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극.복.여행기] Vol-02-1. 새벽의 신전에서 울어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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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극.복.여행기] Vol-02-1. 새벽의 신전에서 울어버리기

A형오지랖퍼 48 2727

Vol-02-1. 무작정 걷다 멈추기, 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강을 건너니 짜오프라야 강을 건널 때면 삔까오 다리만큼이나 눈에 띄는 대표적 상징물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 십 원짜리 뒷면의 다보탑만큼이나 친숙한, 태국 10Baht 동전에 찍힌 왓아룬이 눈앞에 있다.
사원 입구 앞에 왠지 사진을 꼭 찍고 싶게끔 얼굴 부위만 뻥 뚫린 채
태국 전통의상이 그려진 조형이 세워져 있다.
저렇게 얼굴 뚫린 애들 엄청 좋아하는 7세 어린이스러운 30세 김덕수씨, 역시나 신나서 직행한다.
그런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안 말리면 당장에라도 셔터 누를 기세의 덕수에게
조형 아래 코딱지만 하게 표시 되어 있는 숫자 40을 가리키자
공짜 하나에 엄청 큰 기쁨 누리시는 말 잘 듣는 7세 어린이스러운 30세 김덕수씨,
주저 없이 아리따운 자태로 서 계신 패널을 쓰러뜨릴 기세로 매몰차게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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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작은 탑이 둘러 서 있는 중심의 가장 높은 탑을 올려다보니
사진에서 보던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경사가 엄청 가파르다.
버둥거리며 기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아찔하긴 했지만,
내세울 건 무한체력의 공급처인 무다리 뿐인 나 아닌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계단을 딛고 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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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아 놔,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니다.
경사도 경사지만 계단 자체의 높이도 다른 건물 계단 따위들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
이건 뭐 올라가다 정신 차리고 보니 나도 모르게 네 발로 기고 있는 거다.
돌아보니 덕수도 다를 바 없다.
얼마나 더운지 빨개진 얼굴로 땀을 후둑후둑 떨치며 난간을 잡고 발이 닿는 면적이 좁아서인지
원래는 세로로 향해야 할 발을 가로로 틀어서 완전 게걸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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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양새가 우스웠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 한꺼번에 비명횡사하게 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구간이므로 다시 급정색모드로 정상을 향하여 올라간다.
사실 중간지점쯤에서 아, 그만 내려갈까, 이깟 탑이 뭐라고 이 더위에 돈 줘가며 뭔 고생이야,
싶은 마음이 살짝 솟구쳤으나 고사리같이 작은 양손으로 난간을 꼬옥 잡고
아주 조심조심 한 계단씩 내려오는 꼬마를 보자 작렬하던 짜증이 순식간에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갔다.
그런데 이 상상을 초월하는 가파른 경사의 문제는 비단 위험한 것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오르시는 여인님들의 치마속이 고스란히 올려다 보이며
서로 불편한 노출 사태를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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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고개만 들었다 하면 미묘한 무늬의 파란색 천 쪼가리를 보면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왓아룬 탑에 오를 계획이 있으신 여자 분들은 가급적 바지를 입으시기를 권유 드리는 바입니다.)

오르는 길은 겨우 5분 남짓에도 오직 니킥, 로우킥으로만 50분의 사투 끝에 겨우 살아남은 사람처럼
온 다리 근육이 파들파들 가련히 떨어댈 정도로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보니 그 고생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눈앞으로 보이는 저 멀리까지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이, 말 그대로 장관이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을 식히며
30도가 훨씬 넘는 더위 속에서 한 시간 이상은 발품을 팔아야 대강 둘러보는 왕궁과 왓포,
그리고 태국에서 가장 긴 차오프라야 강을 발아래에 두고 내려다보는 기분은
아무리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공들여 설명한다 해도, 아무리 카메라에 그대로 찍어 담는다고 해도
느껴지는 만큼 표현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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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어진 탑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고된데
지금 같은 기술력도 없이 그저 인간의 피와 땀만으로 쌓아올린, 아찔할 정도의 높이와 정교한 장식 속에서
신을 숭배하는 고인古人들의 신앙심이 얼마나 깊었는지 감히 짐작해 본다.


예전 황금산 탑에서 내려다봤던 으리뻔적한 현대식 빌딩촌과
곧 무너질 듯 허름한 민가들이 모순적으로 어우러져 있던 풍경이 떠오른다.

그 때가 5년 전이었고, 태국 여행은 처음이었으며, 내 가슴은 한없이 설레었다.
...그와 함께였기 때문에.
마주잡아오는 그의 손은 땀이 배어 축축하고 뜨거웠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함께 다니자. 라고
말해주던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었다.

