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또 떠나다. [ 18편 drive in PAI ]
2월 23일 [ 여행 10일째날 ]
빠이에서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오늘도 이른 아침에 눈을 뜬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보다 이르게 오토바이를 타고
빠이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싶다.
어제밤..내가 아침에 산책?을 하겠다고 했더니
DS누나도 같이 가겠다며 7시에 만나기로 했다.
내가 조금 먼저 일어나긴 했지만
누나도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날씨가 정말 쌀쌀하다. 기대 이상으로 이건 쌀쌀한 정도가 아니다.
태국에서 이렇게 추운 아침은 처음이라
긴팔을 입고 길을 나선다.
우선은 시내로 가서 죽으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누나가 죽을 사주었다.
죽에 생강이 무척 많이 들어가 있다. 넣지 말아 달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우리 죽에는 생강이 이만큼이나 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먹는 수밖에...
( 터미널 근처에서 먹은 아침죽..노란 채썰은 것이 생강이다.ㅠㅠ; )
죽을 먹고 학교를 지나 다리를 건너고
안가보았던 방향(죄회전)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데
달리는 속도에 바람이...추위를 더해준다.
손이 너무 시려워 얼 지경이다.
( 2박 3일 나와 함께해준 정들었던 오토바이... )
( 언덕에서 바라본 빠이 강과 마을의 모습... )
(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길...해가 뜨는 것을 발견..오토바이를 세우고 사진 한장..)
얼마를 달리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시내로 돌아와
차한잔을 하기로 한다. 메인도로 삼거리에 있는 작은 커피숍을 골랐다.
나는 카푸치노를 누나는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이번에도 누나가 커피를 사주었다. 이제 헤어져야 할 날이 얼마 안남아서일까?
그런 마음에 슬픈 마음이 든다.
커피숍의 여직원이 예쁘게 생겼다. 그런데 차를 가져다 주는...
그녀의 신발..슬리퍼다. 아저씨 슬리퍼
거기다 양말은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회색 양말이다.
솔찍히 깬다. 누나에게 얘기하니 누나도 웃긴가보다.
그래서 한번 더 웃는다.
( 이름도 모른 작은 카페...빠이에 가본 사람이라면 바깥 풍경을 보면 어딘지 알거 같다. )
누나가 이야기를 한다. 어제 요술왕자님을 보았다고
이렇게 조그만 빠이에서 요술왕자님을 보았다니..정말일까? 생각해본다.
이 누나가 어떻게 요술왕자님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을 할지...
난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
암튼 그렇다면 참 신기한 일이다. 나도 보았다면
연애인들 보듯 했을텐데..가이드북을 들고 가서 싸인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차를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아침시장이 열려있다. 생강때문에 죽을 많이 못먹어서인지
조금 배가 고프다. 그리고 얼마 안남은 일정에 먹는게 남는거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우리가 결정한 메뉴는 태국삼합에서 쏨땀이 빠지는
치킨과 찰밥..^^ 거기에 돼지고기까지..참 맛있다.
( 아침 9시간 안된 시간 벌써 두끼 째..식사..^-^; )
날씨가 아직은 추워 숙소로 돌아오는데 아직 방안이 조용하다.
아이들은 아직 자는 듯...
마당의 한구석 작은 정자가 있는데
해먹이 두개 있다. 둘이 하나씩 잡고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날씨도 따듯해지고 조금씩 졸려온다.
나른한 일상에서의 낮잠은 더 꿀맛같다. 지금도 그러하다.
한시간 정도를 자니 몸이 가뿐해진다.
이제 날씨도 따듯?해졌고...
다시 드라이브 하러 고고씽..이번엔 핑크하우스를 지나 커피인 러브로 향한다.
뻥 뚤린 길을 달리는 이기분 정말 최고다.
가는 길 중간중간 커피인러브를 알리는 표지판들이 눈에 띄고
길지 않아 노랗고 이국적인 건물과 함께 "커피 인 러브"가 보인다.
( "커피 인 러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뭐하는 곳일까? 참 예쁘다. )
어떤 이(EM)는 이런 카페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더 좋은 곳들이 많다고..ㅋㅋ
하였지만 나는 이런 곳들이 좋다. 어쩌면 자연을 훼손하며까지 확대되는 것은 바라지
않지만 "커피 인 러브"는 그정도는 아닌거 같다. 길가 언덕위에 자리해
커피를 마시며 빠이의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리고 여러 컨셉의 벤치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 1. 예쁜 표지판 2. 예쁜 벤치 3. 기념품 가게 4. 왠지 정겨운 화장실 )
( 1. 전망좋은 3인석 2. 자전거가 있는 풍경 3. 커피를 파는 곳 4. 다양한 야외 테라스 )
( 1. 이정표..과연 라오스가 저 방향일까? 2. 예쁜 노란 집 3. 궁전같은 벤치 3. coffee in love )
커피를 마신지 얼마되지 않아(밥은 두번이나 먹었으면서..ㅋㅋ)
"커피 인 러브"의 커피시식은 다음으로 미루고
좀 더 먼곳(빠이캐년)으로..향해본다.
