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또 떠나다. [ 13편 치앙마이 1박 2일 트래킹(3) ]
얼마나 잤을까? 밖은 아직 어두운데 닭울음 소리가 들린다.
눈이 떠지고, 일어나 이불을 게고 밖으로 나가니 조금씩 동이 터오는 듯 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엠피3를 들고 나온다.
음악을 들어야 할거 같은 분위기다.
아직 모두들 꿈나라다. 이번 여행에 준비해온 음악중..
내가 오늘 아침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그것은 엔야 8집,
이어폰을 켜고 엔야의 노래를 틀었다.
정말 신비롭다. 그리고 조금씩 동이 터온다.
붉은 해가 떠오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혼자 있는 것처럼
정말 그 느낌은 벅차오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의자에 앉아 잠시 해를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는데
기분이 최고다.
(우리 숙소 바로 윗집...오토바이에 트럭까지..내가 이럴줄 알았다.ㅋㅋ)
이제 아침산책을 해보기로 하고
집 밖으로 나가 언덕으로 올라가 보니
닭이며 돼지며...동물들은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지
모두들 바쁘다.
마을 사람들과도 인사를 하고
언덕 정상에 오르니...스타벅스는 몰라도 세븐일레븐의 진실이 밝혀진다.^^
매점이 하나 있다. 아주 작지는 않다.
( 고산족 마을의 세븐일레븐..까이가 이야기하던 편의점..)
( 반대쪽 능산 넘어의 모습...이걸 알았더라면...저녁에 석양을 보러 왔을텐데 아쉽다. )
능선 저편에 학교도 있다. 새벽의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이 아니라
동물들이 차지하고 있다.^^ 재밌는 풍경
사람이 오니 슬슬 피하더니 저쪽으로 도망가 버린다.
( 능선 한편에 학교가 있다. 예전 우리의 분교같은 느낌...정겹다. )
( 특히나 새벽 아이들이 없을 시간 학교는 소들의 차지다. 놀이터에서도 소들이 놀고 있다.)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사람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에 까이도 아침 식사를 들고 인사를 한다.
아침식사는 토스트 두조각에 삶은계란 하나씩
그리고 셀프커피....맛도 좋고 이곳의 풍경과도 어울리는 식사다.
하지만 내게는 안맞는 식사...밥이 조금 그립다.
( 모닝커피는 정말 맛있다. 내가 타먹는 222 다방커피 )
( 이렇게 커피를 타먹을 수 있고 잼도 있는데 개미가 있었다. 난 그냥 먹었다.ㅋㅋ)
밥을 먹고 짐정리를 하고
이제는 다시 떠나야할 시간...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이제 다들 출발을 하려나 했더니...
우리는 1박 2일 투어
하지만 존과 하인 그리고 콜린은 2박 3일 투어였던 것이다.
그들을 남겨두고 7명은 까이가 아닌 젊은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 트래킹을 함께한 10명 그리고 가이드 까이와 단체사진을 찍다. )
인사를 하는데 아쉬움도 들지만 더 큰것은 안도감
1박 2일 투어여서 다행이다 라는...
여기서 하룻동안 무엇을 하나? 라는 생각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2박도 좋을거 같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의 반대편
아침 산책을 갔던 학교를 지나 내려가는 길이다.
그런데 내리막길은 올라오는 길과는 달리
가파른 길이다. KE은 몇번이나 넘어지고...
그래도 잘 내려간다. 씩씩한 KE
( 구모도 제법 큰 시원한 폭포다. 시원하게 일등으로 입수..)
폭포다. 내가 좋아하는 폭포...난 자신있게 바지를 벗는다.
안에 수영복을 미리 준비해 입었다.^^
그리고 바로 입수...폭포는 정말 좋다. 시원하다.
폭포에 이르니 어제 다른팀으로 갔던 친구들도
다 만난다. 물론 슬로베니아 아가씨들도..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들의 멤버들과 더 친해져 있는 듯 했다.
우리도 물론 그러했으니 서운해할건 없다.
