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ogether ::: story 000. 준비하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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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짧은 일본여행을 마치고 여행의 열병에 시달리던 나에게 했던 그 사람의 제안.
"태국...갈래요?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어요."
처음으로 같이 떠났던 여행에서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곳에 함께 가자고 했고,
이제는 내가 그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그 곳"을 보러가게 된 것이다.
태국...
히키가 나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보여주고 싶어했던 나라였지...
첫번째는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던, 도피처로써의 태국이었고,
두번째는 즐거워서 눈물마저 나던, 그런 여행의 기억...
벌써 5년전이다.
돌이켜보면 코끝이 시큰해지는 후덥지근한 공기와,
늘 사랑에 마지 않았던 친구들이 있었던 나의 태국.
하지만 어째서인지 너무나 슬픈 기억이 가득했기에,
히키가 만들어 준 "한번의" 좋은 추억을 담고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그런... 곳이었는데.
2010년 1월,
한달사이에 마음이 굳어 방콕으로 향하는 티켓을 알아보고 있는 나였다.
티켓팅을 마치고 전에 없이 태국 가이드북을 두권이나 산다.
이동이 잦은 여행이 될 거라는 말에 온통 캐리어 뿐인 나의 여행파트너에 배낭을 추가한다.
그리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5년만에 그 애, 히키에게 전화를 걸어,
"hey...this is..."
"OMG, KAT!!! 너 태국 오는구나? 그렇지?"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5월이 그렇게 찾아왔다.
4월 말부터 격무에 시달리며 입안이 온통 헐어 밥도 제대로 못먹어가면서
오로지 비행기 타고 떠날 그날만을 기다리며 살았던 사람처럼 노련하게 짐을 싸고,
전날 마신 술로 정신이 멍한 상태로 공항으로 향하던 내 발걸음은...
가벼우려 하였으나 피곤앞에 장사 없다며...
인천으로 향하는 공항철도 안에서 정신이 점점 혼미해진다.
도착해서 레드불부터 마시는 한이 있어도 난 못자, 못잔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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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준비하기_
꽤 행운이 따라주었던 여행이었는지,
티켓팅을 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 진에어에서 얼리버드 요금을 오픈하게 됩니다.
2월 첫째주에 5월 중순 티켓 발권.
항공권_JIN AIR
KRW 199,000 + TAX
-이 금액에 또 타라고 하면 타겠지만, 일반금액으로 타라고 하면 더 내고 국적기 탈래요.
[1] 숙박
왠만하면 도착해서 다 잡을 수 있다는 말에 떠나기 3일전이 되서야 치앙마이에 있는
마음에 들만한 숙소를 찾아봅니다.
치앙마이
"치앙마이 떨어지는 날은 어차피 잠만 잘거니까 가까운데 아무데나."
해자 안쪽에 있는 White house guesthouse_1박 팬룸 without TV ::: THB 200
동네가 조용해서 첫날의 피로를 풀기에 적합했던 곳.
주인장이 웨스턴이라 스무스한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 편했던 곳.
(나는 티비 필요하냐는 말에 "I don't need" 한마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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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에서 돌아오고는 이틀정도 묵어야 하니까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보세요."
구글링을 통해 와로롯마켓 강건너에 있는 Bussaba Bed and Breakfast라는 곳을 발견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너무나 수상한 외관에 바로 옆에서 프로모션중이던,
Baan Chonpakorn guesthouse_2박 + half day ::: THB 998 (1박에 399B, 1/2에 200B)
에어컨,냉장고,핫샤워,와이파이(방에서는 안잡힘)
홈스테이를 하는 듯한 편안함이 참 정겨웠던 게스트하우스.
떠나는 날 또 보자는 말에 눈물이 울컥 날 정도로 이틀반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곳이다.
쩌는 접근성과 낮시간 동안 -거의 밖에 있었으므로 상관없었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라
조금 시끄럽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good view라는 night spot이 있는 거리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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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일정의 대부분을 이 곳에서 보내게 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2박.
