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3일차 (태국 - 꼬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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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23일차 (태국 - 꼬피피)

광팔이 0 852
2002년 10월 4일(태국 - 꼬 피피)

 전날의 피로 때문에 이날은 11시 30분까지 늦잠을 잤다. 귀찮아서 아침도 안먹었다. 매덕스, 두주불사 일행하고 셋이 같이 다닐때는 매덕스 때문에 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는데, 나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서는, 별로 배도 안 고프고 하면, 귀찮아서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다. 길거리에서 파는 타이 팬케이크나 파인애플 같은 군것질 거리로 떼운적도 수두룩 했다. 여기서는 뭘하고 놀까하고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다가, 경비를 계산해보니까 스쿠바 다이빙까지 다하고, 부모님, 친구들 선물까지 사려니까 10월 12일 까지 지내기엔 다소 빠듯했다. 그래서 비행기표 일정을 줄여서 3일 정도 빨리 귀국하려고 비행기표 스케쥴을 조정하기 위해 여행사에 알아봤다. 여기는 피피섬이라 타이항공사에 전화를 하고 팩스를 보내려면, 요금이 비싸게 든다. 안되는 영어로 현지인한테 나 원래 예정일보다 3일정도 빨리 귀국하고 싶다고 말하니까, 그 현지인 여행사 직원이 비행기표 바꾸려면 항공사에 전화거는 돈이 드는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 나는 그냥 하기로 했다. 10월 11일날 출발하는게 없어서 그 전날 8일, 9일 다 물어봤지만, 좌석이 모두 매진이라고 한다.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지금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은 인천, 부산행 모두 매진이라고 한다. 그래서 약 150밧 정도로 전화비, 팩스비만 날리고 아무것도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10월 12일 자정에 예정된 비행기 편으로 돌아가야만 하게 됐다. 기왕에 일이 이렇게 된 거 돈에 연연하지 말고, 아낄땐 아끼돼, 내가 하고 싶은건 원없이 하고 가기로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비행기표를 앞당길 수 없게 된 만큼 피피섬에서 원 없이 놀고, 스쿠바 다이빙, 스노쿨링, 씨카약등 엔만한건 다 해보기로 하고, 방콕에 올라가서도 2001년에 안가본곳 다 가보기로 했다. 돈이 떨어지면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집에서 송금 받기로 했다.

 이날 뭐할까 생각하다가,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Viwepoint에 올라갔다. 정상에 오르면 피피섬의 전경, 우측으로 로달람 비치, 좌측으로 똔싸이 선착장의 멋진 바다풍경이 보이는 곳이다. 한 1.5km정도 올라 가면, 입구에서 25분 정도 오르면 금방 도달하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평소에 등산을 잘 안하던 나한테는 그거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고, 숨이 턱밑까지 차 올랐다. 정상에 올랐을 적에는 땀으로 샤워를 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니까 정말 상쾌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야자수가 우거진 초록 정글, 좌측으로 짙고 푸른색 빛깔의 선착장이 위치한 똔싸이 만, 우측으로 산호가 다 보이고, 수영장 물같은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열대 바다인 로달람 비치. 아주 멋진 광경이다.

