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산마로의 남쪽나라 이야기 – 제3장 : 금성인…
첫날 저녁… 묘령의 여인 1,2와 동행1인(도 금성인이다.)과 함께 카오산 거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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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활기차 보이는 거리… 다양한 인종의 전시장이다. 또한 다양한 물건들이 자리잡은 곳…
금성인들은 눈을 반짝이며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화성인은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행동에 들어간다.
그것은 바로…
쇼핑이라고 하는 행동이다.… ㅡㅡ;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양복을 제외하고는 사복을 직접 사본 적이 없다.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어머니가 사오신 것들이다.
(그렇다고 우리 어머니의 패션감각이 떨어진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내 구매방식은 이렇다.
Ex) 옷이 필요하다. à 옷가게에 간다. à (물론 양복의 경우지만) 고른다. à 필요한 사이즈가 있으면 산다. 없으면 그냥 나온다.
소요시간은 5분정도…
뭐… 대충 이 정도다. 쇼핑시 느끼는 남자의 스트레스가 전투시 군인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의 스트레스와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던데 아마 내가 그런 종류의 남자가 아닐까 싶다…
뭐… 자랑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불편함 없이 살고 있다. (내가 장가 못 가는 이유중 하나라고 누가 그러더라… ㅡㅡ;)
고백하자면 동생들과 함께 한 거리구경은 재미났지만, 쇼핑을 같이 한다는 힘든 일이었한다.
평소, 누가 쇼핑을 가자고 하면 절대 동행한 적이 없지만 여기는 저절로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태국이 아닌가?
분위기 좋은 금성인들의 쇼핑을 내가 싫다고 망칠 수는 없는 일… 묵묵히 따라다녔다.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하는건 어쩔 수 없었다. ㅡㅡ;
카오산으로 구경나갔을 때 먹었던 바나나부침개만이 나를 위로해준다… 먹을 것만 주면 급행복해하는 나는 역시 낀아리이 회원이다 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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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의 이름은 "로띠"다. 달달한게 엄청 맛있다는... 레종에뜨랑제님이 가르주셨다. 정보에 감사...)
1월의 태국날씨는 일교차가 커서 감기걸리기 딱 좋은 날씨로 밤이 되면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적당히 돌아다녀서 피곤한 몸을 위한 마사지TIME을 가지는 동안 틀어주던 강력한 에어컨 때문에 살짝~ 감기가 들어버렸다. 태국의 에어컨은 정말 살인적이다.
부장님의 표현대로 육지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말았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避寒을 온 것인데 감기라… 지나가는 태국견공이 웃을 일이다... ㅡㅡ;
방콕에서의 첫째날은 그렇게 저물어간다…
2일째.
딱밧장면을 구경하기 위하여 아침 일찍 기상했다. 묘령의 여인2만 카메라를 들고 따라온다. 뭐든 많이 보고 싶단다. 기특한 것…
아침시장에 나가, 우리나라의 탁발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태국의 딱밧을 구경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탁발승은 목탁을 치며 보시를 청하지만 태국 스님들은 목탁이 없다는 정도?
특이한 것은 고기든 음식을 공양한다는 것과 고기든 음식도 아주 잘 드신다는 태국스님들…
우리 나라와 다른 점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태국에 와 있음을 느낀다.
아침식사를 위해 나이쏘이를 들린다. 워낙 유명한 곳이여서 자세한 소개는 패쓰~~ 곱빼기도 양이 적어서 밥을 말아먹었다. 앞으로는 두 그릇씩 먹어야지. 나도 부장님을 닮아가나 보다… ㅋㅋ
방콕에서라면 누구나 해보는 일정들을, 우리 일행도 해본다.
수상버스를 타고 왕궁, 왓 포, 차이나타운 등등… 천편일률적인 나열이 될 것 같아 생략한다… (절대 귀찮아서 건너뛰는건 아니다.)
인상적인 것 몇 가지만 집어보자면 단연 왕궁이나 사원 등의 건축물을 꼽을 수 있겠다.
건축과 출신이기에 자연 관심이 가는 분야이기도 했지만 일단 그 규모 면에서 압도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내가 감동한 것은 건축물의 규모나 화려함이 아닌 문화재 관리에 대한 세심함이었다.
문화재를 관리, 복원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정말 칭찬받을만 하다…
따로 공간을 할애하여 그들의 건축이 어떻게 바뀌고 있으며, 세월에 따라 변화하는 자재와 재건방식들을 연대별로 표기해놓은 박물관에서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복원에 사용되었던 공구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전시실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전통건축물의 처마에 붙어있는 어처구니(궁궐의 지붕선에 붙어 있는 흙인형. 이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는 그 기원이나 존재에 대한 유래를 위한 전시공간이 빈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태국 전통건축 양식에 사용되는, 합각지붕의 가루다(우리나라 전통건축물로 치면 부연서까래 정도가 될 것이다.)장식을 보면서 화려함보다는, 그 변화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보존하면서 그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에 관광인프라 면에서 태국이 얼마나 경쟁력있는 나라인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남대문 앞을 지나게 되었다. 태국여행을 방금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보아서인지 더 서글픈 가림막…
(어떤 건축물은 세월 앞에 녹슬어버리지만, 어떤 건축물은 세월마저 자기 안에 녹여낸다.
