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 3rd day in Bangkok/part 1
지난밤의 사건이 계속 생각 나 아침을 먹는 내내 멍해있었다.
우연의 장난인지... 남미총각의 할머니가 내려와 아침밥을 먹고계시더라.
그녀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에ㅡ 또 오늘 떠난다는걸 알고 있었음으로
"ma'am. i heard that u leave today, so hope u have safe flight" 라고 인사했다.
남미총각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건지, 그녀의 표정은 어제밤보다는 조금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로써도 어쩔수 없는 일이었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여기까지가 내가 할수있는 전부라고 생각했다..
입안이 씁쓸해졌고, 느끼기 싫었던 허무함이 느껴져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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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태국여행을 생각했던건
수도없이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나 자신이 숨 쉴 시간을 주고 싶어서였다..
물론, 나 자신이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만 남아있지는 않았을거다.
누군가는 나를 좋아하고, 그 반대ㅡ 그 이상 이하의 경우도 많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거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걸 좋아하진 않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인간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사람으로 남고싶어서 노력했다.
직장에서 , 인간관계에서..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나에게 가지고 있는 기대치에 부응해주기위해
아무도 모르는 싸움을 혼자 하고있었다.
사실 누구도 나에게 -그렇게하라-고 대놓고 물리적인 압박을 가한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약해빠진 마음이
강해지고 싶다는 오기가
상처주기보다는 상처받는 사람이 되는게 낫겠다는 말도 안되는 자기위로가...
결국 나 자신을 이렇게 망가뜨리고 있었다는걸...
그 사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왔던길인데
다시한번 상처 받았다.
되려 잘됬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경치, 새로운 경험, 온통 별천지에 둘러쌓여서 내 여행의 본분을 잊을뻔 했으니까..
적어도 지난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니까.
D&D의 아침식사를 좋아했다.
사실 음식이 많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와 즐겁게 떠들며 밥을 먹었던것도 아니었지만
흘러나오는 노래중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우연히 나와준다거나,
예쁜 목걸이를 한 고양이가 내 앞을 새초롬히 지나간다거나,
내 옆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여행객이 시선이 마주칠때 피하지 않고 방긋 웃어줬다는 것 등등의..
내 입가에 미소를 떠나지 않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아침밥을 여유롭게 먹을수 있어서 제일 좋았다.
내가 매일 아침밥을 먹으러 내려간 시간이 오전 7시 30분경
만약 한국에 있었다면 출근을 위해 지하철에 올라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내 몸이 원하는 시간만큼을 들여 밥을 천천히 먹고
사람들이 꽉꽉들어찬 지하철에 끼여 모자른 잠을 청하지 않아도 된다는것..
결국, 최고의 매력은 이거였네 .. ^^
하루종일 로띠를 찾아 헤매였는데,
아무리 봐도 로띠를 찾을수 없었다.
로띠와 비스무리한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아주머니에게
"이거 로띠에요? " 라고 물으니
"아니 일본식 파르페야" 라고 한다.
아줌마의 '먹을거냐 말거냐' 를 빨리 결정하라는 듯한 매서운 눈빛에
-맛은 비슷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파르페를 사먹었다.
똑같이 밀가루 반죽을 얇게펴고, 바나나를 잘게 잘라 올리고, 초코시럽과 연유를 뿌리고 고깔모양으로 말아주었다.
나중에 로띠를 사먹어보고 안건데.
아줌마가 팔던 일본식 파르페와 로띠의 차이는
겉이 과자처럼 바삭한가,
그리고 고깔모양인가 네모모양 인가.
반죽을 구울때 기름을 뿌리느냐.
이렇게 세가지 차이밖에 없었다..ㅎㅎ
그래도 또 먹으라면 기꺼이 로띠를 먹겠다 =)
-아줌마 미안해요!
둘째날 짐톰슨에 들리기 전에 '동대문' 에 갔다.
알카자쇼와 경합을 벌이다 승리한 "시암니라밋쇼" 의 예약을 위해서.
재석군은 재석아빠님과 너무너무 닮아있어서, 왠지 모르게 웃어버렸다 =)
생각이상으로 김치말이 국수는 너무나도 맛이있었고.
하나쯤은 꼭 가지고 싶었던 태사랑의 지도도 얻을수 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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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오늘은 다시 관광객의 모드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조금 소요되었다.
어제의 일은 모두 잊고 다시 -방콕-을 보기로 했다.
SEEFAH 의 똠얌꿍과 뿌팟뽕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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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난 태어나서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_-
의외로 태국의 게는 살이 실하지만 너무 연했고ㅡ 똠얌꿍은 내게 아직도 미지의 맛으로 남아있다 =) ㅎㅎ
아마 다음에 가면 좀더 맛있게 느껴질수 있으려나.
시암니라밋 공연을 보러 갔다.
혼자라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있었는데
"당신이 원하면 사진을 찍어줄게요" 라고 상냥하게 웃어주는 남자분을 만났다.
그분덕에 기념사진을 남길수 있었다.
사진기를 받아들고보니 그분도 혼자 오신듯 해서
"저도 사진을 찍어드릴게요" 라고 했더니 너무나도 좋아하셨다.
두장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카메라를 돌려주고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
그분도 나처럼 혼자 온거지만 아마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인듯 싶었다.
사진찍기를 참 좋아하시는 분 같아서 같이 민속마을을 구경하기로 했다.
"where are u from?"
"me? Im from south Korea"
"oh really? u speak english very well!!"
"haha nah~ , well actually my english isnt good, but just im trying, by the way where are u from?"
"Im from hongkong"
홍콩에서 오셨다는 이분은 업무차 태국에 왔다가 며칠간의 자유시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통성명의 절차를 생략한 관계로 이름을 알수가 없다..
한국의 부산을 몇년전에 와본적이 있다며 멋쩍게 웃는 얼굴에 나도 미소가 지어졌다.
서로의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공연장에 다다랐고
생각보다 "조금" 은 지루했던 공연이 끝나고나서 인사도 하지 못한채 헤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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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의 인연이란 밀려왔다 되돌아가는 야속한 파도같을 때도 있지만
되려 그것이 여행을 더 풍요롭게 기억하는데 도움을 주는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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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숙소로 돌아와 편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카오산에 뛰어들었다 =)
그리고 이날 밤, 너무나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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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감기에 걸려서 종일 맹하게 앉아있었네요 ㅎㅎ
더워진듯하지만 밤에 추우니까 모두들 감기조심하세요.
여행중에 만난 프랑스친구가 페이스북 친구를 요청해서 수락해 놓으니
그 친구의 사진첩에 가득한 태국사진에 왠지 코끝이 찡해졌어요 =)
카오산의 밤이 조금더 그리워 지는 하루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