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여행일기를 꺼내다. [ 1편 여행은 사랑처럼... ]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합니다.
사랑은...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누구도 모르게 그렇게 찾아온다구요.
저의 첫 배낭여행도 그러했던거 같습니다.
순간적인 선택으로 시작된 설레임은
항공권 예약과 함께 필연적인 사랑이 그러한 것처럼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5월 20일 밤 11시 ( 인천-방콕 왕복 항공권 발권 )
오랜만에 쉬는 날...
나는 5월까지만 일을 하기로 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때마침 사촌동생도 6월 첫째주까지 일을 한단다.
우리 여행가자.! 라는 질문에 "그래 가자"라는 대답으로
사촌동생 창우와의 태국 배낭여행은 계획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바로 항공권을 검색하였고
그날 바로 예약을 마친다.
2008년 5월 22일
대한민국 대표 배낭여행자클럽 태사랑에 가입을 하다.
역시 배낭여행의 천국 태국 답다. 여행정보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다.
치앙마이도 가보고 싶고 푸켓도 가고 싶다.
2008년 5월 28일
태국 배낭여행 대표 가이드북 요술왕자님의 "태국" 구입
나는 "태국"을 사고 창우는 100배 즐기기를 사기로 한다.
2008년 6월 9일
태사랑에 질문을 던진다.
방콕에서 씨엠립을 거치지 않고 프놈펜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을까요? 육로로 가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들은...방콕에서 프놈펜까지 왜
육로로 가느냐는 것이다. 힘든 일정이라고 비행기를 타고 가라고
어떤 분은 쪽지까지 주시며 육로이동을 만류하시는데
그 답변을 본 때는 출발 전날..
어쩌랴 시간이 없는걸...
2008년 6월 10일
태사랑에서 함께가기 게시판을 통해
우리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두명의 친구들을 만나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만나면 인사라도 하자는 짧은 쪽지를 주고 받는 것으로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했으랴...
2008년 6월 11일
아침 6시 창우와 수락공항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다.
드디어 여행을 출발하는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 설레임이란 어릴적 소풍가는 전날밤과
비교할 수 없을 자유로움이다.
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 처음하는 출국수속이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잘 해낸거 같다. 첫 여행의 뿌듯함이 이런걸까?
나는 작년 이스라엘 성지순례 경험이 있지만
나보다 세살 어린 창우는 이번에 첫 해외여행이다.
그래서인지 그 설레임은 더욱 크다.
우리가 타고 갈 항공편은 홍콩을 경유하는 TG629편...
드디어 비행기가 출발할 시간이 되고
비행기에 오른다. 와~~~ 드디어 출발이다.
(창가에 자리를 잡았음에도 사진을 찍지 않았네요. 기내식도 분명 먹었을텐데...
그 사진도 없구요.^^; 첫 사진이 언제 등장할지...!)
비행기를 탈 때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 큰 구조물?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비행기를 몇번이나 타보았다고 말이다.
홍콩에 도착했다. 한시간정도 대기한 후 다시 방콕으로 출발을 한다.
안내방송으로 중요물품과 여권을 꼭 소지하고 내리라고 한다.
( 이 당시에는 다른 소지품들은 두고 내려도 되었답니다.
지금은 바뀌어서 다 들고 내리셔야 하구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또다시 여권검사를 하고 검색을 한다.
그런데 우리 앞에 있는 두명의 한국인 여성분들...
여권을 비행기에 두고 내렸단다. 방송을 잘 못들었나보다.
그렇게...홍콩에서의 짧은 만남을 끝내고
다시 방콕으로 비행기는 출발을 하고
멀지 않은 시간..방콕 도착이 가까워 졌는지 승무원들이
입국카드를 나누어준다.
내가 직접 입국카드를 작성하는건 처음이다.
(아시겠지만 패키지 여행에는 가이드가 미리 입국카드를 써서 나누어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영어로 써야 한다. 모르는 단어들이 이리 많은지..
두명이 머리를 맞대고 머리를 써봐도 칸을 다 못채우고
결국엔 앞자리에 앉은 친절한 한국 여성분의 도움으로
다 채웠음에도 불안한건 어쩔 수 없나보다.
드디어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입국심사를 위해 사람들을 따라 길을 나선다. 길이 꽤 길다.
심사대에 도착을 하니 길이 길게 늘어서 있다.
짧은 듯한 줄을 선택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옆줄의 두 여성분
홍콩에서 여권을 두고내려 당황스러워 하던 그 분들이다.^^
창우에게 가서 말을 걸어보라고...내가 독촉을 한다.
결국 못이기는 척 가서 말을 걸고...