내 안에 온전히 보존되어 하나도 지워지지 않은 그에 대한 기억이,
마치 방금 전의 것처럼, 생생하게 생각난다.
앞으로도 난 얼마나 자주 내 의지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이 이렇게
문득문득 크고 작은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될까.
그 절망감에 가슴이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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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마 조금도 짐작조차 못할 테지.
당신을 떨쳐내려 이 먼 곳까지 도망쳐서도 당신이 떠올라서,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그래서...따갑도록 눈부신 햇살과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서
손바닥으로 두 눈을 가리고 소리 없이 울고 있는...아직도 당신을 사랑하는 바보 같은 나 따위...



그렇게 한바탕의 눈물바람이 멎고서야 묵묵히 아무소리 없이 곁에 서 있던 덕수가 내민
이미 미지근해진 생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그 고생을 해서 올라온 계단을 다시 내려간다.
아 놔, 올라올 때만 힘든 줄 알았더니 내려가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올라오면서 경직된 근육들이 풀어지며 다리가 미친 듯이 후들거린다.
진짜 꼭 어떻게든 죽여 버리고 싶은 인간이 있다면
여기서 등만 살짝 떠밀어도 한 큐에 북망산으로 공간이동 시켜버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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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무서운 마당에 덕수 놈이 자꾸 뒤에서 등짝을 찔러대는
하나도 재미없는 몹쓸 장난질을 걸어오는 통에 내려가서 죽여 버리겠다고, 진정 화내고 있는데
이제 한 오 개월이나 됐을까 싶은 진짜 조그만 아기를 멘 엄마가 올라오고 있다.
세상엔 진정 위대한 어머니가 많은 거다.

내려와 중앙 탑 주변을 잠시 둘러본다.
왕궁처럼 웅장한 맛은 없어도 오히려 규모가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여유가 돼서 왕궁-왓포-왓아룬을 모두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이 좀 촉박하다거나, 유적 관광에 크게 관심이 없어 그냥 한 군데 정도만 봤으면 싶은 분들이라면
왓아룬을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다.

태국이 세계적인 관광 대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싼 물가, 아름다운 자연 등의 이유도 있지만
이런 문화유적 또한 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관광 대국이니까 당연히 관리․ 보존을 철저히 하겠지, 도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 이전에 자국의 문화유적에 대한 철저한 관리․ 보존이 되어 왔기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부르게 된 게 아닐까 싶다.
헌데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이런 유적에 오직 한글로만 표기된 경고문을 보고 마음이 쓰렸다.
경제적인 수준으로는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으나
문화적인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하긴, 자국민이 나라 국보 1호에 불을 지르고
국보 1호가 전쟁 같은 무력 사태도, 지진 같은 천재지변도 아니었건만
홀랑 불타 무너질 때까지 어떤 조치도 없이 수수방관한 나라인데
(생각하니 열 받는다. 그 미친 노인네, 옛날 같았으면
 능지처참으로도 모자라 3대를 부관참시 했을 일을 저지르고도
 세상 잘 타고나서 교도소에서 삼시 세끼 드시면서 10년 살다 나오면 자유인이 될 테지!)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라고 안 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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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연히 의식 있는 관광객이 훨씬 많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내외적으로 문화의식 향상에 힘써
다시 태국을 찾았을 때는 더 이상 저런 경고문을 보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카오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타 띠엔을 거쳐 타 파아팃에서 내린다.
큰 길로 나와 일단 숙소에 가려는데 굉장히 익숙한 네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그건 바로, 그동안은 한 번도 찾을 수가 없었던, 그 유명한 소갈비 국수집 나이쏘이였다.
오늘의 여행 분위기에 딱 맞게 나타나준 나이쏘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거다.

한글로 쓰인 간판에, 어? 한국말!,이라고 깜놀하고 있는 덕수와 함께 식사시간 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듣던 것과는 달리 꽤 한산한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한국 사람이 가면 알아서, “소갈비?”라고 묻고 준다더니 덕수 때문인지 약간 당황한 듯
나와 덕수를 번갈아보는 종업원에게 내가 먼저 “소갈비 국수 주세요.”라고 했더니
그제야 환히 웃으며 “코패기?”라고 되묻는다.
발음이 귀엽다. 외국인들이 하는 한국말은 다 귀엽게만 들린다, 어린아이들의 소리처럼.

벽에 즐비하게 붙은 유명 인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방문 기념사진들을 보니
한국 사람한테만 인기가 많은 게 아니라
맛있는TV 같은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되는 맛집처럼 유명한 곳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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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먹어보는 구나. 한 번 맛보면 헤어 나올 수가 없다는 마약국수.
당면 같기도 하고 쫄면 같기도 한 면발과 갈비탕 같은 익숙한 맛의 뜨끈한 국물이 감칠맛이 난다.

