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보다 THAI - 토요일 밤의 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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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THAI - 토요일 밤의 열기 ◈

아리따 20 2299

그래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겠지......



#.
커다란 개님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던 쿠키의 식당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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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가족 혹은 부부단위의 서양인 여행객들,

눈에 띄지 않길 바랐던 할아버지와 젊은 태국女 커플들,,

동양인은 우리뿐이었다.

모래사장에서 쫄쫄이바지를 입은 채 조깅을 하는 아저씨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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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값에 포함된 식사이니 점심때까지 배 안 꺼지도록 두둑이 먹어둬야지.

들고 온 거나 다 먹으면 다행이겠다.


간혹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넌 꼭 손 따뜻하고 돈 많은 남자 만나야겠다.”



겨울이면 꽁꽁 얼어 핏기 없이 하얀 마네킹 손이 돼버리는 까닭이고,

한 번에 먹는 양이 적어 조금씩 먹는 대신 금세 배고파하는 까닭이란다.



어렸을 때 한의사 아찌가 그랬다.

몸통이 작아서 위나 폐 뭐 이런 것들이 대략 작다고.

이제껏 별 생각 없이 그런가보다 하고 살아왔지만, 어쩌다 남들 먹는 만큼 먹을라치면

목 끝까지 숨이 차올라 식식거린다.





모임자리에서 똑같이 돈 내고 먹으면 완전 손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밥먹으러 가면 다들 내가 앉은 테이블로 오려고 경쟁들을..10.gif

특히 뷔페같은 곳은 돈 아깝기 딱 좋다.



그래도 먹을 것들이 태산인데(사실 종류가 그닥 많지는 않다) 뽕 뽑고 가야지!

미련하게 꾸역꾸역 밀어넣어 주고;;
(이상하게 여행만 가면 먹을 것에 민감해진다는ㅋ)


망고, 파파야, 용과, 바나나로 디저트까지 해결.

시간 맞춰 선착장에 도착해야 하니 빨리 체크아웃하고 썽태우 잡아타야 할 타이밍.





#.
내사랑 세븐일레븐을 잊지 못해(?) 썽태우도 바로 그 앞에서.
 
영국男 이탈리아女 커플이 그늘도 없는 땡볕아래 여덟팔자 주름을 그려가며 말했다.

50분이나 기다렸다고.

헉;; 진짜야?

실은 15분째 기다렸다는데, 텅텅 빈 채로 선착장 쪽으로 가는 건 많았지만

죄다 승차거부.
뒤에 오는 거 타라는데, 이거 뭥미?50.gif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어느새 인산인해..
까지는 아니고 한 대에 다 못 탈 것 같다.



이탈리아女는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라 허물까지 군데군데 벗겨져 있다.

전형적인 영국인처럼 생긴 그 남자도..

서양인들 햇빛 참 좋아라 하는 것 같다.


“일본인이니?”

- 아니. 한국인. 나 다른 아이스크림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젤라또는 진짜 좋아해..

“로마 가봤어? 좋듸?”

- 응. 완전 내 스타일이야. 


외국에서 한국에 와 봤다는 서양인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삐질삐질;; 그늘도 없는데 30분도 더 기다린 것 같다.


10시가 되니 거짓말처럼 사람들을 초만원으로 태우고 나타나는 썽태우들.

후다다닥 달려가 자리를 잡으니 또 맨 끝이다.

그래도 뒤에 매달려 서서 그 꼬부랑길을 버텨야 하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 천만다행이지.

좌석이 부족해 누군가 그 이태리女에게 자리를 양보했지만
끝내 거절하고 서서 가는 그녀.

워우, 당신은 진정 모험을 즐기는 스트롱우먼!?

달리는 썽태우에 선 채로 웨이브까지 선보인다.




핫 싸이 카오(화이트샌드비치) 기준으로 선착장까지 편도요금 50밧.

선착장 앞에 도착하니 표를 확인하고 바로 탑승.




뭔가 한참 잘못을 저지르고 떠나는 것 같지만,

어쨌든 안녕 코끼리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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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못된 나를 만나게 해 준 꼬 창에게 고맙다 해야 할까

왜 날 이리로 불러 들였냐 따져 물어야 할까.



선택은 내 몫이었고, 결과도 당연히 내 몫일테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내 못된 태도는 꼬 창 앞바다에 던져두고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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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기라도 하는 양 카메라 셔터를 꾹꾹 눌러댔다.