구글링을 통해 몇군데 마음에 드는 곳을 알아봤지만 말도 안되는 접근성에 포기하고
시내에 있는 곳에서 타협. Baan suan rim Pai_2박 ::: THB 1,100 (1박에 600B,2박째 500B)
팬룸,핫샤워,TV,와이파이.
옮겨다니기 피곤하다는 이유로 2박.
독특한 방갈로 구조와 내부정원이 리조트를 연상케하는 조용한 게스트하우스.
아침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오직 새소리에 잠을깨는 느낌은 참 좋았던 곳 ;-)
잘 가꾸어진 정원이 숙박포인트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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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아무 이유없이 "히키네집 근처" That's it.
접근성, 가격, 이런거 아무런 의미 없이 단지 친구를 만나기 용이해야 한다는 사실 하나가,
카오산까지 택시로 30분 걸리는 동네에 머물게 했다는 이기적인 이야기 (...)
[2] 예산편성_
수왓나품에 도착했을때 내 지갑에는 5년전 태국여행에서 미처 소진하지 못했던 "34밧."
"부자다! 세븐에서 생수를 5병이나 사고도 4밧이 남는 돈이야!"
죽어라 일본만 다녀서인지 크레딧이나 현금인출 되는 곳이 잘 없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에 환전의 위협을 느꼈으나,
동행인이 여행인생의 대부분을 태국에서 보낸지라 "현지에서 찾아 씁시다."
라는 말만 믿고 외환은행 체크카드만 달랑 챙겨 떠나는 겁니다.
현지에서 선택하는 숙박이나 교통수단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인지라...
이번 여행은 대략 하루에 1000B/person 으로 편성되었습니다. (집에 갈때 그나마도 남았음)
[3] 이동_
방콕-치앙마이 : AirAsia ::: THB 3,080 (1,540B/person)
치앙마이-빠이 : 로컬버스
빠이-치앙마이 : 미니버스
치앙마이-방콕 : VIP버스 ::: THB 1,612 (806B/person)
빠이 : 바이크대여
치앙마이 : 썽태우, 바이크대여
방콕 : 택시,시내버스,수상버스...조니워커가 굴러다니던 히키 차 -_-; (운전하면서 마시는 건가...)
태국에서 이용한 교통수단들 :-)
[4] 쇼핑_
모든 쇼핑은 방콕에서.
하려고 했지만 시내가 통제되는 바람에 카오산에서 엄마가 지시한 랩스커트 하나 사는 정도.
(엄마는 그 랩스커트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셨다)
[5] 짐싸기_
이번 여행을 위해 장만한 30리터짜리 버튼 디스토션팩. (사실은 보더들을 위한 가방임)
손에 아무것도 들고 싶지 않아! 라는 강렬한 의지로 모든 것은 백팩으로 한큐에 마무리.
가지고 간 것 ::: 약 8kg_
생필품 - 치약,칫솔,수건1개,샴푸,린스,선크림,헤어왁스,여행용렌즈클리너,
메이크업파우치,상비약(지병이있어서...),안경.
개인용품 - 필름카메라(클라쎄),DSLR과 충전기, 필름21롤, 필름카메라용 CR2배터리,
아이폰 배터리팩, 충전 USB.
옷 - 티셔츠 5벌, 바지 3벌, 원피스1벌, 이너 6세트. (7박 8일), 가디건1, 후디1, 슬리퍼.
기타 - 여행노트,필기구,아이폰,읽을책1권,여권과 컨펌메일보관용 파우치, 배낭용 방수케이스,
사이드백1, 트래킹백팩1.
그리고, 짐이 별로 많지 않은 이 와중에도 여행중에 점점 짐이 줄어드는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던...
일정을 함께했던, 9L짜리 트래킹용백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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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방콕까지 향하는 5시간여의 비행동안 소풍전날 배아픈 초등학생처럼 복통에 시달리다가,
터뷸런스를 만나 익사이팅한 경험까지 하며...그렇게,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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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정리해 볼게요 ;-)
마음이 남아 있을때 시작하는게 나중에 덜 외로울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