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첫 배낭여행기(넷째날.2/23.꼬사멧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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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네 첫 배낭여행기(넷째날.2/23.꼬사멧 해변에서)

선미네 5 1902
④ 넷째날 (2월 23(월) 꼬사멧에서)

피곤했는지 다들 늦잠을 잔다.
8시가 넘었는데도 애들은 안 일어나고 딩굴면서 조금만 조금만 더~ 하고 잔다.
할수없이 나혼자 일어나서 구경도 할 겸 동네 뒷 쪽으로 걸어갔다.
큰 나무도 있고 우리나라 시골에서 보는 그런 풍경이다.
계속 길을 따라 걸어가니 어제 밤에 본 국립공원 입구의 즐비한 상점길이
나온다.
아하..길이 이렇게 통하는구나
노점상들은 부지런히 몬가를 굽고 튀기고 있다.
그중에 바이크(작은 오토바이) 빌려주는데가 있었다. 전부 일제 스스끼나
혼다다.
책에서 본대로 한시간에 100바트다.
오랫만에 한번 빌려 타볼까 해서 100바트를 내니 꼬사멧 섬 지도를 인쇄한 A4지 한장을 준다.(예전에 대학 다닐때 오토바이를 한 3년 정도 탔었다-폭주족 원조임)
그리곤 패스포트를 달라기에 여권 맡기기가 싫어서 (가지고 나오지도 않았지만)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나 저기 Ploy 리조트에 있다. 하니깐 아~~하면서 아는체를 한다.
그 청년은 지갑에서 자기 증명서 같은걸 꺼내 들어보이면서 이런거라두 달라구
하기에 끄덕 하고 그냥 주민등록증 맡기고 빌렸다.
아 그런데 바로 그때 길에 썽태우가 한대 백인을 혼자 태우고 가는데 일어서서
가고 있는 그 백인 얼굴을 보니 그저께 수상시장 투어때 미니버스를 같이 타고
갔었고 어제 휴게실에도 본 그 백인이었다.
아항 꼬사멧 간다더니 여기서 또 보는구나. 3번째 보는거다.
그 사람은 여기서 하룻밤만 자고 그냥 배타러 나가나 보다.
허긴 혼자 와서 이틀밤씩 자고 가긴 좀 그렇겠지..
반가웠으나 그 사람은 날 보지 못했다.
차가 막 지나칠 무렵 봤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와서 선미를 억지로 깨워서 뒤에 태웠다.
선경인 무섭다고 결국 안탔다. 겁두 많긴..그러니 차일드지.
숙소로 올때는 또 다른 뒷길이 있을거 같아서 마을 쪽으로 휭 돌아서 오니
역시 우리 시골마을 같은 동네를 가로지르게 되어 있다.
금방 우리 숙소가 나왔다.
선미는 늦잠 못자게 한다고 투덜거리더니 시원한 바람 쏘이면서 달리니깐 금방
신난다고 좋아라 한다.
길을 따라 한 3-4분 가니 어제 도착했던 선착장이 금방 나온다.
타다보니 좌측통행을 해야지..하면서 조심했는데도 나도 모르게 우측도로로 달려 앞에 오는 썽태우와 오토바이랑 마주칠 뻔 했다.
미안하다고 웃으면서 손을 들고 정신차려서 다시 오토바이를 몰았다.

공원 입장료 안내도 되는 그 윗쪽의 아오 위앙완 해변으로 가니 핫싸이깨우 다음으로 번화하다던 그 해변은 아주 썰렁하다.
핫싸이깨우로 오길 잘했군 하면서 다시 오토바이를 돌려서 이번엔 핫싸이깨우
아랫쪽인 아오힌콕까지 갔다.
가는 도중 책에서 많이 봤던 나가 방갈로 뱀 머리 조각 앞에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선미가 입은 옷이 꼬사멧 오기 전날 밤 카오산에서 200바트 주고 산 원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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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조각상으로 유명한 나가 방갈로 앞에서 큰딸 선미 찰칵~]

