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18) 도이수텝에서 탑돌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이런 멋진 왓입구가 보인다.
비단 금빛치장 때문이 아니라 섬세한 문양들때문에 더욱 화려한 곳이다.
(도이수텝 내부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신발을 벗어야 한다.
태국 대부분의 왓이 이렇게 신발을 벗어야 하는 걸까...?)
도이수텝은 긴 고행끝에 흰코끼리가 쓰러져 죽은 자리에 저 황금탑(보수중이라 참 아쉽다)을 올렸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 황금탑의 3면으로 저렇게 초와 향을 피우고 제를 올릴 수 있게 해두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기복과 기원을 하고 있다.
(한 건물의 내부를 구경하고 나오다가 문득 올려다보니 걸려있던 종.
우리나라에도 절에가서 기왓장 하나를 사서 거기에 소원과 이름을 적어 얹어놓는 그런 모습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지 싶다)
이승에서 그닥 큰 고비없이 살고 있는 나지만
별로 모범적인 마누라가 아님에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영감과
그리고 항상 딸들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시느라 걱정을 빌려다(?) 하시면서 가끔 밤잠을 설치시는 부모님을 위해 막연한 기원을 해보고자 나도 꽃한송이와 향과 초를 샀다.(10밧)
위에서 봤던 황금탑을 빙빙 돌면서 소원을 빈다.
탑을 도는 주면에 걸려있는 소원기원 종들...
이모들은 내가 도이수텝에서 되도않는 기원흉내를 내는 동안 그늘에서 쉬신다.
여행 날짜가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이모들을 <극기훈련>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1시간이란 시간이 도이수텝관광에 주어졌지만,
40분도 채 안되어서 우린 기사아저씨에게 치앙마이도 돌아가겠다고 한다.
기사아저씨는 우리를 쁘락뚜 타패에 내려주신다.
감사의 말과 함께 공손히 470밧을 드린다.
그리고선 점심일지 저녁일지 이젠 끼니의 구분이 흐릿해가는 시점이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쉬면서 밥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
(타패게이트 바로 안쪽의 <블랙캐년> 커피점인데...우리는 일단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메뉴를 보고 뭘 먹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그간 닭-돼지-새우-닭-돼지-새우의 무한반복을 한 것 같아
오늘은 <소>를 먹어보기로 한다. 아마...블랙캐년 기본 스테이크정도 되는 것 같다:150밧.
익히는 정도를 묻지 않더니 내어 놓은 고기가 아주...랜덤이다(레어-미디움웰던-미디움)
내 몫의 미디움웰던을 받아들고 맛있게도 냠냠~먹고 있는데 Y이모가 죽어도 레어는 못잡숫겠단다.
착한 조카인 나...썰어두었던 내 몫의 소고기를 마저먹고 거의 손도대지 않은 레어로 바꿔 새로 시작한다.
@_@ 그래...난 얍삽한 돼지아줌마! )
투어로 조금 지친감이 없지않아
숙소로 돌아가 씻고 이모님들은 오수를 즐기시라하고 난 스칠이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더워 죽겠다.
여긴 치앙마이.
태국 북쪽이쟎아!
그런데 37도는 족히 넘길듯한 무더위...왜 이러는거냐???
결국 스칠이도 오수를 원하는 듯하여 power off해주고 낮잠을 재운다.
해가 넘어간다.
오늘도 여전히 마음은 조금 불편하다.
몸은 한국에서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이번 여행의 의미를 잘 못 찾겠다.
더위는 깊은 사색을 방해하고,
그간 100방 이상은 쏘아댔을 모기를 때려잡는 단순 노동질은 내가 나한테 내리는 벌같다.
(영감을 유기하고 홀로 쏘다니는 죄, 혼자서 즐거워 보겠다고 주변 사람들을 걱정시키는 죄,
나의 잘못을 남탓으로 미루려는 죄, 내 기분내키는대로 멋대로 하려고 하는 죄...등등)
일단 잡다한 생각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자.
내 몸이 피곤하니 마음까지 번잡해 지는구나.
그렇다면 이럴때는 맛사지가 약이로고!
여긴 태사랑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살라치앙마이>이다.
저 아름다운 가격이 적힌 간판을 보라! (짝짝짝~)
가격은 홈2마사지와 비슷하나 시설은 아주 훌륭하다.
타이마사지 1h을 받고(150밧) 나서니 기분 괜챦다.
앞으로 남은 열흘간의 여행을 또 씩씩하게 할 기운을 얻었어!!
<내일은 내일의 해가 솓는다>고 마거릿 미첼언니가 비비안 리에게 일러두지 않았던가!
믿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