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방콕 8박9일 배낭여행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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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방콕 8박9일 배낭여행일기 (2)

일라 2 1358

일기를 정리해서 올립니다.어제 보다 좀 차분히...


6일차 <팡아만 투어>
 질라는 고통스러워하면 잠을 깼다.피부 발진 땜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한

다. 개운하게 잠을 잘잔 내가 괜히 미안했다.아침 샤워로 기분을 UP시키고 아

래층에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된장찌게였다.근 1주일 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

한국생각이 잠깐 났다.하지만 아직은 태국이 더좋다.

8시쯤 승합차를 타고 팡아만으로 향했다.중간에 일행을 두팀 더 태웠는데,둘

다 중국팀이었다. 중국 본토에서 온 남자 한 명하구 홍콩에서 온 가족여행객

이었다.근대 둘은 별로 안친한 사이였다.서로 조금씩 피하는 눈치.오늘 투어

끝날 때 까지 그랬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다른 차로 온 백인들이 20명 정도 있었다.긴꼬리보트를 타

고 출발.30분정도 가니 제임스 본드 섬에 도착했다.70년대 007영화에 나온 작

고 예쁜 섬이었는데 영화를 안봐서 그런지 별 느낌은 없었다.질라가 여기서 고

양이 쳐다보다 넘어져 무릎에 기스나고 피나고 했다.가이드 한테 소독약 받아

급한데로 치료를 했지만 피는 계속나고 나중엔 손수건으로 무릎을 싸메고 지

혈을 했다.화도 좀 나고 답답하고 기분이 안좋았다.

 다시 배를 타고 제임스 본드 섬을 빠져나와 씨카누를 타러갔다.작은 고무배

에 태국인이 뒤에타고 노를젖고 관광객이 2~3명씩 그앞에 타고 바위 절벽 섬

을 한바퀴 도는 것이다.팡아만.....물은 뿌였고 더러웠지만 주위의 작은 섬들

은 무척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질라와 난 여기가 “태국의 하롱베이”라며 “나

중에 부모님과 함께 오자”며 웃었다.노젓는 태국인들이 ‘한국여자 이뻐요’,‘대

~한민국’,‘누워 누워’,....하며 한국말을 조금씩 했다.패키지 상품으로 한국 관

광객들이 엄청 몰려왔었나 보다.말하는게 귀여워서(?) 팁을 20B줬다.

점심식사를 마친 다음 우리는 다시 보트를 타구 선착장으로 되돌아 갔다.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코끼리 사육장 같은 곳이 나왔다.코끼리 타는 곳이었다.

코끼리 엄청 힘 좋다.코끼리 등에 질라와 함께 타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왠

지 코끼리의 눈은 별로 즐거워 보이지가 않았다.자연속에 있는 코끼리를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

다.있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있을때 무엇이나 제일 아름다운 것 같다.

 오늘 투어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짐을 놓고 온 숙소(썬라이즈)로 돌아갔다.숙

소에선 질라의 직장 동료들을 만났다.태국에서의 예기치 못한 만남이었다. 우

리는 저녁버스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는데, 그쪽 일행도 우

리보다 30분 늦께 방콕행 버스를 탄다고 했다.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난건 몇

시간후 부스스한 눈으로 도로 휴게소 식당에서 밥을 먹을때였다.그쪽 버스가

과속을 했던지 같은 시간에 휴게소에 들어온것이었다.질라는 반가우면서도 황

당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



7일차 <왕궁>

방콕에 도착하니 새벽 5시쯤 되었다.아직 어움이 걷히지 않은 시간,버스에서

내리니 피곤이 몰려왔다.샤워하고 잠이나 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하지만 호

텔 CHECK-IN 시간은 오후 3시라고 한다.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카오산 로드

로 갔다.배낭은 홍익인간에 맡기고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었다.아침부터 더위

가 시작 되었지만 왕궁을 들어가기위해 둘다 긴바지로 갈아입었다.방콕이 푸

켓보다 위도상에 위쪽에 있었지만 도심의 열기 때문인지 오전부터 무척이나

더웠다.왕궁과 왓포,위만맥궁전 모두 둘러보았지만 피곤과 더위에 지친 탓인

지 별 감흥을 못느꼈다.

 오후가 되어 예약해둔 오키드 쉐라톤 호텔로 향했다.차가운 물에 샤워하고 쉬

고 싶단 생각 뿐이었다.프론트에 첵인하구 룸에 들어갔다. 룸과 욕실은 특별

할 것이 없었지만 차오프라야 강의 전망은 볼만했다.질라는 샤워하고 잠을 자

고 나는 아래층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했다. 백인들 뿐이었고 전부 의자에

누워 책이나 잡지를 보고있었다.난 내습관대로 첨벙첨벙범 수영을 했다. 잠을

자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었다.저녁이 되니

 유람선들이-각호텔의 디너 크루즈 배들-화려한 불빛으로 오가고 방콕시 야경

도 눈에 들어왔다.

우린 호텔에서 나와 BTS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BTS안에는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깔끔한 옷을 입은 태국인들이 많이 탔다.질라는 태국의 미남미녀들은

BTS를 주로 이용한다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BTS는 조용하고 편안했다.지

하가 아닌 지상으로 운행되니 답답하지도 않았다.

