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여행기 2 콜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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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여행기 2 콜롬보

랑카맨 1 846
* 아누라다푸라를 향해

이렇게 일어나서 다시 해변으로 나가 보았다.
눈부신 햇살아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돛단배가 모래사장에서 바다로 가려는지 현지인 여럿이 힘을 합쳐서 배를  바다쪽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잠시후에 서양인 한 명이 배에 타는데 일종의 돛단배 투어인 모양이다.

내가 흥미로운 듯 바라보고 있으니 다른 현지인이
"너도 관심있어?"
하길래
"아니 없어"
하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길 건너편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 가서 아침요기를  했다. 현지인이 넘는 음식인 듯 비닐로 덮어 놓았는데 이 것 저것  시켜서 손으로 집어 먹었다. 그런대로 맛이 괜찮았다. 물론 밥은 아니고 쌀로 만든 면을 소스에 찍어 먹는 거였다.

물 한병 하고 음료수 한 병 이렇게 시켜 먹었는데도 1불이 안되었다.
(여행내내 거의 이렇게 현지인이 이용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숙소로 돌아와 내가 머문 곳을 살펴보니 일종의 예식장에 딸린 게스크하우스였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예식장이란다. 어제도 예식후 파티가 새벽2시에 끝나서 그 때까지 일을 했단다.

난 일정이 있어서 아누라다푸라행 버스를 물어보니 오전 7시에 딱 한 번 있단다. 이미 그 버스는 놓치고.....

그래서 일단 콜롬보로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하루 묵고 아누라다푸라로 향하기로 정했다.

짐을 정리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가렵던 팔뚝이 뻘겋게 부어 올라 있었다. 개벼룩에 물렸나 싶어서 가지고 간 벌레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을 발랐는데도 가라앉지 않고 계속 가려웠다.

(이런 증상은 여행내내 계속 되었으며 양 쪽 어깨에 까지 번져서 귀국한 후에 병원치료를 받았다. 원인은 먼지진드기에 의한 피부병이란다.)

너무 싼 숙소를 찾아서 생긴 증상 같아서 이후 10불 내외의 숙소로 한 단계 올려자는 계기가 되었다.

뚝뚝을 타고 시내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갔다.
콜롬보 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어서 쉽게 콜롬보까지 갈 수 있었다.

* 콜롬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활기에 넘치다 못해 혼란함까지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거리마다 넘치는 생동감은 스리랑카의 앞날에 반드시 희망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좋게 보고만 싶은 콜롬보는 여행내내 그랬지만 거의 폐차직전의 차에서 내 뿜는 매연으로 인해서 공해만큼은 솔직히 적응하기는 힘들었다.
(스리랑카 여행 내내 하루만 밖에 나갔다 들어와도 마치 숯검뎅을 뒤집어 쓴 것처럼 매연으로 옷이고 얼굴이고 말이 아니었다. 손톱밑에 까맟게 매연때가 매일 끼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마치 처음 보는 외국인인 듯 스치는 사람마다 눈길을 보내고 눈길이 마주치면 미소로 응답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순박함과 수순함이 한없이 느껴졌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내가 쓰고 간 썬캡이다.
썬그라스 대용과 햇빛 가림용으로 쓰려고 가져 갔던 이마에 챙을 끼우고 쓸 수 있게 만든 썬캡은 앞챙을 내리면 얼굴까지 가리게 되었 있었다.

햇볕 때문에 거리를 다닐 때는 대부분 얼굴까지 내리고 다녔는데 이게 또 현지인들에게는 히트였다.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것은 보통이고
"야, 나 보여?"
하면서 손짓을 하는가 하면 이러한 호기심 표현의 압권은 길가던 할머니가 내 앞에 서더니 그 챙 밑으로 얼굴을 들이밀고는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황당하면서도 얼마나 재미있던지.....
주위에 있던 현지인도 모두 웃고 말았다.

이런 일들은 여행내내 계속 되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었다.
그런데 아깝게도 그 썬캡을 여행 막바지에 잃어버렸다. 현지인이 유용하게 썼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쨌거나 콜롬보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으려고 론릿을 보고 찾아가니 방이 없고 있는 곳은 정말 허접한 방인데도 방값이 비쌌다.

그래서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바로 '아누라다푸라'로 향하기로 하였다.

점심을 먹으려고 버스정류자 근처 현지인이 이용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문을 연 이후 외국인은 처음 맞이하는 듯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었다.(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의 경우 여행내내 대부분 정말 정감있게 맞아주었다.)

