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만난사람 6 - 나이소이에 사는 카약족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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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만난사람 6 - 나이소이에 사는 카약족아저씨

스따꽁 9 821
나이소이에서 죠셉을 기다린 곳은 한 가정집이었다.
가정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리다 서성이다 했다.

주인아줌마가 수돗가에 설겆이를 하러 나왔다.
나는 눈치가 보였다. 어찌됐든 남의 가정집에 아무말도 않고 들어간 것이다.
오토바이기사가 무언가 얘기를 했고, 아줌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
더이상 눈치는 안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당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고, 빨간 열매가 달려있었다.
쳐다보고 있으니, 아줌마가 먹는거라는 시늉을 한다.
펄쩍 뛰어서 따보려고 했는데 실패다.
아줌마가 기다란 장대를 가져와서는 가지를 내려줬다.
하나를 따서 먹었다. 하얀좁쌀같은것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아줌마는 웃기만 한다.
뭐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아줌마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더니, 베란다같은곳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란다.
나는 태국인의 친절을 마다하지 않는 뻔뻔한 여행자다.
시원한 물한잔도 갖다준다. 고맙게 받아마셨다.

주인아저씨가 방에 있다가 베란다로 나왔다. 영어를 잘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작년 부산아시안게임때 태국의 쎄팍따끄러를 응원하러 갔다고 자랑했다.
태국사람들과 "타일랜드! 조!조!" 라고 같이 외쳤다고 얘기했다.
좋아할줄 알았다.
외국인이 자기나라가 우승하길 응원했다면 누구라도 좋아할일 아닌가.

나중에 알았다. 그는 죠셉과 같은 카약족이었다.
나는 자랑한 것을 후회했다.

그는 30~40대정도로 보였는데, 나이보다 젊은 눈을 하고 있었다.
궁금한것도 많고, 세상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남한과 북한의 분단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다.
"태국이 긴 역사를 갖고 있듯이, 우리도 오랫동안 같이 살았어. 5000년동안"
"북한은 어떤 언어를 써?"
"같은 말"
"종교는?"
"우리는 종교는 상관 없어"
"그러면 왜 같이 안살아?"
"...... 미국이 싫어해"
"왜 싫어해?"
"...... 비행기랑 탱크랑 팔아야 되니까..."
"안사면 되잖아"
"우리는 작고, 힘없는 나라야."
"알아. 작은 나라야. 너네 정부한테 탱크 사지 말라고 얘기해"
나는 더이상 대화를 진행시킬수 없었다. 알았다고 대답했다.

미얀마에서 죽임을 당하고 쫓겨나 지금껏 전쟁을 하고,
태국에 얹혀살면서 아무데도 오갈수 없는,
소수민족의 서러움을 나는 알지 못한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같은 언어를 쓰고,
종교의 문제도 없는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
하나되지 못하는 고통을 그는 잘 모를꺼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작고 힘없는 나라조차 없다.
카레니족의 군인은 2천명이다.

나는 그에게 인삼차 2봉을 주었다.
인삼은 건강에 좋은건데, 한국인삼은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랑했다.
중국인삼보다 10배 비싼데, 중국사람들도 한국오면 인삼을 사간다고 뻥을 쳤다.
몇배는 되겠지만, 10배인지는 모른다. - -;;

그는 그자리에서 바로 한잔 타서 먹었다. 맛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인삼차를 어디서 팔지?"
"시장이나 가게"
"한국에서?"
"응"
"나는 나이소이에서만 살수 있어. 여기서 살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무데도 못가?"
"돈도 없고, Paper(아마도 통행증인듯)도 없어"
"......"
"내가 돈을 주면, 너가 한국가서 보내줄래? 이거 얼마야?"
얼마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도 나중에는 인삼차를 내게 부탁하는것에 대해 미련을 버린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가서 인삼차를 사게되면, 조금 부쳐주겠다고 했다.
그는 신경쓰지 말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여기서 기다리기로 한거 맞어?"
"오토바이기사가 그렇다는데?"
"올시간이 훨씬 지났어"
"죠셉 알어? 죠셉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죠셉이 많은데.. 어느 죠셉인지 몰라. 왜 죠셉을 만나기로 했어?"
"얘기하려고"
"죠셉이 안오는데 왜 기다려?"
"약속했으니까"

죠셉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오토바이기사가 오래 기다렸다. 일어서야 했다.

