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된 태국 여행기(19) 방콕 편
버스에서 자는 건 내 특기라지만 반복되는 야간버스는
생각보다 편하지는 않은가 보다. 잠든지 얼마 안 된 시간
시간을 보니 2시를 넘어가고 있는데 창밖을 보니.이건 뭐 벌써 도시풍경이다.
방콕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분홍택시들이 다니고 있다.
분명 4시 도착 예정이고 태국버스들은 조금 늦게 도착하리라는
내 예상이 틀려버린 것이다.
결국 버스는 예정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새벽 3시에 도착했다.
작년 치앙마이에서 방콕에 왔을 때는 6시가 다 되어 도착을 했기에
숙소를 잡을 때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큰소리는 쳐놓았는데...
걱정을 뒤로 하고 택사를 잡아 카오산으로 향한다.
새벽시간이라 쌩쌩 잘도 달리는 택시... 그런데 택시가 다리를 건넌다.
분명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고 있다. 이 택시기사 우리가 길을 모르는
외국인이라고 돌아가는 듯 한데...
뭐라고 대꾸하기도 싫고 조금 늦게 간들
돌아간들 얼마나 더 나오겠나 싶어 그냥 기다려본다.
생각대로 머지않아 카오산에 도착을 했다.
택시요금은 125밧.. 지난번 짜뚜짝에서 카오산에 올 때
100밧이 채 안 나왔으니 새벽시간인걸 감안할 때 약간 돌기는 했으나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란 생각이다.
방을 구해야 하는 상황.. 람푸트리로 들어섰고
나의 최종 목적지는 여러 가지로 관대?한 타라 하우스였다.
타라 하우스로 가는 길 몇몇 게스트 하우스에 들려보았으나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어제부터 숙박한 것으로 체크인을 해야 한단다..
(새벽 시간 조용한 파아팃 거리)
그래 우리에겐 타라 하우스가 있다.
타라 하우스에 가니 직원이 소파에 누워 자고 있는데
깨우기가 참 미안하다. 그래도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
살짝 깨우니.. 그 직원 정신이 없는 듯..
뭐라고 말을 하는데 알아듣지도 못하겠다..ㅋㅋ
우리게게 중요한 것은 체크인을 지금 할 수 있는지 였는데
별다른 얘기를 할 것 없이 오케이 였다.
새벽에 카오산에 방문을 한다면 타라 하우스로 가라고 추천을 한다.^-^
방을 잡은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향하고
잠시 잠을 청한다.
(타라 하우스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
지금까지 얘기는 못했지만
오늘은 영완이가 태국에 오는 날이고
방콕에 오면 종호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잠에서 깨어 종호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열었는데 아뿔싸~~~ 핸드폰 번호가 없다.
저장을 안해두고(메모도 안함)
목록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곤 했는데
어제 아영이가 자기 핸드폰 베터리가 없다며
내 핸드폰의 심 카드를 빼고 통화를 해서
다시 셋팅이 되어 번호들이 다 지워진 것이었다.
종호 번호를 알아내려면 한국으로 희진이에게
전화하는 방법이 가장 빠를거 같다는 생각이 들 찰라에
문득 드는 생각...
종호가 카오산에 있는건 분명하니.. 어느 숙소에 있느냐인데..
반 마이타이 게스트 하우스에 가면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영이와 함께 종호를 찾아 나선 길..
(언제나 분주한 카오산 거리)
역시 카오산은 언제나 같은 모습인 듯
반가운 조그만 골목에 들어서고 반마이타이 게스트 하우스에 가니
주인아저씨가 계신다. 인사를 하고 내 친구를 찾으러
왔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뒤에서 들리는 반가운 목소리..“형...”
(반 마이타이GH에서 종호와 상우를 다시 만나다.)
내 예상은 제대로 맞았다. 전화번호를 잃어버렸음에도
이렇게 쉽에 찾을 줄이야...
잠시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하니
상우도 있고 모르는 얼굴의 친구들도 두명이 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친구들이라고
희진이가 글을 올린 이후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여행 얘기들로 시간을 보내니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오랜만에 종호와 점심을 먹고 왔는데..
어라..두명의 한국 남자분..아니 남자아이들이 없다.
간다는 말도 없이 체크아웃을 하고 사라진 것이다.
파타야에 간다길래..꼬따오에 함께 가자고 했건만 아무런 답도 없이
떠나버렸나 했는데 종호가 좀 어이 없는듯 말을 꺼낸다.
