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 아무것도 하지않는, 아무생각도 필요없는.
글이 너무 늦어지고 있네요. ㅡㅡ;
사실 요즘 제 인생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는 찰나라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닌지라
여행기를 이렇게 띄엄띄엄 쓸 수 밖에 없네요... ㅠ.ㅠ
뭐, 솔직히 글이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사실 좋은점도 있긴 해요.
제 글 앞 내용이 생각 안나시니
처음부터 다시 읽으시는 분들이 늘어날 거 아녀요. ㅎㅎㅎㅎ
뭐, 어쨌든 그건 제 의도한 바는 아니구요.... 하하
최대한 노력해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제가 이번 7월11일날 태국에 열흘 일정으로 또 들어가거든요.
그 여행기도 꼭 쓰고 싶으니 이건 하루빨리 마무리 해야겠죠?
실은 5월에도 한 번 다녀오긴 했으나 그 여행기는 일단 PASS!!
이번 7월 여행은 제 친한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이라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기대 만빵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재미있을 여행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이번 4월 여행기 이어서 나갑니다~~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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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스한 바이킹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오늘에야말로 몇 일만에 청해본 단잠이었다.
비록 태국도 조금씩 우기가 다가옴에따라
에어컨 없는 우리방은 열기로 푹푹쪄 더위에 못이겨 눈을뜨긴 했지만.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날씨가 끝내주니 수영복부터 갈아입고
한국에서 가져온 책 한권을 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완전 조용한 아침이다.
성수기가 지난 무렵이라 이른 아침도 아닌데
해변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지난 1월에 왔을 때엔 이른 아침부터 이 바이킹 해변은
태닝하는 서양인들로 북적였는데 말이다.
땡모반 한 잔을 들고 조용히 나무그늘에 있는 비치의자에 누워
아이팟을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은 로맨틱 인디아.
언젠가 아니, 가까운 시일에 꼭 가고야 말 내 사랑 인도에 관한 책이다.
한국에 있을 때 일찌감치 사놓은 책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위해 읽지않고 아껴두고 아껴둔 책이었다.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책을 정말 이 곳에서 읽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렇게 행복하니 행복한 셀카도 한 장 찍고.
그리고 멀리 바위 위에 앉아 사색에 잠겨있는 한 아해를 발견!!
얼른 그 애 사진도 한 장 찍는다.
저 서양아해는 저 먼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이고 같은 자세로 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래, 맞다.
바로 이 곳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생각도 할 필요 없는 그런 곳이다.
분명 저 아해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그냥 눈뜨고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음.... 분명 그러할 것이다.
나도 한참을 책읽고 음악듣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상덕오빠가 나온다.
역시 저번에 한 번 와본 가다가 있어서인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벌써 수영복 차림이다. ㅎㅎ
그러더니 바다로 뛰어 들어간다.
그도 그러할 것임이 몇 달 동안 이곳을 얼마나 이곳을 그리워 했던가.
태국은 역시 C.C야. 일명 Crazy Country,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나라.
상덕오빠랑 해변에서 수영하고 사진찍고 바다를 즐기고 있는 동안.
(그나저나 Jin이는 머하고 있지?)
예상엔 아직까지도 자고 있는 듯 싶다.
역시 어린것이라 잠도 많은 듯... ㅡㅡ;
그렇게 하는 일 없이 바다에 있으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가 되었다.
그러고보니 각자 필요한 것들을 사야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건전지, 샴푸, 칫솔...등등
어쩔 수 없이 타운으로 나가야 할 운명이었다.
Jin이도 일어났겠다,
다같이 타운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레오나가 말한다.
[오늘 켄짱이랑 왕비호 오빠 도착한다는데 왜 아직 소식이 없을까?]
[어, 그래? 몇시 배 타고 오는데?]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카오산에서 어제 저녁에 출발했데.]
[아하! 그럼 푸켓에서 아침배 타고 들어오지 않을까?]
[그럴꺼 같은데 아직까지 연락도 없고 전화도 안받네.]
[올때되면 오겠지 뭐... 너무 걱정마.
그나저나 우린 타운 다녀올게.]
[그래, 난 켄짱이랑 왕비호오빠 기다릴게 너희들끼리 다녀와~]
그리하여 우리 셋만 타게 된 롱테일보트.
레오나한테 말은 안했지만 그들이 바이킹리조트로 온다니
슬쩍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켄지켄조 오빠 사진들 보니까 은근 왕자병 심할 것 같고
왕비호 오빠도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듯이
켄지켄조 오빠랑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괜히 여기서 만나서 서로 왕 불편해지는 거 아냐?
괜히 내 휴가 망치면 쉣인데...
그래, 왠만하면 상대하지 말고 같이 놀지 말자.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면 그만이지, 뭐.)
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사실 걱정이긴 했다.
여기 작은 바이킹리조트에 한국인이 여섯명이나 되니
분명 무슨 사건들이 벌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뭉치면 꼭 오바하고 간뎅이 커지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성 아닌가.
이거이거 은근 걱정되는걸?????????????
뭐 여하튼 타운에 도착해
사야할 생활용품들도 구입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P.P 타운 구경도 하고
Jin이는 또 여기저기가 전부 신기한지
이것저것 구경하고 감탄하느라 바쁘다. (깜찍한 것~ ㅎㅎ)
그런데 겨우 그 작은 타운을 한,두 바퀴 돌았을 뿐인데
강렬한 태양에 우리는 지칠대로 지쳐 버렸다.
빨리 바이킹 리조트로 돌아가고 싶은데
이 날씨에 걸어가긴 죽기보다 싫고
그렇다고 한 사람당 100B씩 주고 롱테일보트를 타자니 돈아깝고.
그러다보니 이도저도 못하게 되어
그냥 마냥 선착장 근처에 앉아있게 되었다.
그 때 마침 도착하는 오후 배 한 척.
사람들이 물밀듯이 피피로 들어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 무리에서 눈에 띄는 독특한 차림의 두 남자가 보인다.
(서로 맞추기라도 한 듯 선글라스에 캡모자, 여기저기 주렁주렁 악세사리에
이 쪄죽을 날씨에 하이탑 운동화까지 신었으니 말다했지.)
바로 켄지오빠와 왕비호오빠였다.
나는 일단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물었다.
[어제 저녁에 카오산에서 출발하셨다더니 왜이렇게 늦게오셨어요?
레오나가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그러자 대뜸 켄지오빠가 던진 한 마디.
[아니, 그래서 여기서 저희 기다린거에요?]
(헉!! 이 사람 진짜 왕자님이시네?? ㅡㅡ;)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타운 나올 일 있어서 나왔다가
지쳐서 여기서 좀 쉬고 있었어요.
피곤하실텐데 얼른 바이킹으로 가세요.]
[아, 네. 그럼 저희들은 리조트로 갈게요.
15시간 넘게 고생하고 왔거든여.]
그렇게 그들을 리조트로 보냈다.
순간, 우리들도 같이 타고 들어갈 걸 하는 후회가 되었다.
우린 그렇게 어이없게 다시 선착장에 남겨진 채
한 손엔 시장에서 산 25B짜리 닭튀김과
다른 한 손엔 이미 뜨뜻해져버린 생수병을 들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지칠대로 지쳐 한사람당 100B씩 내고 롱테일보트를 잡아타고
바이킹 리조트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