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구는 6500만 - 출발!
[1] 인생 뭐 있남, 그냥 떠나는 거야~ (4월 11일)
언제나 그렇듯 바쁘고 정신없는 회사생활은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어어~'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올해도 25%가 지나가 버렸다는..
바쁜 일을 한고비 넘기고 약간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시간을 강탈당한 듯한 허무함 속에 또 다시 여행 생각이 간절해 진다.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한 쏭크란(매년 4월 13일~15일) 축제에 대한 호기심도 점점 크져만 가고.. 결정적으로 불을 지른 건, 회사 동료가 알려 준 299,000원 짜리 4박 6일 에어텔 상품.. 제주항공 전세기 직항으로 4월 11일 저녁 출발하여 4월 16일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인데, Tax와 유류할증료는 물론 도착 당일 카오산 빌라 차차에서의 1박까지 포함한 요금이니 정말 제대로 싸게 나온 상품이다.
그려.. 모 지인의 말 대로, 인생 뭐 있남, 그냥 떠나는 거야~~
이번 여행은 12일 마하차이-매끌렁-암파와, 13일 꼬끄렛, 14일 카오산 쏭크란 축제, 15일 휴식의 일정으로 계획되었는데,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한 방콕 교외 지역 탐방과 쏭크란 축제 즐기기가 주된 목적이었다.
[2] 4년 3시간 30분만에 방콕에 도착하다 (4월 11일)
제주항공.. 최근 몇년사이에 붐이 불면서 만들어 진 저가항공사들 중에 애경그룹을 뒤에 두고 있어서 그나마 탄탄하게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3월초부터인가 일본 쪽으로 정기취항을 시작하더니 태국도 이번 전세기를 마지막으로 5월부터는 매주 2회 화요일, 금요일에 정기취항을 한다고 한다. 시간은 인천에서 저녁 7시 30분 출발, 수완나폼에서 새벽 0시 20분 출발로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전세기편과 별 차이가 없다. (이번 전세기는 인천에서 저녁 8시 5분 출발, 수완나폼에서 새벽 0시 55분 출발 예정이었음).
개인적으로는 매일 김포에서 저녁 9시쯤 출발하고, 수완나폼에서 저녁 10시쯤 출발하는 항공편이 생겼으면 좋겠다. (평일 저녁 퇴근 후 출발하고, 돌아올 때는 새벽에 떨어져서 바로 출근 가능한 효율이 가장 높은 일정)..
제주항공은 이번에 처음으로 이용해 봤는데, 그냥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저가항공사라기에 AirAsia나 EasyJet처럼 인터넷으로 빨리 예약하면 예약할 수록 가격이 저렴한 그런 형태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그게 아니라 일반 국적기의 70% 수준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홈페이지는 물론 여행사를 통해서도 티켓을 판매하는 오리엔탈 타이류의 저가항공사였다. 이런 식이라면 정기 취항을 해도 아마 주로 저가 패키지 상품에 많이 이용될 듯..
기내식을 안 주거나 돈 받고 팔 걸로 예상하여 8시쯤에 공항에 와서 일찌감치 지하 1층 풍물마당에서 식사를 하고 생수도 한병 사서 탑승을 했는데.. (인천공항에서 저렴하게 식사를 하려면 지하 1층 풍물마당을 가 보시라.. 4천원대의 저렴한 식사가 가능.. 이는 수완나품도 마찬가지.. 1층에 내려가면 저렴한 푸드코드가 있음).. 오리엔탈 타이류의 저가항공인지라 찬 음식이기는 하지만 기내식을 주기는 준다..
- 수완나폼 갈 때 지급된 식사.. 돌아 올 때는 이거 보다 더 심했음.. 차라지 주질 말거나 제대로 된 걸 팔 던지.. 쓰읍.. 역시.. 싼 게 비지떡..
운항하는 기종은 Boeing 737-800(189석 규모)라는데 당근 전부 Economy Class로 구성되어 있다. SeatGuru에서 미리 조회해 보고 창가 비상구 좌석인 14A/F나 15A/F를 달라고 했더니 운 좋게도 15F가 남아 있어서 그나마 좀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봐야.. 다른 비행기 일반석 정도의 공간 밖에 안 되는 것 같지만..