음식은 역시 커리다. 마치 우리나라 김치찌개나 백반처럼 밥에다 서너가지의 커리를 놓고 먹는 것이었다.
물론 현지인들은 맨 손으로 버무리면서 먹는다.

이 것 저 것 시켜서 먹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매웠다. 인도에서 먹던 거 하고는 그 맛이 많이 달랐다. 그래도 맛나게 먹고 과일쥬스도 한 잔 시켜 먹었다.
물론 가격은 80루피 정도로 1불도 안되었다.(환율이 1불당 96-98루피였다.)

재미있는 것은 현지인들이 밥을 먹고 손을 씻은 다음 손을 닦으라고 내 놓은 종이였다.
신문지를 잘라서 놓은 것인데 나도 밥을 먹고 손을 씻은 다음 그 종이로 손을 닦아보니 검은 인쇄용 기름이 묻어 나왔다.

신문인쇄용 기름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알면 저렇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우리나라도 최근에야 식용으로 쓰이는 기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요기도 했고 버스를 알아보려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콜롬보에는 버스 정류장이 3곳이 있다. 사설버스 정류장과 센트럴버스정류장 그리고 또 하나 샌더스 어쩌고 하는 버스정류장 이렇게 있다.

'아누라다푸라'행 버스가 있다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정류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이 다가와서 하는 말
"웨아러 고잉?"
(이 정감 있는 말 여행내내 정말 수백번은 들었을 것이다.)
"아누라다푸라"
"????엉"
내가 다시 발음을 고쳐서 말한다
"아누라다푸라"
그 때서야 알아듯고는 아주 좋은 일을 만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따라 오라고 손짓한다.

그리고는 버스 있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는 이 버스라고 알려준다.

(스리랑카를 여행하면서 서양애들처럼 편하게 숙소에서 차편을 잡아서 이동하지 않고 힘들게 힘들게 현지인들과 같이 만원버스에 시달리면서도 현지버스를 이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그들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가격 차이가 엄청 많이 나기도 했지만 환하게 웃으면서 버스 있는 곳까지 항상 친절하게 안내해 주던 그들의 그 밝고 순수함이 여행 내내 나를 버스 정류장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버스에 오르니 외국인은 나 혼자였다.(여행내내 버스 정류장에서 외국인은 딱 한 번 보았다.)
론릿에는 6시간 걸린다고 나왔는데 느긋하게 맘 먹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거의 8시간 가까이 시간을 걸렸고 가는 내내 계속 사람만 내리고 태우고 하다고 딱 한 번 밥 먹으라고 중간에 10분 정도 쉬고는 계속 달렸다. 앞의자와의 비좁은 틈에서 다리만 엄청 고생했다.

나중에 '세상의 끝'에서 만난 독일애들 이야기를 듣고는 왜 서양애들이 현지버스를 이용하지 않는지를 알게 되었다. 바로 긴 그들의 다리로는 앞의자와의 좁은 간격에 앉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좁게 느낄 정도였으니.......

저녁 8시가 다 되어서 아누라다푸라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뚝뚝기사,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잘 아는 숙소가 있으니 가잔다. 일단 생각해 놓은 호텔로 가자고 해서 가서 보니 론릿에 나온 가격과 너무나 차이가 나는 45불을 달란다. 허걱....

당연히 비싸다고 하고는 바로 나왔다. 거기까지 따라온 우리의 뚝뚝기사는 잘 되었다는 듯이 자기가 아는 곳으로 가자고 또 그런다. 그래도 내 여행지론 중의 하나가 절대 삐끼나 뚝뚝 기사는 따라가지 말자는 거다. 어떤 형태로든 내 주머니 돈이 그들 수중에 들어가니까 말이다.

그래서 뚝뚝 기사 돌려 보내고 근처를 헤매다 괜찮은 숙소를 잡았다.
에어컨 나오는 방은 얼마 핫샤워 되는 방은 얼마 다 없는 방은 얼마....
장황하게 말하는데 나는 다 필요없다 방만 깨끗하면 된다. 그랬더니 에어컨도 되고 핫샤워도 되는 방을 저렴하게 해 주었다.

*참고로 이런 대화들이 모두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 알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 하냐 하면 절대 아니다. 내 영어수준 이정도다
"깨끗한 방만 있으면 된다."(아이 니드 온리 클린 룸)
문법과는 상관없다. 뜻만 통하면 되니까.

이제 내일부터는 신성도시라는 아누라다푸라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된다.






1 Comments
선미네 2004.03.22 12:34  
  이런 재미난 얘기가 숨어 있었었군요.
궁금해집니다.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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