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여행기 7. [12월20일-암퍼와와 토요일밤의열기]
#1.
7박9일의 일정속에 투어를 중간중간 박아놓은건
전에도 언급했지만 혹시나 흐트러질수 있는 여행의 밸런스 때문이었다...
솔로 vs 팀
볼거리 vs 놀거리
생각하기 vs 망각하기
...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렇듯 소중한 일정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던 것이다
투어로 인해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일종의 보험용(?) 성격
여행이 처음에 계획한데로 잘 됐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허나, 순간순간 그런 의심이 들때마다
다음 일정을 선택하는 내 마지막 기준은
지금 하려는게 '새로운 경험인가?' 였다
그래야 그나마 아쉬움이 덜할것 같았다...
#2.
일곱번째 날이 밝았다!
오전엔 동대문에서 공우를 만났다
우리 둘의 꼬라지는 마치
개강파티때 술 쳐묵쳐묵 하고 다음날
학생식당에서 만난 아이들 같았다 ㅋㅋ
테이블에 반쯤 엎드려 있다가 밥을 먹으러 나선다
소갈비국수와 꼬맹이 딤섬으로 해장을 하고
반싸바이에 가서 마사지를 받는데,
내몸속의 밧데리가 만땅까지는 아니지만 반쯤 차는 느낌
암퍼와투어는 2시에 출발이다
이틀전까지만 해도 신청자가 없어서 떠날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였는데
드디어 정족수를 채운 모양이었다
빠르면 동대문에 8시쯤 떨어진다고 하니
공우 떠나기전에 한시간 정도는 볼 수 있을듯
마스 오면 둘이서 놀고 있으라고 하고 암퍼와로 출발한다
금일 암퍼와투어팀은 부부 한 팀, 모녀 한 팀, 나-
(투어 세 번 했는데 어디에나 모녀 분들이 계신다 ㅋㅋ)
택시 두 대로 떠나는데 난 모녀팀에 낑겨서 가기로 한다
어머님(이하 하늘짱)은 굉장히 젊어보이시고 따님은 8등신 미녀-
처음엔 모녀지간인지도 몰랐는데 가면서 알게 되었다
성격 쾌활하시고 말씀도 재밌게 잘하시고
암퍼와 가는 길이 심심치 않겠구나~
중간에 휴게소에서 내려서 부부팀과도 인사를 나눈다
근데, 허걱... 따님이 임신중이시닷!
아까 차 안에서 6개월 어쩌구 하시길래 뭐가 6개월인가 그랬는데,
워낙 사오정이기도 하거니와 앞에 타서 잘 못들었던 것이다...
임신6개월인 따님과 한 달을 여행하신다니 하늘짱 유 윈~
그나저나 오늘만큼은 나도 정신줄 챙기고 따님이
안전하게 다니실 수 있도록 지켜보리라 다짐했다...
부부팀과 모녀팀은 초면은 아니신 듯
하늘짱님을 통해 듣자니 부부팀 아저씨께서 영어도 잘하시고
경험도 풍부하시다고 한다. 닉네임 마도로스-
(나중에 알고보니 진짜 마도로스였다 허걱...)
투어중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아무래도 미니버스보다는 편하고 신속하다
기사분께 듣자하니 이 택시가 동대문 전용택시라고...
출발한지 1시간 반정도 지나 암퍼와에 도착한다
(올때는 빨리 오느라 1시간 남짓...)
난 처음에 왜 암퍼와 투어는 주말에만 하는지가 궁금했었는데
암퍼와 시장이 짜뚜짝처럼 주말에만 열리기 때문이었다
<암퍼와투어=밧딧불투어>로 생각했었는데 원래는 시장이 메인인 모양!
주차장에 내려 시장으로 이동하는 길
사람이 많기도 하고, 길이 좁아서 북적북적 복잡복잡-
(이번에 다닌 곳 중에서 단일 면적당 인구밀집도 최고!)
각종 먹거리, 군것질거리가 세트로 모여있는 암퍼와시장...
사진엔 안나왔지만 왕꿈틀이처럼 생긴 떡같은 걸 사먹었는데 괜찮았다
강을 따라 쭉~ 걸어가는 길이 온통 노점이고, 시장이다
이 일대만 구경하려면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는데 나중에 배를 타고
내려가다 보니 강따라 드문드문 방갈로나 인가도 있고
하루 정도 자면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사원같은 곳도 있고,,, (하늘짱님과 따님 출현)
밖으로 나와보니 드링크 프로모션 하는 언니들이 있었는데
한 번 참여해 보려다가 말았다...