[나]란여자 : 덕수야, 맛있어?
김덕수씨 : (순식간에 반 이상 흡입한 상태로 여기 중독자 하나 추가요, 포스작렬) 응. 완전 맛있어!
               (한국가면 당장 소 잡으러 갈 듯 한 기세) 이것도 한국 음식이야?
[나]란여자 : 아니, 이건 그냥 태국 국수야.
김덕수씨 : 정말? 삼촌네 버섯불고기 국물에 감자탕 고기 넣은 것 같은데.

그때까지 그냥 갈비탕 정도에 비유하고 있던 맛이, 덕수의 표현으로 명확한 해답을 얻는다.
사람의 입맛마다 다 다를 테지만 내 입에는 정말 덕수의 말마따나 (우리 외삼촌이 하시는 감자탕집  맛 기준)
불고기버섯전골 국물에 감자탕에 들어가는 돼지 뼈에서 발라낸 고깃살을 넣고 조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많은 이들의 극찬에 기대치가 너무 컸던 탓인지 딱히 입맛에 안 맞은 것도 맛이 없다, 라고 할 수도 없었지만
솔직히 일부러 찾아서라든지 매 아침마다 먹는다든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
곱빼기를 시킨 덕수는 남은 내 국수까지 먹고 서야 양이 찬 듯 했다.
내가 봐도 덩치 큰 성인 남자가 먹기엔 양이 심하게 적었다.

한국 손님이 많아 일부러 한국어 공부를 시키는 건지, 한국어를 좀 할 줄 아는 종업원을 고용한 건지
아까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계산도 한국말로 해준다.
제3국에서 태국남자와 미국남자가 어설픈 억양으로 한국말을, 그것도,

김덕수씨 : 와, 한국말 정말 잘하네요.
나이쏘이남 : 조금요. 그쪽도 좀 하시네요.

이런 내용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그렇게 웃긴지 먼저 밖에 나와 서 있던 난
혼자 또 미친 여자처럼 웃고 있는데 등 뒤에서 진정 능숙한 한국말이 들려왔다.

여행하는여자들 : 아, 어떡해, 너무 웃겨.

깜짝 놀라 돌아보니 세련된 옷차림에 곱게 화장도 하신 아리따운 여성 두 분이
덕수와 국수집 종업원을 도촬 중이신 게 아닌가.
그러다 새로운 손님이 와서 국수집 종업원이 바빠진 관계로 태국-미국 간 한국어 대담을 마치고 나온
덕수가 내 곁으로 오자 이번엔 그분들이 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본다.

여행하는여자1 : (놀란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듯) 어머, 한국분이세요?
[나]란여자 : (네, 그럼요, 저는 한국사람이지요) 아, 네.
여행하는여자2 : (도촬 중이던 카메라를 어찌할 바 몰라 하시며) 한국말 하는 게 너무 신기해서...
[나]란여자 : 아니에요, 괜찮아요.

괜찮고말고요. 내 사진 찍은 것도 아니고, 일행인 내가 봐도 웃긴데
native Korean이신 여행하는여자님들이라고 안 웃기셨겠어요.


태국여행은 처음이시고, 대학 졸업반이시고, 여기 국수가 너무 맛있다길래 일부러 택시까지 타고 오셨다는
여행하는여자님들은 (싱그럽고 예뻤다) 나를 통해 덕수와 통성명을 시작으로 말문을 트시더니,
당연히 김덕수씨와의 대화를 내 허락 맡고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으시며
덕수에게만 영어로 말했다, 한국어로 말했다 하며 두 분이 경쟁하듯이 급호감(?)을 표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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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한국에서도 외국인이 드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덕수가 온 인류에 어필할만한 모양새도 아닌데,
한국말 조금 할 줄 아는 게 특별해서인지
(사실 잠시잠깐 여행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면 그 나라 말을 배워야 하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
여행 중 오며가며 길에서 잠시잠깐 얘기 몇 마디 나눈 사이에 연락처까지 물어오는 (당연히 김덕수씨에게만) 여행하시는여자님들을 보고 있자니 입맛이 썼다.
설상가상 덕수에게 특별한 일정 없으면 어디서 맥주한잔 같이 하자며, 어떤 의미인지 나를 흘끗 보시는
여행하는여자님들을 덕수가 다행히 미안하지만 갈 데가 있다고, 좋은 여행하라는 인사로
그녀들의 애초 계획대로 나이쏘이 국수집으로 들여보낸다.

[나]란여자 : 맥주 마시러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데, 왜 그냥 보냈어?
김덕수씨 : 나...하이힐 신고 국수 먹으러 다니는 여자 싫어. 알잖아.

그래, 잘 알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서 조심할 줄 알게 됐으면 된 거다.
(김덕수씨에게는 하이힐 신은 자라와의 슬픈(?) 과거가 있습니다.)
어찌됐든 국수집으로 보낸 건 참 고맙다.


