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콰이강의 다리

佳人1 16 1371

18652B0E4BE10C672C9409

 

 

오늘 여행에 참여한 한국인은 모두 8명입니다.

그 중 두 팀 4명은 젊은 사람이고 그리고 우리 부부와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부부입니다.

아무래도 나이 때문에 우리 부부와는 더 친밀하게 가까이할 수 있는 처지입니다

처음으로 짧게 자유여행을 온 부부라고 하며 결과적으로 다음 날 시내 구경도 함께하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콰이강의 다리에 왔습니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나 사실과 들어맞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냥 그 상상을 하며 철교를 건너봅니다.

아울러 오늘은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지요.

젊은 시절 누구나 한 번 쯤 불어 보았을 휘파람을 불면서 말입니다.

 

2031EC044BE11C5A07544F

 

아래 열차는 관광객을 위한 임시 오픈 열차로 그냥 관광객을 태우고 다리만 건너갔다가 오는 것이라고 하고,

우리는 100밧/1인을 내고 실제 운행하는 열차를 타고 이곳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여 

뗏목 타기와 코끼리 타기를 하고 폭포구경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1231EC044BE11C5B087DD0

 

콰이강의 다리는 이곳이지만 "콰이강의 다리"라는 미국 영화는 사실 이곳에서 촬영한 게 아니랍니다.

태국도 버마(미얀마)도 아닌 엉뚱한 나라인 스리랑카에서 세트를 직접 만들며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원래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스리랑카의 촬영장은 아는 사람이 없고 엉뚱한 이곳이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재주는 스리랑카가 부리고 돈은 태국에서 벌고 있습니다.

원래 세상 일이란 꼭 제대로만 돌아가는 게 아니죠?

 

 

스리랑카에서 촬영할 때 500여 명의 일꾼과 수십 마리의 코끼리를 동원해 8개월간 다리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렇게 만들어진 다리는 영화촬영을 위하여 아래 사진처럼 폭파당했지요.

 

 

이 영화는 실제로 이 지역 포로수용소에서 수용되어 8개월간 교량 건설에 동원된 필립 투시 대령의 이야기를

피에르 블레라는 프랑스 작가가 정리하여 쓴 소설을 미국에서 판권을 사서 영화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1731EC044BE11C5F094EFD

 

영화의 주 내용은 2차 대전 중 일본군이 갑이고 주로 영국군인 포로가 을로 설정된 공사판 이야기입니다.

갑과 을의 관계는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아는 불평등한 관계지요.

 

콰이강의 다리에 설정된 갑과 을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공사판의 갑과 을이 아닌 그야말로 이런 완전한

갑과 을의 관계는 없지만 모든 일이 다 갑의 "생각대로 하면 되고"는 아닙니다.

 

1531EC044BE11C610AE3AE

 

일본군 포로수용소 소장인 사이토 대령, 그리고 영국 공병대 출신 포로인 니컬슨 대령과 미군 포로인 쉐어즈

중령, 그리고 이름을 알 필요도 없고 알아도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많은 사람이 포로와 일본군으로 출연한

이 영화는 바로 이곳 콰이강에 다리를 건설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다리 위에 서서 쭉 지켜보겠습니다.

옴마나... 제 모습이 마치 사이토처럼 보입니다.

 

124C510C4BF8DC86370FE9

 

그러니 갑의 대표는 사이토고 을의 대표는 니컬슨인 셈입니다.

다리 건너에는 그때를 추모해 폭파장치가 있었던 장소로 추정되는 곳에 자비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고

왕생의 길로 인도한다는 관세음보살상이 있습니다.

  

1831EC044BE11C630B29FB

 

그럼 영화로의 여행을 시작해 봅시다.

 

2차 대전 막바지에 이 다리가 있는 인근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영국의 공병대가 포로로 붙잡혀 수용되며

일본군 소장은 바로 태국과 버마를 잇는 다리공사에 이들을 얼씨구나 좋다라며 투입합니다.

