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태국 야그 8 - 치앙마이 트레킹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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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의 태국 야그 8 - 치앙마이 트레킹 둘째날

시와 0 794
2002. 5. 30.(목)

일어나자마자 투덜이 로버트의 불평이 시작된다. "개구리 소리에, 소 우는 소리에, 사람들 코고는 소리에, 나 정말 한숨도 못자써!!!"

짜슥~~ 난 한번도 안깨고 잠만 잘 잤구만, 까탈스럽긴....

아침을 먹고있는데 숙소 쥔 할머니가 오시더니 손목에 팔찌를 두개나 감아주신다. 늘 담배 파이프를 물고계시는 카리스마 넘치는 할머니... 어제 이집 며느리가 하도 곱게 생겼길래 갖고있던 머리핀을 꽂아주고, 꼬맹이한테는 이쁜 목걸이 볼펜을 줬었는데 아마도 그것 때문인것 같다. 모 그리 험한길은 아니지만 길떠나는 날 아침에 팔찌를 채워주면서 무엇인가를 기원해주니까 기분은 좋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안전한 여행을 빌어주었던게 아닐까...

가이드한테 첨보는 벌레랑 식물들 얘기를 들으면서 시원하게 그늘진 오솔길을 지나 한참을 걷다보니 제법 큰 폭포가 나온다. 물속에 들어가서 첨벙첨벙 놀았는데 아침부터 계속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인지 으~~ 장난아니게 춥다. 폭포를 지나 중간중간 냇가에서 고기도 잡고, 몇개의 카렌마을을 지나다 보니 어느새 산행은 끝이란다. 정글 크레킹이라고 해서 쩜 쫄았었는데 에이~~ 별거 아니자너~~^^

대기하고 있던 차로 이동해서 맛없는 볶음 국수를 먹고 젖어도 되는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bamboo rafting 장소로 갔다. 이름이 쩜 거창한데 걍 '얕은물에서 뗏목타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듯.

물이 넘 얕다보니 서로 밀쳐서 물에 떨어트리기도 하고 자발적으루다가 뛰어들기도 하면서 내려가는데 잠시 그쳤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예 좍좍 쏟아붓는다. 비가 넘 내려서 강가에 잠시 뗏목을 대놓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자니 엄청 춥다. 물속이 더 따뜻하다는 말에 속는셈치고 들어가보니 구라가 아니었다. 장대비를 맞으면 흙탕물속에서 신나게 첨벙거린것까지는 좋았는데... 알고보니 간간히 떠내려오는 큰 덩어리들이 죄다 코끼리 똥이었다. -- 똥물에서 조~~~타구 논셈이다. --

뗏목으로 코끼리 타는 장소에 도착했더니 누군가가 작은 와인 한병을 준다. 으실으실 추울때는 술이 최고라나.. 술한병 손에들고 한량같은 모습으로 폼 잡고 코끼리 위에 앉아있을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일부러 술을 아껴먹고 남겨서 코끼리 등에 올랐다. 그!러!나! 들었던거보다 코끼리타기는 훨씬 더 만만치가 않았다. 낙타만큼이나 불편했다. 일단 높아서 무섭고, 앉아있는 의자가 삐딱해서 자세가 전혀 안나오는데다가 손에는 술병까지 들고...게다가 코끼리 귀 뒤에 붙어서 피를 빨라먹는 넘들이 있는데 것들땜에 코끼리가 코로 자꾸 진흙을 쏘아대는 바람에 꼼짝없이 그 흙을 다 뒤짚어 썼다. -- 20~30분을 코끼리 위에서 건들거리고 나서야 땅에 발을 디딜 수가 있었다. 와인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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