"나중에 또 놀러와.
나는 한국에 가고싶지만, 나이소이 밖으로 나갈수 없어.
그러니까, 너가 나이소이로 와야 돼"
그가 세상에 흥미를 갖는건, 그에겐 금지된 세상에 대한 그리움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또 오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태국에서 만난 사람중 유일하게 "Why?" 라는 질문을 퍼부은 사람이다.
9 Comments
지나가다 2003.06.20 11:35  
  한반도 통일이 안되는 것은 미국만 싫어 해서가 아니고 중국과 러시아도 싫어 해서 입니다. 해방후 러시아가 내려 오지않았으면 분단이 안되었을 것이고 미국이 진주 하지 않았으면 역시 분단이 안되었습니다. 사실을 잘 알아야 할듯 하네요. <br>
미국이 진주한 남한은 배낭여행하는 사람이 많지만 소련이 진주한 북한사람들의 배낭 여행객을 본적이 있나요.. 한번 생각 해보세요.....
랄라 2003.06.20 19:40  
  우리 나라의 불행을 남의 나라 탓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책임 회피하기에는, 앞으로의 미래에도 희망을 찾기 어렵지 않을까요?
레아공주 2003.06.21 00:25  
  지나가다"" 님...저 이런말 하는건.. 쫌 그렇지만요... 여행하는 북한사람들 마주친적있답니다....이야기의 핵심을...잘모르겠네요
지나가다 2003.06.21 10:00  
  랄라/한반도 통일이 안되는것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힘이 없어서 입니다. 그다음이 주변 3국(미중소)가 통일을 원하지 않아서 이겠지죠. 간단하게 남의 나라탓 하는것만이 아닙니다. <br>
레아공주/여행하는 북한사람들이 배낭 여행하는 젊은이던가요? 똑같은 민족이 분단되었는데 한쪽은 마음데로 배낭여행도 다니고 다른쪽은 먹을것도 없이 사는데 어느쪽에 진주한 사람들이 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 하는지요? 글쓴이가 말했듯 미국이 우리나라 통일을 원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말할려고 하는것은 주변국중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나라 분단에 대해 가장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2003.08.03 19:27  
  뭔가 오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단군이래 우리 민초들 가장 편히 살수 있는건 우리힘도 크지만 미국이 많이 도와준것도 있으니,,,은혜를 모르면 개만도 못한짓이니 역사공부 한번해보는것도,,,하여튼 글은 재미있네요,,,
2003.08.03 19:36  
  젊은 사람들 우리가 예전부터 잘살았는줄 아는가본데,,,사실 당신들 여행 다니는 그쪽 동남아 민족보다 훨씬 못살았다는것 명심하도록  먹을거 없어 풀뿌리 먹던 시절이 언젠데,,,배부르면 엉뚱한 생각난다고,,,여행하는 북한 사람들 ,,참재미 있는 말이네  나도 중국에서 북쪽사람 만나보았지만 레아공주라는분 말 도무지 믿덜수가없네,,,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모르고 한말이겠지,,,,,
2003.08.03 20:39  
  제발 모르면 입좀닫고 살아라,,,니들은 모르지만 개네들은 다안다,,얼마전 까지 죽도 못먹어 풀뿌리 캐먹던 나라라고,,그런 나라가 미국이 도와줘 지금 얘들 뻔질나게 외국에다 딸라 뿌리고 다닌다고  그런데 그은혜를 모르고 머라고 우리 한테 전쟁무기 팔아먹기위해서 반쪽으로 갈라놓았다고,,,물론 일리는 있는말이다,,,하지만 그런 얘기는 우리끼리 애기해야지 외 밖에 나가서 얘기를 하니 <br>