역시 그 곳도 썰렁했다. 들어가 보진 않고 길 가에서 본거지만 바닷가 해변도
우리 쪽 해변보다 영 시원치 않은거 같다.
숙소로 가서 애들 깨우느라 시간이 지체 되서인지 대여시간 1시간이 다 되가길래 가면서 세븐일레븐에서 아침 식사로 빵과 음료, 길에서 과일 좀 사가지고 숙소로 가니 다들 일어났길래 사온걸루 간단히 식사를 했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숙소로 걸어와서 그 다음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나갔다.
햇살은 뜨거웠다.
파라솔이 쭉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공짜는 아니겠다 싶어서 고 위에 음료수
냉장박스를 놓고 서 있는 젋은 현지인 둘이 있길래 물어보니 하루에 100바트
랜다.
11시가 훨씬 넘었는데 너무 비싸다."하씹바트 다이 마이 카" (50바트에 안되겠느냐) 하니깐 그러라고 한다.
여기 사람들은 깎으면 웬만하면 다 순순히 허락하는거 같다.
싸게 해준게 고마워서 콜라캔 하나 사 먹었다.
세븐일레븐에서 12바트 정도 하는 캔콜라를 20바트에 판다.
당연히 비싸겠지. 바닷가니..
우리 옆에 나이 지긋한 백인 둘은 파라솔 밖에 나와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살을 빨갛게 태우기만 한다.
(오후까지 한 3시간 정도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맛사지도 받고 하면서 살을 태웠다)
우리는 바다물에 들어갔다. 물싸움도 하고..
물은 차갑지 않고 미지근한게 나한테 딱 맞았다.
물은 모랄까 연두색과 파란색을 섞어 놓은듯한 정말 맑은 색이었다.
우리쪽 해변은 비닐봉지등 뷰유물이 좀 많이 떠다녀서 다소 지저분했지만
물은 아주 맑았다. 속이 다 보였다.
해변가에서는 새까맣게 탄 현지인 둘이 파도에 밀려오는 부유물만 쓰레기 봉지에 부지런히 담아 치우고 있었다.
250바트 주고 선미 수영복두 하나 샀다. 오렌지색 비키니로 샀는데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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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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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한산한 해변]-바닷물 색깔 환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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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휴식. 정말 개팔자들이다]

파라솔에 느긋하게 누워서 책두 보구 더우면 바다에도 들어가 놀고 하니깐
과일,민속공예품 같은걸 팔러 오는 사람과 맛사지를 받으라고 하는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들린다.
그중에 벙거지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쓴 마치 최주봉 같이 생긴 현지인이 타이민속 악기같은 피리를(팬풀룻 비슷하게 생김) 들고 불면서 우리한테 오더니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코리안~ 콘 까올리 라고 하니 오~ 코리안? 하면서 한국숫자로 이백오십바트~ 라고 말하면서 사라고 한다.
코리안이라 특별히 싸게 이백바트에 해주겠다고 한다.
우리 말 숫자로 이백오십바트,이백바트라고 말하는 장사치는 처음 본다.
한국인한테 배웠나보다.
난 웃으면서 마이뻰 라이~(갠찮다) 하고 고개를 저었는데 계속 백오십바트에
사라고 보챈다.
안샀지만 나중에 저쪽 끝 해변의 가게로 스노쿨링하는 물안경을 선경이랑
사러 가다가 그 아저씨 또 만났는데 멀리서도 용케 우릴 보고 백바트~ 백바트
하고 소리 치면서 손을 흔들면서 사라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두 않은건데 100바트에 하나 사올걸 그랬다.
여기 해변에서 집사람은 패러세일링을 해보려 했었는데 여기는 그런건 없었고
기껏해야 스피드보트, 바나나보트. 제트 스키 정도만 있는것 같았다.
숙소에 갈 일이 생겨 혼자 걸어 들어가는데 (그래봐야 3-40미터 쯤) 파라솔
빌려주는 곳에 있던 젊은 현지인 하나가 우리 아래방에 묵고 있는 일본 청년들 3-4명을 문 앞에 옹기종기 앉힌채 태국말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아마 자기 나이 또래라 금방 친해졌나보다
그놈들은 바다에도 안들어가고 대체 모하는지 방에서만 떠들고 담배만
피어댄다.

