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21) exciting 팡아만투어
방 전화기가 울린다.
" Madam? 픽업왔어요. 리셉션으로 내려오세요. "
(분명 miss라고 사기를 쳐 둔것 같은데...자꾸 이사람저사람 마담이란다. )
" 뉑~"
후다닥 수건, 핀, 카메라 등등을 가지고 내려간다.
오늘은 팡아만투어가 있는 날이다.
3년 전엔 phiphi섬 원데이 투어만 했었는데 이모님들과 함께라면 팡마만투어가 괜챦겠다싶어
어제 미니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빠통오는 길에 썬OO즈에 전화를 걸어 예약해두었다.
(1600밧/팡아만씨카누)
우리가 1착이고 뒤이어 몇군데 호텔과 리조트에 들러 픽업을 계속한다.
그런데 말이다...
맨 마지막에 우리를 10분 넘게 기다리게 하면서 탔던 너희 아랍사람 둘!!
바우쳐 준비도 안하고, 또 느릿느릿...도데체 염치라는 건 엿바꿔 먹었단 말이냐??
참, 우리 투어에 히잡를 두른 무슬림 여자분이 있었다.
더운건 차치하고, 여행하기 참 불편할것 같다. 하지만 남편? 남자친구?가 노젓는 카약을 타고
재미있게 투어를 즐긴다. 좋아보여 다행이다.
그러고보니 3년전에 까따비치에서 놀때도 히잡을 두르고 긴팔, 긴바지를 입고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이 있었지.
하지만 무슬림 여성이 수영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긴...내 生에는 어려울것 같아.
여하튼...
한 50분여를 달려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마지막 픽업버스가 도착할때까지 잠시 대기하고 있으면...)
(썽테우를 타고 오늘 우리가 타고 투어를 즐길 빅보트에 다다르게 된다)
오늘 우리 일행은 대략 40명 정도될까?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인원같다.
Y이모는 태국에 와서부터 거의 매일 키미테를 붙여 멀미를 예방하고 있는데 오늘 상당히 오래 배를 타야해서 조금 걱정도 되지만...그래도 스피드보트가 아니라 빅보트니까 괜챦겠지.
(저렇게 인원체크를 하는 동안)
시원한 바닷바람에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시리도록 내리쬐는 햇살을 뚫고 바라보는 팡아만의 절경들은
지금은 사진을 봐야만 생각난다...ㅠ_ㅠ
이 회사의 팡아만 투어진행은 참 훌륭하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투어진행은 원활하고, 스텝들의 도움은 정말 적재적소다.
(ex. 배에 타자마자 자리잡고 앉아 있으려니 스텝 총각 하나가 살짝 귓속말로 그런다.
"반대편쪽이 갈때 올때 덜 더워요~"
"아, 그래요??"
레알...갈때 올때 우리가 옮겨앉은 자리가 계속 그늘이 진다. 고맙네, 총각~)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같이 어울려서 즐거운 뱃놀이가 시작된다.
아쉽게도? 다행히도? 한국사람들은 나와 이모들 이렇게 셋뿐이었지만,
그래서 더 꼼꼼히 챙겨주는 스텝들덕에 이모들도 즐거워하시니 나또한 안심이 된다.
팡아만 원데이투어는 4~5개 정도의 팡아만의 섬들 돌아보는 투어이다.
유명한 제임스본드섬과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섬들을 롱테일보트로, 스텝들이 노를 저어주는 카약를 타고,
어떤때는 직접 물속에 뛰어들어 그렇게 힘들지 않고 여유롭게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꽤 괜챦은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풍경에 흠뻑빠져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는데...느닷없이 총각 하나가 선실안으로 내손을 잡아끈다.
그랬더니 갑자기 운전대(라고 하면 무식하다 하겠지만...배운전하는 그자릴 뭐라해야 하나요??)에 앉히더니만...운전하는 모습을 잡아주곤 사진을 찍어준다.
(흠...나...그런 사진 안찍혀도 좋으니 살살 대해주길 바라네...)
이러저러하게 시간은 가고
어느덧 제임스본드섬에 다다른다.
(이렇게 빅보트에서 내려 롱테일보트로 갈아타고 제임스본드섬에 오르게 된다)
3~40여명에 이르는 투어객들을 10명 정도의 스텝이 care한다.
나와 이모들은 아까 그늘로 가서 앉으라고 알려준 그 총각스텝이 가이드를 해준다.
제임스본드섬에 들어가니 아니...이 총각 아예 내 카메라를 가져가더니 찍사로 돌변한다.
제목: 제임스본드섬에선 이렇게 사진을 찍어요!
지금부턴 그 총각이 찍어준 몇몇의 기인열전과 몇몇의 연출사진과 기타등등이다.
연출사진 별루 안좋아하는데...막무가내일세.