인건비가 전혀들지 않는 공사는 모든 사업자의 꿈입니다.

공사판에서 노임도 없이 사람을 쓰는 일... 정말 갑의 입장에서는 미치도록 행복하고 좋은 일입니다.

 

두 달 만에 공사를 마쳐야 하는 소장은 급한 나머지 장교를 포함한 모든 포로를 공사에 투입 할 것을 지시하고

영국군 공병대 대령은 제네바 협정을 내세우며 장교는 노역에 투입 할 수 없음을 내세우며 버팁니다.

당연한 갑의 지시에 세상물정 모르는 원칙주의자인 답답한 을의 버티깁니다.

물론 당연한 제네바 협정이지만....

 

2031EC044BE11C640CFAC2

 

여기서 갑과 을의 첫 번째 갈등.

힘을 내세우는 갑이 버티기 작전에 돌입한 답답하기 짝이 없는 원리원칙주의자인 을을 꺾을 수 없다는 점.

결국, 독방에 가두고 난리를 치지만 대령의 버티기와 나머지 영국군 포로의 조직적인 사보타지는 일본군

소장을 곤경에 빠뜨리고 니컬슨 없이는 다리 공사가 물 건너 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이토는 속으로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다시 영국군 대령인 니컬슨을 협상자리에 끌어들이고 결국, 그의

말대로 장교는 노역에 열외를 힙의합니다.

아니꼽고 더러워도 어쩝니까? 갑의 처참한 패배지요.

 

1231EC044BE11C650D81A3

 

아무리 강한 갑도 상황에 따라 을을 이기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답답한 벽창호 같은 영국군 대령은 아주 튼튼한 다리를 만드는 것에 올인합니다.

바로 튼튼한 다리 건설은 대령의 영혼이고 공병대의 명예를 세우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제적 정세나 자신이 조국에 어떤 해악을 끼칠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로 오직 공사판에 잔뼈가 긁은 벽창호는

무조건 튼튼한 다리 건설만이 인생의 목표이지요.

좋게 표현하면 장인정신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꼴통입니다. 

 

1531EC044BE11C670EC510

 

평화 시에는 튼튼한 다리를 건설하는 일이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전시에 적국이 사용할 다리는.....

이 다리는 일본군에게 유리하게 이끌 무기가 되는 다리가 아니겠습니까?

보살님~ 佳人의 말에 동의하십니까?

 

1631EC044BE11C6A0F194A

 

여기서 니컬슨 대령의 행동을 정신 나간 일이라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미군 포로인 쉐어즈 중령....

영국인과는 매우 다른 꾀병을 핑게로 일도 하지 않는 뺀질이 기질이 있는 현실주의자이죠.

여기서 영국인과 미국인의 다른 성격을 살짝 볼 수 있지요.

 

결국, 쉐어즈 중령은 수용소를 탈출하고 이곳에 다리 건설 사실이 연합군에 알려지며 영국군은 이 다리를

폭파하기 위해 특공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합니다.

영국군 포로가 건설하는 다리를 영국군 특공대가 투입되어 폭파한다는 기묘한 왜곡이 일어납니다.

 

1631EC044BE11C6B10701B

 

결국, 마지막 장면은 군수품을 가득 실은 일본 기차가 바로 우리가 걷고 있는 콰이강에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게 되고 마침 수위가 낮아지며 이 다리를 폭파하기 위한 폭약이 장치된 폭파용 케이블을 발견하고 다리를

지키려는 니컬슨대령의 이해하기 어려운 마지막 승부가 벌어지며 니컬슨대령은 오히려 총탄을 맞고 폭파장치

스위치에 난해한 얼굴 표정연기를 하면서 쓰러지며 뿌린 자가 씨를 거둔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다리에 불에 그을었던 자국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혹시? 

 

1931EC044BE11C6D11E9AA

 

영화답게 극적으로 기차가 통과하는 시간과 절묘하게 맞추어 폭파됩니다.