숙소에 들러 끈쩍한 소금기를 씻어내고 하루 종일 초강력 자외선에 혹사당한 얼굴에
냉장고에 넣어뒀던 마스크팩도 붙여주며 잠깐 휴식을 취한 뒤
하루 일과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밤마실을 위해 다시 숙소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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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팃 선착장 근처의 레스토랑 겸 펍.
분위기 진짜 좋다. 하지만 왜인지 손님은 없다.


통통한 새우 녀석이 듬뿍 들어간 샐러드에 내 사랑 비어 씽을 주욱 들이키니, 아,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더위도 묵은 피로도 싹 가시며 이제부터 제대로 기운이 뻗치며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에 덕수가 반가운 소식 하나를 더한다.

김덕수씨 : 내일 Greg 온대. 아마 우리 투어 갔다 오면 도착해 있을 거야.
[나]란여자 :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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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이나 사진 찍는 거 무지 싫어하는 녀석이라, 도촬로 건진 게 전부)


국적 : Canada
이름 : Greg
관계 : 김덕수의 Best friend.
첫인상 : 훈훈한 기럭지와 명품복근에 한번 웃어주면 두 눈이 반달처럼 접히는 완전 꽃미소로
            나와 우리 언니님은 물론이요, 우리의 친구들인 다수의 누나들에게 공인받은 짐승남.
성격 : 낯을 좀 가려서 친해지기 전까지는 눈이 마주쳐도 좀 쌩한 편.
          하지만 친해지면 그때부터는 온갖 푼수 짓으로 사람을 다시 보게 하는 다중이.
          모두가 친구, 인 김덕수씨와는 달리 사람을 대함에 있어 호불호가 극명함.
          어쩔 땐 좀 유치할 만큼 니 편, 내 편이 심함.
한국화 : 1. 식초 친 냉면에 환장한다. 겨울에도 냉면 먹는다.
             2. 빅뱅 광팬이다. 멤버별 양말도 다 있다.
특이사항 : 모 광고에서 그랬다. 괜찮다 싶으면 애인이 있고 완벽하다 싶으면 게이라고.
               그렇다, 이 녀석 게이다. 일본 여행하다 만난 지금 애인한테 뿅 가서
               귀국하자마자 짐 싸들고 한국에 온 사랑에 목숨 건 놈이다.

그렉은 덕수와는 다른 면으로 대화가 굉장히 잘 통해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한 친구(라고 해도 4살 아래로 사실은 동생뻘)다.
게다가 진짜 잘 논다. 먹고 마시고 부르고 흔드는 데, 빠지는 게 없다. 밤문화의 황제다.
좌 덕수, 우 그렉이면 이번 여행은 진짜 어디서 무얼 한다고 해도 즐거우리라.
그동안 다른 일로 바쁘셔서 나 같은 건 버리셨던 주님이
드디어 이번 여행이라는 구원의 천사를 날려주시는가 보다.

술 마시다 털어놓은 나의 이별의 이유에 술잔 내던지며 그 새끼 가만 안둔다고 개성질을 부려대며
나대신 난동 한번 거하게 부려준 고마운 녀석,
그 사랑하는 님 떼놓고 이 만리타국까지 어찌 오려는지 좀 걱정이지만 어여 오게나!
한국서 못다 마신 술, 이 모든 게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태국에서 마저 탈탈 털어 마셔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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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내 이 짓만 했는데도, 고작 2편 쓰기도 힘드네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48 Comments
Misha 2010.02.16 05:45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러갑니다. 물이 곁에서 흘러도 우리는 물이 왜 흐르지라고 묻지 않습니다. 물은 늘 흐르니까요.

연휴 동안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A형오지랖퍼 2010.02.17 00:36  
전 연휴 내 끄적이다 보면 중간정도까진 쓰겠지, 했는데 왠 걸-_- 꼴랑 한 편 쓰기도 완전 허덕허덕...
글로 밥 먹고 사시는 분들 진정 대단하신 듯 합니다. ㅠㅠ
늘 흐르는 물... 그 물이 가끔은 얼음장처럼 차기도 하고 불구덩이처럼 뜨겁기도 해서 화들짝 놀라서 튕겼던 모양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말씀 또한 감사합니다. ^^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2.16 05:55  
이젠 안울겠지요?

전 한방울 쥐어 짜도 안나오던데...

시간이 약이라고 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자연적으로 치유되는겁니다.


쑤~!쑤~!(태국어로 화이팅~!)
A형오지랖퍼 2010.02.17 00:38  
하하. 네, 시간이라는 약을 훌훌 털어넣고 있는 중입니다.
아픔이 하나라면 행복이 아홉인 게 인생인 듯 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
태사랑에서 받는 위로 하나, 관심 하나도 그 아홉개 행복 중의 하나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Teteaung 2010.02.16 07:24  
글 잘 읽고 있어요. 몇몇 단어에서는 막 뿜고 있습니다.
공감되는 점도 많고요. 좌 덕수, 우 그렉 함께 한 여행 기대가 큽니다.