우린 태국의 이마트인 빅씨로 향했다.깔끔하고 큰 매장에 물건들도 많았다.가

격을 보니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절반가격,간단한 선물들 몇가지,망고 말린 과

자,호텔에서 먹을 쥬스,맥주,과일 같은 것을 조금 사서 나왔다.

 택시타고 카오산거리를 다시 갔다. 1주일전 우리를 문화적 충격에 빠뜨린 그

곳에 질라와 난 다시 섰다.역시 수많은 사람들이(백인+동양인+흑인+태국인

+....),있었지만 어색하고 뻘쭘한 마음은 이제는 사라졌다.그리고 그들속에 파

묻힌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나도 모르게 태국이 많이 익숙해졌다.



8일차 <아유타야 크루즈>

호텔 아침뷔페가 6시 부터라고 한다. 8시까지 우린 근처의 샹그릴라호텔 까지

가야했기 때문에 6시에 일어나 6시30분쯤에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별 다섯 개

 짜리 호텔 아침뷔페를 은근히 기대를 했건만 기대가 너무 컸던지 특별히 먹을

게 없었다.전날밤 맥주를 좀 많이 마시고 일어난 터라 시원하게 속좀 풀어줄

음식을 기대를 했건만 시원한건 과일쥬스 뿐이었다.종류는 좀 되는데 빵위주

의 식사라 손이 안갔다.

식사를 마치고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샹그릴라까지 걸어갔다.아침이라 매연

은 덜했고 전날 위치를 알아놨기 때문에 호텔은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호텔

 로비에 들어가서 기다렸는데 쉐라톤 보다 조금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여

기서도 기념사진 찍고 버스타고 아유타야로 출발.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80Km정도 떨어져 있는 태국의 역사 유적지이다.출발

은 버스로 하구 방콕으로 돌아올때는 배로 오는 일정이다.태국왕의 별장과 아

유타야의 사원을 둘러보는 오전일정은 날씨가 더운 탓인지 별로 재미가 없었

다.목이 잘린 불상과 무너진 탑들이 쓸쓸함을 전해 주긴 했지만 흘러내리는 땀

방울에 이내 묻혀 버린다.

 아유타야 관광을 마치고 차오 강가로 갔다.샹그릴라 호텔 전용 크루즈가 정박

해 있다.배안에 들어가니 뷔페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탁자마다 손님들 이름이

 적혀있었다.우리 자리도 물론 준비되어있었고 씨푸드 위주의 음식이 맛있게

요리되어있었다.약 1시간 여동안 우린 아침의 쉐라톤 뷔페를 한풀이 하듯 4~5

번씩 음식을 가져와 제대로된 태국요리는 이런것이야 하며 마음껏 음식을 즐

겼다.

 식사후에는 2층으로 올라가 밀린 일기도 쓰고 강가의 풍경에 젖으며 내일이

면 끝나는 태국여행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었다.



9일차<귀국>

오전 10시30분 비행기로 귀국이다.역시 새벽같이 일어나 전날 정리해 뒀던 배

낭을 챙기고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질라는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목이 아프다

고 한다.방콕의 모든 호텔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창문이 열리지가 않았다.대신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방안 구조였다.환기는 잘안되고 에어컨은 너무

추우니 목이 아플 수 밖에...

아침뷔페 ,어제보다는 음식이 좋았다.뽂음밥도 있고 스프도 있고 과일도 있었

다.천천히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다.호텔로비에서 기념사진 찍고 기분좋게 공

항으로 출발.공항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는데 일요일 아침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었다.낮에 본 돈무앙 공항은 좀 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시 이

곳이 올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태국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인상이었다.한국인들

이 군데군데 보였다.한국으로 돌아 간다는 실감이 든다.

 태국으로 갈때는 방콕직항이었지만 돌아올때는 홍콩경유 인천행이다.시간이

 2시간 정도 더 걸렸지만 주간비행이라 그런지,기내식을 두 번 먹어서 그런지,

별로 지루하진 않았다.승무원들은 친절했고 한국의 시원한 겨울바람이 기대되

기도 했다.

 저녁8시쯤 우린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출발할때의 역순으로 리무진 버스를 이

용해 범계역까지 왔다.얇은 옷을 입고간 우리였지만 날씨는 비교적 따뜻했고

 집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근처 노점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팔고 있었다.배낭

을 맨채로 우리가 음식을 먹고 있으니 주인 아저씨가 “어디, 겨울산에 갔다 오

시나 봐요?”하며 물으셨다.나는 대답을 머뭇거리다 “네에 ‘카오산’ 갔다오는 길

입니다”라고 말하고 집으로 향했다. 질라가 웃으며 뒤를 따랐다.




 <에필로그>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우리의 태국여행은 - 여행준비를 가을부터 했습니

다 - 이제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힘들고 짜증날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것도 지금은 웃을 수 있는 여행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까론에서 본 손잡은

늙은 백인 부부의 모습처럼 우리도 언젠가 오늘의 추억을 더듬으며 피피의 밤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날이 꼭 왔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Comments
파자마아줌마 2004.02.05 00:32  
  간결하면서도 요목조목정리가 잘되어있네여...성의있는글 잘읽었습니다..감사함다^^
여편네 2004.02.05 01:48  
  간결한 여행기 잼나게 잘 봤습니다.저희 부부도 태국에서의 추억을 더듬으며 떠날날만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그날이 어여 와야 할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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