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佳人1 20 2571

16047D1C4BDA9E6335B638

 

 

아유타야는 방콕 북쪽으로 76km 정도 떨어진 태국 최대의 유적이 모여 있는 도시랍니다.

아유타야는 14세기 중반에서 18세기 후반까지 지금 태국 중부지방을 통치하던 시암족의 왕조였답니다.

그러니 그 왕조의 수도가 아유타야입니다.


이 아름답고 번성했던 아유타야....

지금은 폐허 사이로 걷는 일이 전부랍니다.

인간의 삶도 영화로웠던 아유타야도 지금은 모두 지나가버린 한 줄기 바람인가요?

 

121CA1044BDE2A0C0D7973

 

그러니 무너진 왕조는 누가 기억이나 하겠습니까?

마지막 왕은 버마의 침공에 아침 안개 사라지듯 숨어버렸습니다. 삼베 바지 사이로 뭐 사라지듯 말입니다.

실종신고도 아직 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버틸 때까지 버텨보아야지 흔적이라도 남기지 숨는다고 해결이 되겠습니까?

 

161CA1044BDE2A0F0EB2A3

 

이게 관광대국의 유적보호방법입니까?

안쓰럽습니다.

더는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행복하다는 인상을 풍깁니다.

 

오래 살자고 도망간 왕이나 버마의 공격에 용감하게 대항하다 죽은 병사나 지금은 모두 같습니다.

인간의 세계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같아집니다.

그나마 주변의 정리는 말끔하게 하여 다니는 데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181CA1044BDE2A120F5ECA

 

이제는 더 무너질 곳도 없고 무너진다 한들 누가 복구라도 하겠습니까?

우리나라 가야국 김수로 왕의 부인인 허황옥 왕비가 아유타국에서 왔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럼 혹시 이곳 아유타야가 아유타 공주가 출발한 장소입니까? 

 

191CA1044BDE2A14101B29

 

아니라는군요.

허황옥 공주가 가야에 도착한 시기인 A.D 43년에는 아유타야라는 나라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답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온 태국의 아유타야는 당시에는 그냥 사람이 살지않는 밀림이었답니다.

 

121CA1044BDE2A1611B98A

 

그곳은 인도의 아요디아라는 곳이 거의 확실하다는군요.

아요디아는 부처인 고다마 싯다르타가 처음 출가하여 공부한 지역이기도 한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비쉬누의 화신인 라마 왕자가 태어나 자란 곳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비쉬누의 화신이 라마 왕자이고 부처가 비쉬누의 화신이 아니겠습니까?

 

161CA1044BDE2A1912CA19

 

그러면 적어도 허황옥 공주도 아요디아의 공주였다니 비쉬누와 연관이 있고 라마왕자도 부처도 모두 비쉬누의

화신이 아닙니까?

그러면 허황옥 공주는 비쉬누가 타고 다녔다는 멋진 가루다를 타고 우리나라에 도착했을 텐데 그 가루다는

도대체 어디다 숨겨 놓았을까요?

공연히 허황옥 공주 이야기를 허황되게 하였습니다.

 

171C23194BE77FD57F760C

 

아~ 가루다....

그 대신 잘생긴 가루다 사진이나 한 번 보고 갑시다.

얼마나 늠름합니까?

인간의 몸에 독수리의 얼굴.... 용을 주식으로 한다는 가루다.  

 

151CA1044BDE2A1A13BC1D

 

아...

전쟁의 아픔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파괴를 했을까요?

한 때는 동남아시아를 지배했고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던 아유타야....

 

181CA1044BDE2A1C1465CF

 

제가 부처님의 손이라도 잡아 드려야 겠어요.

아니? 이럴 수가!!! 아직도 부처님의 따뜻한 온기가 살아있습니다.

"마눌님~ 아직 부처님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요~"

 

마눌님이 옆에서 한마디 하십니다.

"오늘 햇볕이 매우 따갑습니다. 더위 먹지 않도록 모자를 꼭 쓰고 다니세요."

여러분도 그곳에 가면 부처님 손을 살그머니 잡아보세요.

정말 부처님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요. 아니... 뜨거운 온기요.

부처란 우리가 생각하면 마음속으로 어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곳에서는 서로 교감도 할 수 있답니다.

 

111CA1044BDE2A1E1560BE

 

아직 땅바닥에 뒹구는 부처의 육신....

패망한 나라의 부처는 불교국가라는 태국에서조차 유효기간이 경과하여 공경 받지 못하고 불쌍하게 바닥에

뒹굴고 있습니다.

 

131CA1044BDE2A1F161F72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고 했습니까?

그러면 유적 보호는 누가 하기 나름입니까...

버마의 침공에 줄행랑을 친 왕조의 마지막 왕이 가출하고 나니 유적마저 돌보지 않는군요.