개네들 앞에서는 오냐오냐 하지만 니없는 자리에선,,,은혜도 모르는 저질민족이라고 욕한다,,,우리가 이만큼 클수있었든것 미국의힘이 컷다는것 부정할수가 없다,,,너희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외국노동자들 인권에 대해서 얘기 들었을것이다,,,힘없고 돈없었면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그기에 비하면 미국 욕할수가 없다,,약속국의서러움 그런데 니들 정말 뻔뻔 스럽다 니들이 이렇게 호의호식 하면서 인생즐길수잇는것 니들 부모세대의 힘이 무척 큰데 도무지 인정할것은 인정을 안하고 남의 탓만 하다니  한가지 명심해라 니들 이렇게 여행할수있는것도 나라가 부강하여야 할수있는것이지,,,나라힘없고 돈없어면 꿈도 못꾼다,,,그리고 우리의현실은 미국이 받쳐주지 않으면 외국자본들 다빠져 나가버린다,,,어쩔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태국사람들 앞에서는 미소 짓지만 뒤로는 비수를 감추고 잇다는것 항상 명심해야 할것입니다,,,사실 젊은 사람들 여행 하는것 보고 나자신 이나라사람으러써 자부심까지 느꼈는데 오늘 너무 어처구니 없는글을 보고 흥분했네요,,,다니면서 좋은점 많이보고배우세요,,,외이사람들은 가난하게 살고 부자로사는,사는사람들은 외 부자로 사는것인지 여행에서 알수 있다고 봅니다,,,좋은 여행들 하시고 우리 얼굴에 침뱉는 행동은 하지 마시기를,,,
-.- 2003.09.21 01:16  
  무슨 근거로 태국 사람들이 앞에서는 미소 짓지만 뒤로는 비수를 감추고 있다는 것인지. <br>
<br>
너무 흥분하셨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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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이고 사대주의적인 발언도 많네요 <br>
ㅠ.ㅠ 2004.03.08 23:35  
  지금 북한에 러시아와 중국이 진주해있다고 하시는데 진짜인가요? 아니면 미국이 좋다고 하면서 그냥 편들기 위해, 아니면 우리 남한에 미군이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군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인지요? 제가 알기로는 수십년 전, 한국 전쟁 이후 얼마 안있어서 소련군은 나갔답니다. 정확한 때는 알 수 없지만 북에서 러시아 간첩으로 여러 사람이 숙청당한 일이 있잖아요... 그치만 남한에서는 미국 간첩으로 숙청당하는 일 절대 없죠... 할 수도 없고... 그러했던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길님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인간들이 북한놈이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우리의 통일은 남과 북, 양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거는 확실하죠...

 그리고, 맞아요. 지금 현재 북한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거... 그게 미국의 경제봉쇄 영향이 커서 그렇게 됐다는건 생각안해보셨는지... 아마 우리도 미국에게 밉보이면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겠죠...
 증말 맞습니다. 북한보다 남한의 경제상태가 좋다는거... 그렇다고 우리가 더 잘 산다고 무조건 미국에 감사해야할 필요가 있는지와 또 북한보다 남한이 더 잘사니  남한은 좋은 나라, 북한은 나쁜 나라라는 이상한 논리... 그리고, 잘 사는게 자랑이고 못사는건 부끄러워해야되는 일인지... 그럼 삼성과 현대 그룹 등 재벌들이 어렵게 사는 서민들을 무시하는건 당연한 논리인지...
 안타깝네요... 도움을 준 상대방이 자신의 인격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도 은인이니 무조건 고맙고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후대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는 기성세대들을 보니... 경제력에 무조건 무릎꿇고 살아야 한다는, 그리고 강한 자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 시대 약한 기성세대들의 일면을 보는듯하군여...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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