그 아이들은 만나고 보니 종호와 같은 학교 출신이라
정말 동생들처럼 잘 대해주고 신경 써 주었다는 것
그리고 어제 같이 클럽에 갔다가
돈을 내려는데 그 친구들이 돈을 안 가져왔다며
500밧씩을 빌려갔다는 것이다.
방금 전에도 주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잠시 점심을 먹고 온 사이에
체크아웃으로 사고 사라진 것이다.
돈 500밧이 얼마나 큰 돈이랴
우리 돈으로 2만원이 채 안되는 돈인데..
후배라고 생각했다면 대신 낼 수도 있는 돈이다.
하지만 같이 여행을 하는 여행자이고 분명 빌려준 돈이기에...
종호의 배신감은 무척이나 컷나보다.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일이다.
돈 2만원 때문에 그렇게 잘해준 사람을 배신하다니..
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참 웃긴 일들도 많이 격는다는 생각이 든다.
종호를 위로하고 오후에 할 일은 항공권 리턴날짜를 바꾸는 것
원래 7월 7일에 나는 귀국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영완이가 오늘 오고 7월 14일에 귀국을 하기로 했기에
나도 영완이와 같은 항공편으로 변경을 한다.
항공권변경 수수료 500밧..아깝다..ㅋㅋ
오후에는 별다른 일 없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휴식도 취하고
아영이 숙소도 구하고 그러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
저녁식사는 오랜만에?
아니 두 번째로 무까따에 가보기로 한다. 삔까오 다리 밑의 99밧 무까따..
(99밧 무까따..너무 그르운 그곳)
종호와 아영이 그리고 나는..
삔까오 다리를 건너 무까따에 도착
신나게 식사를 한다.
역시 무까따는 좋다.
(짜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삔까오 다리 밑 99밧 무까타..)
그리고 짜오프라야 강이 펼쳐지는
이 전망좋은 곳에서 100밧도 안되는 돈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자체로도 큰 매력 일텐데 말이다.
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기는 하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북적거리는 사람들..)
그래도 이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제 시간이 어느덧 10시가 넘어가는 시간
이젠 영완이가 올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먼 타국 땅에서 친구를 만난다는 것
참 새로울 일인 것처럼 설레임이 다가온다.
다가올 영완이와의 불화?는 생각지도 못한 채
람푸트리 에서의 첫 만남은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그 반가움이 나의 오지랖 넓은 행동과
예상치 못한 영완이의 발언으로
바로 다운 되는...
나의 오지랖 넓은 행동이란 우리의 숙소는 타라 하우스였고
영완이가 비행기에서 만났다는 형님과 같이 만났는데
그 형님은 숙소가 없어 가는 길 숙소를 구하려고
람푸트리 빌리지에 들렸는데 방이 없단다.
그런데 그때 체크인을 하려는 분이 한국 여자분 이셨는데
돈이 20밧이 모자르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현금지급기에 가서 뽑아 와야겠다는 그분..
내가 바로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냥 돌아서 가면 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인가본데
나는 오지랖 넓은 것인지 말을 걸었고 지갑을 꺼내 20밧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냥 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전화번호도 적어주려고 하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고
그런 행동들이 좋지 않게 보였나보다.
내가 어떻게든 여자 여행자를 만나보려고 한다고 생각을 한 듯
웃으며 대하긴 했지만 기분이 상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영완이의 발언 나는 내가 태국여행 경험이 있고
영완이도 좋아할거 같다는 생각에 꼬따오 계획을 짜고
영완이 일정에 맞추어 일정을 짰는데
영완이는 바다가 싫단다. 치앙마이에 가고 싶었다고
눈이 나빠 스노쿨링도 못한다고 영완이도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내가 외국에 있으니 의사소통이 안되었다고...
누구라도 자기 시간을 내어 온 여행인데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데
내가 무리하게 내생각대로만 일정을 짠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조금 미안해 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찌하랴..꼬따오 가는 조인트티켓은 이미 예약을 한 상태인걸
더더군다나 풀문과 주말이 겹쳐서 가격도 오를 대로 오른 상황 무리해서
티켓을 샀는데 취소 할 수 도 없었다.
우선 내일은 꼬따오로 간다.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오늘은 마무리가 되어 간다.
여행을 시작한지 20일...
가장 마음이 무거운 날인 듯...
오늘 하루도 끝
7월 4일 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