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와 날자의 태국 여행 2 - 아무 잼이나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비행기 타고 여행 가는 건 좋지만,
비행기 타는 것 자체는 참 힘든 일이다.
시끄럽고 좁은 비행기에서의 6시간을 견디고 드디어 방콕 수안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우와~ 생각보다 별로 안 더운데?"
"공항 안이니까 그렇지 바보야."
ㅡㅡ;;
그랬다.
공항 밖을 나가니 한밤중이어도 확 더웠다.
밤 되면 혹시 추울까봐 윈드 자켓이며 가디건이며 바리바리 싸왔는데.....
Public Taxi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늦은 밤이고 지리도 잘 모르고 방콕엔 처음이니까.
그런데,
택시 기사 아줌마 첫 마디부터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너 여기 가는 길 아니? 방콕 첨이니?"
ㅡㅡ;;
기사 아주머니는 자신도 처음 가는 곳이라 길을 잘 모른다고 했다.
아니 뭐여~
길 잘 찾아가려고 Public Taxi 서비스를 이용한 거였는데.
이럴 거면 굳이 수수료까지 내고 타지 않아도 되는 거였는데.
게다가 이 기사님은 상당히 모범 운전자셔서 저속 운전을 하시는 게 아닌가.
다른 모든 차에게 추월을 당하며...
천천히 천천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별로 헤매지 않고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 비행기가 태국 시간으로 밤 12시에 도착하는 거여서,
하룻밤 잠만 자고 나오려고 예약한 숙소.
숙소 보고 종다리가 살짝 놀랐다.
여행할 때 종다리는 숙소 중시형, 나는 식사 중시형 인간이다.
우선 종다리는 에어컨이 없다는 데 놀랐고,
샤워실이 공동 사용이라는 것에 놀랐다.
어쨌거나 잠은 자고 일어나서 종다리가 툴툴 대기 시작한다.
"나 그냥 다음 숙소 들어가서 씻을래.
혹시 다음 숙소도 시설이 이래?
나 그럼 예약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갈래."
아... 진짜....ㅡㅡ;;
내가 남편을 데리고 다니는 건지 애를 데리고 다니는 건지.
짜증게이지 확 올라온다.
잠깐의 냉전끝에, 내가 먼저 사과했다.
그랬더니 또 금방 풀어져서는 먼저 사과해줘서 고맙단다.
이런 거 보면.. 역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좋아진 종다리, 다행히 공용 샤워장에서 샤워해주셨다.
그리고 아침식사.
이곳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간단한 아침도 제공된다.
이 정도 숙박비에 이 정도 시설에 이 정도 서비스면 됐지!
하여간 고급스러우셔...
아침식사는 토스트와 커피, 차가 준비되어 있다.
각종 잼도 함께 있는데.....
아래 사진에 예쁜 잼병과 함께 있는 태국어로 뭐라뭐라 써있는 병.
우린 이것도 잼의 한 종류인 줄 알고 발라 먹으려다가....
냄새가 조금 이상해서 상했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어떤 여학생이 다가오더니 이 잼병을 집어서 다리에 바르는 게 아닌가.. ㅡㅡ;;
이것의 정체는....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이었다.
큰일날 뻔 했다.
난 잼 싫어한다고 종다리에게 발라 먹으라고 했었는데....ㅋㅋㅋ
밥 먹고 올라와 짐 챙기고 숙소 좀 돌아보며 사진 찍고 나왔다.
(아래 사진은... 그냥 잘 나와서....^^;;)
두 번째 숙소는 첫 번째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짐을 맡겨 놓고 밖으로 나왔다.
이런 걸 운하라고 하나??
보기엔 예쁘지만 냄새는 조금 났다.
이 동네 살면 모기 장난 아니겠다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다가 슈퍼마켓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실은 내가 이번 여행 짐을 한달 전부터 싸기 시작했는데.
오늘 아침에 씻으면서 보니까 바디워시를 빼놓고 온 거다.
그것 보고 종다리는 또 낄낄거리며 웃는다.
"ㅋㅋㅋㅋ 한달 전부터 짐을 싸더니 그걸 빼놓고 온 거야? 대체 뭘 싼 거야?ㅋㅋㅋㅋ
하여간 늘 완벽한 듯 하면서 허점이 많다니깐"
그래서 바디워시 사러 들어간 거다.
태국 슈퍼마켓 좋다.
한국에서도 판매되는 상표의 제품들이 거의 반값?
존슨즈 바디워시 샀는데 너무 싸서 나중에 하나 더 샀다.
슈퍼마켓 건너편 국수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옌타포 국수집 http://blog.naver.com/wingssprout/100099482667)
그리고 좀더 아래로 내려오니 람부뜨리 로드 이정표가 보인다.
어차피 지나는 길이고 환전도 해야해서 오렌지 주스를 한병 사들고 람부뜨리 로드로 들어섰다.
(방콕의 길거리표 오렌지주스 http://blog.naver.com/wingssprout/100099484485)
한창 더운 대낮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모두가 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분위기....
아....
이제야 방콕에 온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