이래봤자 얼마 건지지 못할 건 알고 있지만

돌아가면 또 얼마만에 이 바다를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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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분 좋은 건 친구가 여길 너무 좋아했다는 거다.

재충전은 이렇게 하는 거라면서.

다음에 남부 바다라도 보면, 태국에서 살겠달 것 같은데?


꼬 창으로 올 때와는 다르게 딱딱한 一자 나무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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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매점이 훨씬 크게 들어서 있는 페리 TV에는 ‘어느 멋진 날’ 방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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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랏에 내리니 아까 그 커플이 다가와 버스를 타고 방콕에 도착하면

같이 택시를 타고 가자  한다. 동행도 되고 택시비도 나눠 내자고….




- 우리는 버스+페리 조인트티켓을 미리 끊어 와서 따로 터미널까지 갈 필요 없고,
 
이 버스는 카오산으로 바로 가. 어때?


“정말?”


바로 티켓 구입해주시는 영&이 커플.
노란 스티커를 옷자락에 하나씩 붙이고 버스를 탄다.

한 가지 마음에 드는 건 그 버스는 커튼이 사선이 아니었다는 것.
(갈 때 어찌나 귀찮았던지)







#.
정신없이 자다가 휴게소 한 번은 패스,

그 다음번에 내려 화장실 긴 줄에

그냥 돌아 나오다가 가슴이 쿠궁- 내려앉았다.



맞은편에서 걸어 나온, 분명히 일본인일 한 남자를 보고

나도 모르게 “켄?”하고 얕게 내뱉으며 그 자리에 얼음.




뒷모습을 눈으로 쫓아보니 키와 체구는 비슷하다.

머리는 세우지 않았고, 평범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다.

켄일까? 아닐까?
켄일까? 아닐까?


헐;;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이 사태는 내 손으로 만들어 놓고 무슨 기적을 바라고 있는 거야?
너 진짜 웃긴다.30.gif





인연이 아니었을 거란 무책임한 말로 내 자신에게 변명해 본다.

내 안의 지킬과 하이드가 싸움을 시작한다.

없던 두통이 몰려오려 한다.








#.
국수씩이나 먹을 시간은 없고, 대충 샌드위치로 때우자. (나는 먹는 속도까지 느리다.)

손바닥만 한 식빵을 2층으로 쌓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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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 위생 따위 내다 버린 지 오래 돼 보였지만, 먹고 죽기야 하겠어?

하지만 그 안에 든 양파 덕에 매워 죽을 뻔 했다. 19.gif


원래 생양파 쌈장에 찍어먹는 거 좋아하는데,

김치 담글 때나 쓰면 딱 좋을 법한 매운 생양파를 이렇게나 많이... ㅜㅜ





자고, 먹고, 음악 듣고, 창 밖 구경하고, 이야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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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콕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인데 이틀 다른 데서 자고 왔다고 집에 온 것 같을 줄이야.



게다가 이제부턴 조용하고 깨끗한 트윈룸에서 잘 수 있다니!

시간 맞춰 어디로 가야 하는 일도 끝이고,

맛있는 국수랑 과일주스나 실컷 사먹다 가면 되겠다.







#.
금요일 밤 오늘 밤~
오 오늘은 월급 탄 밤♪










은 아니지만 금요일 밤에 비견할 만할 토요일 밤이 다가오지 아니한가 말이다.

클럽구경을 아직 한 번도 안 해 본 친구를 위해 (사실은 내가 가고 싶었던;;)

RCA는 꼭 가야 했고, 쿨럭42.gif

클럽이 아니면 필요 없을 원피스와 각종 화장도구들을 바리바리 챙겨왔던 터.





저녁을 먹고 시간이 좀 남아 에라완 근처 미용실 겸 마사지샵에서
매니큐어를 받아보기로 했다.

아세톤도 챙겨오지 않아 마구 벗겨진 진보라 손톱이 안 그래도 며칠째 거슬렸는데..
100밧에 낚여주마 하며 들어가 요모양을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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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파란눈 뇨자는 페티큐어를 받고 있었는데, 색깔만 두 번 칠해준 채 마르자마자 보내버렸다.

살짝 엄습해 오는 불안감.




벽에 걸린 화려한 네일아트 사진을 가리키며,

- 나 저거 해주는 거 맞아? 