저,,, 그리고..... 사진 속 ....푸대접 갖고 있어요. 진짜요.
logikgirl 2010.02.17 00:36  
하하하하하하하하 리플 읽어내려 가다가 터졌어요 푸대접... 미치겠다ㅠㅠ
A형오지랖퍼 2010.02.17 00:40  
리플에 터지셨어요?! ㅋㅋㅋ
네, 저도 제 글에 달린 리플보고 웃고 울고 한 거 많습니다. ㅎㅎㅎ
A형오지랖퍼 2010.02.17 00:40  
네, 저 푸대접...받았어요! 젠장!
살면서 기쁘고 아프고 슬프고 행복한 건 다 비슷한 것 같죠?
부족한 글 관심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lantubig 2010.02.16 08:54  
visually........image of picture,

acoustically.......(sequence of sounds from some some sentences....)

semantically ........(units of meanings)

시각과  청각(물론,,,,글을 읽는동안  떠 올리게 되는 이미지만으로)  그리고 감각적이며 
재미를 곁들인  상상을 유발시키는 의미를 함축한 글,,,,

마치 글을 평하는것 같아 좀 뭐하긴 하지만,

작문의 구성이 아주 뛰어나신듯 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읍니다.


오늘.....싸이콜로지,,,,,머리아픈 날이지만,,,,살짝  웃고  나갑니다~
A형오지랖퍼 2010.02.17 00:43  
힘든 일을 하시는 건 아니신지...
어찌 연휴가 끝나자 마자 머리가 아픈 날이 되셨는지!
아프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big님!
제가 조금이나마 웃음을 보태드리려면 열심히 써야겠네요!
항상 애정 갖고 지켜봐주셔서 너무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
시골길 2010.02.16 09:53  
푸~대접...2400원에 완죤히 넘어 가네요..헥헥...ㅋㅋ
하이힐도 그렇지만, 일부 한국여인네들의 씁쓸한 뻘짓이 아닌가 싶네요... 일행이 있건 말건 들이대면서리...쩝...
진정아쉽네요...사진자료의 빈곤이.. 

A형오지랖퍼 2010.02.17 00:46  
저 원체 소심한 A형인지라 올려놓고도 그 여인분들이 이거 읽으면 어쩌나 가슴이 조마조마! -_-
그냥 제 느낌이 좀 그렇더라구요, 저는 관심 밖... 푸대접...
하긴 그 분들이 제게 관심 갖는 게 더 웃기긴 하네요. -_-
우야동동 여행하다보면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 법인지라, 제게 푸대접-_-인 분들도 계셨지만 완소대접! 해주신 감사한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
근데, 사진 자료의 빈곤이라 하심이 뭘 말하는지를 잘 모르겠어서;;;
저거 몇장 해도 막상 하고 나면 시간이 꽤 걸리더라구요. ㅠㅠ
부족한 점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 관심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골길 2010.02.17 08:55  
저런 깜찍한 짤방보다는.....리얼 포토, 즉 두분이 여행지에서 (곧 세분이 되는 듯..)담아온 추억의 순간들을(인증샷~~ok..?? ㅎㅎ ^^) 살짜기 들여다 보고싶다는 염원입지요~~ 네..네...
아리따 2010.02.16 10:02  
저렇게 늦은..이라 해야 하나 이른..이라 해야 하나.. 암튼 새벽시간까지 글 쓰시느라 수고가 많으세요!ㅋ 덕분에 재미있는 글을 아침부터 볼 수 있네용^^ 여행사진보다 더한 필름배경 사진의 재미ㅋㅋㅋㅋㅋㅋ
A형오지랖퍼 2010.02.17 00:48  
네, 연휴 내 끄덕댔건만 겨우 두 편 마쳤네요. ㅠㅠ
부족한 글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사진은 사실 다 거기서 거기인 듯 해서 그냥 제 감정에 초점을 맞춰 여행기를 쓰고 있는지라, 쓸 데 없는 사진이 오히려 주가 된 듯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러블리야옹♡ 2010.02.16 10:40  
에이형님 여행기를 보면.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파하다..
잼있는 친구님들 덕에 또 웃게되고.. 묘한 중독성이 있네요 .
나도 한때 저렇게 잼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미시간으로 돌아가 버렸다는 ㅠㅠ..
여행기 읽으면서 자꾸 그친구가 생각나네요. 어디서 잘못 배운 한국말들로 날 뒷목잡고 쓰러지게 했던 친구인데..
참으로 여러가지를 기억하게 하시는구료.... ㅜ,ㅡ
A형오지랖퍼 2010.02.17 00:50  
여행기에 사실 유익한 따끈따끈한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제 여행기엔 순전히 사견과 사념 뿐인지라... 몇 편 올리지 않았는데도 늘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묘한 중독이 야옹님을 즐겁게 하는 엔돌핀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미시건으로 가신 그 분은 이제 안 오시나요?! 우리 김덕수씨도 미시간에서 오셨는데 말이죠!
♡러블리야옹♡ 2010.02.17 05:29  
그애는 그냥 친구였어요 . 저보다 3살이나 어린 ㅋㅋ
그때 그애가 미성년자 였어서 이성으로서 감정은 전혀 없었구용..
우리나라에 놀러왔다가 연예기획사에 캐스팅되서 준비 중이었는데..
감정상의 문제가 생겨서.. 어느날 갑자기 모든걸 다 중단하고 돌아가 버렸다는....
그냥 덕수씨 말투가 많이 비슷해서 생각이났어요 . 조금은 미안한 기억도 들구...

