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18살 나홀로 태국여행 - 자, 다시 출발. 꼬창
안녕하세요. 졸업생 장재우입니다.
저 졸업했습니다. 아쉬움으로 눈물을 머금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너무 아쉽고 후회됩니다. 고등학교 생활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랬어요.

졸업식 사진 하나 다시 올립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다같이!
친한 친구들이 축하 와주었고, 그 친한 친구들 졸업식 다니느라 일찍 일어나 피곤하고, 너무 바뻐요.
매일 점심 얻어 먹고 잘 먹고 잘 다닙니다. 여행기도 몇일 전에 적어 놨는데, 게으름때문에 이제야 올리네요.
아 참, 저 여행가요.
2월 15일날 태국으로 떠납니다. 원래는 혼자 베트남으로 다녀올라고 했는데요.
친한 친구들과 여러명이서 놀러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추억을 만들러 갑니다.
친한 친구들 넷과 신나게 놀다가 쉬고 올려고요. 작년에 갔던 곳도 가보고, 새로운 곳도 가보고
친구들과 해변에 가서 밤새도록 놀꺼에요. 좋은 곳 아시면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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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고 가는 길의 풍경. 배타고 가는 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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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뜨인다. 핸드폰이 옆에서 계속 울어댄다.
젠장, 설마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 건가? 분명히 잠들었을 때엔 7시였다.
그런데 지금은 6시 30분. 역시 맞았다. 오늘은 26일이다.
그렇다. 내가 바로 크리스마스 날, 그냥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방콕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 이 대단한 크리스마스 날,
저녁 7시에 잠이든 비운의 사나이다. 태국에서의 크리스마스를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없다는게 슬프다.
아 후회된다. 내가 왜 잠이 들었을까. 이미 지난 것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없다.
오늘은 바로 꼬창가는 날이다. 8시까지 동대문 앞으로 가야된다.
서둘러 씻고 짐을 챙긴다. 하나하나 꼼꼼히 정리하고 체크한다.
아 역시 배낭, 배낭에는 무슨 힘이 있다. 배낭을 두 번째 매는 거지만, 배낭을 메면 설렘이 생긴다.
모르는 곳으로 떠나는 불안감과 두려움, 동시에 넘치는 엔도르핀. 떨린다.
꼬창은 어떤 곳일까?
거울을 통해 사진 한 컷 찍고,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오겠다는 인사말을 남긴 후 서둘러 동대문으로 향한다.
↑동대문에서 기다리며 찍은 사진. 얼굴이 많이 부었다..
…….
…….
기다린 지 20분 째다.
동대문 앞에는 아무도 안 오고, 여기서 어떻게 차를 타고 가는지 의문이다.
그때 오토바이 한 대가 내 앞에 멈춘다. 젊어 보이는 태국인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한다.
나는 못 알아듣고 티켓을 그냥 보여줬더니 타라한다. 그렇게 배낭을 메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서 차가 있는 곳에 간다.
오, 역시 사진에서 본 큰 이층버스가 정차해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어느 차에 타냐고 물었더니, 나를 버스 뒤편에 세워진 작은 봉고차로 데려간다.
이 차를 타고 가냐고 물었더니, 이 차를 타는 게 맞는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설마 하는 마음으로 꼬창에 가는 차 맞냐고 물었더니 맞다 고한다.
맙소사, 내가 생각한 버스는 이게 아니다.
이렇게 좁은 차가 아니란 말이다.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조용히 탑승한다.
내 앞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닮은 잘생긴 미국인이 탔다.
그리고 그때, 김치 한 상자를 가지고 타시는 어떤 아저씨. 그리고 출발했다. 다행이다. 적은 인원으로 출발해서.
그런데 가다가 어딘가에 멈춘다. 방람푸역.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열 명이 넘는 사람이 탄다.
이 차는 고작 12인승 정도 되는데 앞좌석, 뒷좌석에 꽉꽉 앉는다.
나는 의자 간격이 무릎이 닿을 정도로 좁고 아팠다. 막막하다. 이렇게 작은 차를 타고 가다니.
한참을 가다가 한국인 아저씨께서 말을 거신다.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하시는 백아저씨.
혼자 왔냐, 몇 살이냐, 꼬창엔 뭐 하러 가냐, 등등 물으셨다.
내가 캄보디아를 갈 예정이라고 하니 아저씨께서는 몇 일전에 다녀오셨다고 하신다.
아저씨께서도 나에게 혼자가기 위험할 거라고 조심하라고 하신다.
몇 시간을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멈춘다. 점심을 먹고 간다.
외롭게 혼자 먹으려고 하는데 고맙게도 백아저씨께서 일로 와서 먹으라고 하신다.
그의 옆엔 얼이 앉아있다. 유창하게 대화하시는 아저씨.
신기하게도 대화의 대부분을 알아들었다. 그리곤 나도 같이 대화했다.
신기했다. 얼과는 꼬창의 어느 해변에 묵을 건가. 그리고 꼬창의 기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내가 론니비치에 묵고싶다고 하자 얼은 전에 왔을 때 묵었었다고 조용하고 한가로운 비치라고 좋다고 했다.
론니비치. 이름 참 잘지었다. 외로운 나와 딱 맞는 느낌. 마치 론니비치에 가면 외로움도 없어질 것 같았다.
론니비치의 방갈로와 일출과 일몰을 상상해본다.
다시 출발한다.
태국은 참 넓고 도로 정비가 잘 되어있다. 달리면서 계속 느낀 것들이다.
주변에 나무도 많고, 산도 많고, 아름답다.
몇 시간을 달린 뒤 드디어 뜨랏이다.
이 곳에서 배로 갈아탄 다음 꼬창에서 내린다.
긴 여정이다. 힘들다. 몇 시간을 힘든 자세로 앉아있었는지 모르겠다.
뜨랏의 햇살이 뜨겁게 내리 쬔다. 떨리는 마음으로 배에 탄다.
배는 정말 크다. 차도 많이 싣고 사람도 많이 싣고 출발한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아저씨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신다.
정말 감사하다. 그 친절의 답례로 태국 관광청에서 주는 가이드북을 하나 드렸다. (나는 가이드북이 4권이나 있었다.)
아저씨께서는 전화번호를 하나 적어 주셨다. 무슨 일이 있거나, 김치를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하셨다.
정말 감동이었다.
드디어 꼬창이다. 사진으로 본 꼬창과 똑같다. (당연하다.)
꼬창에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참 많았다.
배에서 내린 후 아저씨와 나는 썽태우를 탄다. 썽태우가 참 신기했다. 택시 대신 트럭이라니.
꼬창에 풍경을 보는 사이에 벌써 아저씨께서 내리실 곳에 도착한다.
아저씨와는 악수를 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손을 흔든다. 아저씨께서도 밝게 웃으시면서 손을 흔들어주신다.
마중 나와 계신 분과 환하게 웃으시며 껴안는 아저씨.
아저씨를 보며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고, 행복하게 여행하시길 빌었다.
이제 나는 화이트 샌드 비치의 XX 리조트로 향한다.
썽태우에서.
- http://www.cyworld.com/READJWC 사진보러 놀러오세요~~
예전 여행기를 읽으시려면 18살 나홀로 태국여행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