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마흔살, 애늙은이 열세살의 동행. 마지막
기나긴 여행기의 끝이 보이네요....
여행기 마지막에 살짝 우리 모자의 모습을 공개하려고 보니 카메라가 동생 집에 있어서~~~
그러고 보니 아직 사진도 정리 못하고 있었네요ㅋㅋ
여행 준비하느라 한달여동안 죽어라고 컴앞에 붙어 있더니, 다녀와선 여행기 쓴다고....
오늘 이후론 다음여행지 물색하려구.....
소원을 말해봐~~~
울아들 중학교 생활 잘 적응해서 여름방학때 비행기 타게 해주세용~~
1월 4일
어제 쇼핑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Y를 만나기 위해 아침을 먹고 있다가 또다른 쇼핑동지를
만들었다. 한달반의 인도여행을 마치고 귀국길에 잠시 들렀다는 A. 30대의 젊은 남자다.
밥먹으면서 오늘의 일정을 얘기하다가 A 도 씨암으로 쇼핑을 갈 계획이라는 말에 그냥 같이 가게 되어버렸다. Y는 성격이 좋아서 낯선 남자가 같이 간다해도 별로 신경 쓸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A가 여자들의 쇼핑을 쫓아 다닐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이다.
그렇게 우리네명은 씨암으로 갔다. 난 택시 타려고 생각했었는데 젊은사람들이라 그런지
버스 타는것을 당연하게 여기더라. 참~ 맘에 드는 사람들이다. 나보다 나은듯....
버스에서 내리니 눈앞에 씨암센터가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우린 각자 쇼핑 목적이 달라서 일단은 알아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점심먹기전까지.
점심은 씨암센터의 "샤브시"에서 먹는거로 합의를 보고 다시 만나기로 하고 흩어졌다.
씨암에서 난 태국인들이 얼마나 잘사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골프웨어 P*** 이 눈에 띄길래 들어가 봤더니..... 헐~~
한국과 별 차이가 없을뿐 아니라 퀄리티가 높은 제품들로 꽉 차 있더라.
솔직히 태국에서 사면 한국보단 조금은 싼 가격에 메이커제품을 살 수 있을줄 알았다.
스포츠매장에서도 가격은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쇼핑하겠다고 좋아라 하면서
고이 모셔둔 카드 들고 나왔는데 카드 꺼내 보지도 못했다.
결국 쇼핑을 포기한 난 아들에게 쇼핑의 기회를 넘겼다. 파라곤을 한바퀴 돌면서....
문구점 코너에서 당당하게 한국산 문구들이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걸 보면서
괜히 어깨에 힘 한번 줬다. 내가 만든것도 아니면서 ㅎㅎ
서점에서 한국 만화가 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책도 찾았다. 왜 내가 뿌듯한거지?
그렇게 한국제품 찾기 놀이를 하면서 5층인가? 6층인가?에 이르렀을때,
울아들이 정말 좋아라 하는 장난감코너에....
눈치 빠른 점원이 아들이 나타나자마자 무선 자동차를 재빠르게 아들 발밑으로 쌩~~~
한쪽에선 무선 헬기도 날고 있더라....
아들 눈에 천국이 따로 없겠지만, 내겐 여기가 바로 지옥이다.
아들이 사랑하는 피규어도 있고, 무선 자동차, 헬기....
"엄마, 여기서 TV 보면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찾으러 올때까지 어디 가지말고~~~"
라는 말을 남기고 아들은 사라졌다.
TV에서는 일본프로그램... 우리나라 "백터맨" 같은거....
사람이 변신해서 번쩍이는 옷 같은거 입고 악당과 맞서 싸우는 그런거 해주더라.
난 1시간이 넘도록 알아듣지도 못하는 TV 보면서 그 자리에서 아들을 기다려야만 했다.
점원들은 내가 재미있게 TV 시청중인걸로 알았겠지만, 난 일어 하나도 못한다.
그렇게 엄마를 버려두고 한참만에 나타난 울아들은 얼굴에 화색이 돌더라.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사달라고 말은 안하네... 솔직히 넘 비쌌다.
맘에 드는 ** 맨이 있어서 가격표를 보니 6000밧이 넘었다는.... 처음엔 600밧인줄 알았다.