( SeatGuru : www.seatguru.com )
근데.. 이륙한 이후에 좌석을 좀 뒤로 젖히려고 보니 좌우 어디에도 버튼이 안 보인다.. 순간적으로 든 생각.. '흑.. 아무리 저가항공이라지만.. 이건 너무혀.. 5시간 30분을 정자세로 가라니..'... 근데, 우연히 엉뚱한 곳에서 버튼을 발견했다. 팔걸이 쪽에 있는 오디오/비디오 조정하는 패널(..아.. 정정.. 이 비행기는 비디오는 전혀 없음..오디오만..), 그 밑에 버튼이 숨겨져 있더라는.. 그냥 봐서는 패널에 가려져서 안 보인다.. 어둠 속에서 음악이나 들어야지 하고 더듬더듬 거리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나만 발견 못한 건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돌아오는 기내에서 보니 옆 좌석에 앉은 젊은 친구 둘은 그때까지도 모르고 있더라는.. 물어보니 그걸 못 찾아서 방콕가는 동안 내내 투덜투덜대면서 정자세로 앉아서 갔다고..ㅎㅎ
이번에 제주항공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에어컨... 수완나폼에서 돌아 올 때, 탑승은 했는데, 왠 일인지 기내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아니라 바깥의 온도와 비슷한 더운 바람이 나오더라는.. 웃긴 건 이륙을 해서 고도가 어느 정도 올라오니 그제서야 찬 바람이 나오기 시작.. 이건.. 뭐.. 에어컨은 전기 아끼느라 안 틀고 있다가 외부 찬 공기를 끌여 들여서 냉방을 하는 건지.. 거의 40~50분 가까이 모든 승객들이 땀 삐질삐질 흘려가서 좁은 기내 속에서 더위에 고생했다는..
가장 황당했던 일은.. 수완나폼 공항에 내려 이미그레이션 통과할 때 발생했다.. 여권을 제출했는데, 왠 일로 항공권을 보여달라고 한다.. 아마도 보통 그 시간에 한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없는데 갑자기 한국사람이 오니 확인할 필요가 있었나 보다.. 그래서, 티켓을 제시했는데.. 갑자기 심사관 표정이 심각해 진다.. 티켓을 요리조리 보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을 불러서 서로 이야기하고 난리다.. 수도 없이 태국을 다녀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뭔 일이냐고 물어보니.. 티켓의 출발일자가 이상하다고 한다.. 그래서 확인해 보니..
허걱.. 출발일자가 2005년 4월 11일이다.. 2009년이 아니라.. 그렇다.. 심사하는 양반 입장에서 볼 때, 난, 보통 때라면 입국자가 없을 이상한 시각에 나타나서는 이름도 제대로 못들어본 Jeju 항공이라는 항공사에서 무려 4년 3시간 30분전에 발급한 티켓을 제출한 정말 황당한 입국자였던 셈이다.. 가방을 뒤져서 e-ticket까지 보여 준 후에야 겨우 이미그레이션 통과.. 살다보니 이런 일도.. 내가 제일 먼저 이미그레이션에 도착한 사람이었는데, 내 뒤를 따라온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을까??
[3] 빌라 차차 (Villa ChaCha)에서 1박 (4월 11일)
에어텔에 포함된 빌라 차차는 나름대로 수영장까지 갖춘 깨끗한 곳인데, 가기전에 여기서 정보를 찾아보니 안 좋다는 평들이 종종 눈에 띄어 하루만 묵기로 하고 13일과 14일은 출발전에 쌈쎈거리 초입에 있는 다이아몬드 하우스 디럭스룸(1일 1,200B)을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 해 두었다.
( 빌라 차차 : www.villachacha.com )
( 다이아몬드 하우스 : www.thaidiamondhouse.com)
- 요왕님 지도 중 일부 발췌.. 람부뜨리 거리의 위앙따이 호텔 옆에 빨갛게 네모 쳐 놓은 위치에 빌라 차차가 있다..(맞나? 그 옆에 골목 같기도 하고.. 갔다 온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기억이.. ㅜㅜ)
그런데, 이용해 보니 별로 안 좋은 점을 못 느끼겠더라는..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위치도 좋고, 나름 인테리어도 신경을 쓴 듯.. 홈페이지를 보니 스스로 Boutique Inn이라고 칭하고 있던데, 그럴만하다는.. (물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부띠끄 인'이란 놈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띠끄 호텔은 들어봤어도 부띠끄 인은..-_-;).. 다만, 방에 창이 없어 햇볓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장기간 머물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듯 하다.. (욕실에는 창이 있음. 창 밖으로 내다봐야 지저분한 옆 건물 담 밖에 안 보이지만..)
