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K 4일 - 27일 짐톰슨,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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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 4일 - 27일 짐톰슨, 쇼핑

siasiadl 1 2480

일어나서 조식을 간단히 먹고 짐을 쌌다. 그 비싼 비행기표를 사서 달랑 4일 머물고 떠나려나니 새삼 또 돈이 아까워 눈물이 나려한다. 실은 그것보단 이제 태성이를 한동안 못볼거고 난 추운 한국으로 돌아가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고 인터넷하고 그런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젠장.

택시를 타고 짐톰슨 아웃렛으로 갔다.
아, 이 곳이 천국이구나. 언니와 난 미친듯이 물건들을 뒤적뒤적해댔다. 예쁘고 귀엽고 깜찍하고 싼 소품들이 가득. 지난 3일동안 뭐 하나 제대로 산 게 없는 나였지만 이곳에 오니 태국오려고 돈 아끼느라 없어졌던 물욕이 마구 샘솟는다. 이런저런 소품과 선물을 사고는 싸얌의 나라야에 가서 못 산 물건들을 마저 사들였다. 아... 1밧이 30원일때면 얼마나 쌌던거야... ㅠㅠ

열심히 쇼핑을 하고나서 언니와 쏨땀을 먹으러 쏨땀누아에 갔는데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인데도 자리가 없다.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반쿤매라는 태국음식점에 가서 쏨땀과 기타등등 태국음식을 시켜 먹었다. 아무 생각없이 밥을 먹는데 전화가 온다. 뭐, 당연히 태성이다. 태국에서 보낸 4일 난 매일같이 이 아이와 전화통화를 했고 문자를 주고 받았다. 사실 이것 만으로도 고맙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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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이러려고 빌린 현지 폰이 아닐텐데... 언니 또 한 번 미안. ㅠㅠ

"안녕 태성~"
"안녕! 너 어디야?"
"어 나 여기 싸얌, 밥 먹는 중이야. 너 밥 먹었어?"
"하하~ 거기가 그렇게 좋아? 나 아침은 먹었고 점심은 아직..."
"아 그래? 얼른 먹어!"
"어...... "
"왜?"
"아니, 뭐... 밥먹고 어디갈거야?"
"밥먹고 짐톰슨 하우스 갈거야. 알지?"
"아... 음..."
아 정말 답답하다. 오고싶으면 오고싶다고 말 하라구...
"왜? 올래? 나오고 싶어?"
"니가 원한다면..."
"뭐야~ 너는 싫은데 내가 원하면 온다는 거야?"
"하하~ 아냐. 아냐... "
"그래! 좋아! 와!! 근데 매일 이렇게 나와도 되?"
"어... 이따 내가 다시 전화할게."
"그래 알았어. 안녕!"

이 아이에게 '이유'없이 약속을 하기에 우리 사이는 아직 역시 어색한가보다. 그래도 나 또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참 이걸 어째. 음식도 역시 맛있다. 짐톰슨이고 뭐고 얼른 태성이 보고싶다.

다 먹고 언니와 난 '짐톤슨 아웃렛'이라고 대자로 박힌 쇼핑백을 시크(!)하게 들고 짐톰슨하우스로 향했다. 오늘은 마지막날이니까 가볍게 가볍게 보내고 싶다. 사실 어딜 가든 상관없었다. 방콕에 와서 이미 2주동안 생활을 한 언니는 당연히 이 곳에 왔었고 집은 참 예뻤지만 굳이 두 번은 볼 필요 없다며 밖에서 기다리겠다기에 나 혼자 "영어"설명을 들으며 집구경을 했다.

나 그래도 토익보면 R/C보다 L/C에 훨씬 많이 강했는데... 그것들 다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그동안의 정규교육은 물론이고 영어어 쏱아부은 돈이 얼마였던가. 언제쯤 난 태성이와 멋지게 영어로 대화할까, 그래도 연애하기에 중국어도 나쁘지 않은 언어지... 뭐 이런 잡생각을 하며(짐톰슨 아저씨 죄송,) 간만에 관광객마인드로 가이드를 따라다녔다. 이제 슬슬 좀 지루하다... 싶을 즈음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싸얌에 도착한 모양이다. 주변이 되게 시끄럽고 잘 안 들린다.
"태성, 내가 다시 전화할게."

기쁘다. 오늘도 태성이 보는구나.

1 Comments
카와이깡 2009.03.29 20:16  
아싸~
인연이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님의 마음에 동요되어
나두 몰게 기분이 좋아지려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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