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캄보디아 방갈로 잡기로 욕본 꼬창에서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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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캄보디아 <14> 방갈로 잡기로 욕본 꼬창에서의 첫날.

Hong G. 0 1484
2003년 3월 19일.

어제,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이동하면서 쌓인, 여독이 풀리지 않은
우리는 이른 아침 부스스 일어 났다.
이 날 아침, 우린 꼬창이라는, 태국의 두번째로 크다는 섬을 향해 출발하였다.


랄라-
휴양지로 쉬러가는거야.
배냥 여행이라고 고생만 하면 안되지!
처음 일정 짤때부터, 캄보디아 다녀오고 나서는, 좀 넉넉한 돈을 써가면서,
휴양지다운 아름다운 태국의 섬에서 사치스러운 여유와 낭만을 즐기고 싶었거든.
곤양과 나는, 꼬창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이런 생각들로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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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으로 가는 차 안에서 길을 찍다.


아 근대, 이런 낭만적인 생각들은 곧 운전기사로 인해 파닥! 접혀졌다.
운전사 애가 어찌나 운전을 불안하게 하던지,
겉모습은 우리또래 같아 보이는 태국 남자였는대.

한 손으로 핸드폰 붙잡고 계속 지 여자친구랑 통화하고,
(물론 태국말을 못 알아들으니 누구와 통화하는지 잘 모르지만,
통화 뉘앙스가 그의 여자친구 같았음=_=)
또 한손으론 핸들잡고 운전하고, 운전하면서 앞을 보는게 아니라,
지 눈 앞에 신문을 펴놓고 운전 중간중간 흘끔 흘끔 신문까지 보는거 아닌가.
곤양과 난, 그 운전사 바로 옆에 (그러니까 차 맨 앞자리) 앉아서
내내 꼬창까지 달려가는, 그 시간 동안 어찌나 불안하던지,
혹시라도 차 사고 날까봐. 조마조마*_* 했다.

차라리 뒷자리였으면,
이런 불량 엉터리 젊은 기사가 운전을 어떻게 하는지 보이지도 않으니,
맘 편하게 잤을텐대. (다른 뒷자리에 앉은 여행객들은 다 맘 편하게 자고 있었다.)
아무튼, 피곤해 죽겠는 몸을 이끌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꼬창까지 달려가는 시간은 힘들어 죽을맛이었다.

그리고, 어제 환전을 못해서, 계속해서 우리는 꼬창 섬 안에 들어가기 전에
무조건 여행자 수표를 바트로 환전해야 하는 압박에 계속해서 시달렸다.
섬 안에서는 환율이 엄청 안 좋기 때문에,(이용자가 많지 않으므로)
섬 안으로 들어가기전에 환전 해야 된다는 상식이 있었음으로.
(근대 뭐 결국 섬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하긴 했지만, 섬 안의 환율과 비등비등했음=_=)

여하튼, 이래저래 꼬창 섬 까지 들어가는 배가 들어 오는 곳.
그 언저리 부근에서, 환전을 했다.

배가 도착하고, 꼬창안으로 들어가는 배에 올라탄 우리는 경악하였다.
조그마난 통통배 같은 공간에, 여행자들의 어마어마한 배낭짐이 겹겹이 쌓여있었는대.
그 사이사이로 사람들은 끝없이 차곡차곡 배안에 접혀졌다.
그 작은배에 한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실어 넣던지,
다행히 우린 좌석있는 자리에 낼름 앉아서, 편하게 갔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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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삼십분 정도 물 위를 달렸나보다.
드디어 꼬창 섬에 드디어 도착했을땐,!

뭐랄까, 실감이 안난달까.
어제까지만해도 흙투성이 먼지 투성이 코 멍멍한, 캄보디아에서 뒹굴다가,
너무나도 쾌적하고 깨끗하고 자연의 싱그러움이 극치를 이루는
섬을 보고 있는 순간이 너무 좋아 미칠듯하여 실감이 나지 않았다.


꼬창 섬 안에서도 여러가지 해변으로 나뉘는대,
우리는 어제 그 서양인 아저씨가 친절하게 알려준대로, 까이베 해변쪽으로 가기로 했다.
화이트 비치가 까이베 해변보다 훨씬 유명하고
경관도 좋다고는 가이드북에서 봐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린 좀더 여유롭고 사람들 없고
조용한 그리고 물가도 싼 까이베 해변으로 가기를 원했다.

꼬창섬에 배가 도착하자마자, 썽태우 기사들이 나와서 어딜 가냐고 묻는다.
우린 까이베 해변까지 40B에 쑈부보고, 올라탔다.