그리고 사실 저도 첫번째 일기가 거의정보지 였어요 지금도 후회되는게 왜 내 느낌과 감정들을
다 표현하지 못했을까.. 다시쓰고 싶다 머 그런 후회를 많이 했는데..
그래서 2탄에 지난 추억 회상하드시 섞어서 써야지 하고 시작했건만...
일기쓰다 중단한지 벌써 1년이 다되어 간다는 ;;;;;;;;;;;;;

아직도 일기 왜 안쓰냐구 쪽지는 종종오는데..
오지랖퍼님 일기보니까 또 다시 발동이 걸리잖아요!!!!!
책임지삼!!!!!!!! ㅠㅠ
왕짱이 2010.02.16 11:00  
끼약~~ 잼나요..잼나!!!!  푸대접..완전 쓰러짐..ㅋㅋㅋ
시간되시면..덕수의 하이힐신은 자라사건도 올려주시징..ㅋㅋㅋ
아놔~~ 짐승남 그렉까지 등장한다뉘....
이거원..잠 못자며 기다려야 겠네용...^^  레우레우!!!!
A형오지랖퍼 2010.02.17 00:55  
이번 편의 완소템은 푸대접!인 듯? ㅋㅋ
사실 저 짐승남은 해변가에서 지대로 도촬을 했어야 했는데! (변태는 멀리있는 게 아닌 듯;;; 쿨럭!) 병적으로 사진찍는 걸 싫어하는 자식이라, 카메라만 들이대면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생J.R을 하시는지-_- 씁쓸...
네, 틈바구니 사이에 덕수군의 과거를 (내 맘대로 폭로해도 되나-_-) 살짝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딱후딱 못 써서 죄송하구요...
아아이참 2010.02.16 12:28  
인기 폭발이라 그만두고 싶어도 힘드시겠네요 ㅋㅋ
법정스님이 그랬어요.
원래 내것인 것은 없다고요,
잊어버리긴 힘들겠지만 어쩌겠어요
이기적인 그분에게 저주나 퍼부어 주는 수 밖에 ㅋ
그나저나 좋은 친구들과 다녀오신거 부럽네요.
A형오지랖퍼 2010.02.17 00:59  
그간 태사랑에서 너무 재밌고 좋은 여행기를 많이 봐온터라 제 여행기 따위는 항시 부족하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ㅠㅠ
그러게나 말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제 인연이라고 질기게 믿어왔던 모양입니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흘러 그 때를 돌이켜보면 그가 떠난 것보단, 이 여행의 행복이 길게 남아있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하고, 앞으로도 부족한 글이지만 관심 갖고 지켜봐주세요!
청신옥향 2010.02.16 13:53  
덕수씨...
지조도 있으시고 제스탈입니다~~아~~~
어찌 소개팅 이라도 한판...ㅋㅋㅋㅋ

잘읽었습니다..휴일에 올라올라나 했었는데.....감사합니다.....^^
그렉의 활약...기대하겠습니다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2.16 14:27  
그래...덕수군 한번 만나라...ㅋㅋㅋ
A형오지랖퍼 2010.02.17 01:03  
하하. 제가 김덕수씨를 너무 완소로 묘사(?)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상 남자로는 부족한 게 엄청 많은 놈인지라 (앞으로 중간중간 그의 결함도 공개하겠음-_-) 함부로 상품판매 했다간 위자료 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ㅋㅋ
사실 남자로는 그렉이 와딴데, 그 넘은 성정체성이 남다른 남이 떡이 된지라. 흐흐흑.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초이[C] 2010.02.16 15:09  
ㅋㅋㅋ~ 잼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와의 여행으로 아픈마음 다 달래고 오셨지요?
담 글도 기대 만빵입니다. ㅋㅋㅋ~
A형오지랖퍼 2010.02.17 01:04  
네, 좋은 친구들과 좋은 사람들로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사는 게 다들 여유가 없어 아쉽지만 여행은 정말 좋은 터닝포인트인 듯 해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잘 부탁드립니다. ^^
캡틴라이칸 2010.02.16 15:58  
쭉...지난 여행기 부터 읽었는데... vol.0 도 있더군요 vol.1 부터 읽어보니 덕수씨가 누군지 몰라서 한참 헤매었습니다.

