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말레샤, 인도네샤 여행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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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말레샤, 인도네샤 여행기-6

필리핀 2 831
12월 24일 맑음
정 들었던 꼬 리페를 떠나는 날이다.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이동하는 날이면 으레 겪게 되는 습관이다. 날씨는 아침부터 푹푹 찐다. 바다는 여전히 짙푸르다.
아침으로 카우 똠 꿍을 먹고 통통배를 타기 위해 긴 꼬리배에 오른다. 해변에서 손님을 물색하고 있던 폰이 아는 체를 하며 잘 가라는 인사를 한다. 나도 손을 마주 흔든다.
올 때와는 달리 통통배는 꼬 부론에 들렸다가 팍바라로 향한다. 꼬 리페에서 함께 탔던 4명의 서양 여행자가 내린다. 그러고 보니 팍바라-꼬 리페 간의 왕복 배표를 구입하면 꼬 따루따오와 꼬 부론에 스톱 오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일정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꼬 따루따오-꼬 리페-꼬 부론의 루트로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거꾸로도 가능.)
꼬 부론은 아주 작은 섬이다. 해변도 아담하고 조용해 보였다. 진정으로 조용한 섬에서의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곳 같았다. 다만 편의시설이 다양해 보이지는 않으므로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것 같았다.
팍바라에 도착하여 1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핫야이 행 미니버스에 오른다. 승객은 나를 빼곤 전부 현지인이다. 이번 여행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니 태국 남부 지방에서 소도시 간의 교통편은 이 미니버스(현지인들은 밴이라고 부르고 서양여행자들은 미니버스라고 부른다)가 유용한 것 같다. 일반버스보다는 비싸지만 중간에 정차하는 곳이 없이 바로 이동하므로 시간이 상당히 단축된다. 여행자들보다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했다.(여행자들은 여행사에서 마련한 여행자용 미니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핫야이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5시 30분이다. 아침을 먹자마자 출발했는데 어느새 저녁때가 다된 것이다. 지금 바로 출발하면 아슬아슬하게 국경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핫야이 기차역 근처의 중국계가 운영하는 숙소인 혹 친 인 호텔로 갔다. 제일 싼 방이 180밧인데 도로변이어서 너무 시끄럽다. 조용한 방을 달라고 하니까 더블 침대가 2개나 놓여 있는 커다란 방을 보여준다. 260밧이란다. 좀 깎아달라고 하니까 안 된단다. 약간 실랑이를 하면 깎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피곤해서 그냥 묵기로 한다.
밀린 빨래를 후다닥해서 널어놓고 번화가로 나선다.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거리는 흥청망청 거린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듯한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핫야이는 말레이시아 국경과 가까운 도시로, 도시 규모에 비해 쇼핑센터와 환락업소와 많은 곳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별다른 밤 문화가 없다. 때문에 이슬람교도가 아닌 중국계나 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은 주말이나 명절을 틈타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해서 국경을 넘어 핫야이로 온다.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구경하고 있는데 시즐러가 눈에 띈다. 시즐러는 내가 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식당이다.(한국에도 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이유는 단돈 100밧만 내면 샐러드 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샐러드의 수준이 상당하다.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와 풍부한 과일, 그리고 4종류의 스프와 파스타, 후식으로 케잌까지 포함되어 있다.
푸짐하게 4접시나 먹고 나니 숨도 못 쉴 지경이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면 곧바로 골아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숙소로 가는 길에 내일 아침 8시에 출발하는 페낭 행 미니버스를 예약했다.

2 Comments
영어강사 2008.09.02 22:42  
  오오..저도 꼬옥 시즐러 가보아야 겟네요. 감사합니다.
할리 2012.05.23 11:53  
메인요리를 한가지는 시켜야 샐러드바를 100밧 물론 지금은 아니겠지만요 올 3월말경에 가족들과 가서 푸켓타운에 있는 씨즐러에서 식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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