가는 길 길 옆으로 캐릭터도 독특한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는
카페가 하나 있는데...카푸치노양, 에스프레소군등...
커피종류별로 캐릭터가 있다. 참 깔끔해 보이긴 해도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숙소도 같이 있는거 같아 구경하러 가는데
내가 그쪽으로 가자 직원들이 황급히 오더니
그쪽은 가면 안된단다.ㅋㅋ 난 다 봤는데..별거 없던데 말이다.
( 사진이 참 길다. )
다시 발길을 돌려 작은 언덕들을 지나 시원하게 뻗은 길을 얼마간 달리니
빠이캐년이 보인다. 입구 매점아저씨 오토비이는 주치시키고 걸어올라가야 한다며
방향을 알려준다. 지난번 여행에서 못가본 곳..
그랜드캐년에 버금간다는..(농담..) 어떤 곳일지 참 궁금했다.
( 빠이캐년 입구의 표지판부터 입구의 작은 공터..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와있던 대만?여행자..)
산길을 5분정도 올라가니 생각보다는 작은 협곡이 신기하게도 펼쳐져 있다.
가까이 가보니 조금 무섭기는 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협곡을 이동한 흔적들이 보이는데 미끄러워 보여서
갈 생각은 엄두를 못낸다. 그저 사진으로 만족하는 수준이다.
( 생각보다는 작았지만 생각보다는 무서웠던 곳...)
그래도 시간이 많다면 가만히 벤치에 앉아 사색해도 좋을 곳 같다. 5분의 산행으로 이정도의
풍경을 감상할 곳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별로 없을 듯 하다.
오늘은 치앙마이 그리고 방콕 그리고 꼬창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다.
아이들과 약속한 시간도 있고 하여
아쉽지만 숙소로 오토바이를 돌린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아쉬워서인지
텔레토비 효과 때문인지...엄청 먼거리를 온 듯 했는데
나무 빨리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아이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점심쯤 치앙마이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3시 버스를 타기로 하니 3시간의 여유가 있다.
그래서 또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구경을 나선다.
이번엔 또 다시 학교를 지나 다리를 건너 찬게스트하우스를 지나
빠이온천을 가는 길로 향하는데...
( 우리네 농촌 풍경같이 정겨운 곳...원두막도 있고 누렁이도 있다. )
큰길을 가다가...작은 길로 가본다. 작은 마을들이 이어지고
마을사람들의 소박한 일상도 눈에 들어온다.
그런 모습들이 참 좋다. 그렇게 조금 더 가니 포장된 길이 끝나고
비포장 도로가 나오는데
( 더운 날씨 힘들게 농사를 짓고 계시던 할머니가 멀리 보인다. )
( 여유로운 농촌 풍경.. 쉬어가며 사진을 찍어본다. 빠이의 새로운 모습...)
커피인러브에서 보면 펼쳐지는 평야지대?인 듯..
그 길을 지나면 왠지 우리 숙소 방향으로 나올거 같다.
그렇게 그 길을 한참을 달려본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태국도
어디를 가든 포장된 도로가 많다. 이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논밭의 한 가운데 비포장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곳은 빠이 뿐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 이렇게 비포장된 작은 도로를 오토바이로 달리는 기분도 색다르다. )
한참을 달려 갈림길이 나오고..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길은
왔던 곳으로 되돌아 오고 말았다 그래도 좋다.
빠이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려고 한다. 시내에서...예쁜 식당을 발견
여기에서 먹기로 합의하는데...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 하지만 메뉴가 별로 없다.
메뉴판의 순서대로 3개를 시킨다.
맛은 별로다.ㅋㅋ 그래도 신기한 음식들이다.
( 이름은 모르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이색적인 구조등이 매력있던 식당...)
( 내가 먹었던 계란 요리.. 신기한 발견을 하게 되었던 메뉴..)
밥을 먹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짐을 챙기로 이제는 헤어질 준비를 한다.
방콕에서 그리고 빠이에서 찍은 사진들을 JS의 노트북에 저장하고
내 MP3 있는 최신곡들도 노트북에 옮겨준다.
그리고 DS누나를 위한 선물...
누나 이어폰이 망가져서 내가 주기로 했는데
이어폰 두개를 주고 한가지 내가 준비한 아이템...
이어폰을 두개 꽃을 수 있는 잭..을 주었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예쁜 여자와 버스를 타면 함께 음악을 들으려고
준비했는데 나는 그렇게 못했으니 누나는 꼭 성공하라며...ㅋㅋ
이 이야기에 한번 더 웃는다.
그리고 우리가 떠난 후에는 오토바이는 못탈거 같다 했지만
꼭 좋은 남자들 만나서 뒤에 타고 다니라며 안부를 전해준다.(과연 성공 했을지..)
이제...빠이를 떠나기 위해 배낭을 싦고
터미널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