 

역사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다만 과거와 현재만 있을 뿐입니다.

비록 무너져버린 유적이지만 유적은 그 자체로 존재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칼파(Kalpa)의 세월이 흐르면 천의무봉에 의해 모두가 티끌이고 먼지로 변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풍진이지요.

 

141CA1044BDE2A21177FBE

 

원래 탑의 용도는 석가모니의 사리나 유골을 보관하던 곳이었다지요?

 

12393D0B4BDE552F034DBB

 

이곳에서는 역대 왕들의 유골을 모시기 위해 탑을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탑의 모양이 라마 불교의 수투파처럼 보이기도 하고 스리랑카의 스타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12393D0B4BDE553004950D

 

아래 사진처럼 다이아몬드 문양의 조각으로 만든 표지석을 간혹 탑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그 의미는 이 탑의 내부에 부처상을 모셨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15393D0B4BDE5532056F8D

 

나무 그늘에 앉아서 해금처럼 생긴 악기로 애잔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의 영화가 그리운 듯 말입니다.

이 여인이 혹시 버마의 침공 때 불타는 궁궐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 눈물지었던 바로 그  

아유타야 장악원 해금 연주자의 후예가 아닐까요?

 

19393D0B4BDE5535066D08

 

아래 사진의 탑은 전형적인 크메르 양식의 탑입니다.

세 곳의 가짜 문을 만들고 한 곳만 열어놓았습니다.  

 

1735B7224BDE5A3D21B596

 

건축 양식도 앙코르 타입, 버마 타입 등 여러 나라의 형식이 하나의 탑에서도 보입니다.

아마도 침공 당시 탑 안에 보물이라도 있을까 하고 가짜 문을 부숴버렸군요.

유적은 벽돌과 그 위에 시멘트로 도배되어 유적이라기보다 철거되기 직전의 흉물스러운 모습입니다.

오히려 캄보디아 시엠립에 있는 석조로 된 앙코르 유적이 더 보기도 좋고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2035B7224BDE5A3F225E12

 

아~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가 바람이며 티끌인 풍진이지요.

탐욕도 훨훨~ 미움도 훨훨~ 모두 버리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리 살다가 가야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불교국가에서 부처상이 땅바닥에 그냥 뒹굴고 있습니다.
                         유적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일까요?
                         아니면 패망한 왕조에서 모셨던 부처라서 유효기간이 지나서일까요?

                  

 

20 Comments
tourstage 2010.05.18 19:39  
전승기념탑에서 롯뜨를 이용해 현지인들과 이동했던 기억이납니다.
이렇게 사진을보게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유타야 왕조에 도읍을보며 태국사태가 진정국면에들길 바래봅니다.
佳人1 2010.05.19 08:39  
저도 하루 빨리 태국이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귀중한 생명일진데 불행한 사태로 억울한 일이 생겨나서는 안 되겠죠.
감사합니다.
동쪽마녀 2010.05.18 20:03  
아유타야는 아름답고 슬픈 폐허로군요.
세월 무상하다는 쓸쓸함도 참 침착하게 느껴지도록 쓰신 글이십니다.
비도 내리고 마음도 허하여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지네요.
佳人1 2010.05.19 08:43  
슬퍼서 더 아름다운 곳이 아유타야일 겁니다.
폐허이기에 더 마음이 끌리는 곳이 아유타야일 겁니다.
비가 내리면 다시 볕이 들 때가 올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사는 길이 아닐런지요?
zoo 2010.05.18 21:01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진도 글도 너무 너무 좋습니다. 허황옥 공주 얘기도 흥미롭구요^^ 덕분에 아유타야에
잠시 다녀온 듯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佳人1 2010.05.19 08:44  
그 이유는 늘 즐거운 마음으로 제 글을 읽으시기 때문일 겁니다.
글 속에서나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감사할 일입니다.
열혈쵸코 2010.05.18 21:44  
자세한 아유타야 이야기,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
아직 가보지 않았기때문에, 어떤 곳일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있습니다.
방치된 유산에 대한 안타까움... 잃어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데 저도 안타깝습니다...
佳人1 2010.05.19 08:46  
제 혼자만의 느낌입니다.
공감해 주신다면 감사할 뿐이지요.
나중에 시간을 내시어 한 번 다녀오세요.
유적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치있는 곳입니다.
날자보더™ 2010.05.18 21:51  
정말 저 악기는 해금의 모양과 비슷하군요. 음색도 그와 같은지 참 궁금해집니다.
佳人1 2010.05.19 08:47  
소리도 비슷했습니다.
이런 악기는 동양권에는 어느 나라나 모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날개많은천사 2010.05.19 00:30  
위의 가루다가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가루다와 같은 의미일까요?  생각 하게 하는 두분의 여행기 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佳人1 2010.05.19 08:48  
네...
같은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공통의 의미이니까요.
격료의 말씀 고맙게 생각합니다.
plantubig 2010.05.19 08:02  
수해전 합천 해인사에서 입적하신 대한불교 조계종단의 큰스님 성철스님께서 생존 해 계실때 여러 사부대중들에게 설법을하셨읍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큰 스님께서 하신 말씀의 깊은 뜻은 모르지만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이치를  떠올리게 되는 말씀같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으셨지요.

