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산마로의 남쪽나라 이야기 -제1장 : 불안한 출발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코저 하오니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
2008년 12월 31일자로 한 줄 문구를 날려버린 철없는 직장인...
바로......나다...태사랑 아이디 “산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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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
아이디를 산마로라고 만들고 참으로 많은 여성회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물론 산마로를 아는 일부의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가라한 아사”보다는 “산마로”가 더 마음에 든다.
(무슨 이야기인지 당췌 알 수 없는 분들은 과감하게 페이지다운을 누르시길...
그래도 궁금하다면 김혜린의 '불의 검‘이라는 만화를 보시길... 도저히 몇마디 요약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작품이다.)
‘아사’같은 여인을 만나는게 꿈이지만 본인의 외모및 노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걸 점점 알게 되어가는 불쌍한 나... ㅡㅡ;
“하면 된다!”에서 “안되는건 어떻게 해도 안되더라...”로 좌우명을 바꾼지 오래됐다.
현실을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용기라던데 그런 점에서 나는 용기백배(?)한 인간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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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위해서(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30%정도는 여행을 위해서) 사표를 제출했다.
함두릴라님의 댓글처럼 “요즘같은 시국엔 미쳐도 곱게 미치는 게 약입니다. 저는 그냥 사표쓰는 걸 말리고 싶을 뿐이고~!“ 라는 소리를 엄청나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간의 직장생활중 나에게 주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휴가를 위해서...
사표제출의 순간은 시원섭섭했으나, 여행 준비기간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JASON`성님은 현지 휴대폰을 대여해 주셨고, 원조뿜뿌이 성님은 무계획 20일 여행의 기본루트를 짜주셨다.
김우영 방장님은 1월1일에 당신 집에 초대하셔서 태국여행 자료를 일일이 챙겨주시는 자상함도 보여주셨고...
(일부 회원분들은 그날 벌어졌던 판에서 여행경비를 벌어갔다고 생각하시나본데 천만의 말씀이다. 그날 판돈은 광명의 어느 수퍼에서 캔커피로 변신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ㅡㅡ;)
또한...
태국출발 20시간전 묘령의 여인1을 수배하고, 출발 18시간전에 묘령의 여인2를 수배하는 행운까지 얻게 되었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출발 10시간전... 여행짐을 쌀 때까지만 해도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불길하다... 불안하다... 이 정체모를 불안감은 무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게 출발 5시간 전이다... 참 나....
이 여행을 위해...
나는 요즘같이 어렵다는 이때 직장을 때려치운 ‘철없는 노총각’이 되어야 했고,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에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하는 구차한(?) 처지에 놓였으며, 월급이라는 고정수입도 버리고... 기타등등
그밖의 여러 가지 사유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강행한 여행이 아니던가?
물론 19박 20일의 여행을 위해 기꺼이 제공한 것들임을 부정하진 않겠다.
남들이 말리는걸 다 뿌리치고 가는 거니까...
그런데 갑자기 출발 5시간전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회의가 드는건 뭐냐? ㅡㅡ;
개인적으로 이런 회의가 드는걸 방지하기 위해 나름은 의미있는 여행이 되고자 준비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반크(www.prkorea.com)에서 시행하는 “꿈날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홍보물을 얻은 일이다.
(방대한 자료를 다 찍어놓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엽서,부채,지도 등의 다양한 자료가 풍부했다. 저질영어 덕분에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던 안타까움...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순간이다.)
여행 중에 만나게 될 이국의 친구들에게 독도와 고구려 역사강의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그럴 언어실력도 없지만 여행 온 사람들을 붙잡고 역사강의를 한다?
아마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급락할 것이다. ㅡㅡ;
(난 지금 그런 것보다 내가 어디서 뭘 할까가 더 급한 사람이다. 아무 계획도 없이 비행기만 예약해놓은 이 무모함은 어디서 오는거냐? __ )
다만 우리나라의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열심히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고, 나는 그들의 노력에 조그마한 경의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그 경의의 표시로 나는 “꿈날개 프로젝트”(
반크의 홍보물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잘 몰랐던 이국의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국의 메시지일 것이다.
나는 다만 태국여행을 떠나는데 그 홍보물들을 싣고 가서 전달하는 우편배달부일 뿐이고...