( 지금부터 내려가는 길은 계곡으로 따라 걷는다. 그래서 시원하다. )
( 중간에 가이드가 머물게 한 ..기념품 가게.. 가이드는 주인과 친한 듯...당연하겠지만 말이다.)
( 기념품 가게 안채? 주인이 사는 곳이다. 신기하여 한컷..)
이제 다시 하산하는 길
한참을 걸으니 산의 입구인 듯 이제는 포장된 길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썽테우를 타고 내려가는데 우리는 걸어간다.
( 등산로 입구...표지판은 태국어라 읽을 수 없다. )
트래킹을 갔으면 걸어가는게 좋은걸까?
하지만 썽테우를 타고 가고 싶은 마음도 진실이다.
어느덧 계속은 규모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다.
다음 일정은 래프팅과 대나무 땟목 타기...
드디어 래프팅하는 보트가 보이고..래프팅이 시작된다.
( 조금 부실한 듯 보이는...보트와 사람들... )
짐을 모두 가이드에게 맡겨야 한다.
가이드는 걱정말라고 하고, 나는 물론 걱정이 없다.
내 전 재산과 여권과 카메라가 모두 들어있는 가방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믿지 않으면 어쩌랴..
기여코 꼬맹이는 복대를 찬다.ㅋㅋ
귀여운 것..
( 헬멧 쓰고 셀카 한장..볼이 터질라 한다..ㅋㅋ)
이제 래프팅 시작이다. 한국에서 래프팅을 해본 사람이라면
조금은 시시할 듯
하지만 스릴은 있다. 왜냐하면
보트에 발걸이가 없다. 즉 보트가 휘청거리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
그 피해자가 내가 되었다. 보트가 급류에서 바위에 부딪히는 순간
내가 뒤로 떨어진 것
아이들은 잠시 놀랐나보다. 물론 나도 그러했다.
히지만 구명조끼도 입고 있었고
내가 물을 그다지 무서워 않했기에
동동동...몇미터를 떠내려가 나는 구조되었다.
떨어지는 순간 바위라도 있었더라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순간 이었다.
가이드(보트에 함께 탄)는 우리가 조금 짜증이 났나보다.
사실 우리가 조금 성의가 없었다. 노를 저으라 해도 대충...
멈추라 해도 바로 안멈추고..ㅋㅋ
나중에는 막 화를 내는거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말을 걸고 이것저것 물으니..그때서야 화색이 돈다.
어느정도 강을 내려가니 저쪽에 대나무 땟목이 있다.
우리에게 노를 주더니 우리보고 저으란다.
역시나 셀프다. 그래도 재밌다. 생각보다 잘 안되지만 나중엔 적응을 하고
마무리는 YW이...열심이 노를 젓는다. 드디어 종착지에 이르고
우리는 조금 지쳤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식사를 빵으로 떼우고
물 외에는 먹은 것이 별로 없다.
마지막 일정까지 트래킹의 모든 코스가 끝이 났다.
이제 사진을 찍으려 해도 배터리가 하나도 없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마지막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마지막 식사의 메뉴는 팟타이...보온통에 든 팟타이다.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바로 만든게 맛있는 팟타이인데..ㅋㅋ
이번 트래킹의 식사는 맛있었다.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조금 부실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그래서 더 맛있었다.
우리끼리 이번 트래킹의 소감을 이야기해본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일일트래킹이 600밧이었는데...
코끼리타기며 프로그램은 비슷한데..
숙박비가 많이 들거 같지 않은 숙소라..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던에게 트래킹 가격을 물어보는데
그들은 1000밧에 예약을 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예약이 끝났으면 가격을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일 수 있는데
그래도 가격차이가 너무 난다는 생각이 공통된 생각이다.
트래킹은 끝났는데 어쩌랴...
그래도 난 기분이 좋다. 꼬맹이 덕에 생각치 못한 트래킹을 하게 되었지만
외국인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고산족 마을에서의 새벽은 아마 오랜시간 잊지 못할거 같다.
이제 썽테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오늘 치앙마이에서 보내고 내일 빠이로 갈 것이다.
2년만에 방문하는 빠이는 어떤 모습일까?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조금은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