이별 , 맞선 등 님이 처한 상황이 저와 비슷해서 공감이 많이 되네요.
다만, 덕수씨 같은 분이 있어서 부러울 따름입니다...

계속 기대할게요.
A형오지랖퍼 2010.02.17 01:06  
vol.1편에다 vol.0편이 먼저라고 표기를 하는 게 좋겠군요...;;;
읽으나마나한 본인의 지질한 과거사 인지라...-_- 읽으라고 권유하는 것도 우습긴 합니다만...
이별, 맞선... 다 끔찍한 단어 뿐입니다. ㅠㅠ 부디 행복한 단어로 공감해야 합니다, 라이칸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마여사 2010.02.16 18:12  
전, 함께 듣던  노래나  함께 먹던 음식등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곤합니다..
몇 십년이 흘러도  그럴거에요..  근데  점점  평안하게 떠올리게될거라는...

수입산 바나나랑  '푸'대접에서  빵터졌읍니다..^^
이제  이런정도의  유머를  구사할 정도라면  많이 편해지셨길 기원합니다.
A형오지랖퍼 2010.02.17 01:09  
맞아요. 노래, 향기... 그런 건 희안하게 각인되어 불현듯 생각을 불러일으키죠...
그리고 또 맞아요. 한때는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던 첫사랑도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랬었지, 기억해도 더는 아프진 않듯이... 지금의 이 많은 기억들도 다른 인연에, 다른 사랑에 묻혀 무덤덤해 지겠죠...
제 글을 쓰면서도 많은 생각을 정리하지만, 태사랑님들이 덧붙여 주시는 말 한 마디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
전 원래 잘 울고 잘 웃고 그런 다중형 인간이에요. 히히.
백만장자 2010.02.16 20:06  
정말 글솜씨가 범상치 않습니다요...왜 전 ....님 처럼 못쓰죠?
거의 나는 초딩 일기장수준...ㅋㅋ
A형오지랖퍼 2010.02.17 01:10  
백만장자님 여행기도 잘 보고 있습니다. ^^
전 제가 쓰고도 지루한 것 같아 미친듯이 스크롤을 내리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그저 걱정만...-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80 2010.02.16 21:47  
정말 흥미진진해요~그리고 님 부러워요~

덕수에다가, 개성질까지 부려주시는 그렉님까지라뇨~~~복 받으신 분이세요~

그런데, 위의 완전 재밌는 사진은 다들 어디서 나셨어요~~?완전 재밌어요^^
A형오지랖퍼 2010.02.17 01:15  
술을 원체 좋아하는 미친 여자라서 그런지-_- 주80님 아이디를 볼 때마다 자꾸만 너무나 친근해요. ㅋㅋㅋ느린 글, 긴 글, 모자란 글, 청승맞은 글 흥미진진하게 봐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개성질 부린 여자친구들도 많아요. ㅋㅋ 그녀들은 불행히 먹고 사는 게 빡센 인생들이라 여행길에 못 올랐을 뿐이죠. ㅠㅠ
저런 사진들은 인터넷을 뒤지면 쏟아지고 있어요! 한창 폐인 짓거리 할 때 하도 우울해서 미친 듯이 찾아가며 미친 듯이 웃어댔던 슬픈 사연이 있는 녀석들입니다. ㅠㅠ
별에고백 2010.02.17 01:16  
고등학교때부터 너무 좋아했는데 인연이 아닌지 자꾸 어긋났던 선배.

의대도 아닌데, 군대도 안갔는데.. 치열한 청춘으로 살겠다고 까불다가

대학을 6년이나 다니고나서.. 그러니까 꼬박 8년만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나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습니다.

정말 꿈같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는데 2주가 흐르고 여느때랑 똑같이

데이트하고 헤어졌는데 집에 돌아와보니 외투 주머니에

내가 그에게 선물했던 목걸이가 있습니다.

짐작조차 못한 저는 멍청하게도 깜짝 놀라며 전화를 합니다.

헤어지자고 ...

이유는, 너무 좋은 선후배 관계인데 어설프게 사겼다가 헤어지면

좋은 후배 잃어버릴 것 같다고..

고작 2주의 행복에 대한 댓가치고는 너무 긴 시간동안 아파야했습니다.

저는 A형님처럼 그렇게 대단한 추억도 없었는데.. 그냥 밥을 먹어도 생각이 나고

심지어 가기만 하면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백화점에서도 공연히 눈물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보다 더 비겁한 이별이 어디있느냐고 나를 다잡다가도

문득문득, 가슴이 찌르르- 하고 아팠던, 10년전 그사람과의 이별이 생각나

또 눈물이 핑-하고 돌았네요..

