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또 떠나다. [ 20편 wel come to Kho Chang ]
버스에서 새벽이 밝아온다.
방콕에 도착할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걸 알려주는 것일테다.
어제 저녁 KE에게 전화가 왔었다.
지금 꼬창에 있다고 내가 꼬창에 오리라는 걸 알고 연락을 한것이다.
그리고 계산을 해보니 내가 착각을 했다.
사실 오늘 바로 꼬창에 갈지
방콕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야간이동을 해서 꼬창을 갈지
고민을 했었는데 날짜계산을 해보니,
아침에 바로 가야 2박 3일을 꼬창에서 보낼 수 있다.
그래서 KE에게 아침에 가겠다고 하고
3-4시경 꼬창 까이베 비치 세븐일레븐에서 만나기로 했다.
새벽 5시를 향하는 시간 익숙한 방콕의 거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북부터미널에 도착이다. 선택을 해야했다. EM에게 말은 안했지만
여기서 난 꼬창으로 가겠다고 할까? 우선은 카오산으로 같이 갈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그런 생각을 마무리 하기도 전에
우리는 골목을 지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524번 버스가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우선은 타자. 그리고 카오산으로 가자.
까이베에서 KE을 만날 시간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카오산에 가면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분좋은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새벽시간 방콕을 달리는 버스는 상쾌한 느낌이다.
카오산에서 내려...EM는 홍익인간에 만날 사람이 있다며
홍익인간에 갔으나 방이 없단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동대문..그러나 새벽 6시가 갓 넘은 시간
동대문은 조용함 그 자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일주일동안 많은 것들도 변해 있는듯 했다.
외부인 출입을 금하는 안내판도 생겼고,
하루에도 몇명씩 투숙객이 바뀌는 도미토리라
내가 있던 지난주와는 분위기가 조금은 다른 듯 하다.
그때는 우리 집 같았는데 말이다.^-^;
다시 선택의 시간이 오고, 난 꼬창행을 결정한다.
복권청 앞까지 EM가 배웅을 해주고
또 다시 아쉬운 작별을 한다. EM는 내일 귀국을 한다.
귀국하는 길 무사히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 이날의 첫 사진...2번 버스 안에서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많다. )
잠시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2번 버스를 타고 에까마이로 고고~~
밤새 버스에서 잤는데도 슬슬 졸립다.
졸다가 눈을 또보니 고가가 보인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할 시간
( 초행임에도 길 가에 위치해 바로 눈에 보이는 동부 터미널...)
처음 와보는 에까마이..동부 터미널이다.
우선은 뜨랏으로 가는 표를 끊어야 한다.
지금 시간은 7시 40분 터미널에 들어서니 뜨랏으로 가는 티켓을 파는 곳이 있다.
8시 30분 버스가 있어 티켓을 구매하고
( 뜨랏 행 8:30 버스를 끊는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곳은 이곳 뿐이었는데...)
잠시 터미널을 구경하니..이런 999 선착장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7시 45분에 출발한다. 티켓을 환불하고 다시 구매하자니
구차하다는 생각이 든다.
( 터미널 앞에는 바로 출발하는 999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걸 왜 못보았을까? )
( 이렇게 창구도 터미널 입구 좌측에 이렇게 크게 있는데...말이다. ㅠㅠ;)
( 다음에 가실 분들을 위한 시간표..ㅋㅋ)
사실 꼬창으로 가는 교통편에 대해 크게 알아본 바가 없다.
그저 동부터미널에 가서 뜨랏 가는 버스를 타고
뜨랏에서 선착장 가는 썽테우를 타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꼬창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다.
지금 뜨랏으로 가는 버스를 구매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조금 서두른 것이 후회는 되었지만
다음에 터미널에 올일이 있다면
조금 더 신중해지자는 생각이다.
창구에 선착장으로 가냐고 물었더니
내가 구매한 버스도 센터포인트 선착장으로 간다고 한다.
버스 기사아저씨도 친절하다. 그러나 과연...ㅋㅋ
그렇게 8시가 되었는데
갑자기 음악이 나오더니 사람들은 모두 기립을 한다.
아마도 태국국가인 모양이다. 나혼자 어색한 듯
사람들은 평소 일상인 것처럼 자연스럽다.
( 내가 타고 갈 버스...버스회사 이름..음 치앙마이에 가는 길 탔던 버스다. ㅋㅋ)
버스가 출발을 하고 혼잡한 방콕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끝없을 것만 같은 평원을 지나
5시간여를 달려 잠시 버스가 멈췄는데
꼬창 가는 사람들은 여기서 내리란다.
선착장이 여기냐고 물으니 그렇다는 대답 뿐
내가 제일 앞쪽 좌석에 앉았기에
나혼자 내리니 뒷쪽의 여행자들이 우르르
10명이 넘는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이다.^^;
( 큰 길가..이런 곳에 우리를 내려주고는 버스는 뜨랏으로 가버렸다. )
여기는 선착장도 아니고 뜨랏도 아니다.
뜨랏과 가까운 길가 작은 사무실이 달랑 있을 뿐이다.
( 170밧에 표를 끊게 하고는 이렇게 썽테우를 태워...그냥, 달린다. 달려..)