 
당연히 그렇다며 끄덕끄덕~


아름다운 손톱을 하고 의기양양하게 나갈 것을 상상했건만 탑코트도 발라주지 않는다.


다음날부터 바로 벗겨지기 시작하는 1회용 매니큐어의 세계!


이럴 거면 내가 사서 발라도 되는데..49.gif








#.
여행 중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색조화장을 하고 나섰다.

택시를 타고 당당히 외쳐주는 “빠이 RCA카!”

제대로 말한 건지 확인한 바 없지만

태사랑 눈팅 3년이면 생존 태국어는 한다고…



- 여기서 얼마나 걸려요?


“한.. 40분 넘게? 오늘은 파티가 아주아주 많은 날이잖아.”

아, 오늘 토요일에 발렌타인데이지.
 

기사아찌 말마따나 다들 파티에 가는지

11시가 다 되어가는 방콕 도로에는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차들이 무척이나 많았고


아저씨는 길 건너가면 된다며 어느 다리 밑 도로에 우릴 떨궈 놓고 갔지만

음악 들으러들 가시는 태국의 쑤어이 막막인 아가씨들 뒤를 졸졸 따라가니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날이 날인만큼 여자 손에 장미다발을 든 커플들이 제일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태국 언냐들 너무 이쁘다.

여자인 내가 봐도 이렇게 예쁜데 남자들은 오죽 흥겨울까ㅋㅋ





slim, route66, flix 등등을 물색하다가 역시 힙합이 제일 익숙해~4.gif
슬림 낙찰.

우어우어 한국이랑 달라. 테이블이 뭐 이리 많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DJ가 잘 보이는 왼쪽 코너 쪽에 자리를 잡았다.

사실 우리가 자리를 잡았다기보다 지나가다 사람들 무리에 정체되어 잠깐 서 있었던 테이블의

섹시한 ‘여’(이름이다)가 같이 놀자고 끼워준 덕분이다.







#.
여, 태국, 26(여)

스테판, 싱가포르, 35(남)
 
여 친구(이름은 기억 속 저 멀리), 태국, ?(여)
 
이름 모를 여 친구의 외쿡인 남친,

그 외 파란눈 힙돌이 다수.


우리가 합류한 테이블의 멤버 구성은 대략 이쯤 되었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여와 나는 절친모드 플레이를 펼쳤고,

스테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박매너를 보여줬다.





내가 봐도 반할 미모의 여.

난 지극히 정상적인 남자 취향인데, 여는 보고 또 보게 된다.
(카메라를 안 들고 가 안습8.gif) 

 
음료 두 개를 시켜놓고 본격적인 리듬타기!



홍대클럽과 다른 점이 있다면

- 입장료가 없고
- 홀에 나지막한 테이블이 주욱 깔려 있으며
- 사람들은 대부분 그 테이블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놀고
- 비교적 덜 붐비고
- 부비부비가 없음. 빙고★

음악 듣고 놀기엔 최적이었다.



발렌타인데이의 Slim은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나를 테이블에서 떼어놓을 정도였다.

여는 오늘 너무 붐빈다며 살짝 불평이다.

밀리지 말고 버티라며 계속 나를 챙기는 그녀.

조니콕을 만드는 솜씨도 능숙하다.

안 그래도 시끄러운 그 곳에서 태국식 영어 발음까지 알아듣기엔 좀 불편했지만,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친근했다.






누군가와 부딪쳐 손에 음료수가 줄줄 흘러내릴 때도,

계단 위에서 춤추다 발을 헛디뎌 뒤로 기우뚱 하면서 테이블로 골인하기 직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해결하는 스테판 덕에 한국망신 시키지 않을 수 있었다.

한국 오면 연락하겠다며 번호를 저장해가는 스테판.

나도 그의 번호를 적어뒀다가 여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면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았단 생각이 들 텐데…

짧은 여행이라 전화기도 없었고, 클럽行에 필기구는 더더욱 없었고



그 날의 만남들이 조금은 아쉽다.





#.
갑자기 내 빈 잔에 새로 만든 여의 조니콕이 주루룩 쏟아져 들어온다.

“이제 이거 마셔.”

- 어, 나 술 잘 못하는데ㅠㅠ 그리고 며칠 전까지 배앓이를 해서 자제하던 중이야.

