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담하는 자...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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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하는 자...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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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 투어 배 시간이 맞지 않아 우리는 즉석에서 일정변경을 합니다.

이곳에서 가까운 왓포라는 사원 구경을 가기로 말입니다.

선착장을 빠져나와 혼잡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갑니다.

자... 이제 즉석에서 일정변경을 했습니다.

여기까지 잠시 배타고 왔으니 '운하 투어다.' 생각하면 이게 바로 운하 투어입니다.

세상은 모두 내 마음 속에 있고 만물이 모두 내 마음이 정하는 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한낮의 햇볕은 무척 따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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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결정하면 단순하게 먼저의 계획은 바로 잊어버립니다.

마음속에 넣고 있어야 속만 상하잖아요.

방콕은 이렇게 이정표가 잘 되어 있습니다.

Pho는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의미하는데 왓포는 국수 먹는 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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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산다는 정 선생 부부와의 동행은 부담이 없어 좋습니다.

나이도 그렇고 그분 내외도 부부의 첫 단독 자유여행이라 우리처럼 정보가 없습니다.

그러니 서로 아무 부담없이 걸어다니면 그게 여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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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분이 아는 정보였던 운하투어도 시간이 맞지 않자 바로 스케쥴 변경을 하여 왓포를 보기로 합니다.

선착장에서 왓포로 가는 길은 무척 복잡합니다.

보도를 가득 메우고 골동품 같은 것을 내놓고 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황학동 모습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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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에는 멋진 건물이 담 너머로 보입니다.

아마도 왕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담장 위의 저 문양... 어디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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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바로 이웃나라인 앙코르 제국의 궁전이었던 프레아 칸에서 보았습니다.

시엠립에 있던 "신성한 검"이라는 의미의 왕궁인 자야스리라고 하는 프레아 칸입니다.

가루다가 벽을 지키고 그 위에 태국 국왕이 거처하는 왕국의 문양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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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물놀이하고 노는 왕궁 안으로 들어와 봅니다.

저 문양 속에는 부처님이 계십니다.

아~ 월담하는 자 그 누구인가요?

월담하는 자를 혼내시려고 그랬을까요?

아마도 이 부근의 나라는 저런 문양이 왕궁 담장의 인테리어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어찌 부처님보고 담장 위나 지키라 그러고 인간인 왕은 궁궐 안에서 편히 잠을 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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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왕이 거처하던 당장 위에만이 아니고 내부건물에서도 같은 문양의 벽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안에는 옛날 아유타야의 침공 때 벽감안에 계시던 부처님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유타야에서 모셔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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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의 뱍감에는 아직 부처님이 남아 계십니다.

한마디로 부처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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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 가는 길은 길거리에 벼룩시장이 섰습니다.

우리 눈에는 그렇고 그런 물건이지만 그들에게는 소중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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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으로 보이는 많은 물건이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모습을 보고 다니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물건은 거의 사지 않습니다.

젊은 시절 해외에 다녀오며 신기한 것에 반해 물건을 여러 차례 사왔지만 지금 그 물건은 어디에 박혀 있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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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는 다른 문화, 생각, 생활방식이지만 비록 다르더라도 조금씩 다가가서 알아간다는 일은 대단한 경지에

올라야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여행은 주로 눈으로 보고 다니는 것에 치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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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 마음속에 깊게 자리 잡은 편견과 선입견을 과감히 버리고 그들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아주

단순한 일입니다.

 

왓포사원 입구에는 커다란 석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습이 도교사원의 석상처럼 느껴집니다.

허리 자세가 마치 "숭구리 당당~~"이라는 춤을 추는 듯하여 혼자 픽~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모 개그맨이 허리와 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추었던 춤 있잖아요.

아닌가요? 요즈음 인기있다는 봉 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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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나 혼자만의 색안경을 과감히 벗어던질 때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어느새 그들이 성큼 내 곁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색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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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의 입장료는 50밧입니다.

정 선생이 우리 입장료까지 냈습니다.

정 선생께서 나중에 귀국 후 직접 배 농사를 지으셨다고 맛난 배도 한 상자를 우리 집에 보내셨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고마운 분을 이번 여행지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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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색안경을 벗어야 그들에게 다가간다고 했는데 태국은 햇볕이 너무 따가워 색안경을 벗기가.....

죄송합니다.

계속 쓰고 다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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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와는 다른 모습의 절로 들어왔습니다.

우리의 절은 자연과 하나가 된 모습으로 무척 고즈넉한 맛이 있는데 이곳은 그냥 지은 듯합니다.

하긴 ... 평지에 지은 절이 무슨 자연과 동화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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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모양의 탑은 스리랑카의 형식이지요.

옛날에는 불교의 발상지를 스리랑카로 인식하였지요.

탑의 끝 부분이 너무 뾰족합니다.

하늘이 불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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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새는 일생의 단 한 번 마지막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가시를 찾아

다니다가 가시를 발견하면 자신의 가슴을 가시로 돌진하여 찔리고 붉은 피를 흘려가며 마지막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죽어간다고 합니다.