현지인 애가 마침 지나가는 닭을 가리키면서 까이~ 하니깐 일본애들이 합창하듯이 까이~~ 까이~ 따라하길래 내가 지나가면서 웃으면서 맞다 까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갔더니 뒤에서 그 태국 청년이 영어로 하는말,
"저 사람 한국사람인데 태국말 디게 잘한다" 하니깐 일본애들이
"오우~~~" 이러구 감탄한다.
아까 파라솔 대여하고 콜라 사고 할때 아는 문장 몇마디 태국어루 하니깐
잘하게 보였나보다. 흐흐..;;;
난 우스워서 어깨 한번 으쓱하고 그냥 지나쳐서 얼른 방으로 들어왔다.
(더 말 시킬까봐;;) 잘하긴 쥐뿔..
들어가는데 건물 모퉁이에서 아까 그 오토바이 대여점 장발 청년이 쓰윽 하고 나타난다.
아 여기 웬일이냐 하면서 서루 반가운 척을 했다.
알구보니 마을로 나가는 뒷길 입구 길에도 오토바이 몇대를 놓고 대여를 하고 있었다.

점심은 우리 놀던 곳에서 50여미터 떨어진 스카이 하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느즈막히 4시쯤 먹었는데 서빙하는 여종업원이 너무 수줍어하고 친절했다.
마침 한번도 안먹었던 오이지 가지고 온게 생각나서 숙소에 가서 오이지 그릇을 가지고 왔다.
공기밥 하나 추가로 시켜서 (태국 음식들이 대체로 양이 적은 편) 같이 먹으면
맛있을거 같았다.
공기밥 하나 달라는 태국어로 몰까..
'물 좀 주세요'는 '커 남(물) 너이 나 캅'이니깐.. 그냥 쌀밥은 카우 쑤어이..음..
공기밥 하나 달라는 말은 안외워 왔길래 태국말 회화 정리해 놓은 메모지를
이러 저리 조합해서 주문을 했다.
"커 카우 쑤어이(쌀밥) 너이 나 캅" 다행히 잘 알아듣고 접시에 하얀 쌀밥만 하나 내온다. 오..조합한 회화 성공..!
오이지랑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그야말로 살살 녹는다.
화장실이 어디냐 물좀 달라. 맥주 한병 달라 정도는 태국말로 하니깐 내가 태국어 좀 하는줄 알고 가게 사람들도 태국어로 말하는데.. 전편에 말했듯이 히얼링이내가 되나..;; 도저히 못 알아듣는다.
그저 몇마디 꼭 필요한 것만 외워 온건데..
거기선 이거 저거 실컷 먹고 맥주까지 마셨는데 350바트 나온다.
어제 레스토랑 보다 더 싸고 맛있는것 같길래 낼 아침도 여기서 먹자고 했다
5시가 넘어서 우리는 파라솔의 물건들을 챙기고 숙소에 들어갔다.
들어가는데 아까 일본애들한테 말을 가르쳐주던 까무잡잡한 현지 청년이 선미를 보구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자꾸 쩨뻐 쩨뻐 한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예뻐 예뻐 하는 소리였다.
일본애들은 돌아다니지도 않고 그냥 방에서 혹은 문 앞에서 잡담을 하고 있다.
나는 선미보고 "니 또래니깐 나가서 얘기 좀 해봐라." 했더니 망설인다.
나는 이런데 와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그러는게 좋은거다.
쟤들도 영어 잘 못하니깐 손짓 발짓 하면 오히려 잘 통할수 있을꺼야. 했더니
"그럴까..나 쉬운 일본어는 좀 할 수 있어" 하면서 방문 밖으로 나가더니
곧 웃고 떠들면서 못하는 일본어, 영어 섞어서 얘기들을 하고 논다.
과연 말이 통하긴 해서 웃는걸까.. 의심이 간다.
방에 들어와서 하는말 . 일본애들도 자기 보구 이뿌다구 했대나..

