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25) 방콕에 가기위한 푸켓行
결국
<허스키보이스>를 자랑하는 요새 대유행하는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위로가 필요해 영감에게 좀 죽는 소리를 하니
" 내일 병원가면 빨리 낫겠지, 뭐."
참 다정하기 그지없는 말뽄새에 잠자러 들어가는 영감을 쫓아들어가
<크산티페놀이>로 좀 괴롭혀줄까 하다가 본인도 감기 뒷끝이라 괴로워하고 있고,
내일 새벽같이 출근도 해야하며,
더군다나 차후 태국여행을 구걸해야 할 내 입장도 있고 하여...
참기로 하고 이렇게 나머지 <과거일기쓰기>에 매진해 본다. (콜록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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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푸켓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늘 우리가 타야할 배는 톤사이항에서 9시에 출발한다.
어제 꽝에게 "내일 우리 9시배 타야해요!"라고 했더니 문제없다고 했다.
8시 30분에 샌딩보트가 리조트에서 출발한단다. (인당 100밧)
(이렇게 아침 일찍 비치에 나온건 처음이야)
(매일 숙소인 macmai4로 가기 위해 등반해야 했던 오르막길)
(저렇게 우리 짐은 조식을 먹어야 할 주인들을 대신해서 배를 기다리고)
우리 아침을 먹을 수 있을까...?
캐리어를 비치에 두고 테이블 하나를 잡고 앉아 어제 아침에 맛있게 먹었던 <새우쪽>을 주문해본다.
역쉬...
아침부터 <쪽>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다른 것으로 주문을 바꾸는게 어떻냐고...
주문한지 10분후에 물어온다. "그렇다면 가장 무난한 아메리칸식으로 해주세요..."
(당분간은 못가겠지...바이킹 리조트)
그렇게 어렵게 아침을 먹고 떠나기 전 리셉션에서 몇몇 스텝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쉽지만 오후12시부터 근무시작인 꽝과 Kias는 보지 못한다)
머물렀던 여자 손님들에게 주는 목걸이를 하나 골라 리조트를 떠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톤사이만으로 가는 롱테일보트에 오른다.
(순하디 순한 리조트의 누렁이...
요새 한참 태사랑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밤만되면 싸나워지는 태국의 견공>들이라던데
니가 밤에 그렇게 변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구나)
(매우 다정한 언니야커플의 등짝을 바라보면서...톤사이만으로 간다)
곧 배가 출발하는 톤사이만은 여행객들로 벌써 북적북적 거린다.
아쉬움이 생각보다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떠난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도 참 싫다.
" 잠시...집에 좀 다녀올께. 오래는 안걸릴꺼야. 한 1년 후쯤 ?? "
왔을때 타고왔던 그 배를 타고 푸켓으로 간다.
아침햇살은 아직까진 그닥 가학적이지 않을 것 같아 선상에 올라가서 마지막 피피섬 풍광을 만끽한다.
그런데 푸켓을 향하던 배가 되돌아 다시 피피섬쪽으로 간다.
(웅...? 절 다시 피피섬에 데려다 주시는 겁니까?)
그러더니 중간에 다른 배-아마 끄라비로 가는 배였던 듯-와 도킹을 하더니
몇몇 사람들이 저쪽에서 이쪽배로 건너온다.
에그...정신 좀 잘 챙기지 그러셨어요.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선 다시 뱃머리를 돌려 푸켓으로 향하다.
피피섬 오른쪽도 안녕, 피피섬 왼쪽도 안녕~ 바이바이~ 잘 있으렴~
(옆에 보는 눈도 있고...소셜 포지션을 감안하여 내가 뭐 섬들한테 진짜 손을 흔들진 않았다)
(총각!! 난 그대를 찍은 것이 아니오! 물살을 찍은 것이란 말이오!)
푸켓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그렇게 썩...즐겁지 않은 기분이 시작된다.
돌아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작해서인지...이젠 뭘해도 시큰둥이다.
사실 태국이 미칠듯이 좋아요는 다소 과장일테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이 그새 상당히 보고싶기도 한데
왜...기분이 왜 이럴까?
다시 sunset mansion이다.
이번엔 리셉션에 아주머니 한분이 계시다.