다리에서 찍은 사진들... 이 곳이 암퍼와에서 가장 혼잡한 곳이다
계단도 있고, 따님이 걱정된다... 조심조심~
다리를 무사히 건넌 기념으로 마도로스님과 담배도 하나 피고,
나중에 우리가 건넌 다리를 보니까 아휴~ 사람이 많기도 해라...
부부팀과 모녀팀 약간의 쇼핑을 하고
하늘짱님 가방을 안들고 온지라 내 배낭에 물건을 넣어드렸다
(안 그랬으면 나중에 옷가지 두고내리는 일도 없었을텐데... 지송해유~)
암퍼와 반딧불 보트투어 코스
대충대충 눈치껏 보면,
보트가 120밧이고 5시반부터고 저렇게 섬을 한 바퀴 돈다는 얘기인듯...
이제 시장은 대충 둘러봤으니 저녁을 먹기로 한다
쌀국수 하는 집을 베이스캠프로 정하고 남자들이 양식을 구해오기로 했다
마도로스님이 카우팟과 지금은 생각안나는 뭔가(맛있었다)를 사오고
난 대나무밥과 쏨땀을, 하늘짱님이 쌀국수를 시켜서
이래저래 또 그득하게 한 상이 차려진다~
맥주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는데 참 정겨운 분위기...
마도로스님이 여행중 있었던 황당했던 얘기도 해주시고
사모님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는 남편 흉보는 얘기(ㅋㅋ)도
농담으로 해주시는데 왠지 부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슬슬 해도 지고 배타러 갈 시간이 다가온다...
#3.
반딧불투어 보트는 당연히 일몰 후에 운행된다
우리는 6시쯤 배에 올랐던 것 같다...
다른 배들보다 약간 작은 배지만 우리 일행만 태우고 가는거라
마음 편하게 떠들썩하게 갈 수 있어 좋았다
(나중에 잃어버린 물건 찾는 것도 수월했고 ㅋㅋ)
배에 오르니 금방 깜깜해진다
반팔이 약간 쌀쌀할 정도,,, 배낭에서 모녀분 옷가지 꺼내드리고
(암퍼와 가시는 분들~ 혹시 추위 많이 타시면 긴팔 챙기세요~)
출발지를 떠나 조금만 가니 이내 주위가 한적해지고
드문 드문 인가와 사원, 방갈로 들만이 보인다
가이드 분께 게스트하우스냐고 물었더니 그냥 일반 집이고,
집은 태국말로 '반'이란다
그러고 보니 반 싸바이, 반 얀뜨리... 반-이 붙는게 많았던 것 같다...
오기전에 반딧불 다섯마리 있다는 얘길 들어서 ㅋㅋ
크게 기대는 안했었다
그래도 카메라 바투 쥐고 스탠바이 하는데...
뭔가 보인다!
오~ 반짝반짝 반딧불이다!
카메라 막 들이대고,,, 근데 결과물은,
이게 뭥미...? 저질 똑딱이에 담기는 정녕 무리란 말인가?
(중간 중간 얼룩같은 것들이 반딧불이다 쩝...)
급 좌절모드~
연배가 있으신 부부팀과 하늘짱님은
"우리 어렸을땐 반딧불이 지천에 있었지~"
이렇게 말씀하시지만...
역시 사진기 꼭 쥐고 계시고 ㅋㅋ
마도로스님 배타는 얘기 들으면서 서서히 가고 있는데
가이드 분이 막 손짓을 하신다
오~ 대박이다!!
(잘은 안보이지만 조그만 흰색 점들이 모두 반딧불이다~)
좀 있으니,
오~ 초대박이다!!!
암퍼와에 반딧불이 다섯마리가 아니더라 ㅋㅋ
수백마리가 한 곳에 모여 있는데
뭐라고 할까.. 꼭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반짝거렸고,
처음 보는거라 아름답기보다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도로스님 말로는 지금 사랑을 나누고 있는 거라던데
그럼 지금 반딧불 몰카찍은겨...? ㅋㅋ
더 이상 좋은 사진은 건질 수 없을거 같아서
그냥 눈으로 감상하기로 한다
#4.
반딧불 투어가 끝나고 방콕으로 컴백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렀다가 택시를 타러 간다
마도로스님 택시 먼저 출발하고 우리 택시도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모녀분 아뿔싸!
보트에 따님 옷가지가 든 비닐봉투를 놓고 내리셨단다
출발하는 차를 급하게 세우고
보트탔던 지점으로 뛰어가 봤지만 보트는 이미 떠나고...
이리 저리 연락해보니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단다
중요한 옷이라 우린 기다리기로 했다
근데 희한하게도 하늘짱님은 한국말로 하고
보트 관계자들은 태국말로 하는데 말이 통한다 ㅋㅋ
하늘짱님이 보트 운전하시는 분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생긴 사람이라고 ㅋㅋ
(인터폴같았다 ㅋㅋ 대단한 순발력의 하늘짱!!)