정말 감독의 지시와 짜여진 각본에 움직이 듯 정확한 시간에 말입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이지만 옛날 이 영화를 볼 때 이 장면에서 관객은 모두 일어나 손뼉을 쳤습니다.

마치 내가 직접 폭파 스위치를 눌러 일본군에게 복수 하듯이... 

 

1937D3044BE11D02068E5C

 

이제 다리를 다 건너았습니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영화 한 편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1437D3044BE11D0607591F

 

다리 건너편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초소가 있습니다.

아마도 예전에 일본군이 다리를 지키기 위해 초소를 만들고 지켰을 곳이지요.

 

1637D3044BE11D0A088EF5

 

초소 안에는 누가 있을까요?

앗! 낯익은 사내가 초소 안에 있군요.

일본군은 아니지만 한국인이 초소를? 네 바로 못난이..... 접니다.

아까 처음에 등장인물을 소개할 때 제가 지켜보겠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14756F034BE129A8577235

 

이제 다시 다리를 건너 돌아갑니다.

 

1937D3044BE11D0C09E364

 

만약 "콰이강의 다리"라는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이곳에 올 이유도 없고 이곳을 알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곳은 그냥 방콕에서 양곤으로 가는 기차길 중 태국 칸차나부리의 조그만 시골이었겠지요.

 

1837D3044BE11D0D0AC828

 

다리를 건너오며 아까 보았던 전쟁박물관입니다.

그 아래는 수상 식당이 있고 이 다리 아래로는 관광객을 싣고 콰이강을 모터보트가 부지런히 오르내립니다.

 

1137D3044BE11D0F0B91FB

 

많은 관광객이 늘 다리 위에서 북적이고 열차도 가끔 다니는 곳이라 중간에는 대피장소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1137D3044BE11D100CA793

 

그 아래로는 콰이강의 물이 넘실거리며 오늘도 흘러 갑니다.

이곳을 오늘도 수천 명의 관광객이 꼬리를 물고 들어 옵니다.

16 Comments
태국여행러브 2010.05.24 19:17  
우와.........첫번째 가인님 글에 첫번째 댓글을 달수 잇다니...기분 좋네요
이럴땐...늦은 퇴근시간이 도움이되네요..ㅎ

하루하루 가인님 글 읽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몇년전 간 깐짜나부리 꼭 한번 다시 가고픈 추억을 남겨준곳인데
가인님을 통해 다시 보게되니 좋네요..
근데 혹시 작년8월쯤에 사무이에 안 가셨는지요?
거기선 봰 부부 배낭여행자 분들이랑 느낌이 너무 비슷해서요
사진이 정확히 나온게 없어..아무리 애써 기억을 더듬어도 긴가 민가해서요?
ㅎㅎㅎ
그때...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살수 있음 행복하겠다 생각했는데
가인님보면서 제 미래를 꿈꿉니다..^^
행복한 여행 많이 하세요....ㅎ
佳人1 2010.05.25 14:44  
태국여행러브님~
감사합니다.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님께서는 나중에 우리 부부보다 더 멋지게 사실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젊은 시절 이런 여행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zoo 2010.05.24 20:13  
와~ 중간에 가인님으로 보이는 흑백 연필스케치 너무 멋있고 좋아 보입니다.
사진도 멋지지만 한장의 그림도 멋진 추억이 될 것 같아서 담에 저도 꼭 그려달라고
하고 싶네요^^ ( 혹시 가격이 많이 비쌀까요?)
영화 제작 뒷얘기도 너무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감사합니다^^
佳人1 2010.05.25 14:46  
중간에 보이는 사진은 그림이 아닙니다.
젊으신 분들은 이 영화를 보신 분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관운장 2010.05.24 21:02  
어디서 새소리가 나는가 놀랐읍니다 콰이강의다리 주제가를 입혀 놓으셨군요
어떻게 다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을때 찍으셨나요
완전 시장판 이던데요
佳人1 2010.05.25 14:47  
이번에도 무척 많은 사람들이 다리 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너편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습니다.
주로 입구쪽에만 바글거리더군요.
날자보더™ 2010.05.24 21:56  
기차타기를 좋아하고 따라서 철로도 좋아해야하는(?) 저는
사진으로 열심히 저도 가보고 보았던 이것저것을 복습했습니다.
콰이강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해서...영화한편을 skip해주셨나요?
이번회의 압권은 저 스케치속의 가인님이군요.
佳人1 2010.05.25 14:48  
네...
젊으신 분들은 이 영화를 거의 못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간단히 올려 보았습니다.
열혈쵸코 2010.05.24 22:10  
저도 아직 영화를 보지못했습니다.
가인님의 이야기를 읽으니... 이미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佳人1 2010.05.25 14:50  
열혈초코님도 못보셨군요?
예전에는 일요일에 TV방송국에서 자주 틀어주었던 영화였습니다.
동쪽마녀 2010.05.24 23:23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따라 싸판 매남쾌를 걸으신 가인님의 센스가 돋보이십니다.
깐짜나부리, 이 번 여행에 가려고 계획 세운 동선 중 한 곳입니다.
가인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멋진 다리 걷기 였으면 좋겠어요.^^
佳人1 2010.05.25 14:51  
네...
한 번 철길을 걸어보세요.
비록 같은 철길이라도 영화의 내용을 알면 다른 느낌이 드는 곳이지요.
plantubig 2010.05.25 09:06  
다리 주변의 그림이  수년전 ,,1994년, 그리고 2002년과 2004년전 보다는 좀 번잡스러워 진것 같습니다.