이 분...썬셋맨션의 그 모든 단점을 커버해주시는 분이다.
그 분의 친절시리즈.
① 무척 이른(12시도 되기 전) check in을 기꺼이 OK하신다. 물론 룸정리를 위해 15분 정도 기다린다.
② 비록 다른 곳보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내일 공항까지 taxi예약을 먼저 챙겨주신다.(600밧)
말씀 안하셨음 까먹고 있을뻔 했다.
③ 정실론에 갈꺼고 툭툭은 너무 비싸다(무조건 200밧)는 내 푸념에 적극 공감해주시면서
같은 회사인 sunset beach resort의 무료셔틀(선셋리조트~정실론)을 탈 수 있도록 조치해주신다.
④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없던 sunset mansion. 그 작은 체구로 우리 캐리어 하나를 번쩍 들어 올려주신다.
참 좋으신 분.
나, 다시는 sunset mansion에 머물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오며가며 혹 들르게 되면 인사드리고 싶어요.
마음을 담아 tip을 건네드린다.
그 작은 tip에 매우 좋아하시는 모습에 드린 내가 더 기쁘다.
정실론으로 가는 셔틀을 탄다.
그때 흔하지 않은 일인데 어마마마가 <먼저> 전화를 하셨다.
"날자보더야...내 친구들이 그러든데 와코루 속옷이 그리 좋단다.
내꺼 몇개 좀 더 사와 주겠니??"
"뉑~ 물론입죠!"
딸래미때문에 둘째사위 뒷바라지 3주차에 접어드신 친정엄마다.
그깟 속옷 몇벌이 문제일까요...
제목: 월리를...아니 J이모를 찾아라!?
짧게 쇼핑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건물을 뚫고 지나 뒷쪽에 자리한 <오이시>란 일식식당에 가본다.
간만에 일본라멘이 먹고 싶어서 주문해 보았다.
이모님들은 구운 삼치(?)에 미소된장국이다.
태국에서 밥을 사먹을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기왕 일행들이 둘러앉아 식사하는 것이니
되도록 음식을 같이 내주면 좋을텐데...이번에도 내가 내 몫의 라멘을 거의 다 먹고나니
이모님들의 식사가 나온다.
식사를 마치고 피피에서 전화로 썬OO즈에 부탁드린 오리엔탈 맛사지 픽업을 위해 썬OO즈에 갔다.
마침 죠이님이 계시네...
차가운 얼음물을 대접받고, 예의 그 cool하신 배웅을 받으며 디바나 빠통으로 간다.
(별로 친절한지 모르겠던 디바나 빠통의 오리엔탈 맛사지.(타이+오일 700밧/2h)
하지만 맛사지사분들의 손끝은 야무지다.
내가 받아본 Thai맛사지 중 가장 강도가 약했으면서도 받고 나니 가장 개운했던 맛사지였다.
뒤에 이어진 오일마사지도 괜춘했고...tip을 맛사지사에게 직접 드리지 않고 바구니에 넣게 되어 있더군)
마음이 여전히 허전하다.
마침 전에 푸켓에서 방라로드의 밤을 같이 찢었던 츠자 한명이 "언니~"하면서 전화를 주었다.
다행이다.
푸켓에서 마지막 날 밤을 고스톱으로 마무리하지 않게 되어서 말이다.
그래도 지난번 처럼 <최선을 다해> 놀 수는 없쟎아.
내일 난 방콕엘 가야하니까...
그 츠자와 츠자의 태국 친구랑...이렇게 셋이서 포켓볼다이가 있는 bar에 가서 포켓볼을 치고
그 친구들은 맥주 몇 병, 나는 스프라이트 딱 1병 놓고 줄창 이야기 꽃 좀 피우다가
너무 늦지 않은 시각 타박타박 숙소로 돌아온다.
제목: 20밧을 주세요!
우리가 친 포켓볼다이는 저렇게 생겼다.
흠...한게임을 시작하려면 10밧짜리 2개를 야무지게 넣어야 한다.
게임당 20밧이면...720원. 10게임이면 7200원...
(2년 전이지만 나 신림9동에서 한시간에 4800원주고 쳤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장난아닌 푸켓물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