좀 늦어질거라고 마스에게 전화를 했다
마스와 공우는 칼립소쇼를 보러간다고 하고,
갔다와서 동대문에서 보기로 했다.
보트가 한바퀴 돌아 다시 올때까지 주변 상점들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때운다
한 시간이 못 돼 보트가 다시 도착하고
와우~ 찾았다!!
이제야 안심하고 방콕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5.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아저씨가 좀 밟으신듯 ㅋㅋ
올때보다 빨리 방콕으로 귀환한다
일행 분들 장터에서 한 잔 꺾으실 모양인데
공우 비행기 시간이 있어서
난 일단 애들한테 가봐야 한다
이따 오겠노라고 얘기하고 공항버스 정류장 앞 카페로 간다
오~ 아직 출발전이다
한 15분 얘기하고 공우를 배웅한다
나도 내일 저런 표정이겠지...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쉬움이 한그득이다...
...
하지만,,, 반전!
공우를 보내고 얼마 안돼 마스와 뭐하고 놀지 상의한다 ㅋㅋ
어제 밤에 공우가 걱정한 시츄에이션이 이런 거였다 ㅋㅋ
(현아~ 섭섭해하지마 우리도 살아야지~ ㅎㅎ)
일단 장터에 가는 것도 제안했는데
1. 마지막 밤이라는 점
2. 중간에 나오는것도 그렇다는 점 때문에
장터는 포기하고 택시를 탄다
택시에서 하늘짱님한테 전화가 와서 사정이 생겨 못간다고 말씀드렸다...
(하늘짱님, 챙겨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6.
마지막 밤이라고 마스가 형 하고 싶은데로 하자고 한다
음... 글쎄...
우유부단하게 이러고 있으니까
나 대신 마스가 몇 가지 안을 내서 드디어 결정!
어제 저질댄스로 몸 좀 풀었겠다
마스가 가봤다는 헐리웃으로 향한다
헐리웃은 우리나라 관광 나이트 같은 곳이라는데
한국사람들도 많이 온다니 또 새로운 만남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들어가 본다
RCA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
좀 더 올드하다고 해야되나... 하튼 그렇다
맨정신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작전상 후퇴
헐리웃을 나와 잠시 걷고 있는데
마스가 예전에 가봤던 곳이라며 맥주한잔 할만 하다고 해서 들어간 곳이
모던-
바에 앉아 맥주를 시키는데 화장실에 갔다온 마스가
뜻밖의 소득을 안고 태국 싼타가 돼서 돌아왔다!!
"형, 여기 키핑한 술이 있데~"
알고 보니 예전에 회사분들이랑 단체로 온 마스를
마담이 기억하고 있다가 양주 키핑한게 있다고 말해준 것이다.
마스도 몰랐던 킵술, 조니워커 새 거다 ㅋㅋ
사랑해 마스~!!
우리는 쾌재를 부르며 바에서 홀 중앙의 소파로 급 신분상승-
꽤 큰 술집인데 손님이 우리 밖에 없어 완전 왕대접이다 ㅋㅋ
여길 통째로 전세낸듯 홀 한 복판에서 술을 먹는다
화장실 들어가면 옆에서 따뜻한 수건 준비해주고,
대형 스크린에 한국 노래 계속 틀어주고,
웨이터들이 옆에서 대기하며 서빙하고,
이거 몸둘바를 모르겠구만 어험~ ㅋㅋ
한국노래가 나오기는 하는데 전부 잘 모르는 드라마 OST라
노래는 못 부르고 그 대신 마스가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조니워커에 콜라를 섞어 마셨다
그래.. 맥주는 너무 배가 불러~ 이러면서 배 부른 소리도 하고 ㅋㅋ
눈 가늘게 뜨고 소파에 기대 술을 먹는다
마스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양주 큰 병 후딱
안주값과 종업원들 팁만 계산해주고 일어났다
오~ 다시 알콜게이지 상승하며 새벽까지 한다는 클럽
보씨로 출발!
보씨에서는 사람들 없는 2층에서
맥주 한 병씩 들고 흐느적 거리며 논다
어떤 터키 사람들은 우리가 DJ 인줄 알고
종이에 신청곡 써가지고 막 갖다주고 막 이래~ ㅋㅋㅋ
우하핫!!
좋다 좋아 에헤라디여~
토요일밤의 열기 좋구나~
토요일이라 사람들도 많고
서양애들 스테이지 위에 올라가
부비부비하고 잘들도 논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집에도 안가고
마스네 호텔에 가서 미니바에 맥주 거덜내고
귀찮아서 거기서 그냥 잤다