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고양이의 무계획 태국여행 <13>
5분이 지나도 쥐돌이가 돌아오지 않는다..
.......... 설마?
후다다닥 계단을 올라가 우리방에 도착한 나의 눈에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 생각하고 있는
쥐돌이가 보였다.
" 쥐돌아 , "
" 하...... 없다... "
" 무슨 말이야! 지갑이 없다고? "
" 어 ... 없어 .... "
나도 침대에 털썩 앉았다.
속상했다.
무지 속상했다.
돈은 둘째치고 거기에 우리 스티커사진이랑 카드는....
" ... 정말 없어? "
" 지금 다 뒤졌어.. 없어.. "
다시 침묵 ..
" .... 어떡하냐 .... "
" 미안해 ... 돈 어떡하지.. "
" 그게 아니고 자식아.. 스티커사진 이런건 어떡하냐고 .. "
" ... 할 수 없지 뭐 ... "
괴로워하는 쥐돌이에게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우울했던 내가 겹쳐진다.
" 괜찮아 임마! 뭐 그럴수도 있는거지!
나는 핸드폰 잃어버렸잖아.. 쌤쌤이네! "
" 이게 더 크잖아... 돈 얼마가 들어있었는데.. "
" 됐어 임마. 우리 시장이나 가자. 얼마 안남은 여행
우울하게 보낼 수는 없잖아? "
" ...... 고마워 , "
다시 가방을 챙겨들고 나오는데
쥐돌이의 어깨가 처져있다.
" 이색히 ...... 나한테 핸드폰 잃어버렸다고 뭐라하더니
더 큰 사고를치냐? 크크크크크크크 "
" ...뭐? "
" 역시 내 친구라고 크크크크 , 웃어 웃어
웃고 잊자 .. 하하하하하하하 "
" ........ 풉........; "
내가 핸드폰 잃어버렸을 때 처럼
우리는 유쾌하게 루프뷰를 빠져나와 택시를 탓다.
그리하여 짜뚜짝 시장에 도착하고 ...
루프뷰에서 만났던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말하기를
짜뚜짝에 가면 맘에 드는 것은 무조건 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안 그러면 다시는 거기를 보지 못한다나...;;;;
" 이건 완전 동대문 시장이여;;; "
" 그러게 ...;;;; 방향감각 제로다;; "
동대문 ,
그것도 천시장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길을 잘 찾는 나도 천시장에 들어가면 일단 방향가늠이 안된다.
그래서 돌아다니다 모르겠으면 어디든 출구를 찾아 나와
다시 내가 아는 입구를 찾아 들어가기도 한다;
아무튼 우리는 짜뚜짝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구경을 시작했다.
짜뚜짝에는 정말 없는것이 없었다.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파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친구들 선물은 나이트바자에서 샀고
이제 내가 올때 용돈을 주신 엄마친구 선물과
그 손자인 내가 귀여워하는 아이의 옷을 샀다.
애기옷은 너무 고르기가 힘들었다.
언니가 몇살이냐고 물어봤는데...
" 가만있어보자... 걔가 ... 12월 18일 생이니까....
돌은 지났고 ... 14개월???? "
" 이거 맞을꺼야 "
" 좀 큰가? 작은가? 언니 믿어도 되요?;;; "
" 약간 큰데 애기들은 빨리 자라니까요 "
" 그래 뻐스야;; 태국애기나 한국애기나 똑같지 않겠니? "
" 그런가?;;;; 그럼 이걸로 주세요 "
그리하여 귀여운 코끼리 케릭터가 수 놓아져 있는
모시같은 하얀 반팔과 반바지 셋트를 구입하고 또 돌아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우리는 지치기 시작했다;
" 쥐돌아... "
" 응? "
" 힘들어;;; "
" .... 나도;;; "
출구를 찾아 헤메이다 우리는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뭔가 .. 석방된 죄수처럼 우리는 햇빛에 인상을 찡그렸다;
두리번 거리다 보니 저 쪽에 노천 까페가 보였다.
" 우리 저기서 음료수라도 먹을까? "
" 그래. "
우리는 쥬스를 주문하고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짜뚜짝시장에는 관광객도 있었지만
태국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 근데, 너무 우리가 못 찾는 건지
나이트 바자보다 살게 별로 없는것 같아 "
" 응 .. 좀 그런것 같기도.. "
" 대충 더 둘러보고 다른 시장 가볼까? "
" 응? 무슨시장? "
" 저번에 내가 인터넷에서 찾다가 빠뚜남? 인가? 거기도 시장이래 "
" 그래 ? 그럼 이따 가보자! "
... 역시 대책없는 둘이었다;
< 나이트바자에서 산 옷입고 좋아하는 뻐쓰 >
< 얼굴이 익어버린 쥐돌리; 피곤해 보인다; >
짜뚜짝 시장을 빠져나와 우리는 빠뚜남을 가기위해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아무도 서지 않았고;
급기야 뚝뚝기사가 우리에게 타라고 해서 우리는
감사하며 탔다;
매연은 심했지만 바람이 불고 있어서 기분좋게 가고있는데
옆에 트럭 짐칸에 남자들이 10명 정도 타있는 모습이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는 남자.
' 뭥미;;; 왜 웃는거지;; '
조금 앞서가다가 또 옆에가다 우리가 뒤쳐지자
아예 대놓고 뒤를 돌아보며 자기네끼리 이야기하면서 웃는다.
" 쥐돌아.. 쟤네가 자꾸 나보면서 웃어; "
" 뭐야;;;;; 니가 신기하게 생겼나?; "
뚝뚝 기사는 우리의 어투를 듣고 짐작했는지
갑자기 옆으로 붙어서 그사람들과 인사를 하더니 뭐라뭐라 이야기한다.
" Say Hello! "
" ....what?; "
" 저 사람들한테 인사좀 해줘 "
아니 도대체 뭔이야기인가;;;;;
나는 어색한 웃음을 날리며 손을 흔들었다;
" H.......Hi ~ ;;;; "
그때 나는 ,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갑자기 이 사람들이 눈이 뒤집어지더니
서로 손을 흔들며 소리지른다;;
" 헉! "
" 헉! "
뚝뚝기사는 막 웃으며 속도를 내어 지나간다.
" ........... 뭐지?;;;; "
" ............ 글쎄;;;;;;;;; "
암튼 .. 진기한 경험이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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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루입니다!
연휴를 틈타 숙제를 얼만큼 마치고 글 올려요 ' -'
많이 더워졌습니다.. 태국이 그립네요 ...
다들 건강에 유념하시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만나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