주책맞게--;

어쨌든, 오직 시간만이 약입니다. 아프고 힘들어도 화이팅하자구요!

한 줄도 놓치지 않으려고 일하다가 다시 잃고 다시잃고 했더니

곧있음 외우겠네요-

아무리 봐도 A형님, 정말 매력있는 넘치는 사람입니다.

정성들인 여행기 다음편도 재미나게 읽을께요!
A형오지랖퍼 2010.02.17 05:01  
사랑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행복이고 이별은 누구에게나 시린 아픔인 듯 합니다...
얼마나 만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이, 많이 사랑했는가가 중요하지요.
전 제 글보다도 달아주시는 댓글 하나하나가 너무 귀하고 소중하네요.
부족한 글이나마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칭찬(아, 쑥스;;;)도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열혈쵸코 2010.02.17 01:19  
나이쏘이남과 덕수씨의 대화,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지조있는 덕수씨에 감탄하고 갑니다.
사실 사람이란 어느정도의 부족함이 있어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

은근 재미있는 A형오지랖퍼님과 덕수씨와 그렉씨... 왠지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A형오지랖퍼 2010.02.17 05:02  
네, 저도 너무 웃겼습니다, 그때. 크하하하하.
항상 관심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좀 더 분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편 쓰는 게 정말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네요. ㅠㅠ
파주군김포댁 2010.02.17 02:52  
님 여행기 읽다가 3시 다되어가네요...
넘 졸리어 읽다가 아껴놓았읍니다 ...
낼 부리나케 달려오겠읍니다~ 넘 잘 봤어요 감사하네요
A형오지랖퍼 2010.02.17 05:03  
아이고! 이 놈의 글이야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을 놈인데 천천히 읽어주시지요!
저도 다음 편 끄적이다 좀 쑤셔서 딴짓하다 또 좀 들여다보다 보니 벌써 이 시간인데 아직 사진 정리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다음편은 며칠(?) 있다 찾아뵈올 듯...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산▲☜ 2010.02.17 06:36  
진짜 재밌어요..... 여행기 쓰시는 분들... 완전... ㅋ  난.. 한번도 쓴적 없는데..

이런 자신이 없어요~~~~ 역쉬 고수~?!    잘 보고 있습니다~!!
6공병 2010.02.17 14:17  
감칠맛 난다는게 이런거군요. ㅋㅋ 잘 읽고 있습니다.
쩡이^^ 2010.02.17 15:26  
오지랖퍼님의 완소 여행기 요즘 계속 반복해서 읽고 있어요..
저도 님이랑 정말 비슷한 경험있어서 눈물까지 나네요..ㅠㅠ
완전 감정이입...ㅠ그 누구도,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할 것 같던
너덜너덜해지도록 상처받은 내 마음이 정말 신기하게도 시간이
해결해 주던걸요...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나고 생각해보면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 피식 날 때가 분명 올거예요!
만약 저한테 오지랖퍼님처럼 양옆에 완소 꽃돌이들까지 있었음
며칠 지나고 툴툴 털었을 듯...ㅎㅎㅎ부러워요!!
담편도 얼른 올려주세요!!
벙벙코 2010.02.17 19:20  
내가 갈때는 왜 다들 바지를 입으신 여성들만 있었던가 !!!
미처 그거 생각못했었는데 오늘 상기시켜주시네요
다음에 혼자 혹은 여자 동료들과 갈때는 꼭 치마를 입으라고 하고 앞서가라고 해야하는건가 아님 니들은 바지 꼭 입어라하고 나는 치마입은 사람 뒤를 좇아야 하는건가 !!!!
암튼 이번글도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박시원 2010.02.20 22:55  
그 국수집앞 한국여자들 진짜 진상이네요.
어찌...
일행이 있는 여자가 옆에 있는데  맥쥬먹으러 가자고
그렇게 내 친구를 돌릴수있단말입니까?
진상이네요.
그 덕수친구. 참 사람 괜찮네요.
뽀족구두 신고 여행하는 여자들
마다하는거 보니 거..사람 괜찮네요.
오래오래 사귀세요.
제대로된 사람이네요.
미국물 먹어 그런지.. 거 사람 좋네요
푸하하.
이글 여기 저기에서도  빵빵 터지고 잼있네요
1편부터 보고있는데 왕 잼있어요.
팍치시로 2010.02.23 00:26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여간 정성을 들이시는게 아닌 듯...
참...중간부터 읽으시는 분들을 위해 덕수님이 남친이 아니라는 걸 강조해 주셔야 겠는데요^^
zyoung2 2011.02.04 03:19  
님의 여행기는 늘 제 맘속에 있어요. 언제까지나 담편을 기대할테야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기억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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