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와 날자의 태국여행 12 - 나이쏘이, 수상버스
태국 방콕 여행 2010년 1월 29일 ~ 2월 5일
2월 2일
위만멕 궁전 앞에서 택시를 탔다.
숙소에 맡겨놓은 짐을 찾으러 다시 루프뷰로 왔다.
그런데 종다리, 반짝 아이디어를 낸다.
우리 어차피 다시 택시 탈 거잖아.
그런데 기본 요금 드니까, 이 차 잠깐만 세워달라 하고 그 사이 내가 짐을 갖고 오고
이 차 그대로 타고 람부뜨리 로드로 가면 안 돼?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택시 아저씨께 짧은 영어로 말씀드렸지만, 아저씨는 영어를 모르시는 듯 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케저케 뜻을 통해 목적한 바를 이루었다.
해외 여행을 준비하며, 의사 소통에 대한 걱정을 하기 쉬운데.
막상 닥쳐보면 정말 통한다.
예전에 내가 중국에서 혼자 여행을 할 때, 정말 인상적인 일이 있었는데....
사천성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정말 백발의 할머니를 만났다.
프랑스인이셨는데, 혼자 배낭여행 중이시라는 거다.
중국어라곤 니하오(안녕하세요)와 쎼쎼(고맙습니다)밖에 모르시는 것 같았다.
심지어 중국은 태국보다 더 영어가 안 통하는 나라다.
그 할머니의 용기와 도전정신에 정말정말 감명을 받았다.
나도 저렇게 늙을 수 있을까......
우리가 갖는 두려움의 실체는 사실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두려움 그 '자체'인 것 같다.
어쨌거나 그렇게 우리의 목적대로 그 택시를 타고 람부뜨리 로드로 왔다.
일단 밥을 먹어야 한다.
람부뜨리 로드의 노천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별 생각없이 자리 잡은 거였는데,
알고보니 채식 식당이다.
흠.... 난 '육식 인간'인데.....
(내 친구는 나를 '고기고기 인간'이라고 부르더라....ㅡㅡ;;)
내가 시킨 그린 커리와
종다리가 시킨 파인애플 볶음밥...
늘 말하지만,
태국의 음식은 정말 맛있다.
이렇게 길거리 식당이라고 무시할 게 못 된다.
종다리는 파인애플 볶음밥 맛있다고 쩝쩝 입맛을 다신다.
밥을 먹고 나서 식당 바로 옆의 과일 가게 겸 카페....
핸드메이드 요구르트라기에 먹고 싶은 건 먹고 죽자!!!는 심정으로 또 주문했다.
달달한 타이커피도~
우리가 흔히 먹는 요구르트보다 더 묽은 느낌.
이렇게 배터지게 먹고,
낸시 마사지에서 마사지 받고
수상버스를 타기 위해 파아팃 거리로 나왔는데.
종다리가 바나나구이가 먹고 싶단다.
작은 바나나구이가 10바트에 네 개....
맛이 상당히 좋다.
표면은 군고구마 같기도 하고....
바나나구이를 들고 걷는데 유명한 국수집 '나이쏘이'가 눈에 확 띈다!!
"어!? 나이쏘이다.
나 이거 먹을래, 먹어야 돼. 여기 되게 맛있대!!!!"
그러자 종다리 정말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너 배 안 부르니?"
종다리는 뭐 이런 애가 다 있냐는 눈빛이다.
지금껏 나처럼 많이 먹는 여자는 본 적이 없단다.
쳇!
그래도 내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자,
그럼 한 그릇만 시켜서 나 혼자 먹으란다.
나이쏘이의 유명한 소갈비국수.
정말 예술이다.
내가 사랑하는 고기도 듬뿍~
고기도 완전 부드럽고.
면발은 당면과 쫄면의 중간 느낌?
식감이 좋다.
더운 날씨지만 따뜻한 국물을 먹는 것도 좋다.
역시 '이열치열'ㅎㅎ
날 한심하게 바라보던 종다리도 맛을 보더니....
맛있다고 자기도 먹겠단다.
결국 같이 먹을 거면서 꼭 나만 먹깨비 취급한다. ㅡㅡ;;
이제 다음 숙소인 티볼리 호텔로 가야 한다.
여러 가지 교통수단을 골고루 이용해보고 싶다는 종다리의 의견을 수렴하여
짜오프라야 강의 수상버스(짜오프라야 익스프레스)를 타고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싸톤 역까지 가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우리가 수상버스를 탈 곳은 파아팃 선착장.
수상버스란 낯선 교통수단이라 살짝 긴장했으나,
선착장을 찾기도 쉬웠고.
표 사는 것도 쉬웠다.
지도를 보여주며 싸톤 선착장을 찍었더니 표를 내주더라..
이런 배를 탄다.
정체도 없고 신호등도 없으니 무척 빠르고 시원했다.
라마 8세 다리도 보이고.....
시간 관계상 보지 못했던 왓아룬도 보인다.
빛의 방향으로는 왕궁쪽을 찍는 것이 훨씬 잘 나오겠지만,
그래도 못 본 곳을 봐야지.
슬쩍 쳐다본 왕궁쪽 풍경도 멋졌다.
여기서 정말 인상적인 태국 아저씨를 만났다.
인자하신 인상의 그 아저씨는 우리가 여행객인 걸 알고,
좋은 풍경 포인트를 알려주셨다.
너무도 친절하셔서,
태국의 이미지도 덩달아 좋아졌다.
그리고 사원을 지나칠 때마다 합장을 하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시는 듯 했다.
그 모습이 너무도 경건해 보여서,
종교가 특별한 의식이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일 때 더욱 빛난다는 것을 느꼈다.
점점 높은 빌딩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싸톤 선착장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