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말레샤, 인도네샤 여행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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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말레샤, 인도네샤 여행기-15

필리핀 1 753
1월 2일 맑음
핫야이의 아침은 분주하다. 시도 때도 없이 분주한 것은 국경 도시 특유의 분위기다. 그러나 오늘은 휴일을 즐기고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는 관광객들 때문에 더욱 분주한 것 같다.
어제 예약한 뜨랑 행 미니버스(120밧)를 타기 위해 캐세이 여행사로 간다. 대기하고 있던 썽태우가 미니버스 정류장으로 태워준다. 12인승 미니버스에 외국인은 나 혼자이고 전부 태국인이다.
2시간 후 뜨랑에 도착했다. 버스는 기차역 앞 여행사에 나를 내려준다. 이제 막 열차가 도착했는지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서양 배낭여행자가 대부분이다. 한국인은커녕, 그 흔한 일본인도 구경해볼 수가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꼬 란타 행 미니버스에 몸을 싣는다. 수많은 미니버스가 여행자를 가득 태우고 출발한다. 꼬 묵으로 가는 여행자는 30명 중에 1명 꼴이나 될까?
꼬 묵까지 가는 미니버스+보트(200밧) 티켓을 끊자 숙소도 예약하라고 한다. 명절이라 빈방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미리 예약하는 게 좋을 거라고 한다. 이런 식의 바가지 성 사기에 많이 당한 적이 있지만 왠지 뜨랑의 여행사 직원은 믿어도 될 것 같다. 게다가 예약을 하면 더운 날씨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기저기 빈방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하룻밤에 300밧짜리 방을 이틀간 예약한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숙소도 괜찮았다.
교통편과 숙소 예약까지 마쳤으니 이제 요기를 좀 해야겠다. 버스 출발시간가지는 아직 1시간 정도 남았다. 여행사에 배낭을 내려놓고 역 주위를 걸어본다. 뜨랑에서 유명한 음식이 카놈찐(카레를 얹은 국수)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아서 카놈찐을 파는 식당을 좀체 찾을 수가 없다.
뜨랑은 조그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역 주위를 조금만 벗어나면 어수선한 여행지의 모습은 사라지고 한가로운 시골 소도시의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음식점이 보인다. 먹음직스러운 돼지고기 덮밥과 꿰이띠오를 한 그릇씩 주문한다. 두 그릇 합쳐서 겨우 45밧, 정말 싸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다.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여행사로 가니 곧 미니버스가 왔다. 미니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자 조그만 항구에 도착했다. 팍멩이다. 이곳에서 긴 꼬리 배를 타고 다시 1시간 정도 가면 드디어 꼬 묵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꼬 묵에는 비치가 여러 군데인데, 여기는 내가 예약한 숙소가 있는 비치가 아닌 것 같다.
해변에서 여행자를 맞이하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내 생각이 맞았다. 내가 가야 할 비치는 반대편이었다.
나를 이곳까지 태워준 보트맨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자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타라고 한다. 팍멩으로 다시 나가는 길이던 보트맨은 나를 반대편 비치에 내려준다.
읔, 아까의 비치와는 수준이 다르다. 해변이 갯벌로 되어 있어서 수영은 꿈도 꿀 수 없다. 게다가 바다의 수심이 얕아서 배가 해변 가까이에 가지 못했다. 할 수 없이 바다 중간에 내려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숙소는 마음에 들었다. 빈방이 이것밖에 없었는지 해변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방을 준다. 해변은 비록 보잘 것 없지만 일단 기분 상 원더풀이다. 실내도 깔끔하고 수건에 비누까지 하나 준다.
대충 배낭을 풀고 숙소 발코니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니 캬~ 천국이 따로 없다. 이대로 영영 시간이 정지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숙소가 있는 해변은 현지인들의 주거지역이 있는 곳으로 해변 자체는 완전 빵점이다. 꼬 묵에서 가장 좋은 해변은 내가 처음 잘못 도착했던 찰리 비치인데, 수영도 가능하고 서쪽이라 멋진 석양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유일한 숙소의 가격이 1,000밧이 넘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돈 많고 게으른 여행자들은 찰리 비치에 묵고, 돈이 없거나 알뜰하거나 부지런한 여행자는 내가 묵고 있는 반대편 비치(이름이 생각 안남)에 묵는다. 반대편 비치에서 찰리 비치까지는 오토바이 택시(50밧)도 다니지만, 천천히 걸어가면 30~40분이면 갈 수 있다.
반대편 비치의 추천 숙소는 꼬 묵 리조트와 꼬 묵 가든 리조트이다. 꼬 묵 리조트는 규모가 제법 크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곳이다. 레스토랑도 크고 서양인 투숙객이 많았다.
내가 묵은 꼬 묵 가든 리조트는 어딘가 어설퍼 보이지만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고 숙소와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이 꼬 묵 리조트에 비해 약간 저렴했다.
꼬 묵 리조트에서는 매일 한 차례씩 찰리 비치를 왕복하는 무료 보트를 운행했는데, 꼬 묵 가든 리조트 투숙객이 이용해도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스노클링 투어는 꼬 묵 리조트와 꼬 묵 가든 리조트 두 군데에서 다 하는데 손님이 몇 명 이상 모여야 배가 출발한다.
꼬 묵 가든 리조트는 때때로 사람이 모자라서 스노클링 투어를 가지 않으므로 꼬 묵 리조트에서 신청하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에는 꼬 묵 가든 리조트에 스노클링 투어를 신청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결국 꼬 묵 리조트 팀에 합류했다.
1 Comments
할리 2012.05.24 02:09  
이제는 꼬묵으로 가셨군요.  계속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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