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이의 평범하진 않았던 4주간의 이야기 -7-
작년에 한창 여행기를 쓰던 시기에, 하필이면 회사일이 엄청 바빠지기 시작 했습니다...
덕분에 저의 여행기는 그대로 중단되어 버렸었네요 . .
요즘 태국에 좋지 않은 소식들을 이리저리 접하고, 걱정을 하다가 오랜만에 태사랑에 접속했습니다.
들어와서 이런저런 글들을 읽고 전에 쓰다가 말았던 여행기를 다시 읽어 봤는데,
어렸을때 쓴 일기를 다시 보는것 마냥,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 즐겁네요 :)
시간이 흐를수록 잊혀져만 가는 추억이기에,
더 늦기전에 여행기를 마무리 지어보려 합니다. . . 이번에는 꼭 . . . ;;
저의 지난 여행기를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제 닉네임으로 검색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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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side -
1년이 벌써 넘어버렸지만,
Riverside에 들어가던 나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발렌타인데이날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했었고,
현지청년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마음에 찾았던 그곳. .
툭툭을 잡고 지나가던중에 사람들이 몰려있길래 두번 생각안하고 툭툭에서 내려 다가가 보았다.
외국인 여행자들도 많이 보이고, 내가 원했던 대로 현지청년들이 엄청나게 몰려있었다 :)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움직일수가 없는 정도였다.
조그마한 무대에서는 멋진 라이브밴드가 (이쁜 보컬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손에 술을 하나씩 들고서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후끈한 분위기, 라이브 공연에서만 느낄수 있는 그 열기에
혼자서 술집에 왔기에 (그것도 발렌타인날에) 조금은 의기소침해있었던
나의 마음도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바에가서 힘겹게 맥주를 하나 주문하고 바에 살짝 기대어 공연을 보며 홀짝홀짝
삼삼오오 모여있는 청년들의 모습은 (자꾸 청년이라고 쓰니까 제 나이가 많게 느껴지네요 ㅎㅎ;; 저도 어리답니다...)
태국이나, 한국이나, 호주나, 다를 것이 없는거 같았다.
나도 모르게 흐믓해 하며 (도대체 왜!) 두번째 술을 주문하고 공연을 계속 즐겼다.
사진기를 끄내서 사진도 찍고, (아 50.8가지고 가기를 참 잘했었습니다).
주위에 청년들과 눈인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내 눈에 딱 들어온 여자사람이 한분 계셨다.
완전 내 스타일. . . 눈도 크고. . . 동글동글 하고. . .
술기운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는지, 외로워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자꾸 그녀한테 눈길이 갔다 (공연은 이미 관심밖)
그러다가 보니까 자연스럽게 눈길이 한 두번씩 마주치고, 마주칠때 마다 고개를 휙휙 돌리긴 했지만,
날 보고 그녀가 웃어주는걸 보고야 말았다. .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나도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활짝 웃어 주었고
그녀의 친구들은 속닥속닥 귓속말을 하며 나를 쳐다봤다 (쟤 뭐야~ 왜 재수없게 웃고 난리야~~ <-- 이랬을까요? ㅎㅎ)
그랬던 미묘하기만 했던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데. .
순간 나의 현실이 내 머리속을 스쳐갔다.
'나는 지금 여행자. . 1달이라는 짧기만 한 일정으로 태국에 왔고. 더군다나 이미 내일 빠이로 가는 버스도 예약해 두었자나??
MS와 빠이에서 만나기로 약속 비스무리 한것도 했고. . 지금 내가 먼 타국땅에서 뭘하고 있는거냐.... 동네 술집이 아니자나....'
그런 생각이 나고 나서는 어쩔수 없는 현실에 기분이 조금 안좋아 졌고 '에이 그냥 담배 한대 피고 와서 술이나 먹자' 라는 생각을 하며
담배를 필수있는 야외쪽으로 걸어갔다.
