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소녀 치앙마이 트레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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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소녀 치앙마이 트레킹 2

(참)이슬 4 1024
대나무로 엮은 넓은 2층집이 우리의 숙소입니다.
일단 짐을 풀고 씻기로 했습니다.
제가 먼저 씻겠다고 하니깐 미국애덜이 훔쳐 볼지도 모른다고
조심하라고 합니다.
물론 농답입니다.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을 파악치 못한지라 진짜
훔쳐 보면 어쩌나 걱정을 했습니다.
샤워실이라고 있는게 삼면이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 한면은 뻥
뚫려 있습니다.
수도꼭지를 돌렸더니 물이 한번 두번 나오더니 끝입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물은 더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숙소로 올라가 가이드에게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더니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물은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이러다가 씻지도 못하는건 아닌지 짜증이 밀려 옵니다.
다른 샤워장이 없을까 생각하고 그 아래로 내려갔더니
화장실겸 샤워실이 나옵니다.
이곳 역시 세군데는 대나무로 막혀있으나 나머지 한면은
그냥 뻥 뚫려 있습니다
아까보다 심각한건 뚫려 있는방향이 산쪽이 아니라 마을쪽을 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현실에 순응할 수 밖에여..
그 막혀있는 삼면도  대나무 사이로 다 보이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 입니다.
물은 나오긴 나오지만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냥 세수하고 발 씻을 정도로..
저는 샴푸에 린스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머리 감기는 틀렸습니다.
수도꼭지도 고정된 거라서 몸을 수도꼭지 방향으로 쭈그리고 앉아 360도 회전하면서 간신히
씻었습니다.
주위에 닭들하고 개들이 지나다닙니다.
밖에서 파다닥 소리가 날때마다 깜짝깜짝 놀랬습니다.
그렇게 몸을 대충 씻고 저녁 준비를 했습니다.
나무에 불을 피우고 가이드가 음식을 만듭니다.
이미 어두워진 탓에 뭐가 뭔지 보이지도 않는데 그들은 어떻게
요리까지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대충 저녁을 먹고 마을 아이들의 공연을 봤습니다.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기타를 연주하고 그 앞에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합니다.
정말 귀엽습니다.
같이 춤도 추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애덜이 그릇을 줍니다.
저는 그게 뭔지 몰라 그냥 쳐다만 봤는데 미국애덜이 잽싸게
팁을 줍니다.
그냥 몰랐던게 다행입니다.
아이들에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 팁을 달라는 건지 정말 몰랐다니깐여~~
아이들이 나가고 2차는 술 마시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저녁을 먹으면서도 술은 마셨는데 제대로 먹는 분위기라고 해야
되나여?..
술을 먹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미국애덜이 잼있어 집니다.
옆에서 브라이언이 세스에게 몇살때 처음으로 여자하고 잤냐고
물어보는걸 제가 들어 버렸습니다.
제가 씩 웃었더니 일부러 못알아듣게 말을 흐렸는데
어떻게 알아 들었냐고 묻습니다.
그런건 원래 잘 듣는다고 말해줬더니 그들이 놀랍다고 합니다.
하하하...
seth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술대신 콜라를 먹습니다.
누가 지키고 서있는것도 아닌데 술을 거부하다니..
내가 신고안하겠다고 여기는 미국이 아니기 때문에 술 먹어도 된다고
계속 꼬셨는데도 안 먹습니다.
기특한 녀석..그래..그래야쥐..ㅋㅋㅋ
애덜이 술이 취할쯤 마을 아저씨가 올라오십니다.
담배는 담배인데 불법으로 하는거 있잖아여..
그걸 권했더니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선뜻 구입합니다.
다덜 담배는 피우지 않거나 끊은 상태지만  이런건 좋아 한다고 합니다.
이번엔 seth가 나보고 한번 해보라면서 꼬십니다.
전 원래 담배도 안하기 때문에 그건 무리라고 했습니다.
아까 seth에게 계속 술 먹으라고 꼬셨던게 역전되었습니다.
이것이 재미 붙었는지 이젠 삐진척도 합니다.
lee는 술도 잘 못마시고 담배도 안하기 때문에 베이비 같다고 합니다.
그려..나 베이비여..못하는걸 어쩌라고..
우리집안은 엄마 아빠를 비롯 온가족이 술을 너무나도 잘
마십니다.
그 피를 이어 받았다면 나또한 잘 먹어야 되지만 이상하게
저만 술이 약합니다.저도 무척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seth하고 노느라 옆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제임슨의 눈이 풀려 있습니다.