이 상점엔 태어날때 금숟가락 물고 태어난 애들만 오는 곳인가 보다.
점심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 다시 만난 Y. A 그리고 우리 모자.
두 사람은 맘에 드는 물건들을 쇼핑했다 보다. 좋겠다~~
약속대로 초밥 뷔페에서 밥을 먹었는데 샤브시 바로 옆에 있는 "Sukishi" 라는 곳이었다.
Y 의 의견에 따르면 가격도 쬐금 더 싸고 닭다리가 있어서....
새우튀김도 있구, 딤섬도 있구, 갈비 비슷한 것(?)도 있구, 음료는 6가지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초밥은 뷔페처럼 차려져 있어서 가져다 먹으면 되는거구, 회전밸트에 샤브샤브 재료들이
돌아다녀서 맘에 드는거로 냄비에 익혀 먹으면 되는거다.
한쪽국물은 똠양, 한쪽은 그냥 맑은 국(?) 닭육수였나??
1시간 20분동안에 먹고 나가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우리한테 문제 될건 없다.
한국사람들이 밥 빨리 먹는건 너무 유명한 사실이잖아.
천천히 밥먹기로 유명한 프랑스 사람들은 여기에서 밥 먹긴 힘들듯....
즐거운 점심식사를 끝내고 이번엔 모두 함께 쇼핑을 하기로 했다.
파라곤 1층에 있는 마트에서부터 빅씨까지 go ~
사실 A 는 이미 자신이 원하는 쇼핑을 마친 상태였는데, 우리와 함께 하면서 카트 끌어줬다 ㅋㅋ
한국남자들이 매너가 좋다니까~~
파라곤에서 내가 좋아하는 비나이스 샤워제품을 가격만 봤다. 빅씨에서 비교하구 살려구.
남자들은 이해 못하는 여자들의 쇼핑세계.... 그냥 사면 되지 뭘 비교해보구 왔다갔다 하냐구??
그게 바로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 것을~~~ 우린 그자체를 즐기는거다.
파라곤, 빅씨 그리고 부츠.... 등등을 배회하면서 우리가 고른 물건은 참 거시기하다.
Y 의 쇼핑목록
비나이스 샤워제품 몇개(내가 추천해줬다), 튜브에 담긴 꿀,썬크림, 클렌저, 물에 타먹는 비타민, 겨자맛 과자
내 쇼핑목록
비나이스 샤워제품 8개(종류별로 샀다), 튜브에 담긴 꿀(Y 추천), 클렌저(Y 추천), 겨자맛 과자
씨가 보이는 고춧가루(엄청 맵다), 타로어포(술안주)
아기용 땀띠 분 2개(향기가 넘 부드럽고 좋아서 태어날 조카 선물로..)
아기용 목욕용품 (존슨즈- 한국보다 많이 싸서)
아들 쇼핑목록
맨토스 9개(한국엔 없는 맛이라나??? - 코스코에 가면 있을것 같은데 말 안해줬다)
하루종일 돌아다니 결과로는 너무 초라한 쇼핑이다. 그래도 난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물건을 쇼핑할때 참~ 재밌고 행복한것을.... 아줌마라서 그런가???
샤워할때마다 태국의 향기를 느껴야지...
집에 갈때 샤워제품의 무게 때문에 어깨 빠지는 줄 알았다.
출발할때 둘이 합쳐 11.5kg 이었던 배낭의 무게가 23 kg 으로 늘어있었다.
하루를 함께한 쇼핑친구들과 헤어지고 반싸바이에서 고생한 발들에게 맛사지를 선물했다.
열흘전에 다녀간 우리를 기억하며 반기는 맛사지사들이 더욱더 친절하게 느껴지는걸 보면
내가 한미모 하는건 아닐까???
그건 아닌듯 하구 울아들을 기억하는것 같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서 아들과 난 이번여행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 하면서 건배~~
난 맥주, 넌 요쿠르트....
아쉽지만 다음 여행을 기약하면서.... 너무 아쉬워서 쉽게 잠을 이룰수 없었다.
이번 여행에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더욱더 행복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행은 중독이다.
중학생이된 아들을 꼬셔서 다시 배낭을 쌀것같은 예감속에 난 오늘도 태사랑에 있다....
그동안 재미없는 제 여행기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모두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