집사람이 오토바이 타고 싶어 하길래 다시 1시간을 더 빌려서 뒤에 태우고
이번엔 남쪽으로 아까 선미랑 갔던데보다 더 아래쪽 해변을 답사하기로 했다.
아오탑팀인가(맞나) 그쪽은 들어가는 길 입구가 풀이 잔뜩 나 있고
(입구에서 바다도 보이지 않음) 건물도 마치 무슨 폐허같아서 이 쪽 해변은
폐쇄했나 할 정도인데 더 안쪽으로 바닷가로 들어가니 큰 레스토랑이 떡~허니 나온다. 둘러 보니 방갈로 같은데두 몇개 있긴 하다.
사람 그림자도 안보이던데 여기 들어오니 서양 사람들이 꽤 있다.
어떻게 알구 여기까지 깊숙히 왔는지..
거기서 나와서 더 남쪽으로 가는데 길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한쪽 공터엔
열 몇대의 오토바이들이 쭉 세워져 있는데 난 처음에 이 한가한 곳에 웬
오토바이 빌려주는데가 있나 했는데 경비원 복장을 한 사람들 셋이서 우릴
가리키면서 거기다 세워놓으라고 손짓을 한다.
다른 백인들도 걸어서 그 바리케이드를 통과한다.
우리는 말두 잘 못 알아듣고 또 대여 시간도 거의 되가고 해서 그냥 거기서
오토바이를 돌렸다.
돌아와서 오토바이 대여점 장발 청년한테 오토바이를 반납하면서 껌을 한통
주고 잠시 말을 했다.(못하는 영어로)
어디서 왔냐. 코리아다 ..
아까 오토바이 타고 해지는걸 보러갔었냐 하길래 나는 아니다 라고 대답하고
생각해보니 아까 그 바리케이드 치고 사람들이 걸어 들어간데가 혹시 해 지는거 보는 곳이 아닌가 하고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방에서 쉬면서 티비도 보구 하다가 9시쯤 되서 출출하길래 저녁두
먹을겸 산책을 하기로 했다.
씨푸드를 먹어보기로 해서 레스토랑을 찾다가 Buddy Bar라는 곳 앞 모래밭
위에 메뉴판을 간판같이 세워놨길래 보니깐 새우구이 게구이 같은게 있어서
그리루 자리를 잡았다.
바닷가재를 한번도 못먹어봐서 그거 먹어보려 했는데 없었다.
당구대도 있어서 현지인 남녀 둘이 포켓볼을 치고 있었고 야외 테이블과 또
돗자리 위에 앉아서 먹을수 있도록 자리배치도 해놨다.
백인들은 신발 벗고 앉아서 먹고 마시고 있었다.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새우구이 한접시 (큰거 6마리 줌) 게구이 한접시에 (4마리) 주스랑 맥주를 시켜서 먹었다.
값은 둘 다 250바트 씩인데 새우가 훨씬 먹을게 많았다.
의자 밑에 고양이 두마리가 자꾸 모여들어서 쫒아두 자꾸 오고 또 오구..
발루 차려구 하니깐 종업원이 오드니 발루 차지 말고 손으로 때려서 보내란다.

밤하늘은 이상하게 별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쪽 하늘에만 별자리 몇개 보이고..
내일 아침엔 9시에 배가 출발하니 일찍 서둘러야 한다.
꼬사멧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깊어가고 있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 : 1277바트
바이크 대여(2번) : 200바트
쇼 핑 : 520바트
기 타 : 60바트
계 : 2057바트 (63,767원) (1바트=31원으로 계산)

- 계 속-



5 Comments
띵똥 2004.03.20 15:47  
  제가 닮고 싶은 가정의 가장이신것 같습니다.
글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계속 연재 부탁 드립니다^^
몬테크리스토 2004.03.20 16:28  
  글도 재미있지만, 그속에서 묻어나는 가족애가 더 좋은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마냥 행복하시길 빌어 봅니다.
문부자 2004.03.20 22:36  
  저도 코싸맷에 가려고 합니다. 월요일출발인데 제가 가고싶어하는 코스와 꼭맞아서 열심히 보고있습니다.
선미아빠 2004.03.21 01:55  
  띵똥님.몬테님 감사합니다.님들도 언제나 행복하시길~
그리고 문부자님 부러워요.꼬사멧의 정경이 눈앞에 아른거리네요.잘 다녀오세요~~
겨울남 2004.03.21 02:08  
  가족사랑이 묻어나는 님의 글을 읽으니 왠지 마음이
훈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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