 로달람은 낮시간에는 밀물이어서 그야말로 자연 수영장이 따로 없다. 2001년에 갔던 낭유안의 바닷물 색깔과 비슷하다. 오후 3,4시 이후에는 썰물이어서 물이 200m 밖으로 다 빠져나가서 산호가 다 드러나고, 갯벌이 된다. 똔싸이 만은 피피섬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모든 선박들이 있는 곳이다. 또 피피 카바나 호텔, 히포 다이빙 센터 등 그 부근을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돼 있다. 해변가 쪽에 있는 숙소들은 대부분 최소 1박에 500, 600밧 이상은 줘야 한다.  선착장 이지만, 물이 맑고 깨끗하다. Viewpoint 위에서 바라보면, 바다에 떠 있는 흰색 요트들, 건너편에 있는 카르스트 형태의 바위섬, 떠다니는 배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 낸다. 각국에서 온 서양인 관광객들이 많이들 올라와서 사진찍고, 바위에 앉아 쉬고 간다. Viewpoint에 있는 매점에서는 물과 음료수, 쭈쭈바 등 시원한 먹을 거리들이 밑에서 사는 것 보다 더 비싸다. 여기 피피섬 자체가 육지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비용 때문에 공산품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데, Viewpoint는 지대도 높고, 경치가 좋은 관광포인트이다 보니, 5밧 정도 하는 물 한병이 여기서는 20밧이나 한다. 나는 하도 갈증이 나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그냥 소다 음료수 한 캔을 30밧이나 주고 사먹었다. Viewpoint에 올라갈 사람들은 오르기전에 밑에 편의점이나 구멍가게 같은데서 물이나 음료수를 미리 사가지고 올라가기 바란다. 피피섬은 물가가 비싼 곳이라 자금 사정이 빠듯한 배낭여행자들은 씀씀이 조절을 잘하고, 과자나 빵같은 먹을거리, 필름, 휴지, 비누 같은 생필품등은 미리 크라비의 짜오파 선착장 주변에서 사오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나는 그런것들을 미리 계획을 안세우고, 생각을 못해서 피피섬에서도 생필품 지출이 컸다. 하지만, 물이나 음료수는 조금 더 돈을 주더라도 바로바로 시원한 걸 사 마시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여기가 태국의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해도 우리나라 보다는 싸다.
 Viewpoint. 피피섬에 왔으면 운동삼아 등반 해보기 좋은 곳이다. 여기서 일출과 일몰을 구경하면 아주 좋다고 한다. 사진 찍고 경치를 감상하며 두 어 시간 정도 삐대다가 하산. 똔싸이 쪽으로 걸어가서 로달람 해변가와 바이킹 해변, 똔사이 비치를 차례로 산책하며 둘러 봤다. 정말 피피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바다들 이었다.
 다음날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서 히포 다이빙 센터에 가서 가격과 시간을 문의 했다.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곳이고, 한국인 다이빙 강사 아저씨 한 명이 있다. 나머지 스태프들은 모두 서양인들이다. 가격은 헬로에 나온대로 500밧. 점심식사와 음료수 까지 모두 제공된다. 내일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니까 8시 까지 여기로 오란다. 피피에서 스노쿨링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500밧을 내고 접수를 했다. Openwater와 Advanced 인정증이 있었지만, 가지고온 1회용 수중카메라를 쓰고, 다이빙 전에 워밍업 차원에서 하기로 했다. 1회용 수중카메라는 10m 이상 들어가면 수압 때문에 플래시가 터지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스쿠바 장비를 차고 다이빙을 하면 보통 15m 정도는 내려간다. 지난번에 꼬사무이에 있을 때 Sail Rock으로 Advanced 실습을 갔을 때는 40m까지 들어가지 않았던가. 거기서 Fun Diving은 1800밧. Night Diving은 1300밧 이었다. 생각보다 또 헬로에 나온 가격보다 비싸지 않았고, 영어를 못하는 나에게는 한국인 강사가 있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여기서 하기로 했다. 일단 이날은 가격만 알아보고 다음날에 있을 스노클링 투어 가격 500밧만 지불했다. 코스는 Bida Nok, Coral Garden을 스쿠버 다이빙을 가는 사람들과 같은 코스로 가게 된다. 오전에 한 타임하고 점심때 Maya Bay에서 수영하며, 휴식을 취하고 거기서 쉬고 오후에 다음 포인트로 이동해서 한 타임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다. 가는 코스에는 바이킹 동굴을 지나가면서 볼 수가 있다.