여기서 썽테우를 타고 선착장으로 간단다.
패리티켓까지 왕복으로 170밧
조금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가 여기서 선탁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표를 끊고
썽테우에 오른다. 썽테우를 타고 정말 신나게 달린다.
이렇게 빨리 달리는 썽테우는 처음이다.
(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센터포인트 선착장 입구...)
그렇게 30분을 달리니 익숙한 선착장
센터포인트 선착장이다. 2년전 꼬창에 처음 갔을 때
이용했던 선착장이다.
패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차들이 있지만
동양사람은 나뿐이다. 대부분이 서양 사람들
그리고 태국인들이다.
그래도 꼬창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은 기쁘기만 하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외로워도 꼬창에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 나를 꼬창으로 데려다 줄 패리가 도착을 한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예쁘다. )
드디어 패리가 도착을 하고
꼬창으로 배는 출발을 한다. 바람이 시원하다.
그리고 마음도 상쾌하다. 하지만 이곳이 마지막 여행지라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 꼬창으로 가는 자동차들도 빼곡히 패리에 올랐다. )
( 저 멀리 반대편 에서 다른 패리가 지나가는데..멋스럽다. )
( 웰 컴 투 꼬창...반갑다.)
월컴 투 꼬창...꼬창도 나를 반겨준다. 시간은 3시를 넘어가고 있다.
여행자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도착한거 같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썽테우들이 기다리고 있다.
순서대로 올라탄 썽테우... 가격이 100밧이란다.
화이트샌드비치는 50밧인걸 아는데..
같이 탄 사람들은 그냥 모두 100밧씩을 낸다. 난 화이트를 가는 것도 아니고
까이베는 100밧정도일거란걸 알기에 그냥 나도 100밧을 낸다.
그래도 비싸긴 하다. 방콕에서 100밧이면 택시를 타고 왠만한 곳을 다닐 수 있는
금액인데 역시 꼬창은 교통비가 비싸다.
그래도 서비스는 좋다. 사람들 하나하나 내릴 곳에
리조트 앞까지 친절히 태워다준다. 비록 그리하여 시간은 더 걸렸지만 말이다.
나는 까이베 비치의 세븐일레븐 앞에서 내리기로 한다.
얼마를 달려 도착한 까이베...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세븐일레븐
생각해보니 밥을 안먹었다. EM와 아침밥을 먹은 것도 아니고
점심도 안먹었다. 지금 시간이 4시를 가리키는데..
혼자 이동하다보니 배고픈 것도 잊었나보다.
( 까이베 비치 메인도로의 야자수와 하늘..작은 간판들도 잘 어울린다. )
우선은 세븐일레븐에서 간단히 라면과 셀프 햄버거로(이게 간단?)
배를 채운다. KE과 통화를 하니 곧 도착을 할거란다.
잠시 후 드디어 재회....
오늘 정글투어를 하고 왔다는 두사람
힘들어보이는 표정이 역력하다.
5이란의 만남임에도 무척 반갑다.
변한게 별로 없는 그들..바다에 있어서인지
얼굴이 조금 까맣게 탄 듯 하다.
( 꼬창에서 이틀을 지낸 라루나 게스트 하우스...객실이 10개 정도인 소규모숙소..)
우선은 숙소를 잡으려 하는데
시간도 없을 뿐 아니라
KE이 잡은 숙소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
나도 라루나 게스트하우스로 결정하고
잠시 휴식을 한다.
오늘하루 아니 어제 3시에 출발한 나의
긴 여정은 다시 하루가 지나 4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한 것이었다. 정말 참 길었다.
치앙마이에서 1박 2일 투어 이후 또 무리한 일정이라
생각했지만 꼬창에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루를 정리하며 잠시 식사를 하고
지난 여행 이야기도 나누어 본다. 그리고 해질 시간 바다에 나가 먼 바다를 바라본다.
참 아름답다. 둥둥 떠있는 몇개의 섬, 석양에 비춰진 바다..
그 아름다움이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본다.
( 까이베의 석양은 아름답다. 그름이 얕은 물에 비쳐 그리워 하는 것처럼...)
( 점점 어두워져 오고 하늘의 색도 변한다. )
( 결국 나중에는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점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컴퓨터를 꺼내보는데..
무선인터넷이 된다는 숙소 앞의 안내판이 생각나 리셉션에서 비번을 받아오니
정말 신기하게 인터넷이 된다. 태국에 와서 처음으로 하는 인터넷이다.
KE과 YW과 함께 인터넷을 하다,
문득 내기를 하는데
미니홈피 방문자 숫자가 누가 더 많은지 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졌다.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내 미니홈피에는 슬픈 소식이 하나 있었다.
여행 오기 전 걱정이었던 한가지
성당후배의 투병 소식이었다. 원래 아프던 아이였는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고
여행오기 바로 전에는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내가 여행 오고 다음주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이었다.
갑자기 멍해지는 느낌..슬픔보다 먼저 혼란스러움이 밀려온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 혼자 잇는 것도 아니었고 그 아픔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줄 수도 받을 수도 없었다.
실감이 나지도 않는다. 그저 멍하다는 마음이 맞는거 같다.
그렇게 오늘은 가슴아프고 외롭게 저물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