그래...총각. 자네 맘대로 해보라구!
(하지만 마지막 J이모의 점프샷은 정말 킹왕짱 귀엽다... 후후후~)
왜 여자답지 않은 괴상한 포즈만 취하냐고 혼난다.
이 총각...내가 인상파다운 표정만 지으면 "다시, 다시!!"를 외치네...
인상쓰면서 똥폼잡는게 내 특기인데...
그래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는 총각의 배려가 얼마나 가상한지 모르겠다.
이젠 빅보트로 돌아가서 다른 섬으로 이동해야할 시간.
갑자기 이 총각이 나를 데리고 information office로 들어간다.
(자네, 이번엔 또 뭔일인가...?)
빠이에서의 자빠링때문에 아직 채 아물지 않았던 손바닥 상처가 절벽을 오르며 또 벌어지고 말았다.
가이드 총각이 이것을 보더니 손바닥을 씻긴 후 소독하고, 연고바르고, 테이핑까지 해준다.
자네, 정말 자상하구먼~ 나 감동먹어서 졸도할것만 같네!!!
(라고 말하진 않았다...)
옆에서 인포메이션 직원들은 열심히 내 손바닥상처 구경中이시다...
하지만 튀어나온 말은 고작
" enough! I'm OK. Thank U so much, Thank U !"
이젠 정말 배로 돌아가야 한다.
왜!!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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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열심히 연출사진 찍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니
전투적으로 점심 한번 먹어봅시다!!
이번 태국의 모든 투어에서 그러하였듯 이번 점심도 우리가 사먹은 여느 식사보다 월등히 좋다.
물론 투어비가 만만챦은 것도 사실이다 (1600밧=약 6만원)
하지만 지난번 치앙마이의 도이인타논 투어 (한것없이 1000밧)에 비하면 얼마나 훌륭한 프로그램인지 모른다.
때마침 옆으로 他회사의 투어빅보트가 지나간다.
거기도 점심타임인 듯 한데...저런...우리의 점심보다 한참 부족해보인다.
일단 우리는 뷔페식인데 그쪽은 배급식인 것 같고...양도 넉넉하지 않아 보인다.
여하튼 그렇게 맛있는 점심을 냠냠거리며 먹고 있으려니,
이렇게 멋진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지금부턴 카약을 타고 저 cave속으로 들어가 구경하게 된다.
어떤 곳은 물이 많이 차올라 천정에 닿을 듯 말듯하여 드러누워 통과해야하고,
어떤 곳은 <거실, 화장실, 침실>이렇게 각각 이름이 붙여진 여러개의 라군으로 구성된
아늑하고 아름다운, 말그대로 꼭 내집같은 그런 곳도 있다.
(각 라군에는 특이한 기암괴석이 어떤 상징물같이 있다.
가령 toilet이라고 불리는 곳에선 일보고 있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모양이 있고...그런 식이다)
지나가는 곳마다 노젓는 소리와 가이드들의 조용조용 설명하는 소리 뿐...고요하게 구경한다.
난 이런 순간이 정말 좋다.
바다에 있지만 흡사 무릉도원에서 물놀이하는 신선같이...
사람의 마음이 이리도 평화스러울 수 있는지...
불현듯 총각이 노를 나한테 넘긴다.
그래, 총각 혼자서 투어객 3명이나 태우고 계속 노를 저으려니 피곤하기도 했을 것이다.
나한테 한번 저어보라고 한다. why not? 내 기꺼이~
이런...된장할...
앞으로 나가는 것 같지않고 계속 제자리에서 뱅뱅돈다.
그런데 이 총각 태평하게 노래만 흥얼거린다.
나 좀 살려주라...
바로 눈치채고 계속 노를 저어준다.
어느덧 투어는 종반을 향해 간다.
스노클링은 이번 투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하여 조금 실망했는데그래도 물질을 해서 갈 수 있는 섬이 하나 남았다 한다.
얼른 탈의를 하고 핀을 챙겨서 라이프 자켓도 마다하고 물속으로 "첨벙"뛰어든다.
계속 가이드해주고 있는 총각이 놀랜다.
자네, 이 아줌마가 수영할 줄 아는지 몰랐구먼~허허...
얼른 카약을 저어 옆에 붙더니 체력고갈을 보이기 시작하는 나한테 붙잡으라고 한다.
그렇게 카약에 매달려 동동동 발차기를 하며 해변에 다다른다.
(각 회사의 투어시간이 비슷비슷하여 같은 시간에 같은 해변으로 서너대의 다양한 배들이 도착한다)
예상치못한 <잔소리>를 들었다.
결혼은 했으되 아직 얼라는 없다고 하니 이 총각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거냐며, 아이 두 명은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잔소리를 시작하네.