꼬창으로 오는 한국인이 거의 없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정말 아무도 없더라. 하하. 배안에서도 한명도 못보고,
까이베 해변에서도 3일 내내 우린 단 한명의 한국인도 만나지 않았다.

아마도, 한국 사람들에겐 파타야나 피피섬이 훨씬 매력적이고 유명하게 다가가 있나보다.
우리는 그렇게 낯선 타국인들이 가득한 썽태우를 타고, 까이베 해변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해가 조금씩 뉘엿뉘엿 질 준비를 하는 무렵이었다.

가장 급선무인건, 당장 이날 묵을 방갈로 잡기.
해변에 있는 숙소는 모두다 방갈로 형식이었다.
처음에 돈을 아끼고자, 까이베 해변에서 제일 싼 방갈로를 가이드 북에서 보고 찾아 갔다.
물도 정해진 시간에만 나온다는 그 방갈로는, 화장실부터 우릴 경악하게 했다.
화장실 문도 없고, 창문도 엉성하게 뚫려져 있어서,
온갖 모기들과 벌레들이 방안에 있었고,
선풍기 날개에는, 한 십년 묵은 때가 절대 벗겨지지 않을 굳센 표정으로 달라 붙어 있었다.
방을 대충 보고, 하루치 계약을 하긴 했는대.

우리는 순간!
여기서 하룻밤 묵으면, 어제의 여독이 더욱 가중되어
우린 피곤함 속에 죽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버렸다.
쉬려고 놀려고 온 꼬창에서,
첫날 밤을, 이런 무지막지한 방갈로에서 잘 순 없었다.

곤양과 난, 물이 나오지 않는 화장실과,
해변의 거쎄고 힘찬 모기들에게 우리가 밤새 밥이 되어 줄 수 없다.
그래! 그래 계약 파기다!
우린 순간, 갈등 끝에 결정을 내렸다.
우린 민망함을 무릅쓰고, 주인장에게 달려가, 위약금을 물고,
숙소를 바꾸었다.
그곳보다 200B 정도 더 주는 바로 옆 방갈로를 잡았다.

200B 더 비싸다면, 우리나라돈으로 6000원 정도 더 비싼건대.
이건 완전히 시설이 극과 극 차이다.
샤워 시설이며, 물도 하루종일 나오고, 창문도 꼭꼭 닽혀져 있고,
방충망도 있고, 그래 여기 오니, 좀 사람 잘 만 한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는대 너무 돈 아끼다가 욕보지 말자. 여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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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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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 잡고, 저녁밥을 먹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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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방갈로가 매우 예쁜, 꼬창의 모습.


곤양과 난, 그렇게 꼬창에 도착하자마자, 방갈로 잡는대 땀좀 빼고.
드디어 숙소를 결정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해변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좀 3일을 잘 보낼 수 있기를, 마음 속으로 그려보았고,
지는 석양을 보며, 꼬창이란 곳을 감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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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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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을 배경으로, 태양을 가려버린 나.


참, 아까 우리가 못 잘 것 같아서, 뛰쳐나온 방갈로에는,
한 서양인 부부가 앞쪽 방갈로에 묵고 있었는대, 참 대단해 보이더라.
우리 같이 젊은 친구들도 못 견딜 방갈로에 떡 하니 투숙하고 있다니.
정말 존경할 만한 여행자 노 부부였어.
뭐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그렇게 꼬창에서의 도착한 날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해변에 풍덩 빠져 바로 허우적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일로 잠시 미루고,
스노클링 일정을 잡아놓고, 밀크티를 마시며, 꼬창의 밤 하늘을 보다.

별이 있네.

동동- 떠 있는 별 보며, 제법 시원한 해변 바람 맞으며,
우리의 여행도 조금씩 한국으로 입국하는 날에 가까워 지고 있음을, 생각하며 아쉬워하다.
또 라따나랑 마브 생각 스치어, 둘이 유쾌하게 수다 떨다.
내일은 저 옆쪽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고 근사한 아침밥을 먹자.
라는 먹는 얘기로 우린 헤벌쭉 행복해하며, 숙소로 들어갔다.


지출내역.

아하 음료수(꼬창가는 길 중간 휴게소 편의점에서)(2)- 40B.
밥값-170B.
위약금(첫번째 방갈로에서 위약)-100B.
숙소비-500B.
썽태우(꼬창 섬 내에서 다시 까이베 해변까지 이동)(2)-80B.
스노클링 예약비(2)-400B.
음료(2)-30B.

꼬창으로 들어가는 길목 항구에서 환전함.->4000B.
4000B을 제외한 나머지는 여행자 수표.

합계-132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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