세월이 조금은 흐른 탓도 있겠지만요

제가 처음 칸챠나부리를 여행 했었던 때가  1994년  1월 이었읍니다.

그때는  저 콰이철도를 건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번듯한 건물 보다는  모슬렘 복장을 갖춘 여인들이  잡다한 물건을 파는  상가(건물 안)정도가 큰 건물이었읍니다. 

강주변에 게스트 하우스 서너군데와 플로팅레스토랑이 있었구요.

그당시  다리 건너는 초입에서  찹쌀가루에  코코넛기름을 두르고 지진  빈대떡 같은걸 파는  처녀가 있었는데,,,

1밧에 꽤 여러개에 팔아서  동료들과 다 함께  맛보았기도 했는데,

이젠 그 처녀도 아이 두셋 딸린 아줌마가 되었겠지요,

제게는  특별히 석양이  아름다웠던 곳으로 기억되는 콰이철교......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하루 되십시요,
佳人1 2010.05.25 14:53  
여러번 다녀오셨군요?
그래도 그때마다 느낌이 다르시겠지요?
아... 석양이 정말 멋진 곳일 것 같습니다.
샤논 2010.05.26 23:52  
오오.. 가인님은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를 영화관에서 보신거에요?

전 아주어렸을때... 테레비로 봤었던거 같은 기억이... 칸차나부리 여행전에 한번 더 봤더랬죠... 음~ 정말 콰이강의 다리가 무너지는 장면에서 기립박수가 있었나요??
전... 뭐랄까... 쓰러지며 의지와는 달리 폭파스위치를 눌러버린 영국인 장교가 애처롭다고나 할까... 불쌍하고 어이없는 상황이라 기분이 착잡했는데... 가인님의 말씀대로 "장인정신"을 끝까지 지키려 했으니까요..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며 최선?을 다해야 했던 사이토에게도 연민의 정?이 느껴졌고..

음~ 하여튼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가인님의 여행기 덕분에 영화를 다시한번 본거 같네요~
佳人1 2010.05.27 09:35  
우리 세대는 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다리 폭파장면에서 대부부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이 영화의 크라이막스이고 폭파장면을 찍기 위한 영화였으니까요.
니컬슨 대령이 마지막 쓰러지며 짓는 얼굴 표정은 설명하기 어랴운 묘한 표정이지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