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간의 태국 여행-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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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간의 태국 여행-출발

필리핀 1 1303
  2년 만의 태국 여행은 준비 단계부터 나를 무척 설레게 했다. 나는 1997년 겨울, 필리핀 보라카이 섬에서 만난 독일인 클라우스, 율겐 두 친구와 충동적으로 어울려 태국 땅을 처음 밟았다. 그 전에 유럽 2차례(1개월), 뉴질랜드 2차례(6개월), 호주 1차례(2개월), 필리핀 1차례(3주)의 여행 이력을 갖고 있던 내게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태국 방문은 늦은 편에 속했다.
  아무튼 이후 매년 한 차례씩 방문을 하다가 지난 2년 동안 태국 땅을 밟지 못했으니 과연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했다. 떠나기 며칠 전부터 눈앞에 망고 쉐이크와 어묵이 든 쌀국수가 어른거릴 정도였다.
  나는 이번 여행의 포인트를 여행자들 사이에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빠이 방문, 꼬 따오에서의 다이빙 오픈 워터 자격증 획득, 꼬 팡안 풀문 파티 참석, 8월의 꼬 사무이 즐기기 등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꼬 사무이는 이미 두 번이나 방문한 곳이지만 그때마다 시기가 우기여서 꼬 사무이 바다의 진수를 맛보지 못한 터였다. 이번에는 꼬 사무이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는 8월에 일부러 시기를 맞추고 벼르던 참이었다. 
  꼬 따오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꼬 낭유안에서의 스노클링만 즐겼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확실히 꼬 따오는 다이빙을 위한 섬이라는 것이었다. 해변은 돌이 많아서 수영을 즐기기엔 불편하고 숙박시설은 형편없는데 물가는 터무니없이 비싸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환영 받지 못할 섬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70%를 이루고 있는 물의 세계로 가는 입구라 할 수 있는 다이빙을 배우기 위해 꼭 다시 들리겠다고 다짐했었다. 이제 그 다짐을 실현할 때가 된 것이었다.
  꼬 팡안는 아쉽게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섬이었다. 주변의 꼬 사무이나 꼬 따오는 방문하면서도 왠지 꼬 팡안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유명한 풀문 파티에 반드시(!) 참석하기 위해서 여행 일정도 그에 맞추어 조정했다.
  만약 빠이가 아니었다면 남부의 섬들을 더 돌았을 것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끄라비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방문하고 말이 많은 피피 섬의 오염 정도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태사랑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이 배낭여행자들의 은둔의 도시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31일 간의 일정은 방콕-치앙마이-빠이-치앙마이-방콕-꼬 따오-꼬 팡안-꼬 사무이-방콕 이런 순으로 짜여졌다. 각각의 장소에서 며칠씩 머물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기분이 내키면 하루 더 있기도 하고 마음에 맞는 동반자를 만나면 일정을 당겨서 이동을 하기도 하는 자유를 최대한 즐겨볼 생각이었다. 최종적으로 풀문 파티 일정을 맞추느라 중간에 깐짜나부리를 들리고 마지막에 시간이 남아 팟타야에서 며칠 쉰 것 이외에는 위의 일정이 차질 없이 지켜졌다
  출발은 오전 10시 15분, 타이항공 직항이었고 ROH로 방콕의 바이욕 스위트 호텔을 2박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환전은 미화 1,000불을 여행자수표로 했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신용카드를 지갑 깊숙이 간직했다. 귀국 시에 여행자수표는 500불이 남았고 신용카드는 다이빙 강습료 지불과 귀국 직전 방콕의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40리터짜리 배낭에 짐을 꾸렸는데 반이 채 안 되었다. 각종 약 중에는 정로환과 모기 물린 데 바르는 약이 요긴하게 쓰였다. 신발은 슬리퍼와 운동화를 가져갔는데 운동화는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사실 운동화는 해변에서의 조깅과 도시에서의 나이트 라이프 용이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둘 다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다.
  그 외에 세 권의 책과 두 권의 가이드북(물론 헬로우 시리즈 7번과 10번!)을 챙겼다. 이번 여행에서는 의외로 독서할 시간이 많이 생겨서 세 권의 책은 여행 일주일 만에 다 읽고 말았다. 여행 중에 만난 한국인들에게 그 책들을 나누어줘 버린 나머지 나중에는 하도 읽을 것이 없어서 가이드북을 몇 번씩 다시 읽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자, 이제 출발이다.
1 Comments
할리 2012.05.23 01:18  
형님글을 처음부터 제대로 읽을 작정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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