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24) 피피라면 이렇게
피피에서 사흘째...4월12일
이젠 느긋하게 피피사람처럼 움직인다.
늦게 일어나고, 늦게 아점을 먹고...
원래는 어제 피피타운에 가서 태사랑 고구마님이 소개한
그 괜챦다는 <빅보트투어>를 신청할까 했는데하필 들어간 tour사무실 여직원이 아주 싹퉁바가지였다.
나...그거 갑자기 하기 싫은데???
무려 1박에 3800밧이나 하는 피피에서의 4박일정.
그래, 비치에 바로 접해있는 resort에서 물질하면 되는 거지.
이모님들은 물질에 취미가 없으셔서
요새 갑자기 재미를 붙이신 <화투 패떼기>를 하시겠다고 숙소로 climbimg하시고
나는 남아서 피피에서의 물질을 개시한다.
발리로 신혼여행을 갔을때 처음 가지고 갔던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노래들은
이렇게 바닷가에서 들으면...나를 점점 20代로 되돌아가게 한다.
음악은 <그때를 기억>하게 해서...사람들이 그렇게 듣고 또 듣나보다.
물질하고 썬블럭바르고(멍자국...여전히 남아있는 자빠링의 흔적), 물질하다말고 손톱도 깎아보고(장기간 여행시 손톱깎이는 필수item), 물질하고 새도 찍어보고, 물질하고 멍도 때린다.
(제목: 침뱉는 나무???)
어제 나무밑에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자꾸 물이 떨어진다.
정체모를 물방울 드랍때문에 참 찝찝하다고 했더니 Kias가 그거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이라고 한다.
흠...나무가 침을 다 뱉는군??
나무까지도 재미있는 태국이다.
참, 오늘부터 쏭크란인데 현재까지 여긴...아무일도 없다.
피피에서 나흘째...4월13일
어제 좀 신경질이 났었다.
저녁을 먹으러 좀 일찍 갔다. 또생선요리를 주문하러...
그런데!!
아무도 주문받으러 오질 않는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그저 몇몇의 서빙보이들은 자기들기리 시시덕거리고 있을 뿐...
무려 30분을 어쩌나 보자...하고 지켜보았다.하지만 오지 않는다. .
카운터로 가서 심하게 컴플레인한다.
"나 당신들때문에 지금 화났어!!
내가 여기 내려와 앉은게 언제야! 여지껏 아무도 주문을 받으러오지 않쟎아!!"
나...sorry이야기 듣자고 씅질낸건 아니지만
그래도 배가 고프니 밥은 시켜야지.
생선은 집워치우고 싸디 싼 볶음밥을 시켰다.
주문한 후에 한참, 한~~참 후에 나온 볶음밥.
그리고 뒤따라 딸려나온 수북한 과일접시
사과의 뜻으로 잡숴달라고...
네네...저 먹는거 참 좋아해요.
과일 참 맛있군요.
이만 누그러뜨려 볼까해요.
(좀 진상짓...? 하지만 화가 났다, 참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리셉션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꽝>에게 말한다.
"내가 아까 지나쳤어요. 나 역시 미안해요~"
"당신들 역시 우리의 소중한 guest에요. 정말 미안합니다. 사과합니다"
그렇게 끝난 저녁식사. 갑자기 꽝이 그 큰 키로 겅중겅중 뛰어오더니
Big Boss가 우리에게 free 카약tour까지 제공해주겠다고 했단다...자기도 같이 가겠단다
레알???
........
앜!!!!!
공짜카약탔으면 땡볕에 통구이됐을꺼라 위안삼으며
오늘도 리조트앞 에메랄드빛 해변에서
조용히 물질을 한다.
그런 이유로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낸다.
저 어마어마하게 큰 배는 어제도 보았던건데...저게 피피섬의 빅보트투어에 사용되는 배인가?
