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작은 마을, 빠이 8.
뽀오얀 우윳빛깔 달빛은
그날밤
빠이를
천천히 일렁이게 만들고 있었다
가볍게 잡은 손으로
그의 따뜻한 마음까지 느껴질 듯한
투명한
빠이의 밤거리.
"횬미, 넌 왜 혼자서 여행왔어?
남자친구 없어?"
"응, 오기전에 헤어졌어."
"아...그 사람이 생각나니?"
"니가 그 말 꺼내기 전엔 별루!"
하하하
"이런, 미안"
"아냐, 하하하
넌 왜 혼자 왔는데?"
"난 원래 혼자 여행하는게 좋아
처음엔 혼자 떠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거든!
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해!"
[사람을 만나기 위한 여행]
...
...
별들이 속삭이 듯
바람이 속삭이 듯
그렇게
빠이의 밤거리
고요함을 깨고싶지 않은
우리의 조용한 대화는
느린 발걸음에
어울리는
평화로운 춤을 추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
'띵똥바?'
바가 있을것같지 않던 약간은 외각에
예쁜 불빛과
전혀 어울릴거 같지 않던
트랜스 음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만 어울리던 곳
등받이에 반쯤 누운듯 앉아
칵테일 한잔씩을 시키고
저멀리
별을 셌다.
"헤이~여기있었구나 너희들!"
저쯤에서
해맑은 표정에 유쾌한 청년
매튜가 뚜벅뚜벅 다가온다!
유괘한 ㄷ ㅐ화들...
"참 요함! 너 내일 숙소 옮길거야?
내일 우리 숙소에 방 생긴다던데..!"
"어 정말? 당연히 옮겨야지!
아! 횬미! 니네 숙소는 좋아?"
"응?? 그냥 뭐..깔끔하긴한데 쫌 비싸
그래서 이틀치만 계산했어..
오늘이랑 내일."
"얼만데?"
"800밧"
둘다 눈이 휘둥그레지며
"와우~
한국에서 오신 부자 공주님이네!"
"하하하 아냐아냐
그냥 빠이에선 쫌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그랬어."
"매튜가 있는 숙소는
하루에 250밧에
수영장까지 있고
완전 뷰도 멋져~!!
너도 괜찮으면 옮기는게 어때?"
"정말? 수영장이 있어?"
"당연하지!
아주 멋진 곳이야! "
"음..일단 생각 쫌 해보고.."
"그래~^^"
한참을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요함은
태국
아니 아시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작년 한해는 남미를 1년 동안 여행했다며
그곳에서 있었던
예쁜 추억들을 나에게 풀어놓았다.
"횬미! 다음 내 휴가지는
공주님이 사는 한국이야!"
하하하하
칵테일을 세잔씩 마신 후에야
우리는 각자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매튜는 어느새 옆테이블 사람들과 친해서
한잔 더 하겠단다.
꼴깍
하는 침삼키는 소리마저도
들릴듯한 고요한 밤거리
따뜻한 달빛이
내 맘에 오롯히 들어와
휘졌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걷다
어느 바에서
우린 걸음을 멈췄다. 자연스레...
부드러운 통키타소리를 타고 흐르는
조금은 허스키한
노인의 올드 팝송
"우리 커피 한잔 할까?"
요함이 먼저 말한다
"좋아"
촛불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그곳에서
우리는
따뜻한 카페라떼 향에
아름다운 노랫말을 담고 있었다
"이상해.
아주 오랜동안 널 알고 있었단 기분이 들어"
"그래..나도 그래.."
한참동안
아무말도 없이
그렇게
우리는
여리여리한
촛불 빛으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내일도 널 볼 수 있으면 좋겠어!"
"^^"
"숙소 문제 다시한번 생각해 봐"
"그래, 그럼 생각해 보고 내일 말해줄께
내일 아침에 우리 숙소로 와줄래?"
"물론이지.
우린 무척 가까운데 묶고 있다구"
밤이 깊고
무거운 눈꺼플이
기분좋게 감길때 쯤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고
내 숙소 앞에 도착했다.
"잘자 공주님"
"안녕"
내 머리카락을 쓸어내린
그가
이번에는
내 이마에 조심스럽게
굿나잇
키스를 한다
"잘가 요함!
내일 아침에 봐!"
어정쩡하게 뒤를 돌아보며
연신 손을 흔들어대며
그리고 이따금
손으로 키스를 날리며
그렇게 그는
사라졌다
빠이의
예쁜 밤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