태국의 전통건축물보다 훨~~~씬 아름다운 우리 전통건축의 상징인 남대문을 보면서 감탄할 외국관광객을 흐뭇하게 바라볼 날을 기대해본다.)
남대문을 재건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란다. 소실된지 벌써 1년...
세월은 빨리 흘러가지만 내 代에 다 복원할 수 없더라도 제대로 된 복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남대문이여!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 돌아와 주소서…
자칫 무거운 이야기가 될 뻔 했다. 내가 다 그렇지 뭐…
각설하고…
왕궁을 구경하고 있을 때, 현 왕가의 사진이 쭉 붙어 있는 방을 보게 되었다.
묘령의 여인1,2는 태국이 처음이다. 그래서 짧은 지식이나마 설명을 해주기 위해 사진 앞에 서서 ‘이 분이 현 국왕인 라마9세다.’라고 가르처 주었더니, 묘령의 여인2가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
“그런데 라마8세는 아버지가 아니고 형이네요?”
“어, 그건 라마8세가 형인데 의문의 총기사고로 먼저 죽어서 동생인 라마9세가 왕위를 계승한 거라고 하더라구.”
“아~ 그럼 라마8세는 먼저 죽은 효열황태자이고, 지금 국왕은 황제가 되네요? 그럼 아들들이 있으면 율군과 신군?”
어? 듣고 보니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는군… 드라마 궁의 등장인물로 대비해보니 태국왕실을 설명하기 쉬웠다. 역시 머리좋은 큰 딸이다. 기특한 것… 이해가 잘 안되는 분들을 위해 드라마 궁의 이미지를 잠깐 빌려 설명하겠다
(효열(이수)이 먼저 죽은 라마8세, 황제(이현)이 현 국왕인 라마9세가 되겠다. 황태자(이신)은 라마9세의 아들인 바지라롱컨 세자가 되겠다. 태국여행중 사진으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국민들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주고 있지는 못한다고 한다. 부인이 세명에 숨겨진 여인도 있다더라. 이번 국왕이 서거하시면 입헌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니... 뭐, 주워들은 이야기다. 틀린게 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로 수정하겠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저녁으로 내사랑 팟타이를 두그릇쯤 먹어 주었는데도 배가 허전하다.
하긴 한국에서도 배가 고프면 통닭에 맥주를 해야 잠이 들 수 있는 내가 아닌가?
마침 가지고 온 소주가 눈에 띄는 관계로 묘령의 여인1,2와 동행1인을 불러 한잔 하고야 만다… 푸하하~
내가 웃는 이유가 뭐냐? 바로 이놈 때문이다.
(구운 후 재단상태라서 크기가 가늠이 안되시겠지만 오징어 크기의 한치구이다!!! 알럽 BBQ스퀴드~)
도착 전부터 이 놈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기에 동행들도 기대만땅이었던 음식이다.
무려 170밧(원래 200밧이라는데 한치구이 아줌마에게 필살애교신공을 펼처 30밧 깍았다. 히히~)이라는 거금을 들인, 숯불에 코코넛버터를 발라가며 구운 한치구이에 소주라… 크으~ 침돈다… 동생들도 연신 맛있다며 잘도 먹는다.
에라완 4층에 있는 멋진 탁자에 앉아서 소주 한 글라스(소주잔이 없어 물컵으로)에 이것저것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도중이었다.
별 신기할 것도 없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유는 여기서 내가 묘령의 여인1,2를 딸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딸로 삼은게 아니라 엄마가 되버린거다…)
11살이나 어린 여동생과 7살 어린 동생과 같이 다니다보니 물가에 내놓은 자식마냥 불안하기만 한 나…
이것저것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좀 했더니 극강애교의 달인인 묘령의 여인2가 나보고 “네, 엄마!” 라고 한 것이다.
물론 금성인 3명은 박장대소... 뻘쭘한 표정의 산마로...ㅜㅜ;
그 뒤로 난 이번 여행에서 두 딸과 함께하는 엄마(?)가 되어버렸다… 의기소침한 엄마(?)를 위로하느라 큰 딸이 한치구이 한 마리를 쏴준다. 역시 큰 딸은 살림밑천이다. 하하하…
이국의 밤은 소주랑 한치구이와 함께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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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의 넋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