제임슨이 제일 많이 해서 저렇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이러다가 우리들 다 잡혀가는건 아닐까?
제임슨이 잘못되지는 않을까?
무서운 생각이 들어 제발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미국애덜이 말하길 자기네들은 문제 없다면서 괜찮다고 합니다.
그 no problem 의 정신!!!
그들은 다시 술을 먹습니다.
이번엔 여자를 부르는데 얼마냐고 묻습니다.
마을 아저씨가 여자는 부를수 없다고 하니 계속 가격을 올립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제가 째려봤더니 그들이 농담이었다면서
화내지 말라고 합니다.
미국애덜은 제가 눈 크게 뜨고 말리는게 재미있나 봅니다.
첨에는 혼자 심각해져 안절부절 했는데 한참 지나서야
그들이 장난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너희들 맘대로 하라고 하면서 난 잘거라고 했더니 날 못자게
할려고 휴지도 던지고 내이름을 계속 부르기도 하고..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고양이까지 데리고 들어옵니다.
아~~정말 괴롭습니다.
전 트레킹하느라 오늘 무지 힘들었고 또한 맥주한캔을 마신지라
술이 올라 온 상태입니다.이럴땐 잠을 자야 합니다.
그들은 부엉이 스타일인지 지금부터 놀아야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 3초만에 바로 잠들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온동네 닭들이 울어대고 개들은 멍멍 짖어대고 난리 났습니다.
무슨 동물원 안에 갇혀 있는 느낌입니다.
눈을 뜨니 고양이 한마리가 방안을 뒤지고 있습니다.
전 정말로 고양이 무서워합니다.호랑이보다 고양이가 더 무섭습니다.
화장실이 급해서 하는 수 없이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대나무로 엮은 집이라 제가 움직일때마다 나머지 사람들이 제 움직임을 다 느끼게되고  그 삐그덕 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고양이는 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저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서 간신히 밖으로 나왔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입니다.
화장실에 제가 있었는데 그때 제임슨이 화장실에 들어올려다가
저와 마주쳤습니다.
제 힙이 약간 공개되었죠..어찌나 쪽팔리던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힙을 본 유일한 남자입니다.
잠결에 그녀석도 놀랬는지 아무것도 못 봤다고 합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ㅡㅡ;
아침을 먹고 산을 내려갔습니다.어제 올라온거에 비하면 내려가는건
정말 누워서 떡 먹기 입니다.
코끼리도 타고 보트도 탔습니다.
보트에서는 앞으로 계속 노를 저어야 되지만 뒤로 거슬러 올라가겠다고
그들이 장난치는 바람에 남들보다 더 오래 보트를 탈 수 있었습니다.
보트가이드가 따로 있었는데 노로 물을 튀기는 방법을 알려주자
다들 그쪽에 정신 팔려서 한바탕 물놀이도 했습니다.
브라이언이 가이드에게 팁을 주자고 합니다.
500씩 걷어서 늙은 가이드하고 젊은 가이드에게 각각 1000바트씩
주자고 합니다.
팁문화에 익숙치 않은지라 돈 주는게 아까웠지만 당연히 줘야 되는
분위기여서 얼떨결에 500을 냈습니다.
나는 25바트 짜리 밥먹고 사는데 500을 팁으로 줬다는게
너무도 아깝습니다.
이미 돈을 줘버려서 다시 뺏을 수도 없습니다.
남들보다 트레킹도 비싸게 하고 거기에 물이며 술값,팁까지..
전 남들보다 2배 더주고 트레킹했습니다.
사실 트레킹 내용이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 하는것처럼 그냥 똑같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이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한팀을 이뤄서 그랬는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미국애덜이 워낙 농담을 잘해서 재미있기도 했구여..
어느새 그들하고 정이 들었습니다.
쩝....보고 싶어 지네여...









4 Comments
nam 2003.06.27 21:27  
  팁 진짜 많이 주었네요.
(참)이슬 2003.06.27 21:41  
  500바트 팁주고 저는 120바트 숙소에서 모기 물려가며 잤습니다.정말 어리석었습니다.
M.B.K 2003.06.28 08:55  
  미국애덜이 자기나라에서 주는 수준으로 팁을 준 모양이네요.. 정말 밤에 모기가 아니었어도... 잠 못잘만 합니다... ^^
궁금 2003.07.06 20:21  
  길치소녀님...이제 글 안 올리시나요? 여행기 재미있게읽고 있습니다. 계속 올려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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