더 놀게 해줘어어어어~~ㅠ0ㅠ"



그러나 나의 절박한 외침은 옷의 건장한 팔 힘으로 나를 질질 끌고 가는 통에 힘없이 묻혀졌다.
밖으로 나오자 낫의 남자사람 친구들이 다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여자애들이 놀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주는거란다.
다들 별로 클럽을 안좋아 하신다고..


나는 뻔과 너무너무 아쉬운 작별을 하고..
뻔은 회사 때문에 우리와 같이 깐짜나부리에 가지 못했다.
정말 깐짜나부리 같이 갔으면 더 재밌었을 텐데!! 이렇게 외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옷은 침대 위로 쓰러지면서 중얼거렸다.



"란펑 씻고 자라"
"야~ 나의 첫날밤을 이대로 날려 버리라는 거야?"
"내일 우리 아침 9시에 출발하니까 빨랑 자야 일어나지!"
"아쉬워 아쉬워!! 좀 더 놀아줘~!!"
"할머니 주제에 체력만 좋아서는.."
"뭐.시.라? 할머니이~?"



나는 일단 누워있는 옷을 향해 드롭킥을 날렸다.
그리하야 새벽 2시에 아유타야 호텔방에서 시작된 육탄전.
베개와 이불 총동원 되서 레슬링 한판이 벌어졌다. 녀석은 힘을 쓰려고 하고 나는 스피드로 도망다니면서 베개로 잽을 먹였다.
얼마나 난리쳤을까 결국 나는 침대 아래로 떨어졌고, 항복을 선언했다.



"아야야... 너 진짜 매너없이.."
"그러게 누가 댐비래? 쯧쯧.."
"아고고.. 내 꼬리뼈..."
"먼저 안씻을거면 나 먼저 씻는다"
"스톱!! 레이디 퍼스트도 모르냐!"



나는 서둘러 욕실을 사수했고, 씻고 나오자 이녀석은 어느새 곯아떨어져 있었다.
아 정말 자기 싫었지만, 그래도 내일엔 깐짜나부리엔 가야하니까..
자기 싫다고 튕겼지만, 침대에 쓰러지자마자 나는 기절해버렸다.




내가 사랑한 아유타야.. I'll be back!!





.....to be continued



 
12 Comments
zoo 2010.09.02 00:02  
친구분들과의 좋은 시간 보내시다가 정말 황당하셨겠어요.
큰사고없이 잘 마무리되서 다행이네요^^
근데 정말 함께 자리했던 현지 여성분들이 다들 미인이시네요^^
옌타포 한번 먹어봐야지 했었는데, 어떤 맛인지 더 궁금해졌어요^^
Lantian 2010.09.02 00:09  
정말 기분좋게 놀고 있었는데 그3인방 때문에 완전 김샜어요..
그래도 더 크게 확대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이것도 일종의 가벼운 헤프닝이겠죠?
정말 다들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예뻐요. 눈도 초롱초롱하고 피부도 좋구요~
특히 뻔이라는 여자애는 정말 처음 봤을 때 "헉"했다니까요.. ㅎㅎ
제가 남자면 분명 댓쉬했을거예요!
옌타포는... 이후 후기에 한번 더 출연할 예정이라.. 그때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드릴께요 ^^
열혈쵸코 2010.09.02 00:44  
오~ 왠지 알콩달콩 바람직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
저렇게 많은 친구분들과 재미있게 보내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안좋은 사건은 잊어버리세요~
Lantian 2010.09.04 00:15  
정말 저날 아기자기하고 도란도란 놀았죠.
그렇게 시끄럽고 떠들썩하진 않았지만 재밌었어요 :)
한국에선 저렇게 많은 사람들하고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확실히 외국이라 그런지 저도 처음이었어요 저리 많이 모여서 논건요 ㅎㅎ
이미 그 사건은 제게 아웃 오브 안중이 되었답니다 =]
샤라라 2010.09.02 19:14  
요즘 Lantian님 글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답니다~Lantian님 구남친 얘기할때, 일본 유학중에 만났던 제 태국인 구남친과의 잡다한 에피소드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구 친구들과의 추억에 잠기기도 했구요T-T 유학중에 많은 국적애들을 만났지만 태국 아그들처럼 따뜻한 애들은 접해 보질 못 했던 것 같네요..
그나저나 뻔, 제 스탈입니다 ㅎㅎ
다음 여행기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얼렁 올려주세요^-^*
Lantian 2010.09.04 00:17  
태국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비슷한거 같아요.
아니라고 말해도 역시 개구지고 쓸데없이 배려심 많은 부분은 아마 공통되지 않을까 싶네요 :)
저도 정말 수많은 국적 애들을 만나봤지만, 태국애들만큼 따뜻하고 잘 챙겨주는 애들은 못본거 같아요. 정말 이번에 갔을 때 너무너무 환대받고 와서.... 태국이 더 좋아져 버렸어요 :)
앗! 샤라라님 저랑 같은 취향~ *-_-* 저도 뻔 완전 제스탈입니다 ㅋㅋㅋ
여잔데도 뭔가 두근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옌과제리 2010.09.03 11:14  
여기에오니 비아창과 비아씽도 보게되는군요.
현지친구분들과의 좌우충돌이야기전개가 재미있습니다.
Lantian 2010.09.04 00:22  
비아창 마시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른것 보다 이 비아창 맛이 아직도 생생한데... 흑~언제 다시 마실 수 있을까요?
제가 비아창 사러 세븐일레븐을 3번밖에 못가봐서... 아.. 다시 가보고 싶어요 ㅠㅠ
정말 쾌적하고 모든게 다있던 편의점이었는데...
아직도 풀지 못한 에피소드가 잔뜩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ㅎㅎ
jbrother 2010.09.03 16:13  
오~~  기다렷던  게  이제사 떳네요

발랄한 글을 보면 저도 잠시 즐거웠어요    일반 여행기와는 다르잖아요
로컬의 세상을  엿보는 재미가




Lantian 2010.09.04 00:33  
사실 저도 풍경사진도 좀 찍고, 여기저기 음식사진이나 정보관련해서 많이 찍어보려고 했는데요.. 제 카메라엔 사람빼면 시체더라고요..-_-; 줄창 친구들만 찍어댔으니..
여행이 아니라 그냥 MT다녀온 기분이네요 ㅋㅋㅋ
자 저와 같이 태국 MT의 세계로~~ ㅎㅎㅎ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9.05 07:06  
아~재미있당.....란펑~~~~
Lantian 2010.09.06 19:31  
ㅋㅋㅋ 저 별명이 마음에 드시면 제가 양보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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