담배를 한개피 피면서 찍었던 사진을 돌려보고 있었는데,
아까 슬쩍 눈인사(?)를 했던 청년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흐미 고마워라)
다행히 영어를 무척 잘하는 친구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같이 술한잔 하자고 다시 실내로 들어갔다.
근데 이게 왠걸, 그녀랑 그친구랑 친구다 -_-;;
어찌하다가 보니까 그녀랑 나랑 수근대던 친구들이랑 함께 술을 마시게 된것이다....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 고민하고 있는데 날 수줍게 쳐다보는 그녀.
뭐라고 나한테 귓속말을 건넨다.
음......... 태국말이다.......
나는 그녀한테 "나 태국말 못해요~~ 까올리에요~~"라고 해줬고 그녀는 놀라면서 (이놈의 빌어먹을 현지인 외모) 친구들과 다시 수근수근..
ㅇ ㅏ................뭐라고 하는지 너~~~~ 무 궁굼했다. .
혼자왔다고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녀는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우리는 그래도 힘겹게 간단한 대화를 하며 즐겁게 술을 마셨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음악이 멈추더니 밴드가 정리를 시작한다... 아... 문닫는 시간이구나..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린 시간에 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아니면 원래 계획이 있었던건지,
그녀와 친구들은 이제 다른 클럽을 갈껀데 같이 가지 않을래? 라고 물어봐 주었다
주저없이 난 그녀들을 쫄래쫄래 따라 나섰고 친구의 차를 타고 2차로 이동~~!! (얘네들은 도대체 음주운전에대한 개념이 없다..-_-;)
도착한 곳은 RIverside와는 달리 춤추는 사람도 많고 일반적인 클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우리는 함께 춤도 추고, 술도 마시고, 짧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그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날 처음으로 게이분들한테 연락처를 부탁받았고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에는 매일 꼭 한두명씩 나한테 연락처를 물어봤다. . 뜨거운 눈길과 함께 -_-;)
놀다가 보니까 또 시간을 훌~쩍 지나가 버렸고 이 클럽도 문을 닫을시간....
지친몸을 이끌고 문을 나서는데 그녀들이 이번에는 뭘 좀 먹으러 가자고 한다.
역시 어느나라나 술을 먹고 난 후에는 해장문화가 있구나...
허름하기만 한곳에서 시원한 국수를 하나 먹고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손님이 클럽 끝나고 집에가는 청년들.. ㅎㅎㅎ 똑같다 아주 ..ㅋㅋ
이제는 짧은 영어로 할수 있는 대화더 거의 나누었고... 지쳐서 말없이 국수를 먹고 있는데.
키가 크~~~~~은 잘생긴 청년이 쓱 다가오더니 테이블에 앉는다. 그녀의 친구라고 한다.
나는 경계의 눈초리로 인사를 건네는데, 돌아오는 말이..
이게 왠걸 호주식 영어다.
이때 만난 친구가 "애" (별명들은 모두 한 글자 인걸까?) 알고보니 호주에서 유학을 했었던 친구였고 그녀가 통역좀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나는 바로 경계심을 풀고 통역을 받아가며 즐겁게 대화할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물어본다. "내일 뭐해?"
나는 바로 대답한다. "아무것도 안해 계획없어" (이날 부터 나의 별명은 "No plan" ㅎㅎ)
마침 그녀도 내일은 일을 안한다며 애와 함께 놀러가자고 한다.
그래. 빠이고 뭐고.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가자고 했고 그렇게 나의 빠이의 첫날밤은 끝나고 있었다. . . .
-to be continued-
오랜만에 쓰는 여행기라 조금은 욕심부려서 길게 썻네요. 최대한 짧게 쓰려고 노력은 하는데. . 이게 제 스타일인지 잘 되지를 않네요 ㅜ.ㅜ
보시기에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앞으로는 최대한 자주 업로드해서 마무리를 지을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