“아하하하 배가 아팠는데 술은 안 되고 얼음 든 음료수는 마신단 말야?”


말 해놓고도 좀 웃기네. 오랜만에 일탈이다.


집에서는 와인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열이 나는데

카오산 길거리 칵테일은 한 잔도 다 못 마시고 버렸는데


조니워커와 콜라를 적절히 섞은 요놈은 술맛도 안 나고, 상태도 안 변하는 게 나름 괜찮네 이거? 



테이블을 두고 자리를 조금씩 바꿔가며 모르는 이들과 무상무념에 빠져 본다.


“야.. 너 4년 동안 학교 제대로 다닌 거 맞지?”

- 뭔 소리야~

“아니, 너 노는 거 보니까 학교보다 클럽을 더 자주 다닌 거 아닌가 하고.”

- 풉- 나 지금 1년만이거든여!


생전 처음으로 클럽문화를 접한 친구는 중간에 한 차례 너무 정신이 없다며 잠시 바깥바람을 쐬고 오기도 했다.



한참 놀다 보니 나는 우리 무리도 아닌 백인 두 커플 사이에서

이름도 성도 모르는 한 언냐와 브이를 그리며 사진까지 찍고 있다.

이 언뉘, 완전 feel 충만 하신게다ㅋㅋ

갈 때도 잊지 않고 인사까지ㅎㅎ

미수다의 캐순이를 닮은 요 언니는 새빨간 입술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교정기를 낀 귀여운 여대생과도, 뉴에라를 비뚤게 쓴 힙돌이와도

앞에 선 누구와도 음악과 춤으로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

낯선이 앞이라고 해서 쑥스러워하거나 경계할 건 없다.

그저 귓가에 울리는 신나는 리듬에 "나 지금 완전 즐기고 있어~"하는 표정으로 몸을 맡기면 된다.

게다가 한국에서처럼 끈적한 부비적거림이 없는 만큼 더욱 긴장을 풀고 yeah~~!



그 때의 난 모든 골칫거리들을 힙합비트 속에 묻어 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



끝물쯤 돼 가니 갑자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가 나온다.

노바디 노바디 벗츄! 쿵쿵 쿵쿵~

깐짜나부리에서도 웬 광고차량이 동네가 떠나가라 노바디를 틀고 다니던데..

원더걸스 태국에서 인기 많구나?



이 때였던 거다. 총알춤 선보이다가 뒤로 나자빠질 뻔....
온 몸을 던져 한류를 전파!















하기는 개뿔, 스테판이 날렵히 잡아주지 않았으면 그대로 얼굴 못 들고 집에 갈 뻔 했지.

20 Comments
타쿠웅 2009.03.02 12:49  
한 번에 먹는 양이 적어 조금씩 먹는 대신 금세 배고파하는 까닭....

옛날여친이 이랬어요..
몸무게가 39kg밖에 안나갔거든요...
먹고싶어하는 거는 많은데 많이 먹질 못했어요...

곁에 있을때 많이 사줄걸.. 라구 이제사 가끔 후회합니다.
아리따 2009.03.02 20:37  
39kg...! 모델이셨을라나?+_+
남친이 몸무게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군요.ㅋㅋ

제 경우엔, 제가 남긴 음식 자기가 더 먹을 수 있다고 좋아하던데요..[우쒸-_- 이놈은 뭐였던거샤!]
그러니까 먹을 때 좀 더 먹지! 라고 윽박지르진 않으셨겠지요?ㅎㅎ
타쿠웅 2009.03.03 03:30  
여친...김민제 아동복이 맞더이다..

윽박지르진 않았지만... 좀더 많이 사주지도 못한거에 미안함 느끼죠...
misosoup 2009.03.02 14:00  
바다 빛깔이 정말 저렇게 청록색인가요?
마치 포스터칼라 27번(스카이블루)을 풀어놓은것 마냥 시리도록 파랗군요
아놔.. 스카이블루 하니깐 상실의시대도 생각나고 ^^;;(제가 좀 많이 뜬금없어요  -_-)

여행을 가면 너무 많은것을 한꺼번에 경험하다 보니 소소한것들은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면, 저런 (아침조식같은) 몇장의 사진들 조차 오랜기간 좋은 추억으로 남더라구요