나 ① 이역만리 태국까지 와서
② 영어로
③ 것도 외국인한테(그것도 20代 총각한테)
④ 애를 왜 안낳느냐는 잔소리를 듣게 될 지 몰랐다.
(내 알아서 할께...결혼도 안한 자네가 별걱정을 다하는구만)
그렇게 한참을 총각의 설교를 듣고 있으려니...귀에 딱지 앉으려고해.
스텝들이 갑자기 분주하다. 덩달아 가이드 총각도 바쁘다.
우리가 타고, 밀고 왔던 고무카누들을 뒤집더니 길게 연결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그 위로 스텝들이 달리기를 한다. 달리고 점프, 달리고 멋지게 회전하고 입수!!
와...보는것 만으로도 신나는구만~!
(라고 방심하고 있는 사이)
이 오지랍넓은 총각...또 내 손목을 부여잡아 끌며 그 짓을 시킨다.
왜! 왜 !왜!
다른 팔랑 총각, 츠자들도 많은데...나까지 꼭 해야하는고냐...
" have fun~!!! "
" 나 저거 안해도 즐거운데...그리고 어떤 woman도 하지 않쟎아! "
" wait a second !!"
그러고선 어떤 팔랑 처자 한명 독려하여 그 위로 뜀뛰기 시켜 물속에 퐁당 빠지게 하더니
" 한다, 해!!"
나...Pai편에서도 말했지만 드물게 체력장 특급받은 여자다.
나름 괜춘한 뜀박질에 아쉽지만 그래도 썩 괜춘한 입수로 총각이 헛수고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으쓱으쓱~)
수영을 할줄 몰라 빅보트에 남아서 심심해할 이모들 생각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그렇게 해변에서 물질하고, 뜀박질하고, 소리지르고 놀기를 30분여...
이제 또 큰배로 돌아가야 한다.
갈때도 굳이 카약에 타는 것을 마다하고 핀을 착용하고 동동동 발을 구르며 가는데
갑자기 배에 나를 잡아 끌어올리는 이 총각...
"아니, 이번엔 뭔가 위험한건가...?"
아니었고...(이 사람아, 제발 돌방 행동을 좀 삼가달라!!)
멀쩡히 앞에 있는 우리배로 가지 않고 바로 옆배로 노를 젓기 시작한다.
(바로 이 배로 말이다)
" 뭔 일...? "
" 물이 어쩌고 저쩌고...뭐가 없고 어쩌고 저쩌고..."
" 우리 배로 가야지, 우리 배로!!! "
(듣는 둥 마는 둥...이 총각 노만 계속 젓고있네, 시방...)
우리 배에는 끼얹을 민물이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옆에 서있던 다른회사 배로 뛰어올라가 거기서 민물 한바께쓰 떠서
나한테 끼얹어주고, 자기도 끼얹는다.
(나...이런 자네의 배려에 절이라도 해냐하는거 아닌가???
)
그렇게 개운하게(?)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우리 배로 돌아온다.
자, 푸켓으로 돌아가자!
(시종일관 오수즐기기 내공을 보여주고 있는 냐옹이...
자꾸 그렇게 먹고자고 먹고자고 하면 돼지냐옹이된다, 너...)
달디 단 수박을 간식으로 먹으며 둥글게둥글게 사람들 춤추는 것 구경하면서
그렇게 푸켓에 도착한다.
참 재미있는 투어였다. (잔소리만 빼면)
풍경은 절경이었고, 스텝들은 열심이었고, 점심과 계속 제공되는 과일과 음료수들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배웅을 받으며 우릴 숙소로 태워다줄 차에 오른다.
피곤하다...
그리고 배도 조금 고프다.
이럴 땐 숙소 근처에서 밥을 사먹는거야.
(모든 thai푸드가 60밧이라고 하여 들어간 한 겟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식당)
(빛깔은 좋은데...결정적으로 맛이 없다. 절반을 남기고 나온다)
내일은 피피섬에 들어간다.
여행사에 다녀오다 빠통우체국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국츠자들과 같이 태국식 가라오케같은 곳에서 노래부르는 것도 보고, 여하튼 방라로드에서 새벽녘까지 원없이 이팔청춘처럼 놀아본다.
(그래서 이모들에게 걱정까지 끼치고 말이야...)
십여일 넘게 나말고 누군가를 챙겨야하는 여행을 하다가
오늘 하루 누군가로부터 <챙김을 받으며> 투어도 하고, 누군가를 <챙기지 않고> 놀기도 하니
참 즐겁기 그지없었다.
혼자 여행을 다닌다면...?
아니 절레절레...이렇게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꺼야.
오히려 <외로워 죽갔구만!>했을 날이 더 많았겠지.
암암...
여하튼 내일 이 시간엔 phiphi섬에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