저기서 단체로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서 스노클링을 30여분간 하다가,
정신차리고 보면 또 홀연히 사라지곤 한다.
나름 나무그늘이 여기저기 드리워져서 걱정했던것 만큼 썬번으로 고생하지 않았다.
핀을 신고 물속과 뭍을 왔다갔다...
나에게 핀없이 바다수영은...상상도 할 수 없다.
어제와 같은 오늘...
다만 다른점이라면 숙소에서 패를 떼던 J이모가 Y이모의 화투짝 독점에 못이기고내려와 같이 해변에서 멍을 때리시고 계시다는 정도...?
내가 괜챦다 괜챦다 했음에도 원피스 수영복이 왠말이냐며 부끄럽다 하셨지만,
다음날 들어온 뉴질랜드 계모임 회원같으셨던 할머니 3인방 역시 원피스수영복 차림이셨다.
아무도 원피스인지 비키니인지 토플리스인지...신경쓰지 않는다구요!
J이모가 2번의 물질을 끝내시고 숙소로 등반하러 가시고,
난 더워서 땡모반하나를 시켰다(70밧).
이게...
이게...
완전히 어릴적 즐겨먹던 <폴라포>를 즉각 떠올리게 하는...좀 형편없었다.
Pai의 빠이컨츄리에서 단돈 30밧에 먹었던 그 땡모반이 얼마나 훌륭한 것이었는지 깨닫는다.
어제 안좋았던 저녁식사의 기억을 잊고자
오늘다시 생선요리를 먹기로 한다.
어젯밤 Kias에게 신신당부했다.
" 나 레알 그 시뻘겋게 조리된 그 생선을 먹고 싶다우~"
" 알겠음. 접수했음. 나만 믿으삼~"
믿고 기다리니...보람있다.
이 생선의 조리법은 이러하다.
<먼저 생선을 약간 튀긴다→핫소스를 표면에 바른다→그 후 약간 굽는다>
뭐야, 그런데 이렇게 껍질까지 바삭바삭 맛있나???
와서 맛있냐고 물어보는 Kias에게 연신 "정말 맛있다"고 대답한다.
오늘은 본격적인 쏭크란 행사가 피피타운에서 있다고 Big 보스 아줌마가 말해준다. party에 가보라고...
안그래도 다 저녁때 리셉션에 걸린 안내문을 보니
<오늘은 즐거운 쏭크란!
12시 반에 푸켓타운까지 공짜배 운영! 즐기세요~!! 예예~>
이런 문구가 있네.
지쟈스...
나 오늘 놓친게 몇개야, 도데체???
오늘 별구경도 할 겸, 밀린 일기도 써볼 겸 한밤중에 또 비치로 내려와 있는데
Kias총각이 내 스칠이가 인터넷이 되면 이거 하번 봐보라고 유튜브영상을 띄어준다.
Ukulele 아티스트인 Jake Shimabukuro라는 사람의 연주동영상인데
와...
내 처음 Ukulele란 악기의 존재도 알았거니와 그렇게 아름다운 연주는 또 처음 들어보았다.
재작년인가...
잔잔하면서도 재미있게 보았던 아오이 유우 주연의 <훌라걸스>의 OST로 쓰였던
main theme 곡은...정말 듣기좋다.
※ "Hula Girl" Theme ← 여기를 꾹 눌러 보세요~
※ Kotaro Oshino n Jake Shimabukuro "In my life" ← 이것도 참 좋아요~
덕분에 좋은 악기, 좋은 연주가 알게되서 참 좋네요~
나 내일 푸켓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하나도 아쉬워하지 않으면서... 잘 갔다오란다.
(음...잘 갔다오라, 잘 다녀오세요...저거 일본 료칸의 쥔장들 인사법이라던데...)
너무 늦었으니
오늘도 예의 그 어둠속의 샤워실에서 후다닥 씻고 잠자리에 든다.
더군다나 내일은 오전배로 푸켓에 가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