나만의 아기자기한 추억과 감흥을 담은 엽서사진이라니.. 멋지지 않나요? ^^

저런이미지들을.. 그저 머리와 가슴만으로 기억하기엔 많이 부족할거 같아요
글과 사진을 더불어 남기는게 정말 좋은데 말이죠..
전 게을러터져서 사진조차 제대로 찍어오질 못했군요 -.-
좀더 또렷하고 분명한 형태로 남을.. 님의 추억이 부럽습니다.
게다가 저런추억을 공유하게까지 해 주시구요. ^^
저도 다음부터는 분발해야겠어요-.- (게을러터진인간. 퍽!)
아리따 2009.03.02 20:56  
저도 엄청난 귀차니스트예요ㅎㅎ
근데 제 기억력을 믿지 못한 나머지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을 신봉하게 된지라 여행기 나부랭이를 올리고 있네요.^^

저 바다빛깔은 사람들 있는 해변은 아니구요.. 배 타서 찍은 거예요 + 비네팅효과 1회ㅋㅋ
화이트샌드비치는 저렇게 깨끗하진 않아요ㅋ

평소에 다른 분들 여행기 읽어보면 너무 재미있어서..ㅋㅋ
셤공부하면서 머리식히는 통로가 여행사진, 여행기 보는..주로 이런 거였거든요..
다른 분들과 공유하는 의미도 있고, 제가 억지로라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스티뷰 2009.03.02 18:42  
제작년 코창갔다가 바이크 빌려서 다녔는데 섬 종주하고나니 온몸중 반토막만 탔던 기억이 새록새록..
섬 끝에있는 등대 정말 좋았는데..
아리따 2009.03.02 20:59  
위아래로 반토막났단 말씀이시죠? 깔깔깔~~

저도 가서 오토바이로 좀 돌아볼 걸 그랬어요..[오토바이 운전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섬 가서 한 일이 먹고, 놀고, 자고, 수다떨고, 어슬렁거리면서 걸어다닌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진짜로 바다'만' 보고 온..ㅠㅠ
misosoup 2009.03.02 21:01  
섬 가서 한 일이 먹고, 놀고, 자고, 수다떨고, 어슬렁거리면서 걸어다닌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정말 잘하신거예요 ^^
아리따 2009.03.03 01:18  
꺄~ 놀고 먹은걸로 칭찬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티뷰 2009.03.03 13:46  
원래 그러려고 섬에 가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반토막은 좌우로 --; 햇빗이 꼭 오른쪽에서만 와서요 ㅋㅋ
misosoup 2009.03.03 13:57  
ㅋㅋㅋㅋㅋㅋ 스티뷰님.. 혹 아수라백작 처럼?  ㅎㅎㅎㅎㅎㅎ

아리따 2009.03.03 18:44  
계획은 거창했었죠ㅋㅋ 호핑투어도 하고 낚시해서 물꼬기도 잡아먹고 [응?-_-;;]
친구는 수영을 할 줄 아니 배워볼까도 싶었고..ㅋ 뭐 가자마자 계획따위 집어던지고 빈둥거렸는데, 역시 섬에선 아무 생각없이 쉬는 게 최고였던 거 같네요.ㅋ

좌우 반토막,, 생각만 해도 웃겨요ㅋㅋㅋㅋㅋ

misosoup님 상상력 쵝오>_<b
빛나는밤 2009.03.02 21:17  
예전에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씨엠립으로 오는 현지인들로 가득한 버스를 탔는데,그 안에서 그 친구와 저만 외국인이었어요. 많은 대화를 하진 않았지만 눈빛이 너무너무 따뜻했던 친구였어요. 이 사람이다 라고 소위 말하는 '필'이 통한 건 처음이었죠. 어떻게든 붙잡고 싶었는데...버스에서 내린 뒤 수많은 오토바이 기사들의 물결에 정신을 잠깐 놓은 사이 놓쳐버리고 말았어요. 어찌나 허탈하고 절박하던지......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나고, 그 이후로 약 한달 넘게 더 여행하면서 길거리에서 마주치기를 바라고 또 바라던 그 간절했던 마음- 그런식으로 헤어지지 않게 옆에 잘 붙어 있을걸 하는 후회- 다음 번에 이런 사람을 또 만나게 된다면, 전 절대 놓치지 않을겁니다. 후회하고 마음아파하는 것보다 훨씬 용기있는 거에요....ㅎㅎㅎ
여행기 넘 잘 보고 있습니다~ 켄과 님의 이야기를 보니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옛날 생각이 떠오르네요^^
아리따 2009.03.03 01:17  
아,, 빛나는밤님도 비슷한 추억을 갖고 계셨군요..
저도 이 이야기는 같이 갔던 친구밖에는 모르는데, 태사랑에서 스스로 다 까발리고 있네요ㅋㅋ(혹시 아는 사람이 볼까 인물사진은 하나도 못 올리고ㅋ;;)