- 룸 사진.. 냉장고는 없지만, 소파와 TV는 있다. 보이는 뒤 쪽에 화장실 겸 욕실 문이 있음.. 관리상태는 깨끗한 편.. 벌레나 모기는 보지 못 했음..
- 1층 리셉션 옆에 있는 조그만 수영장.. 빌라 차차는 람부뜨리 쪽 입구 외에 따니 거리 쪽으로도 입구가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수영장 끝 부분에 있다. 사람들이 여기로 드나들어서 수영장을 즐기기 불편하다는 평을 여기서 본 듯한데.. 뭐.. 이런 건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듯 하다..
- 수영장 옆 식당 쪽에 있는 조각상..
- 리셉션 앞 쪽에 있는 조각상.. 이 정도면 그래도 카오산의 숙소치고는 꾸미는데 꽤나 신경 쓴 편 아닌지.. 카오산에서의 숙박은 이번이 처음이라 다른 곳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4] 다이아몬드 하우스로 가는 길 (4월 12일)
살짝 터프하게 짜 놓은 일정 때문에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체크아웃을 하고 큰 배낭을 맡겨 놓기 위해 다이아몬드 하우스로 이동했다. (12일 마하차이, 매끌렁을 거쳐 암파와로 들어가 1박을 한 후 13일 오전에 방콕으로 돌아와 곧장 꼬끄렛을 들렸다가 그날 저녁 무렵에야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라 더운 날씨에 큰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이 부담 되어서리..)
- 짜끄라퐁 거리의 모습.. 원래 방콕의 쏭크란은 13일~15일인데, 이번에는 11일/12일이 주말이다보니 아예 11일부터 쏭크란으로 지정해 버렸다.. 트럭에 실린 저 얼음 포대들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치열하게 펼쳐질 물 축제를 예고하는 듯....
- 거리는 코카콜라 광고로 가득하다.. 그 사이로 걸어가는 딱밧 행렬.. 태국에 오면 주로 스쿰윗 거리에 숙소를 정하다보니 정작 방콕에서 딱밧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이건 뭘까? 사람들이 흰소에게 풀을 공양하고 있다. 트럭 옆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기부(시주?)를 하면 풀을 나눠 준다. 이것도 공덕을 쌓는 일종의 탐분인듯.. 힌두교에서는 흰소를 시바신의 분신으로 보아 신성시한다고 하는데, 태국 불교에서도 이런 영향을 받은 걸까?? 그러고보면, 태국인들도 소고기는 잘 안먹는다고 하던데..
- 또 다시 요왕님 지도에서 일부 발췌..
- 다이아몬드 하우스.. 외벽에 중국식 사원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붙어 있다.. (주인장이 화교인가???).. 13일에 돌아와 투숙해 보니 여기도 나름 괜찮은 숙소인 것 같다. 가격대비해서 방이 조금 작기는 하지만 혼자 사용하기에는 Delux 룸 정도면 충분한 듯.. 깨끗하고, 모기/벌레 없고, 방 인테리어는 빌라 차차보다 더 잘되어 있고, 냉장고와 Safety Box도 있다.. 큰 창이 있어 밖으로 쌈쎈거리도 내려다 보이고..
- 옥상에 올라가보니 요렇게 쉴 수 있는 공간이 꾸며져 있다. 수영장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거시기한 욕조 수준의 수영장과 함께..
- 옥상에서 내려다 본 짜끄라퐁 거리..
<To be continued..>
[ 참고 ]
카오산 주변에서의 숙박이 처음이다보니 여행계획 세우면서 숙소 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원하는 것은 카오산 거리와 가까우면서 에어컨, 개인 욕실이 있는 깨끗하고 벌레없는 방.. 여기서 찾아보니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서 그래도 불평보다는 호평이 많은 숙소는 대충 다음과 같았다.
D&D Inn : 1,000B 수준. Delux 룸은 창이 없음. 웹사이트
리카인 : Delux 룸 950밧 Tel: (662) 282-7511, (662) 282-7512. 웹사이트
뉴씨암3 : Tel : (662) 282-2795. 웹사이트
다이이몬드 하우스 : Delux 룸 1,200B. 2007년 8월 오픈. Tel : (662) 629-4008. 웹사이트
루프뷰 : 쌈쎈거리. 다이아몬드 하우스보다 멈.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