관심은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일 것이다.
각설하고...
단순하게 정의내리기는 어렵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이번 여행이 .두.렵.다.
혼자 떠나는 첫 여행이라는 불안감은 15%정도? 나머지의 정체는 뭘까?
솔직히 그걸 잘 모르겠다... 이 정체모를 막연한 불안감은 뭐냐?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불안감의 정체는 바로....
묘령의 여인 1,2였다!!!
묘령의 여인 1과의 동행결정은 출발20시간 전에 이루어졌다.
묘령의여인1은 다름아닌 사촌여동생이다. 출발전날 어떤 일 때문에 전화를 했다가 자기도 같이 가고 싶다는 말에 ‘올래면 오든지...‘라고 대답한 덕에 급비행기표를 끊은 무서운 녀석...
태사랑식의 염장이었는데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ㅡㅡ;
혹시라도 다른분들은 절대 오프라인에서는 염장을 지르지 마시길...
정말 따라오는 무서운 녀석도 있다...
(이 녀석이 바로 묘령의 여인1이다. 내 사촌동생... 무려 11살이나 차이가 나서 나를 완전무서워 하던 녀석이었는데 이번 여행을 계기로 근엄한 오라버니의 모습은 완전소멸... 나 완전히 새됐다... ㅡㅡ; 이번 여행 때문에 여동생에서 작은 딸(?)로 변신한다.)
묘령의 여인 2과의 동행결정은 출발18시간 전에 이루어졌다.
‘함께갑시다’를 보고 쪽지를 보내온 여인네였는데 다른 동행이 직장을 구해서 출발을 못하고 있었단다.
패닉상태에 있던 여인네에게 출발결정후 안부겸 염장전화를 했으니 귀신앞에서 떡얘기를 잘못한 셈...
여동생이랑 같이 간다는 말에 자기도 따라간다고 급발권한 무서운 여인네다.
(이번 여행에서 동생이 아닌 큰딸(?)이 된 무서운 여인네가 바로 묘령의 여인2다.극강애교의 달인이지만 의외로 아들(?)같은 구석에 다시한번 놀란 엄마(?)가 나다...
남들은 동행자와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는데 난 큰딸을 얻은 셈이니 성공한 것인가? 실패한 것인가?)
환전 및 준비라고는 전혀 되어있지 않은 묘령의 여인1,2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주고받더니 첫 통화로 무려 1시간이상을 소비하는 기염을 토하고는 후다닥 준비를 마치는 민첩성을 보여 나를 놀라게 했다.
덕분에 이 두 철없는 여인네들을 위해 출발 16시간전, 은행마감시간을 임박해 바트화환전을 해야하는 진상짓(?)을 해야만 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제일은행 상계동지점(강북지역에서 바트화를 환전할 수 있는 유일한 제일은행 지점이었다.)의 창구 여계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마감시간을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환전에 최선을 다해주신 점 감사드린다. 99% 우대를 받아 37.72원에 환전, 환차익(?)으로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여기까지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나도 태국자유여행이 처음이라는 거다.
그런데 동행이 2명, 그것도 여자2명이라... 도대체 뭔 배짱인건지...
동행이 생긴 관계로 급히 김우영 부장님께 SOS를 요청, 숙소문제를 해결하기는 했으나 그 이후의 일정은 그야말로 백지상태... 암담함 그 자체다.
이번 여행은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함이었거늘...
나도 주체 못하는 상황에서 동행이 급생겨버렸으니 머리가 복잡~~~시렵다...
이 어린 양(?)들을 어찌 인도할 것인가?
출발 3시간전...
전철로 김포공항역까지,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역까지 가는 동안도 이 불안감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
출발 30분전...
묘령의 여인1,2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묘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1달짜리 오픈티켓을 손에 쥔 이 마당에 엄한 생각해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빙긋 웃음이 난다.
여행의 백미는 무엇인가 버리러 가는 것이라는데 나는 출발 전부터 무언가를 얻고 있으니 나는 역시 하수인가보다...
주기장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이륙전 특유의 항공유냄새가 퍼진다.
가자... 이번 여행은 스스로에게 주는 마지막 휴가가 될지도 모르니 잘 보내보자...
활주로에 들어선 TG629... 드디어 출발이다.
이것은 나의 넋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