카오산으로 간다는 그녀들에게 같이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하는데...좋단다. 그런데...
일행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했다고
곧 만날 것이라 했다. 그래서 카오산으로 함께 가게된 사람은
5명이 되었고, 택시비를 조금 아껴볼까? 했던 우리들은
택시 두대를 타고 카오산...정확히는 쌈센의 루프뷰 플레이스까지 가게 되었다.
그들은 루프뷰에 에약을 했다고 했고 나도 태사랑을 통해 좋은 숙소로 알고 있었고
우리는 예약을 한 숙소가 없었기에...
그들을 따르게 된 것이다. 그 두분의 여성분들은 나와 전날 쪽지를 주고 받았던
그분들이었다.
이런 우연이..이건 우연이 아닌거 같다. 우린 인연이었나보다.
그리고 여기서 나중에 만난 여행자가...
나의 첫 여행기에 등장하는 "희진이"다.^^
공항을 나서 택시를 타기 위한 짧은 시간 태국 공기와의 첫 만남...
숨막힐 듯 한 더운 공기에 우리와는 다른 향신료 냄새..
나쁘지 않은 냄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 이번 여행기의 첫 사진은 죄송하게도 제 모습이네요^^; 수완나폼 공항에서 택시 타기 전...)
처음가는 곳이라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더 크다.
택시는 작은 동네에 우리를 내려주는데...
미터요금이 있음에도 500밧을 내라고 한다.
이런것이 택시 사기구나...! 처음부터 실랑이로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그냥 500밧을 내어준다. 조금 기분이 나쁘게도 했지만
이 역시 여행이 주는 설레임을 이기지는 못하는거 같다.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루프뷰 플레이스
그들은 예약을 했고 우리는 그저 그들을 따라왔을 뿐이다.
방이 없다면 다른 숙소를 구하려 했는데
다행이도 방이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예약을 한 희진이는
5층, 우리는 3층에 방을 내어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희진이방에는 냉장고가 없는데 우리방에는 있었다.
예약한다고 다 좋은건 아닌가보다.^-^
( 높은 층은 이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올려준다. )
( 태국여행의 첫 숙소 루프뷰 플레이스 303호 )
( 깔끔하고 세련된 3층 복도의 모습...)
( 싱글침대가 두개 있는 트윈룸 1박에 550밧..깔끔하고 만족스러웠던 숙소 )
체크인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그들을 만나 식사를 하기 위해 카오산으로 향한다.
( 식사를 하러 가는 길..어느새 해가 지는 시간..어둠이 깔려온다. 삼센에서 방람푸로 가는 다리)
( 다리를 건너 우회전을 해서 잠시 걸으니 환한 조명과 함께 멋스러운..파쑤멘 요새가 보인다.)
정확히 도착한 곳은 카오산이 아니라 파아팃 거리
즉 나이쏘이국수집 옆에 있는 작은 식당
(에어컨이 있는 작은 식당입니다. 지금은 여행사로 변했구요.)
우리가 태국에서 하는 첫 식사다.
그런데 이곳에서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
24살 동갑내기인 안드로와 건이
난 그들이 카오산 터줏대감인줄 알았다.
태국에 도착한지 6시간이 채 안되었는데
우리는 5명의 여행친구를 만난 것이다.
잠시 여기서 처음에 만난 두명의 여자분들을 소개하자면
나이는 나와 동갑 고등학교부터 친구사이로
태국은 두번째 오는 것이라 한다.
(저녁을 먹고 처음 만나는 카오산의 모습...아직은 어리둥절이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
( 노천 카페에서 자유롭게 맥주한잔씩을 하고 있는 여행자들...참 편안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밥을 먹고, 카오산을 한바퀴 돌고...
우리들의 첫 숙소 루프뷰로 돌아온 우리들은 맥주 한잔을 하며
이야기 꽃을 나눈다. 우리가 오늘 처음 만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친해져 있었다.
다음날은 예정에도 없던 깐짜나부리 투어다.
우리와 함께할 멤버는...오늘 만난 5명의 친구들과
또다른 2명의 한국인...
우리를 포함 9명의 멤버다.
우리의 여행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날 줄이야...
그냥 방콕에 이틀정도 구경을 하고 프놈펜으로 가려고 했는데
우리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
다른 아이들도 방으로 돌아가고...이제 잠을 청해야 하는 시간
오늘을 잠시 돌아본다. 하루에 이렇게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까?
지금 이 시간 타국의 어느 작은 게스트 하우스 침대에 누워있는 이 순간이
꿈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내일 깐짜나부리 투어가..더욱 더 기대가 된다.^-^
오늘 하루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