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또 떠나다. [ 9편 치앙마이로 가는 길 ]
- 이제 그만 -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맞추는 것은
나를 많이 지치게 합니다.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하면 그만이지, 라고 하겠지만
외톨이가 되기 싫어
결국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맞춥니다.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서
자신을 뒤돌아보니
마음속에서 이렇게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좀 더 주위 사람들에게 맞춰야 해!"
정말로 원치 않는 나 자신이 되어 갑니다.
이제는 그만 두세요.
당신은 너무나 지쳐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당신을 맞추기 전에
당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유사이 유리코 "용기를 내" 中 -
DS누나가 편지와 함께 적어준 글...누나에게 내가 그렇게 보였나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사진을 정리하고 엽서를 쓰니 7시가 다되어 가는데
투어에 간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
7시가 넘어서야 아이들이 왔다. 급작스런 나의 치앙마이행을 말하니 조금은
당황하는 눈치...내일 귀국하는 JH는 더더욱 그러한가보다.
사진과 엽서를 건네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니
치앙마이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다.
동대문 사장님도 빨리 버스를 탈 수 있다며..서두르란다.
그런데...그런데 JYd이 밥을 먹고 가라고 한다.
차마 그냥 갈 수다 없다. 동대문에서 만난 사람들이 같이 저녁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그렇게 함께 나선 사람들이 무려 10명...
딱 저녁 시간이라 식당마다 사람도 많고, 그래서 결정된 곳이 점심때도 갔었던
사쿠라...사람들이 어느정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나는 시간이 촉박했으므로
기본중에 기본이라 빨리 나올거라 예상을 하고 소금맛 라면을 시켰는데
해물라면도 나오고 돈가스덮밥도 나오는데
내 소금맛 라면은 나오지를 않는다. 거의 마지막으로 나온 소금맛 라면을 단숨에 먹어버리고
식사가 끝나지 않은 그 자리에서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한다.
시간은 8시가 넘은 상황,
어쩌면 치앙마이에 못갈 수도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고,
"만약에 내가 치앙마이에 못가면 난 동대문으로 가지 않겠다고 홍익인간으로 갈거라고..ㅋㅋ"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두고
내가 먼저 혼자 떠나는 상황은 처음인거 같다.
조금은 아쉽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우선은 북부터미널로 가야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갈만한 시간은 아닌거 같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빨리 가자고 치앙마이에 가야 한다고, 하니
고속도로로 가잔다. 나도 급한 상황이고 저녁 시간이라 그러자고 하고
카오산을 나오니 한숨 돌려진다. 동대문 도미토리에서 있었던 일들이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며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것 같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니 막히지는 않는거 같은데 좀 돌아가는 듯 하다.
터미널에 거의 도착을 하니 어마어마한 택시행렬..다른 차들 때문이 아니라
택시 때문에 길이 막힌다.
미터도 120밧을 넘어가고 있다.
그렇게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9시 막차는 9시 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급하다. 우선은 보이는 창구에서 치앙마이 가는 티켓을 끊는다.
(내가 끊은 버스 티켓.. 버스 그래도 별은 다섯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ㅋㅋ)
그러나 불안한 마음 아무래도 치앙마이 가는동안 고생좀 해야겠다는 예감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타는 버스에 현지인들 말고 여행자들도 있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바로 옆 버스는...)
(EM가 추천해 주었던 버스다. 앗 저걸 탔어야 했는데...)
( 북부 터미널, 당연한 것이지만...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말 사람이 많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금요일 주말이다.
이제 정신이 차려졌는지 주변 풍경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정말 사람이 많았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내가 타고 갈 버스는 바로 이것...그래도 나를 치앙마이에 데려다줄 고마운 버스다.^^)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오르니 이건 정말 말 그대로 여행자버스와 같은 구조에 같은 좌석
다행이라면 2층으로 올라가는 바로 앞 자리라 다리를 뻗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불행인 것은 내 옆에 키가 190이 다되어 보이는 니이아?에서 온 흑인 청년이 탔다는것
( 버스 안에서 편의를 제공해 주는 승무원들...그래도 서비스는 좋았다.)
버스는 출발을 한다. 승무원이 두명이나 있다. 아줌마 한명 아가씨 한명
물과 간식을 나누어 주고 약간을 달리니 사람들은 어느새 잠에 빠져들고
여행자버스처럼 떠드는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좋다.
창밖을 보며 많은 생각들에 잠겨본다. 그리고 나도 잠이 든다.
다시 잠을 깬 것은 버스가 휴게소에 들려서다. 버스표에 붙어있는 티켓으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입맛이 없다.
잠시 기지개를 펴고 몸을 풀어본다. 한층 상쾌한 느낌이다.
버스는 다시 출발을 하고 이제 긴 잠을 자야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옆 흑인친구가 자꾸 엉덩이를 내쪽으로 민다. 몇번이나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는 듯 창밖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승무원들도 바빠지고 중강중간 사람들도 몇명씩 내리고
치앙마이가 가까워옴을 느낄 수 있다.
( 어느새 해가 뜨고 날이 밝았다. 치앙마이 근교의 농촌 풍경이 정겹다.)
태국은 우리보다 커피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버스에서도 모닝커피를 준다.
커피를 한잔 들이키니 달콤한 향에 기분이 좋아진다.
(치앙마이 근처에 오면 아케이드 도착 전 내릴 사람은 내릴 수 있나보다.)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고 차앙마이 아케이드에 도착을 한다.
시간은 7시 반 10시간이 채 안걸린거 같다. 역시 로컬버스는 빠르다.
사실 로컬버스가 빠르다는 느낌보다 12시간이 걸리는
여행자버스가 느리다고 하는 편이 맞을 거 같다.
역시나 터미널에는 썽테우며 툭툭 기사들이 사람들을 태우려고
혈안이다. 9시에 꼬맹이를 만나기로 했으니 이번엔 서두를 일은 없을거 같다.
잠시 걸어보기로 한다. 딱 출근 시간에 등교 시간인지 차들이 참 많다. 그렇게 걷다가
이제는 썽테우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님만해민으로 가는 썽테우를 잡아 탄다.
약속시간보다는 조금 이른 듯 했지만 그래도 늦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약간의 기대감으로 도착을 기다린다.
(익숙한 그길..일방통행이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는 해자 옆길..)
(사진엔 한대 뿐이지만 정말 많은 오토바이들이 차와 함께 달린다.)
나는 님만해민만 이야기 했는데 친절한 기사님은 미소네 바로 앞에 나를 내려준다.
(내가 내린 곳 미소네 건너편의 커피숍...)
꼬맹이를 만날 수는 있을까? 기대를 갖고 미소네에 들어 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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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산
2월 18일
동대문 도미토리 (200B)
아침식사 사쿠라 (80B)
사진 인화 125장 X 4 (500B)
엽서 5 X 20 (100B)
점심식사 Take(115B)
수상버스 (25B)
BTS (35B)
버스 7 X 2 (12B)
저녁식사 사쿠라 (100B)
택시비 카오산 -> 북부터미널 미터 140, 톨비 45 (185B)
버스 방콕 -> 치앙마이 (581B)
합계 : 1,933B
누계 : 6,64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