손가락 끝으로 밤하늘의 달을 가리키시며 제자에게  저--기좀 보라 하시니까 제자가  눈을 들어 밤하늘은 올려다 보았읍니다.

이때 스님께서 제자의 하는 양을 보시더니,

 "손가락 끝에 걸린 달을 보아야지 손가락 끝을 왜 보느냐,,,?"

사물을 또는어떤 일을 직면 했을때  좀더 멀리  포괄적으로 보라는  의미로 말씀하신듯합니다.


하찮은 중생에 불과한 저 이지만,,,,

깊고 오묘한 불법의 세계를  알고싶어서  늘  山寺를  찾습니다.


오늘 하루도  가인님의 사진으로  부처님의 가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될것 같군요~


먼 이역만리의 아유타 국에서  시녀와 수하, 그리고  향신료와 비단을 싣고, 

벵갈바다를 지나,,,,안다만 바다와 술루 바다를 거쳐 중국해를 지나 험한 뱃길을건너,

동방의 변방 가야국의  왕비로 온  어린(젊은)공주의 인생 여정을  엿볼수 있는  기회인것 같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지식하나 얻어 갑니다.

글과 사진,,,,잘  감상했읍니다.

편안한  날 되십시요.
佳人1 2010.05.19 08:58  
제가 가르키는 곳을 바라보지 않고 손 끝만 보고 살았습니다.
어리석은 중생이 사는 방법은 아직....

의심을 걷어버리는 불혹을 지나 하늘의 뜻을 아는 지천명도 지났습니다.
이제 귀가 열리는 이순에 아직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쯤 세상의 이치를 알고 인간의 도리를 알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조하며 살 수 있을지....
공주 이야기를 하며 님은 공주의 힘든 여정을 생각하는데 저는 가루다와 같은 헛된 생각에 빠졌습니다.
바쁘신 시간에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국여행러브 2010.05.19 14:24  
가인님..글 잘 읽고 있습니다..
쭉 로그인 안하고...읽었는데 오늘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팍팍한 회사생활에서 태사랑은 저에게 에너지원이거든요..
가인님 글을 읽으면서.....세상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정보도 함께요...ㅎ
아유타야는 아직 가보지 못햇지만..단지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교하는 말 때문에
유적물 밖에 볼게 없겠구만 했는데...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앞으로도 좋은 여행 후기 부탁드려요..^^
佳人1 2010.05.19 18:23  
감사합니다.
공연히 저 때문에 번거럽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남겨 주시니 고맙습니다.
용감한아줌마 2010.05.19 14:25  
보호받지 못한 유적을 보면서 초등생 아들이 말하길.. "엄마, 저렇게 훌륭한 유적을 돌멩이 취급하는것 같아...."
아이 눈에 아유타야 유적지가 많이 안타까웠나 보더라구요.

가인님을 따라 다시 한번 아유타야를 보고 갑니다.
佳人1 2010.05.19 18:25  
아드님은 이미 차원이 다릅니다.
유적과 돌맹이의 구분... 정말 대단합니다.
아이의 눈이 가장 정확합니다.
관운장 2010.05.19 22:42  
불상의 손에서 온기가 느껴지신다구요 가인님의 불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읍니다
부처님을 다비하니 여덟섬 네말의 사리가 나왔다 합니다 지금의 척관법으로 17가마가 나오셨답니다
그냥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 겠지요 그렇지만 탑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제가 벌받을 소리를 했읍니다
생전에 부처님께선 인근 8개나라를 다니시며 중생을 깨우치셨는데 그 여덟개 나라의 중심 쿠시나가르에서 열반하셨답니다
열반후 사리때문에 전쟁이 날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랍니다 아름다운 마음씨 입니다
얼마전 부처님의 탄생지 룸비니를 다녀왔읍니다 좀 황량하긴 했으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베푸는 대성석가사가 있어 마음이 푸근 하였읍니다 종교를 떠나 대성석가사에 들르는 모든이에게 세끼밥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시더군요 무료.무료.무료로요
佳人1 2010.05.20 11:15  
저도 어느 프로그램을 통하여 그 절을 보았습니다.
식사와 잠자리를 무료로 제공한다구요.
제가 부처님의 온기를 느낀 것은 아마도 너무 더웠기 때문이 아닐까요?
관운장님께서는 룸비니도 다녀오셨습니다.
부럽습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