설마 가시나무 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기 위해 탑을 뾰족하게 만들지는 않았겠지요?

가시나무 새가 이곳에 오면 평생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겠습니다.

 

佳人은 아직도 가시나무 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殺身成仁이 아니고 殺身成音정도는 되는가 봅니다.

새대가리의 생각을 어찌 인간이 이해하겠습니까? (새는 대가리가 표준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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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무리하게 굶다가 죽었다는 유명 패션모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인간의 마음이

그런 가시나무 새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왓포라는 사원 내부를 돌아다니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강물이 넓은 바다로 흐르는 것은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고,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은 그 형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울이 세상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것은 그 표면이 맑기 때문입니다.

                        여행자가 그곳과 하나가 되는 방법은 무념무상입니다. 

          

 

10 Comments
동쪽마녀 2010.05.31 18:22  
저는 길을 헤매다 헤매다 결국 왓 포를 못 보았습니다.
작년에 방콕에 머물러서 다시 한 번 갈 기회가 있었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가질 않았는데,
사진으로 이렇게 세세히 보니 좋습니다.
왓 아룬하고는 참 그 느낌이 다르구먼요.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佳人1 2010.06.01 08:25  
우리도 그곳을 가고자 하여 간 것은 아닙니다.
운하투어를 하겠다고 갔다가 시간이 맞지않아 간 것입니다.
여행이란 그런게 아닌가요?
옌과제리 2010.05.31 20:49  
사진으로만 보아도 왓포속에 제가 있는듯합니다.
무릇 발품팔아가며 이곳저곳 구석진곳까지찾아가는 여행이 참다운 여행이 아닌가 싶네요.
정겨운 사진 잘보았습니다..
佳人1 2010.06.01 08:27  
이야기 속이지만 우리는 함께 여행을 하는 겁니다.
이번 여행 한 달간은 걷거나 시내버스만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사실 경비도 아끼고 버스가 택시보다 더 안전하니까요.
zoo 2010.05.31 22:12  
물놀이 하는 아이들 사진이 참 좋고 인상적입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佳人1 2010.06.01 08:28  
네...
시엠립 유적군을 돌다보면 아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이 50년대 우리가 어린시절 그냥 개울에서 놀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plantubig 2010.06.01 08:30  
일본 교토지역을 여행 했을때  나무로 지어진  아주 오래된  사찰을  가보았던 적이 있었읍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불공을 드리고 있었읍니다.

그때  젊은 일본인 부부에게  무엇을 서원 했고  기도 하였느냐고  물어보니

직장에서의  승진과 부모님들의  안녕과 자녀들의 건강 등등이라고 했읍니다.


대만의 용산사에서도 수많은  불자들을 보았읍니다.

젊은  남자분께  왜 ,  무엇을 기도 하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택시운전을 하는데 무사고와  임신중인 아내의 건강과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홍콩  스탠리베이의  작은  절에서  유럽처녀에게도  물어 보았읍니다.

여행하면서 새로 사귄 영국인 남자친구와 잘되게 해 달라고,  다음 학기에는 꼭  스칼라쉽을  받게,,

또 부모님의 건강과 무사히  홍콩여행을 끝낼수 있게  빌었답니다.


지난 초파일 날 파주  보광사에서 만난  아주  늙으신 할머님께  여쭈었읍니다.

60살 넘은  아들부부와 손주들의 건강  그리고  병중에 있는  할머님의  동생분을 위해 불공을 드렸다고 합니다.


저도  절에 가면  우선  어머님의 무병장수와  동생부부들의 건강과  富. 조카들의  학업과  저의 안위를  위해  불공을 드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그만그만한  서원을 품고 사나봅니다,

거창하게  인간의 원죄니,,,생노병사의 근원적인  문제니,,,국가의 안보니, 세계평화니,,,,하는것이 아니고,

가장 인간적이고  일차원적인  것들을 간구하면서요.


사진속의 기도하고 간구하는  선남선녀의  기도내용이 궁금합니다.

무얼  서원하며  촛불공양을 하고 있는지요-------


새로운  유월의 첫날이 열리고 있읍니다.

뜻깊은 하루,,,한달이 되시길 바랍니다.
佳人1 2010.06.02 09:21  
세상 어느 곳에 사나 사람이 바라고 원하는 것은 몇 가지로 압촉이 될 것 같습니다.
건강과 재물..... 그리고 하는 일...
우리에게도 건강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고 이제 이렇게 여행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지요.
아무리 오래 살아도 건강수명이 중요한 듯합니다.
누구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으며 오래 산 들 폐만 끼치는 일이 될것입니다.
내 힘으로 이렇게 다니다가 자식들에게 짐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운장 2010.06.01 23:38  
담위의 부처상은
외적의 침공때 불력으로 왕궁을 수호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나라의 팔만대장경도 위와같은 뜻으로 봉안된 것으로 알고있읍니다
전쟁은 인간이 하면서 신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한 소치이지요
佳人1 2010.06.02 09:22  
관운장님의 말씀이 정답인 듯합니다.
불심에 기대어 안녕을 도모하기 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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