 스노쿨링 투어를 신청하고 다시, 바로 로달람 비치로 걸어가서 밑에 걸친 옷을 바로 벗어 제끼고, 물에 들어갔다. 처음에 숙소를 나올때부터 속에 수영복을 입고 나왔다. 오후 4시가 넘은때라 물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때였다. 여기도 물이 미지근하다. 열대지방은 어딜가나 바닷물이 미지근해서 시원한 맛이 없다. 우리나라 강원도 동해안은 한 여름에도 물에 들어가면, 엄청 차갑다. 그래도 땀이 씻겨져 나가는 것 같아 잠시나마 시원하다. 우리나라 7월말, 8월초 한 여름의 피서철. 행락객들이 떼거지로 몰려든 인파로 혼잡한 바닷가가 아니라서 너무 좋다.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고, 여기저기 띄엄띄엄 수영하는 사람, 한가로이 썬텐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의 해변가보다 훨씬 한적하고 여유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한 여름 피크때 바닷가를 가면 사람들 많아서 너무 짜증난다. 쉬러 갔다가 되려 스트레스만 받고 돌아오기 일쑤다. 또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버린 쓰레기들 떄문에 얼마나 불쾌한가. 여기서는 그런걸 찾아볼 수 없고, 한적하기 때문에 정말 모든걸로부터 벗어나서 쉬기 딱 좋다. 이번 여행이 끝나면 귀국하고 한 달후에 논산훈련소에 입영해야 하는 나에게는 이곳 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자유로운 시간이 정말 더 없이 소중했다. 입대하기 전에 피피섬에서 스트레스 다 풀고, 마음정리 잘해서, 원없이 놀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상의를 탈의한 토플리스 족들이 여기저기 엎드려서 썬텐을 하고 있었다. 전부다 서양 여자들이었다. 서양여자들은 정말 자유분방하다. 하지만, 서양애들이라 별로 크게 눈이 가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같은 동양 여자들이 그러고 있었다면, 그거 쳐다보느라 눈을 뗄 수 없었을 거고, 머리가 엄처어 어지러웠을 것 같다. 로달람 비치에는 패러세일링, 씨카약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씨 카약을 타고 저편의 바위섬으로 노져어가는 사람들이 이 따금씩 보인다.
 수영하고, 모래사장에 누워서 잘 삐대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씼고 방안에 모기약을 이빠이 뿌리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피피섬에 오니까 길가에 타이팬 케이트(로띠)를 파는 곳이 엄청 많다. 또 길가에 새우, 랍스터, 게, 상어 등의 해산물들을 진열해 놓고 파는 씨푸드 음식점이 많았다. 스쿠바 다이빙 때문에 돈을 아껴야 해서 그냥 눈요기로 쳐다보기만 했다. 이날 저녁식사로일반 식당에 들어가서 카우팟 꿍으로 떼웠다. 이번 여행하면서 카우팟 꿍 원없이 먹었다. 디저트로 로띠를 먹으려는데, 어제 사먹었던데 말고 바로 옆에 학생으로 보이는 현지인 소녀 둘이서 장사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전날도 지나갈때마다 또 낮에도 여행사 일보러, 히포갈 때도 여기 있는 여자애들 둘이 'Hello 로띠!' 하구 계속 부르는데 나는 웃으면서 쌩까고 지나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서 먹었다. 어제 사먹은데 보다 종류가 더 많다. 바나나에 요거트를 곁들인 것, 쏘시지에 치즈를 곁들인 것 등... 여태까지 사먹었던 곳 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내가 태국말로 맛있다고 '아로이 막' 하니까 얘네들이 서비스로 한 접시 더 준다. 이 친구들이 서비스도 좋고, 잘 해줘서 나는 피피섬에 있는 동안 거의 이들 두 소녀가 장사하는 데만 계속 단골로 가서 사먹었다. 얘네들 별로 이쁘지는 않지만, 서비스가 좋아서, 또 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어린나이에 고생하는 것 같아서 자주가서 팔아주게 됐다.
 
 피피섬에는 바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는 꼬사무이처럼, 크리스트 게이바, 아고고바 같은 핑크빛의 유흥업소는 보기 힘들다. 여기는 팟타야, 푸켓이나 싸무이처럼 흥청거리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아니다. 혼자 여행중이라 여기서는 같이 술 한잔 할 사람도 없고 해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지 못해, 밤에는 다소 심심했다.

다음날 Viewpoint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기 위해 카운터에 모닝콜을 부탁하고 일찍 잤다. 다음날의 스노쿨링 투어가 기대된다.

* 이날 쓴돈 : 815 B
Viewpoint 정상 매점에서 마신 음료수 : 30밧
스노쿨링(Hippo Diving Center) : 500밧
로띠, 딸기 쉐이크 : 40밧
비행기표 변경을 위해 쓴돈(전화, 팩스, 티켓 복사비) : 160밧
이날 사다마신 물과 음료수 : 45밧
저녁식사(카우팟 꿍) : 40밧
로띠(바나나, 요거트) : 30밧
인터넷 요금 : 3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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