여행은 항상 많은 걸 가르쳐 주지만, 저도 이 사건을 통해서 이제부턴 내가 용기를 내야겠다는 걸 혹독하게 배웠어요..ㅋ
담번엔 저희 둘 다 염장여행기 올리도록(아래 야옹님처럼요ㅋㅋ) 분발해 boa요!ㅎㅎㅎ
비밀이야기 털어놓아 주셔서 황공하다는:)
♡러블리야옹♡ 2009.03.02 21:29  
아주 화려하지도 ..그다지 환락가이지도. .. 그렇다고 환상적인 바다를 자랑하는 곳도 아닌데
전 왜이렇게 꼬창에 애착이 많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아무런 걱정따위도 없이 마냥 신기한것만 가득했던 첫여행때의 느낌이 있던 곳이라서 그런가봐요..
비록 그땐 커플이 아니었지만 지금도 남자친구와  가끔 꼬창이야기를 하면서추억을 떠올리곤 해요..
어쩔땐 가슴이 뭉클해 지기도 하고.. 어쩔땐 너무 그리워서 머릿속에 하나식 새겨보기도 하고..
아리따님 여행기 볼때마다.. 꼬창에서의  옛추억을 떠올릴수 있어서..참 고마웠어요 ~ ^^
아리따 2009.03.03 01:25  
여행기 읽으시면서 옛추억을 떠올리셨다니.. 제가 더 고마운걸요:)

뭐든지 [처음]이라는 의미는 왜 그렇게 각별한지..ㅎㅎ
저는 첫여행이 지금보다 더 대책없었던 천둥벌거숭이 고딩 때의 일본이라
셀 수 없이 길 잃었던 추억들이 그득그득~
아, 타코야끼 팔던 꽃미남 오퐈들이 잊혀지질 않네요.ㅋㅋ

맞아요.. 추억 때문에 여행지는 남들과 다르게 기억되는 거겠죠..
저도 켄과의 짧은 시간 덕분에 꼬 창이 더 특별하게 남을 것 같아요.. 좋은 밤 되시길^^*
♡러블리야옹♡ 2009.03.03 01:37  
와!! 고딩때 첫여행을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전 고딩때..파파이스에서 시간당 1900원 받으면서 비스켓 굽고있었어요 .
여자인 날.. 왜 주방으로 보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지만.. 다른여자애들처럼 홀에서 일하게 했다면...
빨리 안때려치고 그돈 잘모아서 여행을 갔을수도 있었을텐데.... ㅠㅠ
다른세상을 빨리 경험하셨다는게 그지 부러울뿐...
아리따님 덕에 좋은밤이 될것 같아요.. 그저께부터 조금씩 쓰고 있는 일기만 끝난다면요... 이죽일놈의 일기 왜 시작했는지..휴.. ㅡㅡ;;
아리따 2009.03.03 18:55  
오늘 밤 꼴딱 새신 거예요? 허거덩~~
고딩 때 알바를 경험한 것도 남들보다 일찍 다른 세상을 만난 귀중한 경험이셨겠죠?
전 어렸을 때 용돈은 따로 받아본 적은 없지만, 부모님과 가끔씩 집에 오시는 손님들을 상대로 심부름센터를 운영했죠.ㅋㅋ 설거지 300원, 청소 500원, 커피 200원 뭐 이런 식ㅋㅋ
그 땐 여행경비의 절반 이상 보조받았는데, 그냥 다녀와서 입 씻었어요.ㅋㅋ;;

야옹님의 [이 죽일놈의 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주지요..후후후~
이길려 2009.03.03 17:00  
코로와상 보니 볼리비아 생각남니디
책에서 사진으로요
마니 즐기다 오세요
아리따 2009.03.03 18:46  
와우, 볼리비아에 다녀오셨었나요?
남미는 너무 멀어 비싸기도 하고 스페인어도 못하고,, 아직 로망으로 가지고만 있는 곳인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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